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의 무능한 탐정들

하지의 무능한 탐정들

$14.00
저자

김혜빈,김사사,공현진,하가람,신보라

저자:김혜빈

2023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레드볼」로등단.같은해박화성소설상수상및『그라이아이』출간.



저자:김사사

2023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체조합시다」로등단.



저자:공현진

2023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녹」으로등단.『소설보다:여름2023』과『미안해솔직하지못한내가』에단편수록.2024년젊은작가상수상.



저자:하가람

2023년세계일보신춘문예에「수박」으로등단.『소설보다:여름2023』에단편수록.



저자:신보라

2023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휠얼라이먼트」로등단.

목차

소설/에세이

솔리터리크리처김혜빈
이리저리엉망진창짠짜라짜잔

정원사김사사
24시간점포

권능공현진
달라지지않을

하지의무능한탐정들하가람
거리에서온더록스

이주신보라
‘도’와‘든’으로살기

출판사 서평

박화성소설상·젊은작가상수상작가신작수록!
한국문학에새롭게호명될이름들,
신춘문예등단작가5인의신작소설집

지난해신춘문예로등단한다섯작가들의신작소설들을엮었다.소설집에는동아일보중편당선자김혜빈,단편당선자공현진과서울신문당선자김사사,세계일보당선자하가람,경향신문당선자신보라가저자로함께했다.그가운데김혜빈이박화성소설상을,공현진이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등단일년만에들려온이소식은신진작가들의가능성과믿음을의심치않게하는소중한결실이다.작년에출간된같은콘셉트의소설집『두번째원고』저자들역시이상문학상우수상과젊은작가상수상이라는반가운소식을전했다.
오늘날의현실을가장예민하게감각하는다섯작가들의신작은지금우리곁에필요한사랑하려는흔적들을담아낸다.진짜와가짜,남겨진자와떠나는자의자리를비틀고,타인과가족사이에서빚어지는관계의위계를포착해독자들에게새로운시선을제시한다.

다섯소설가가꺼내보이는
지금우리곁에필요한사랑하려는흔적들
“기억해.외로운사람은모두늑대인간이될수있어.”

〈두번째원고〉는신춘문예등단작가5인의신작소설과에세이를엮어펴낸다.작년에출간된『두번째원고』의저자들은이상문학상우수상과젊은작가상수상이라는반가운소식을전했으며,올해저자들역시등단일년만에박화성소설상과젊은작가상수상이라는믿음직한소식을들려주었다.이결실은신진작가들의가능성과작품에대한신뢰를의심치않게한다.에세이에는이제막스타트라인을넘어선작가들의창작에대한치열한고민과그럼에도쓸수밖에없는소설에대한애정이담뿍묻어난다.앞으로더많은세계를선보일작가들이지금,들려주는고민은꼭글쓰기뿐만아니라창작분야에매진하는모든사람들에게공감과위로를전해준다.
책에는다섯편의단편소설이실려있다.작가들에게는자유주제로원고를의뢰했고,그렇게모인소설들은신기하게도작품마다교집합을보이며서로멀어졌다가까워지는흐름을보인다.늑대인간으로우리사회가소수자를바라보는모습을그린「솔리터리크리처」,사라진가족을기억하는사람들을통해남겨진자의자리를보여주는「정원사」,한사람의죽음곁에머물며함께고통을나누는사람들의속마음을들여다보는「권능」,허공에서이뤄지는랠리처럼비어버린관계를조명하는「하지의무능한탐정들」,서로의곁을지키는두사람의섬뜩한마음들을드러내는「이주」까지.작품에는다섯소설가가포착한우리사회의그늘진자리들이새로운풍경으로펼쳐진다.
누구보다그해를예민하게감각하여새로운시선을보여주는다섯작가들의신작은지금우리사회가미처바라보지못한장면들을차분하게그러나숨김없이꺼내어놓는다.때로는헤매고,휘청거릴지언정자기에게주어진여정을끝까지이어나가는인물들의행적은곧세상을바라보는작가들의도무지포기할수없는삶에대한애정어린시도는아닐까?그시도들을엮은소설집『하지의무능한탐정들』은도저히이해할수없는사람을한번은필사적으로사랑해보려는흔적들이기도하다.소설집말미에실린작가들의짧은에세이역시작가로서글쓰기와소설을바라보는저마다의분투가담겨있다.“실패에압도되는것이아니라,나의실패를확인하며써나가는것이곧소설을쓰는일임을안다.”(79p)실패를넘어서앞으로나아가려는다섯작가들의이야기는한국문학에새로운지평을열어줄것이다.

진짜와가짜,남겨진자와떠나는자의
자리를비트는새로운시선들

소설집의첫번째수록작「솔리터리크리처」에는자신이늑대인간임을고백하는명우와모형제작소에서일하는‘나’와의만남이그려진다.명우는어느순간자신이다른존재가되었음을알게되었는데,자신외에누구도그사실을인정해주지않아현아에서명우로이름을바꾼터였다.그고백을들은나는건너편에앉은이가현아인지,명우인지골몰한다.의외로모형은실제보다엉성할때사랑받는다.실제를구현하지만,완벽히실제다워서는안되는모형의세계에서실제는필연적으로어떤기울기를내포한다.언제나현아였지만어느순간새로운현아가된자신을인정받기위해,결국이름을바꾼명우가사는세계에도기울기는존재한다.이단편은계속해서작품의기울어진세계를보여준다.그러면서동시에질문한다.우리세계가품은기울기는무엇인지,나아가그기울어진자리가모두반듯해져야하는지까지도.
두번째수록작「정원사」는세여성의이야기를다룬다.이제는여기에없는떠나간가족을마음에품은인물들이한집에모인다.영이는동생의,승수는남편의,해조는언니의부재를안고승수네집너른마당에서각자의기억을꺼내놓는다.여기에없는사람을기억하는일은세사람이서있는곳을남겨진자의자리로만든다.그런데그들이겪은부재는모두떠나는순간을보지못했다는공통점을가진다.생략된사라짐의순간은떠올리는이가서있는자리에따라다른기억으로메워진다.이소설은여기에있는사람들의발화를통해독자가저기에있을사람들을생각하게한다.떠난사람들의자리에서는어쩌면그들이남겨진사람일수도있기에.
세번째수록작「권능」은솔의죽음을둘러싼이모와‘나’의관계를보여준다.힘들게임신을한이모는아이를낳자마자,언젠가무당에게들은말을떠올린다.‘남자를조심해야해.아이의명이짧아.’그말에휩싸인이모는나의엄마이자권사인동생과함께교회에다니기시작한다.‘강대상앞차가운대리석바닥에두사람은매일’기도를올린다.허상일지도모를무당의말을믿음으로써그말에힘을부여한이모는,이제그힘을무너뜨리기위해또다른믿음으로향해간다.이소설은그믿음,‘믿음을믿는일이아니고서는살수없는마음’의한가운데를천천히그리고집요하게들여다본다.과연우리는그믿음에대해함부로이야기할수있을까?

그럼에도이어질타인과의관계를
포기하지않으려는시도들

네번째수록작「하지의무능한탐정들」은추리소설가지망생기우와이혼한호정의이야기를그린다.수차례공모전에서떨어지며,이야기의끝을맺지못한다는평을받는기우는호정에게자신이쓰려는탐정이야기를들려준다.기우가들려주는추리소설은어느순간두사람이성벽너머에서들려오는비명소리를듣고마치탐정이된듯행동하면서,자연스럽게해당소설속이야기로넘어온다.소설속인물이말하는소설과그인물이서있는소설앞에서독자는기묘한지점에서두이야기를바라보게된다.하지만작품은거기서그치지않고,‘아무려나.이야기는거기서부터시작된다’로끝을맺으며비로소다시시작될이야기속으로또다시독자를끌고간다.그흐름은‘허공에하는랠리’처럼비어버린타인과의관계를직면하게되는호정의순간과맞닿으며,계속될인물의내일을생각하게한다.
다섯번째수록작「이주」는그림을그리는이주와그곁을지키는‘나’의이야기를담는다.남자와헤어질때마다살이찐이주는이제아무도믿지않고,아무것도하지않는다.아이러니하게도살이찔수록세상에서지워지는이주와그곁에서이주의그림을파는나의관계는어딘가기이해보인다.여대생,이십대여자,그림밑에설명을추가하자남자들에게서연락이온다.이소설은다소가학적으로보일수도있는두여성의관계를통해,사회에서말하는여성성이라는상대성을꼬집는다.무엇을기준에두고바라보느냐에따라달라지는여성성의의미사이에서,인물들은저마다고민하면서도서로의곁에남는다.이주와나의연대에무조건적인믿음은없다.오히려필요와생존이두드러지는모습을통해연대의또다른결을엿볼수있다.
다섯소설들은우리가의심없이받아들였던의미들진짜,허상,진실,관계,연대가서있던자리를옮겨익숙한것의또다른속살을들춰보인다.이시대의새로운작가를만나고싶은독자들에게,지금우리의현실을낯설게보여주는작가들의패기넘치는소설과끝없이이어지는글쓰기에대한고민과애정을엿볼수있는에세이를함께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