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과 인민 : 우려와 기대를 모두 넘어 진화하는 중국
저자

브루스J.딕슨

저자:브루스J.딕슨
조지워싱턴대학정치학과국제문제교수이자정치학과학과장이다.『독재자의딜레마TheDictator’sDilemma』(OxfordUniversityPress,2016)와『국가의동맹AlliesoftheState』(공저,HarvardUniversityPress,2010)등을통하여현대중국의정치체제를분석했다.
이책『당과인민ThePartyandthePeople』에서는1949년중화인민공화국건국부터지금까지의정치개혁흐름을마오쩌둥부터시진핑까지다섯시기로나누고,그동안변한것과변하지않은것을구분하여강조한다.당연히중국정치의중핵은권력독점에대한도전을용납하지않는공산당일당체제다.그러나딕슨은정책우선순위,의사결정과정,국가와사회의관계는마오쩌둥이후근본적으로바뀌었고계속진화했다고설명한다.그리고“억압과호응”,이둘의역설적결합이당과인민의관계를정의하고집권당으로서중국공산당의존속을결정할가장중요한요인이라고주장한다.

역자:박우
서울대학교사회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고현재한성대학교기초교양학부에재직중이다.인구이동,국가-사회관계(시민권),중국지역연구등의분야에관심이있다.
서울의가리봉동및대림동지역의중국동포집거지를연구한『한국의조선족기업가들:고국에서시민권찾기ChaoxianzuEntrepreneursinKorea:SearchingforCitizenshipintheEthnicHomeland』(Routledge,2020)와개혁개방이후중국사람들의미시적삶을추적한『민간중국:21세기중국인의조각보』(공저,책과함께,2020)등을집필했다.최근에는중국에대한사회학/인류학적연구의현대고전으로평가받는샹뱌오의『경계를넘는공동체:베이징저장촌생활사』(글항아리,2024)를번역했다.

목차

감사의말5
들어가며10

1장당은어떻게권력을유지할까?25
중국공산주의개요28당의주도적지위50

2장지도자를어떻게선발할까?63
농촌선거66지방지도자의임명과승진70중앙지도자의선발79정상에오르다86

3장정책은어떻게만들어질까?103
이론과실천속의대중노선108위기상황에서의정책결정109분절된권위주의115지방차원의정책실험123대중에대한호응126기층의책임149

4장중국에도시민사회가있을까?153
중국에도시민사회가있을까?157시민사회관리의지역적패턴172NGO의스펙트럼175시민사회에대한추가제약181

5장시위가정치적안정을위협할까?191
톈안먼이후중국의대중시위197중국공산당의시위관리전략208인터넷의영향22821세기중국에서정치시위의중요성234

6장당은왜종교를두려워할까?241
중국의종교행정246마오쩌둥이후중국에서의종교부활251종교에대한당의정책진화254당대중국에서종교의매력263비공식적지방정책과관행265다양한종교의다른경험268

7장민족주의가점점더강해지고있을까?283
중국의민족주의정서286당은중국민족주의의근원인가?292티베트와신장에서의애국주의교육298중국민족주의대홍콩정체성306중국공산당은목적을위해민족주의시위를조율하는가?314대중민족주의가중국의외교정책을주도하는가?317

8장그래서중국이민주화될까?329
우리가중국의민주화를기대하는이유332우리는왜중국의민주화를기대하지말아야하는가?338정권교체가민주화를보장하는것은아니다357주의해야할점362

옮긴이의말370

주376
참고문헌417
찾아보기440

출판사 서평

중국의미래에관한통설에도전하는여덟가지질문

당은어떻게권력을유지할까?/지도자를어떻게선발할까?/정책은어떻게만들어질까?/중국에도시민사회가있을까?/시위가정치적안정을위협할까?/당은왜종교를두려워할까?/민족주의가점점더강해지고있을까?/그래서중국이민주화될까?

지금으로부터약100년전인1921년7월중국내여섯개코뮤니스트그룹의대표13명이상하이에모여중국공산당ChineseCommunistParty(약자로CCP)을창당했다.그리고이들은1949년중화인민공화국을건국하고오늘에이르기까지공산당일당통치국가를유지하고있다.전세계의현대사에서권위주의정권은평균10여년,일당독재는평균20여년지속된점과비교했을때중국공산당은완전히새로운역사를쓰는중이다.소련의볼셰비키는1917년10월혁명에성공한뒤1991년해체될때까지74년간공산당집권체제를유지하였다.중국공산당은이미75년째로최장수공산주의체제기록을갱신하였으며,그끝은아직보이지않는다.
미국조지워싱턴대학브루스딕슨교수는현대중국정치를가장중립적인틀로바라보는정치학자이다.그는서구및영미문화권세계의많은정치인과연구자들이중국의미래에‘서구식자유주의근대화’이론을적용하는데반대한다.1989년의톈안먼시위와1990년대의개혁개방이후중국외부의관찰자들은“이제중국도한국또는타이완처럼경제성장과민주화”의흐름에올라탈것이라고예상했다.반면딕슨은현대중국정치의역사적추세에비추어,중국은경제적성장이초래하는정치적변화를효과적으로제한할것이라고가장강력하게주장한다.
1989년으로부터지금까지35년이흘렀다.지금이순간중화인민공화국과중국공산당은역사의뒤안길로걸어가고있는가,아니면세계의중심에서점점더성장하고있는가?혹자는현재중국은늪에빠졌다고말한다.결코승리할수없는미국과의경쟁에국가의역량과자산을갈아넣고있으며,그끝에는오직국가부도만이기다리고있다고한다.이처럼오염된통설을재생산하고전파하는뉴스와전문가들의반대편에서지은이는있는그대로의중국을보려한다.지은이가주목한현대중국의핵심요소는크게세가지이다.첫째,집권정당이자정치체제의모든것으로서의‘당Party(중국공산당)과둘째,국가의근원이자당의통치대상인’인민People’을이해하는일이무엇보다중요하다.흔히“공산당일당독재”라는표현이다수의한국인에게불러일으키는‘공포’와달리중국에서당과인민은정치·경제·사회등모든측면에서상호작용하며진화하였음을설명한다.마지막셋째,그리고무엇보다중요한요소는시진핑시대의변화다.중화인민공화국건국이후2012년시진핑집권이전까지만들어진‘중국의특징’이현재빠른속도로바뀌고있다.어떤변화는당과인민이함께상상하는미래에도움이될수있겠으나,다른변화는오직시진핑에게만유리할것으로보인다.

어쩌면통설은중국의마지막날에관한
기대혹은신념에불과할지도모른다
중국에관한국제뉴스는“신장과티베트탄압”,“특정지역(이를테면홍콩)이나직업군(많은경우에파견노동자)의집단시위”,“중난하이에서테러시도”처럼정치적긴장이고조되고있다는내용이대부분이다.“시진핑건강이상설”은약방의감초다.CCTV뉴스에시진핑이이틀만얼굴을비추지않으면관절염수술에서심장마비를거쳐암살과쿠데타소문이전세계방송사로퍼져나간다.그게아니라면“타이완침공훈련실시,미국과갈등”,“중국소셜커머스의위험”,“최악의대기오염”등중국이국제사회에미치는악영향을가리키는경우가많다.정치든경제든,혹은외교든환경이든,언제나뉴스속의중국은세계의악惡이고독毒이다.“모든중국인이화장지를사용하는순간지구상의나무는멸종될것”이라던말은차라리농담에가까웠다.2019년말에중국우한에서시작된코로나팬데믹은중국을‘전세계의적’으로악마화하는결정적장면이었다.이로써사람들의뇌리에서중국의미래는하나로귀결되었다.“중국경제는붕괴할것이다.그리고중국공산당은소련공산당의전철을밝고,중국은민주화될것이다.그로써중국인민은마침내자유로워질것이다!”그렇다면과연언제쯤그날이찾아올까?
결론부터말하면,지은이는당분간그런날은오지않는다고확언한다.

이책에서살펴본것처럼중국공산당은생존을의심케하는다양한약점을안고있다.시진핑의전제군주같은스타일,당의억압적통치증가와호응력의저하,효과적인책임제도의부재,경제개혁에대한정책적교착상태,현대화및도시화에대한대처등이그것이다.그러나이들이레닌주의정당으로서70년이상집권할수있었던이유도있다.정부,입법부,언론에대한통제,모든수준의당과정부지도자임명,감시기술과빅데이터분석을바탕으로사회의전영역을감시하는당지부,그리고무엇보다도정치조직에대한독점적지위등이다.이러한특징으로인해당분간은중국공산당이권력을계속유지할것이다.그리고지금까지확인한당과인민사이의진화하는관계가앞으로도중국정치의성격을계속규정할것이다._369쪽

생각보다능력있는중국공산당과
민주주의를믿는중국인민들
브루스딕슨은중국에대한통설을여덟가지질문으로되짚으며중국공산당의시대는앞으로도이어질것이라고예상한다.그의길고도철저한분석을요약하면다음과같다.첫째,이들은효율적인권력유지장치를고안했다.독재를지향하는보통의권위주의정부는내부에폭탄을품고있다.목숨도능력도유한한한인물에게기댄이상,그체제에는쿠데타로인한전복또는지도자사망에의한붕괴를피할수없다.그러나중국공산당은반세기에걸쳐당의공멸을피할방법을찾아냈다.이른바‘지도자의세대교체방식’이다.이들은5년마다지도부를교체하고10년마다지도자(총서기)를교체함으로써당의안전을확보했다.마오쩌둥에서덩샤오핑으로,그리고장쩌민과후진타오로이어진총서기의계보는이들이만들어낸권력장치의성능을입증하였다.
둘째,이들은성과를통해권력의정당성을증명했다.중국공산당은무려9000만명의당원으로구성된세계최대의정당이다.하지만당원증은중국인구의약6퍼센트에게만허락되었다.정치뿐아니라행정과사법,산업과경제모든분야에서당은능력을입증하려했고,이를실제로달성한중국최고의엘리트집단이바로중국공산당이다.특히경제가중요했다.지방인민들의먹고사는문제를해결한것도당의경제정책이었고,개혁개방시기에연15퍼센트이상의초고속경제성장을달성한것도당의경제정책이었다.그결과1990년까지도66.2퍼센트에달하던중국의빈곤율이2020년무렵에는0.5퍼센트로감소했다.인민은당의통치를따르는대가로소득증가와주택보급,교육과의료의확대를보상받았다.그리고바로이성장의과실을계속인민에게흘려보내기위해당은시민사회와종교등의문제에서개인의자유를제한한다.언론과출판의자유를통제하고,소수민족과홍콩을억압하며,나아가최고지도자에대한비판을허용하지않는까닭도성장을지속하기위해서라고설명한다.이런측면에서경제가가장중요하며,그중요성은당과인민모두에게중첩되어있다.
마지막이자당과인민의관계의결론을구성하는요인은‘민주’의개념이다.중국정치와경제에대한서구의학설대부분은‘자유주의적경제화와그에따른민주화’에근거하여중국의미래를예상한다.유럽의시민혁명,남아메리카의독립,한국과타이완의민주화등과세부과정은다르지만경제자유화의끝이정치자유화로연결되는결론은동일할것이라고설명한다.그러나지은이는중국내부의관점에서이문제에접근한다.“대부분의중국인은마오쩌둥시대이후민주화가이미진행중이라고생각한다.”그들이민주주의를선거,법치및기타제도적방식이아니라‘국가가국민의이익을위해통치하는것’으로정의하고있다는점에주목해야한다.앞서우리는당이인민에게경제적성장의과실을제공하고있음을확인했다.그렇다면이들에게중국은이미‘민주국가’이다.지은이는따라서오늘날중국의시위는민주주의나정치적변화와는거의전적으로관련이없으며,당이이문제들을적절히해결한다면앞으로더큰지지를받을수도있다고분석한다.

중국없는미래에서살기VS중국과함께미래를살기
시진핑체제의중국은이전시기중국이설계하고실행해온노선에서이탈하면서붕괴에대한‘기대혹은신념’을부채질하고있다.그러나동시에시진핑이바꿔놓은중국식경제모델은위안화차관을타고중동과남아메리카로확산되었고,시진핑의중국이고안한감시국가모델은중앙아시아와아프리카를지나유럽으로번지고있다.그뿐만이아니다.한때세계의공장이었던중국은이제세계의은행,유통회사,SNS플랫폼으로재빠르게옷을갈아입었다.‘알리’는‘아마존’을집어삼켰고,‘틱톡’은‘유튜브’를대체했다.그렇게21세기현실의중국은누군가의우려도,또다른누군가의기대도모두넘어새로운형태로진화하는중이다.통설에갇혀‘중국없는미래’만기다리기보다중국을다양한가치와사고가갈등하고화합하며공존하는문명사회,곧오늘날세계를구성하고있는‘현대국가’로인정하는것이무엇보다중요하다.그래야만중국과함께살아갈미래를구상할수있다.

중국공산당이정적을탄압한다는사실은의심의여지가없지만,이들은인민의지지를받기위해다른수단―경제성장,민족주의,심지어여론수렴―도동원한다.이글을통해독자들이중국의정치제도와중국이어떻게여기까지오게되었는지,그리고어디로나아갈것인지더깊이이해할수있기를바란다._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