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는 왜 엄펑소니를 꿀꺽했을까? (개정판) (양장)

피노키오는 왜 엄펑소니를 꿀꺽했을까? (개정판) (양장)

$28.00
Description
전통 민화문자도를 특유의 익살과 유머로 비틀어 표현한 그림책 『피노키오는 왜 엄펑소니를 꿀꺽했을까?』의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독특한 발상과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이 작품의 숨은 매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Dear 그림책 시리즈’로 새로이 펴냈습니다.
박연철 작가는 천연 염색을 한 천 위에 익숙한 사진과 그림들을 콜라주하거나, 유명한 건축물이나 예술가의 작품들을 시각 요소로 뒤섞어서 문자도를 재구성했습니다. 사람이 지켜야 할 여덟 가지 도리를 담은 문자도 ‘효제충신예의염치’를 수수께끼처럼 낯선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엄숙한 문자도가 발칙하고 장난기가 넘실대는 그림으로 보일 것입니다.
개정판은 목각 인형 피노키오가 공중에 떠오른 이미지로 표지를 바꾸고, 언코티드 종이에 인쇄하여 빈티지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기다란 판형과 병풍 제본, 이야기에 어울리는 서체를 찾아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만듦새에 공을 들인 그림책 『피노키오는 왜 엄펑소니를 꿀꺽했을까?』를 새롭게 만나 보세요.

저자

박연철

저자:박연철
『어처구니이야기』로2005년비룡소황금도깨비상수상,『망태할아버지가온다』로2007년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올해의일러스트레이터선정,『떼루떼루』로2015년볼로냐라가치상뉴호라이즌부문우수상을수상했고,『기울어진탑과유령가족』으로2023년‘한국에서가장즐거운책’에선정되었습니다.쓰고그린책으로『진짜엄마진짜아빠』『지구를지켜라』『안녕!외계인』등이있습니다.현재는독립공연예술가로도활동하며그림책을인형극으로만들어아이들과만나고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밉지않은거짓말로줄줄이꿴여덟가지‘도리’이야기

책장을넘기면,까만우산을쓴할아버지가나타나대뜸내기를겁니다.거짓이야기에속지않는내기라나요?상품은커다란‘엄펑소니’.독자는엉겁결에할아버지의내기상대가됩니다.엄펑소니가대체무언지알쏭달쏭하지만,아무튼내기라니구미가당길만하지요.
첫번째이야기는맛있는걸무척좋아하는잉어모자이야깁니다.어느날,모자의귀에솔깃한목소리가들려옵니다.“둘이먹다하나가죽어도모를만큼맛있는죽순이있지.”그뒤로모자는죽순이먹고싶어죽을지경인데,하루는아이잉어가소원을들어주는요술부채를주워손쉽게죽순을얻습니다.그런데엄마는줄생각도않고자기혼자몽땅먹어치우네요!이렇게부모가먹고싶어병이나든말든자기배만채우는착한마음을‘효(孝)’라고한답니다.이게참말일까요,거짓말일까요?
두번째이야기는늘다투기만하는할미새형제이야기.어느날,동생할미새가학교에가는데힘센물수리두마리가앞을막아섭니다.“이형들이배고파서그러는데벌레좀있냐?”동생을윽박지르는데,멀리서그모습을본형할미새는그냥나몰라라하고가버립니다.이렇게형제가두들겨맞든말든모르는척하는착한마음을제(悌)라고한답니다.‘제(悌)’가정말그런뜻일까요?
세번째이야기는연못나라에무시무시한용이쳐들어온이야깁니다.파죽지세로연못나라를짓밟는용앞에먹보잉어가용감하게앞으로나섭니다.그러고는큰소리로이렇게말하죠.“저는처음부터용님의부하가되고싶었습니다.”나라가망하든말든제몸뚱이만지키겠다는것이지요.이런걸충(忠)이라고한대요.
이쯤되면이어질이야기들이어떤주제일지짐작이갑니다.공경,우애,충직,믿음,예의,정의,청렴,그리고부끄러움.바로효제충신예의염치孝悌忠信禮義廉恥,사람사는여덟가지도리에대한이야깁니다.이이야기들이참말일지거짓말일지도대충감이잡힙니다.그래도이야기들이제법재미있습니다.예의도염치도없이나만알고나만잘살고싶은인간의숨은욕망을콕콕꼬집어내니까요.그러니웃기면서도살짝아픕니다.바로안그러고싶지만그렇게될때가많은,들키고싶지않은내이야기들이니까요.
말할것도없이내기할아버지가들려주는이야기들은몽땅거짓말입니다.이렇게빤한거짓말에속을사람이있을까요?할아버지는당연히내기에집니다.이제커다란엄펑소니를내놓을차례.그런데시종일관뭔지도모를‘엄펑소니’를주겠다고큰소리치던이할아버지,애먼피노키오를슬쩍끌어들이네요.피노키오란녀석이엄펑소니를꿀꺽해버렸다나?과연뒷장을넘겨보니,바코드처럼네모난몸통을한피노키오가시침뚝떼고서있습니다.이리보고,저리보고,책을들어도보고,한쪽눈을감아도보다가,드디어엄펑소니!알고보면,피식하고헛웃음이새어나옵니다.도대체엄펑소니는무엇이었을까요?

우리옛그림민화문자도의재치와익살,그즐거움을담은그림책

피노키오의몸통속에서찾아낸‘엄펑소니’는,바로‘의뭉스럽게남을속이는짓’을뜻하는순우리말입니다.순간독자들은왠지수상쩍었던내기의정체가바로‘엄펑소니’였음을눈치채지요.하지만화가나거나약이오르기보다는“어이쿠,속았구나!”하면서웃게될겁니다.이그림책의엄펑소니가남에게피해를주거나제이익을챙기려는불순한거짓말이아니라,한번웃어보자는장난이요익살이었음을금방알수있을테니까요.
이것은자칫무겁고딱딱해질수있는내용을가볍고부드럽게전달하기위해작가가선택한방식으로,민화문자도의방식과다르지않습니다.민화문자도란민간에서수壽,복福,용龍,호虎처럼상서로운글자들이나,효제충신예의염치孝悌忠信禮義廉恥처럼사람이지켜야할도리를말하는글자들을그림으로그려,집안에걸어두거나병풍으로만들어세워두었던옛그림을말하지요.문자도는원래양반들이애용하던단정하고다소엄숙한글자그림이었습니다만,평민층이수용하면서글자자체의뜻보다는거기담긴재미있는이야기를자유롭게표현한‘민화문자도’가된것이라합니다.
이그림책은민화문자도가운데서도사람이지켜야할여덟가지도리를나타낸‘효제문자도’와거기담긴이야기를,민화문자도의방식으로풀어놓았습니다.옛사람들이지키고자했던여덟가지도리와,그것을즐거운그림으로천연덕스레표현한민화문자도의재치와익살을그림책속에펼쳐놓은것입니다.

펼치고,세우고,넘기며찾아보는다이내믹한그림책

여기,이익살스러운문자도의등장인물들이뛰어노는자리는우리천연빛깔로염색을한천위입니다.그위에서이들은익히알려진미술작품속에살짝곁들기도하고,낯익은건축물이나픽토그램과함께등장하기도합니다.동생이위험에처하든말든저만살자고도망가는형할미새의동작은낯익은‘비상구’표지물을차용하여유머러스하게그려집니다.할미새머리위에는높이솟은건물이얹혀있는데,이는부자가되고싶은형의욕심을나타냅니다.의(義)이야기의그림을보면,정의의여신상이들고있는저울접시위에파랑새와물수리형제가살짝올라타서서로의‘정의로움’을겨룹니다.염(廉)이야기에서는,레오나르도다빈치의‘인체비례도’그림속에서,반장선거에나온꽃게가인체의자리를대신합니다.선거연설을하는꽃게앞에는방송국마이크들이즐비하고요.이렇게한겹한겹더한실크스크린기법에재치있고유머러스한사진과그림들이콜라주되면서생경하면서도낯익고,질감이색다른이야기그림이만들어졌습니다.
눈썰미가있는독자라면그림책사이사이에숨어있는피노키오를찾아냈을겁니다.마지막에,‘엄펑소니’를꿀꺽한피노키오는사실그림책의처음부터등장했답니다.이야기에거짓말이나오는장면마다,그림속엔피노키오가숨어있었지요.이야기에거짓말이늘어갈수록피노키오의코도점점길어졌고요.내기를하는독자에게살짝힌트를준셈입니다.
이렇게무겁고딱딱한교훈속에서도재미난이야기를뽑아내어그려냈던우리민화문자도처럼,이그림책을통해서작가는한번재미나게즐기고놀아보자고독자를꼬드깁니다.책장을넘기며보든,병풍처럼쭉둘러세워놓고보든독자마음이라며자유롭게책을볼것을권하기도하지요.이야기를슬쩍비틀어그린그림에서는마치수수께끼를풀듯이미알고있는작품들과사물들을찾아보라며보다즐겁고재미있게그림책을볼것을당부하고있습니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