가느다란 마법사와 아주 착한 타파하

가느다란 마법사와 아주 착한 타파하

$12.00
Description
“작은 열쇠가 커다란 문을 열지, 가느다란 마법이 딱 그래!”
나비 날개를 낫게 하고, 먼지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속 틈새를 살피는
가느다란 마법 세계의 문이 열린다!
이 책의 제목은 보기에도 평범하지 않지만, 소리 내어 읽어 보면 더 재미있다. ‘가나다라마바사, 아자차카타파하’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자음 열네 글자가 판타지 세계의 열쇠가 되어 찾아왔다. 김혜진 작가의 판타지 동화 『가느다란 마법사와 아주 착한 타파하』는 꼭 이 제목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세계가 품은 비밀을 살짝 엿보는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떡집 3층에 있는 ‘갓 졸업한 마법사를 위한 작은 방’에 가느다란 마법사가 도착한다. 머리카락 한 올처럼 가느다랗고, 종잇장처럼 얇은 가느다란 마법. 특이하기는 하지만 그리 쓸데는 없어 보이는 그 마법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손바닥에 박힌 가시를 빼는 일이 날마다 생기지는 않을 텐데…. 가느다란 마법사조차도 아직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첫 번째 ‘의뢰’가 들어온다. 가느다란 마법사는 첫 번째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아주 착한 타파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독창적인 마법 세계관, 어리바리한 마법사와 말 많은 종잇장을 비롯한 사랑스러운 캐릭터들, 사건이 전개될수록 하나씩 밝혀지는 비밀에다 말놀이까지! 『가느다란 마법사와 아주 착한 타파하』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야기, 아기자기한 모험을 좋아하는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어린이라면, 이 세상 곳곳에서 작지만 약하지 않은 ‘가느다란 마법’을 발견할 수 잇을지 모른다. 어쩌면 자기 마음속에서도!

저자

김혜진

붉은벽돌틈의이끼와오래된물건에난흠집을좋아한다.이야기가거기꽁꽁숨어있는것같다.그렇게작고평범한것에서시작하는신비롭고재미있는이야기를쓰고싶다.1979년에태어나대학에서는정치외교학을전공했지만졸업과동시에글쓰기를시작했다.‘아무일도일어나지않은것처럼보이는’이야기와끝없이펼쳐졌다가휘휘감아펑터트리는이야기를번갈아쓰고있다.눈에잘띄지않는구석과조용...

목차

01가느다란마법사는가느다랗지않아
02갓졸업한마법사를위한작은방
03향나무의비밀
04엉뚱한지도그리기
05먼지뭉치
06소망의주인
07뒷마당에서의대결
08차갑고완고한것을녹이려면
09아자차카타파하?아주착한타파하!
10하나에서둘,그리고셋
타파하의마법수업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가나다라마바사?가느다란마법사!

길을잘헤매는아이가마법학교를찾아온다.누구나처음마법학교에오면,온갖마법의힘이가득한방을통과해야한다.화려하고강력하고신비한힘들가운데에서아이는아주가느다란실과얇은그림자,솜털과민들레씨앗을본다.교장선생님은가느다란힘을알아보았으니가느다란마법을배우라고말해준다.가느다란마법이라니?독자들뿐만아니라책속주인공조차그런마법은들어본적이없다.“좋은건가요?”하고묻는아이에게교장선생님은대답한다.

“모든마법은좋을수도,또나쁠수도있습니다.중요한건자신과어울리느냐입니다.어울리는마법을찾은것을축하합니다.”(16쪽)

그렇게학교에입학한가느다란마법사는세명의마법선생님에게마법을배운다.졸업할때쯤에는눈에들어간눈썹한올이나손바닥에박힌가시빼내거나나비의찢긴날개를얇은실로꿰매는일,엉킨실타래를푸는일처럼온갖가느다란것을다루게되었다.마법도구역시실과빨대,가는빗처럼온통가느다란것들뿐이다.가느다란마법이정말로가느다랗다는사실은독자들을킥킥웃게만든다.하지만여전히의문은풀리지않는다.도대체가느다란마법으로무엇을할수있담?

하지만가느다란마법사의모험을살펴보다보면깨닫게된다.가느다란마법사가시끄러울법한참새들의하소연을들어주고,무심코구겨버려도좋았을종잇장에떠오른글귀를눈여겨보고,바닥을굴러다니는먼지뭉치에게말을걸었기때문에….가느다란마법사가가느다란존재들을눈여겨보는사람이기때문에,모든모험이시작되었다.

모두가헛되다해도포기할수없는소망에대하여

가느다란마법사는어느동네떡집3층에있는‘갓졸업한마법사를위한작은방’에살게된다.이제부터는세상에서‘마법사가할일’을찾아야한다.하지만고민할틈도없이참새들이마법사에게도움을청하러온다.참새들이모여사는커다란향나무가점점더자라고있어,어쩌면사람들이베어버릴지도모른다는것이다.한겨울에나무가자라다니,대체무슨일일까?곧장향나무로달려간마법사는땅밑깊숙이자리한뿌리에까지귀를기울여아주가느다란‘소망’의흔적을발견한다.그리고밤낮으로나무곁을지킨끝에자그마한먼지뭉치가‘서리’의소망을주전자에가득담아나무에부었다는사실을밝혀낸다.서리는나무를더키워서햇빛은한줄기도들지않는땅을만든뒤,봄이오면맞서싸우겠다고외친다.마법사의설득에도고집을꺾기는커녕사람까지다치게한다.어떻게해야서리를막을수있을까?

먼지뭉치를뒤쫓고서리의정체를밝혀내는과정에서마법사에게는잔소리많은조력자가생긴다.가방에서발견한종이에무언가를적을때마다사라지거나엉뚱한글자로바뀌어서장난마법인줄알았는데,알고보니스스로글자를적는종이였던것!마법사는종이의도움으로‘서리를물리칠방법’을찾기시작한다.가느다란겨울햇살,실바람과미약한온기도가느다란마법사에게는충분한마법도구가될테니까.하지만가느다란마법사의마음한편에는망설임이사라지지않는다.오래머무르고싶다는서리의소망은잘못되지않았다.서리의마음속틈새를발견해,모두가평화를얻을수는없을까?

“가느다란마법에서는그래.하나처럼보이는마음도사실은여러갈래가섞여있거든.제일크고눈에띄는것에만집중하면다른걸못봐.큰목소리말고작은목소리를들어야하고…….”(107쪽)

나약한소리라고탓하면서도종이는고민하는마법사를가만히바라본다.어쩌면종이에게도그런소망이있는게아닐까?

가느다란마법사는가느다랗지않아

마법사이야기의주인공은대개남다른재능을타고나거나,강력한힘을가졌거나,무척현명하거나…그모두를다갖춘인물이다.누가그렇게정했는지는모르지만,수많은책이그런마법사들을그려왔다.가느다란마법사는그런마법사들과는전혀다르다.툭하면길을잃는길치인데다가,길잃기에대비해그린마을지도에는피아노소리가들리는집,고양이가앉은계단,학교가는아이들이부르는노래가사처럼금세사라져버릴것들이빼곡하다.가느다란마법사가길을자주잃는이유는앞보다는옆과뒤와위아래를더자주보기때문이다.가느다란힘을찾으려면잘아는길로만성큼성큼가서는안되니까.이야기기가끝날때까지도그저마법이름으로만불리는가느다란마법사는,오직말과행동만으로독자의마음에깊은인상을남긴다.

이책은판타지인동시에가느다란마법사의성장담이다.학교를떠나고싶지않았던가느다란마법사가가느다란방법으로친구를만들고,누군가의마음속에생겨난틈새를고민하며사건을해결하는과정은읽는이의마음속에도가느다란온기를불어넣는다.어쩌면가느다란마법은아주가까이에있는지도모른다.약한사람의짐을나누어들고,느린사람을위해발걸음을늦추고,추위에떠는이와온기를나누고,누군가에게먼저인사를건네고…….서로다른존재들이함께살아가느라생기는빈틈을채우려는‘가느다란마법사’들덕분에오늘도이세상이유지되고있으니까.

『아로와완전한세계』,『일주일의학교』등많은작품에서독창적인판타지를선보인김혜진작가는『가느다란마법사와아주착한타파하』에서마법을선택하는방법부터마법의이치까지색다른마법세계를또한번만들어냈다.가느다란힘을다루는마법사의소소한활약은그자체로도충분히흥미롭지만,‘마법’이나와는거리가먼신비로운힘이라고생각해온독자들의생각을넓히는계기가될것이다.

세계관을투영한독특한개성과그림의조화

매일1학년교실창문앞에앉아있느라늘가느다란마법사를‘가나다라마바사!’하고부르는파란얼룩참새와특유의재미난말투로마법사를재촉하는흰털참새의대화가유쾌한웃음을불러일으키고누군가를돕고싶은마음으로구슬눈동자를반짝이는먼지뭉치는반려동물처럼사랑스럽다.하지만뭐니뭐니해도작품의한축을담당하는것은신기한종잇장이다.한번적힌글자는절대로잊지않고,자음과모음을자유자재로움직이는‘글자마법’을부리는종이는독자들이책장에서눈을떼지못하게만든다.이종이의정체는무엇이며가느다란마법사와는어떤이야기를만들어갈까?

『가느다란마법사와아주착한타파하』는한국의어느동네에나있을법한떡집과방앗간,향나무,동네서점을배경삼아어디서도본적없는고유한존재들의마법이야기를펼치는김혜진작가의탁월한필력에감탄하게되는작품이다.그리고일러스트레이터모차작가가꼬박일년간공들인끝에그환상적인세계와유쾌한캐릭터들이생기넘치는모습으로독자들을만나게되었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