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되어

먼지가 되어

$14.00
저자

김아직

저자:김아직
약자들이승리하는주성치의세계관을사랑하며,B급SF에무한한애정을가지고있다.「라젠카가우리를구원한다했지」가제5회황금가지타임리프공모전우수작에선정되었고,단편「바닥없는샘물을한홉만내어주시면」으로제5회황금드래곤문학상을수상했다.『노비스탐정길은목』,『낙석동소시민탐구일지』,『녹슬지않는세계』등을발표했으며중세SF기담과조선괴력난신단편집을준비중이다.

목차


먼지가되어7
작가의말189

출판사 서평

제5회황금드래곤문학상수상,B급미스터리수집가
김아직작가의신작소설『먼지가되어』

미스터리탐정,SF스릴러,소시민히어로물로자기만의세계관을굳건히다져가는김아직작가의세번째장편소설이출간되었다.『먼지가되어』는영화보조출연자로아르바이트에갔던동생이돌아오지않으면서,언니강유어가집단실종사건의진실을파헤쳐가는이야기다.
사건의실마리를찾아가는유어앞에언젠가뉴욕여행에서사온〈잃어버린양말이론〉소책자와스스로를‘신’이라칭하며퍽!하고먼지가되어사라지는스티븐램파드가나타난다.이야기가전개되면서독자들은먼지와인간의형태를넘나드는기현상,소책자를쓴폴젠킨스의미스터리한마지막행적그리고동생의실종사건사이에얽혀있는비밀들을하나둘찾아나가게된다.
평범했던일상이막을내리고,원형의부비트랩같은잇몸을내밀며공격하는존재들이하나둘등장하기시작한세상!그동안K-장녀,지지부진한청년사업가,비정규직노동계의거물그도아니면알바계의고위경력자로살아가던유어에게새롭게도래한세계는과연디스토피아일까아니면축제인걸까?재난과절망앞에서도결코일상과유머를잃지않는김아직표청년히어로물의탄생.

미스터리,스릴러,SF수집가김아직작가가
미지의숲속으로독자들을초대한다!

제5회황금드래곤문학상수상자이자B급미스터리수집가인김아직작가의신작이출간되었다.그동안종말또는국가재난을맞은공간에서죽음의진실을파헤치거나이웃들을돕는평범한사람들의이야기로자기만의세계를탄탄하게다져온작가는이번작품에서도실제실종사건을소설에가져와형식의재미와사건을풀어나가는긴장감을동시에선사한다.소설에등장하는‘로어노크섬사람들의실종’은1580년대에실제있었던사건으로,3년사이섬에살고있던정착민백여명이흔적도없이사라져지금까지도정확한진상을알수없는미스터리다.
이사건은주인공강유어가몇년전미국여행에서사온소책자〈잃어버린양말이론〉을통해소설에등장한다.소책자는로어노크섬실종사건에평생을바친폴젠킨스가쓴것으로,그는‘집에서잃어버린양말짝은집안에있다’는주장을하며해당실종사건또한그들은어디로갔는가하는점에얽매이기보다‘그들은정말로사라졌는가?’를먼저물어야한다고썼다.그런데저자인폴젠킨스또한의문을남긴채실종된다.이렇듯연달아전달되는미스터리한사건들은강유어가현재마주한동생의실종사건과맞물려독자를몇겹의추리속에놓이게한다.그사이에서독자는“명확하지않은것은늘상상력의불쏘시개가된다”(8p)는소설속문장처럼미지의숲속에서작가가배치해둔불쏘시개를하나둘찾아나가며저마다탐정이되어사건의진실에다가간다.
도입부에서부터바로등장하는위사건들은독자를단숨에책속으로끌어당겨어느새강유어의곁에서게한다.유어는이사건들의연관성을알아나가기위해미국에있는사촌언니재원에게연락을한다.하지만작가는멈추지않고독자를또다른사건속으로끌어당긴다.동생의실종사건이벌어진그시기에한국과미국,중국등지에서원형의부비트랩같은잇몸을꺼내보이며‘생명의키스’를선사한다는정체불명의존재들이나타나기시작한것이다.쉴새없이파도치는사건들속에서과연강유어는동생을찾을수있을까?아니,세상을구할수있을까?아니,세상은구해져야만하는가?

김아직의세계에서는언제나
평범한사람들,약자들이주목받는다

작가는그동안작품에마치우리자신이거나곁에있을법한사람들을등장시켜그들의이야기에주목했다.이번소설에서도이시대의평범한청년들이등장한다.강유어는이름에서유래된듯‘흙길에던져진민물고기처럼숨차게퍼덕이며살아가는’사람이다.집에서는맏딸,사회에서는알바와비정규직,백수사이를넘나들다이제는실패하기직전의온라인소매업사업가로지내는청년.유어의여정에함께하는재원은가족으로부터부여받은책임에서벗어나자기자신으로살기위해미국으로건너간인물이다.또한사람,오하석팀장은집단실종사건의현장인XJENM종합촬영소의대변인으로어린시절남모를상처를간직한직장인이다.이렇듯김아직의세계에서는세상을바꾸는큰포부보다는눈앞에놓인하루하루를살아내는일에골몰하는보통의사람들이등장한다.
우리는살다가내의지와상관없이벌어진일들과자주맞닥뜨린다.회사에서,집에서,사회에서,친구관계에서하물며나자신과의대화속에서도마음대로되는일은거의없다.이소설속인물들역시마찬가지다.태어나보니맏이여서부모와동생을챙겨야하는역할을맡게되었고,남들과는다른가정환경속에서어떻게든스스로를지키며살아내야만했다.그들의어린시절이어떠했든간에인물들은자라생활비와번듯한직장,내집마련이라는미션과마주하게된다.무얼해도통장잔고는제로섬게임을거듭하듯빠르게0이되었고,나하나책임지기에도벅찬상황이지만인물들은자기에게주어진환경에불평하기보다어떻게든물장구를쳐앞으로나아간다.
“대학선배아무개처럼코인에투자해서한몫을챙긴뒤발을뺄걸그랬나,통장에돈이남아있을때국내외우량주를사둘걸그랬나,공시준비를해야하나”(22p)골몰하는유어의고민은오늘을살아가는사람이라면누구나한번쯤은해봤을법한생각이다.“학자금상환의굴레에서벗어났더니재혼후연락을끊었던아버지가암말기상태로나타났다.본의아니게아버지의마지막찬스가되어병원비를담당하고장례식까지치렀더니,이번에는보유하고있던코인이폭락했다”(115p)는오하석의상황도크게낯설게느껴지지는않는다.더불어미국에서곁에있는사람의일을외면하지않고,어떻게든함께짊어지려는재원의선택은맏이콤플렉스가아닌그저사랑이었음을우리는알수있다.이소설에히어로는없다.선을행하고,악을차단하는인물은단한명도없다.모두각자가자신이처한상황에맞게하나로설명할수없는감정과관계를짊어지고,스스로가옳다고이끄는방향으로걸음을내디딜뿐이다.마치오늘을살고있는우리와같이.

먼지가되기위해줄선사람들의세상에
니킥을날리는강유어의통쾌한외침

그런인물들앞에돌연평범했던일상이막을내리고,새로운시대가찾아왔다.스스로를신이라칭하며먼지와인간의형태를자유자재로넘나드는자칭‘타르디그’들이등장한것이다.그들은사람들에게먼지가되어배고픔과목마름에서부터자유로워지고,집없이도바람을타고날아다니며인간의몸에서해방되자고한다.그런데의외로그들의존재를반기는행렬이줄을잇기시작한다.이렇게아등바등인간으로살바에야차라리먼지가되는것도나쁘지않다는게군중의반응이다.거리를나서자짙은입김을뿜어내며벽이나전신주에몸을기댄사람들이보인다.어두운피부색에고통스러운표정을한그들은갑자기입안에서원형의부비트랩같은잇몸을꺼내사람들을공격한다.‘생명의키스’만이우리를구원해줄거라는말과함께.
그상황에서유어는먼지든,사람이든뭐라도선택하려면먼저동생유슬이를찾아야한다고다짐하며타르디그들을무찌를방법을찾아나간다.사건의실마리를하나씩풀어나가는유어의모습은재난상황이아닌마치축제현장에있는사람같다.끝없이몰려드는기현상속에서도유어는넘어지면일어나고,화나면소리치고,소용없을지라도알고있는정보를전달하려하면서자기만의방식으로세상에대적해나간다.“너희내가누군지알아!마지막엔타르디그?아니!나는지금도강유어,마지막에도강유어다!”이런유어의외침은알수없는통쾌함과후련함을선사한다.유어의움직임과외침은결코상황을변화시키지못한다.하지만변화하지않음을앎에도그앞에서무력해지지않으려하는것,할수있는한소리내외쳐보는것,그런유어의모습은이시대를살아가는사람들에게작은웃음과한발내디딜수있는용기를전한다.
이야기의끝에서독자들은알게된다.강유어와한재원,오하석이모두다른선택을했다는사실을.그들은세상을구원할영웅이아니며,그럴의무도없다.하지만주어진상황속에서각자자신의지향점을향해묵묵히나아가는인물들의모습은오늘날우리에게도우리가매일내딛는발걸음이결코사소하지않다고,무의미한일이아니라고이야기해준다.어쩌면우리에게필요한건모든상황을단번에해결해주는영웅이아니라,오늘을살아갈수있도록해주는사소한응원과용기일수있다.어지럽고단단해보이는세상에뽀로로물총을들고,한바탕축제를벌이자고손내미는소설이지금우리곁에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