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의 딸, 달이

곰의 딸, 달이

$13.00
저자

유영소

저자:유영소

『겨울해바라기』로마해송문학상을,『꼬부랑할머니는어디갔을까?』로정채봉문학상을받았습니다.그밖에쓴책으로는『네가오니좋구나!』『불가사리를기억해』『단짝이아니어도좋아』『옹고집과또옹고집과옹진이』『알파벳벌레가스멀스멀』등이있습니다.



그림:홍선주

어린시절책을펼치면그림부터뒤적이며보다가책에그림을그리는작가가되었습니다.쓰고그린책으로《할머니의할머니의할머니의옷》,《모두모두안녕하세요!》가있고,그림을그린책으로《반가워요,여신님!》,《무단도움연구소》,《초정리편지》,《남극곰》등이있습니다.

목차

글쓴이의말
곰의딸,달이
산삼이천년을묵으면
우리누이여우누이
불가사리를기억해
달래달래진달래
책속책,빗살에햇살
해설

출판사 서평

새롭게읽고,다시쓰는옛이야기

「여우누이」의누이는왜집안을망하게했을까?「쇠를먹는불가사리」에서불가사리는나중에어떻게되었을까?‘백두산메산이전설’의천년묵은산삼메산이는어떻게알아볼까?작가유영소는이런점들에의문부호를붙여보았다.옛이야기를꾸준히공부하면서현대를사는작가로서옛이야기를어떻게봐야할까에대해진지하게고민해왔다.동화집『곰의딸,달이』는그런작가의고민이담긴결과물이다.옛이야기는수천년에걸쳐사람들의입에서입으로,또글로이어져왔다.누가,언제,어떻게전하느냐에따라서다양한갈래의이야기가전해지는것은당연한일이다.그렇다면오늘의옛이야기도그렇게변화해야하지않을까?유영소작가는옛이야기에서단순한괴물로,재치있는캐릭터로,의지를가진인물로‘자기역할’을충실히수행하되조금은납작해져있는인물들에새로운생명을불어넣었다.옛이야기속세계를여성의눈으로,또약자의눈으로,지금우리독자의눈으로새롭게보았다.

『곰의딸,달이』는2009년에출간한동화집『불가사리를기억해』를,표제작을바꾸어새롭게펴낸책이다.초판본에서어린이들이가장흥미롭게여길만한이야기를표제작으로세웠다면,2024년개정판은어린이들에게가장소개하고싶은인물을맨앞에내세웠다.표제작「곰의딸,달이」는‘단군신화’속웅녀이야기에다아버지를찾아떠난‘지혜있는아이’(『한국구비문학대계4-2권』148쪽)를접목시킨이야기다.누구의어머니,누구의딸에서한걸음나아간‘달이’는자신의뿌리를직접찾아나선강단있는어린이다.

여우누이에게말못할사연이있었다면?

「불가사리를기억해」는원전에없는불가사리의감정과느낌에충실하게서술한작품이다.널리알려져있지않은원전을먼저알고넘어가자면,원전「쇠를먹는불가사리」는아주머니가밥풀로만든불가사리가온갖쇠를다먹어치워전쟁을끝내게해준다는이야기이다.그렇다면불가사리의기분은어땠을까?작가는불가사리의심정을사려깊게헤아리며이야기를다시썼다.불가사리는자신을만들어준아주머니의부탁에전쟁터로나섰건만,전쟁이끝나도자신의이익을앞세운사람들은불가사리를놓아주지않는다.임금은불가사리를이용해다른나라를공격할계획까지세운다.사람들은쇠를먹는불가사리를괴물이라부르지만,불가사리에게임금은더이상사람이아닌악취나는쇳덩어리일뿐이다.그래서임금을해치우고그리운아주머니를찾아간다.그런데아주머니는그사이불가사리를까맣게잊고잘살고있었다.불가사리가풀려났다는소식에집안의엽전을숨기기에바쁜아주머니모습에절망한불가사리는영영멀리떠나고만다.하지만유영소작가는아주머니의자식인차돌이를통해희망의실마리를보여준다.차돌이는용서를구하기위해불가사리를찾아다니고,어른이된다음에는기와장이가되어기왓장에불가사리를새기며그존재를영원히기억하려애쓴다.

「우리누이여우누이」는‘왜여우는늘못된역할만할까?’라는의문에서시작한다.여우는그냥여우일뿐인데.여우누이에게도뭔가피치못할사연이있지않을까?
평안한집안에서갑자기소가죽어나가는이상한일이일어나는것까지는원전과같다.세아들이범인을잡으려애쓰는데,정작아버지는아들들에게입을다물도록한다.그러던어느날여우털꼬리를가진선비가아버지를찾아와누이를데려간다.훗날아버지는‘여우누이’에관한진실을아들들에게털어놓는다.젊은시절여우선비에게신세를졌는데여우선비가딸을잠시만맡아달라고했다는것이다.세월이흐른뒤,막내아들는여우누이가형제들에게사랑받던시절을떠올린다.오빠들이만들어준팽이와호드기를가지고놀던누이를.막내는여우선비가주고간족자를들여다보다누이의생일날에족자속세상에들어가여우누이와어울려한바탕놀고온다.사실원전의여우누이란평면적인‘악역’이다.작가는그런여우에게사연을부여하고,가족을그리워하는누이로다시보도록했다.
버들잎으로살인사건을해결했다는‘유공엽일화(『한국구비문학대계5-2권』306쪽)’에조선후기이원교남매가「소씨명행록」을지었다는기록이「임하필기」에남아있는것을보고상상하여쓴이야기가

「책속책,빗살에햇살」이다.이이야기는조선시대를배경으로한추리소설같다.할머니제삿날안채에서쌍둥이자매가사이좋게이야기를짓는다.자매가짓는이야기는어머니를잃고몽유병에시달리던영수도령이살인사건용의자로지목되자,둘도없는친구현진도령이영수도령의결백을증명하기위해백방으로알아보러다닌다는줄거리이다.누명을쓴친구를구하는추리과정도그렇지만,이야기속에이야기가담긴형식도흥미롭다.제삿날이면으레수동적인존재로치부되던자매가이야기를짓는능동적인주체가된것이나,현진도령이야기속에서사건을푸는결정적인역할을하는존재를예인낭자로그린것은옛이야기의틀안에서도여성의힘을보여주는대목이다.
여우누이처럼잘아는이야기는비교해보는맛이쏠쏠하고,백두산메산이전설(「산삼이천년을묵으면」)이나충주강달래전설(「달래달래진달래」)을푼이야기는많이알려지지않은옛이야기를새롭게접해볼기회가된다.

익숙한이야기와낯선이야기,과거와현재에서새롭게태어나는이야기

여우누이처럼잘아는이야기는비교해보는맛이쏠쏠하고,백두산메산이전설(「산삼이천년을묵으면」)이나충주강달래전설(「달래달래진달래」)을푼이야기는많이알려지지않은옛이야기를새롭게접해볼기회다.‘단군신화’속웅녀이야기에다아버지를찾아떠난‘지혜있는아이’(『한국구비문학대계4-2권』148쪽)를접목시키니,강단있는여자아이캐릭터가새롭게탄생한다.(「곰의딸,달이」)

『곰의딸,달이』는옛이야기다시쓰기와새로쓰기의경계에있다.수천년을전해내려온이야기에지금작가가가진고민과가치관을투영했다.옛이야기의구수한입말체를제대로살려읽는맛도생생하다.왜익숙한옛이야기를새롭게바꾸어쓰게되었을까?그답은「책속책,빗살에햇살」에쌍둥이들이어떻게이야기를짓게되었는지를보면짐작할수있다.쌍둥이들은이야기책을아주좋아해서거의만날책을읽었다.하도많이읽다보니어느순간읽는재미가말하는재미로번졌다.각자어찌읽었는지서로떠드는일이신났던것이다.그러다나라면이리썼겠네저리썼겠네하더니드디어직접이야기를짓기까지한다.우리조상들이,유영소작가가계속해서‘이야기’의형식으로자기꿈과생각과바람을전하는행동의이유도바로이것이아닐까?『곰의딸,달이』는어린이독자들에게역시익숙한것을새롭게보고,내가미처보지못한것을발견하고,나만의이야기를만들고싶다는소망을가지게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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