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를 좋아해? - 사계절1318문고 146

브로콜리를 좋아해? - 사계절1318문고 146

$13.00
Description
“좋아하는 애가 고기를 안 먹는다는 사실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책표지에 적힌 질문은 흥미롭기도, 낭만적이기도 하다. 좋아하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응원하고 싶어진다. 그럼 그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던져 보자. 치킨이 영혼의 동반자라 아무래도 사귀기엔 무리인가? 내가 먹는 걸 반대하지만 않는다면 상관없나? 이참에 고기를 줄여 볼까? 식성을 보아하니 좀 까다로운 사람인가? 대답은 아주 다양할 것이다. 채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거창한 물음보다 한결 가벼운 듯한 이 질문은, 그보다 훨씬 섬세하게 평소의 생각과 취향을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유진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아이가 급식을 안 먹는 이유를 알게 된 유진은 이제껏 당연하게 여겨 온 일상을 돌아보고, 그 안에 늘 있었지만 외면해 왔던 다양한 선택지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유진의 곁에는 학교를 떠나거나, 길고양이를 구조하거나, 고기를 덜 먹는 등의 크고 작은 선택과 시행착오를 함께할 친구들이 있다. 물론, 무엇을 먹고 밤엔 무슨 꿈을 꾸는지 시시콜콜 알고 싶은 인생 최초의 짝사랑도! 무엇을 먹고, 누구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선택하기로 한 청소년들의 이야기 『브로콜리를 좋아해?』. 이 책은 제20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우리의 정원』을 통해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가진 힘, 청소년들의 유대에 대한 오롯한 믿음을 보여 준 김지현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소설이다.

[줄거리]
유진은 같은 반 최희원을 좋아한다. 교실에서 추리소설을 읽고, 휴대폰이 없고, 점심시간이면 도시락을 들고 사라지는 그 애 곁에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다. 그런 최희원이 고기를 안 먹는다는 걸 알게 된 유진은 새삼 학교 급식 메뉴가 온통 고기라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란다. 급식을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 거였다니! 그리고 좋아하는 애를 혼자 두지 않기 위해 시작한 유진의 도시락 모임은 점점 더 발을 넓혀 간다. 누구를 좋아할지, 무엇을 먹을지, 어떤 사람이 될지 직접 선택하기로 한 청소년의 아삭아삭한 사랑 이야기.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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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지현

저자:김지현
돌아보면어릴때부터늘글을써왔다.새로운세계를짓고이야기를만들때가장즐겁고충만하다고느낀다.『우리의정원』으로제20회사계절문학상을받았다.

목차

1가지
2양파
3아보카도
4강낭콩
5치커리
6방울토마토
7고구마
8양송이버섯
9피망
10콜라비
11양상추
12감자
13당근
14애호박
15시금치
16오이
17청경채
18케일
19샐러리
20아스파라거스
21옥수수
22브로콜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좋아하는사람이먹는모습을매일보고싶어졌다
유진은해야하는일이라면열심히해야마음이편하다.해야할일과하지말아야할일이분명해서학교를좋아한다.이상형은매사에완벽한사람…이었다,중학생때까지는.그런데같은반최희원을좋아하게되었다.교실에서추리소설을읽고,휴대폰이없고,점심시간엔도시락을들고사라지는최희원.우연히나눈대화에서최희원은유진에게고기를못먹는다고말한다.밀가루를못먹는사람도땅콩을못먹는사람도있으니고기를못먹는사람도있겠지.대수롭지않게생각한유진은새삼급식표를보고깨닫는다.급식에고기가전혀안나오는날은거의없고,채식의날은한달에한번뿐.최희원은급식을안먹는게아니라못먹는것이다!매점에서혼자도시락을먹는최희원을보며유진은억울해한다.

최희원은묵묵히도시락을먹었다.(…)꼿꼿하고단정한자세로앉아아주느긋하게.아무에게도들키지않을수있다면,나는그모습만내내구경할수도있을것같았다.좋아하는사람이먹는모습을보는건이런기분이구나.왜저모습을매일,급식실에서볼수없는거지?(48쪽)

『브로콜리를좋아해?』는유진의설레는사랑이야기가큰축을이룬다.유진이고기를덜먹기시작한이유는좋아하는사람이밥먹는모습을매일보고싶고,그를혼자두고싶지않아서다.이소박한이유는어떤지식이나논리보다자연스럽게독자의공감을이끌어낸다.누군가를좋아하면더궁금해지고,더가까워지고싶어지는건당연하니까.그런데최희원에대해알면알수록유진의세계는좁아지는것이아니라더넓어진다.

급식실에서도시락먹는아이들의그다음걸음은?
결국유진은고기를덜먹기로결심하고,수현과함께매점에서도시락을먹기시작한다.엉겁결에도시람모임이탄생한것이다.그이후로유진의눈에많은것들이들어온다.식단표에빼곡한고기는시작일뿐이다.늘지나는대로변엔삼겹살과족발집이즐비하고,학원건물에치킨집이세군데나되며,시험끝나는날이면으레‘몸보신’으로고기를먹었다는것도새삼깨달았다.인간은먹기위해태어나고,어떤동물들은오직먹히기위해태어난것처럼살아가도괜찮을까?
가장낯설어진곳은바로학교다.학교에선모두가하는대로하지않는것이문제일수있다는걸잘알고있었는데도,딱히도시락을먹을데가없는것은원망스럽고,왜급식을안먹냐고묻는선생님과학생들의시선이당황스럽다.하지만유진은거기에서멈추지않는다.영양교사를찾아가급식실에서도시락을먹어도된다는허락을받고,‘채식의날’을늘리기위해설문조사를하고,급기야‘채식급식레시피공모’에도전한다.물론도시락모임의수현,희원과함께다.대상을타서채식을홍보하겠다는수현,닭강정에들어있는떡을좋아한다는엉뚱한소리나하는희원,그런희원에게설레서심장이터질것같은유진.과연도시락모임은대상을거머쥘수있을까?
많은청소년소설에서학교는자유를제한하는곳으로그려진다.하지만『브로콜리를좋아해?』에서학교는안전하고견고하지만,변화할수있는공간이다.급식을안먹어서교무실에불려간유진은잔뜩긴장했지만담임은그저이유를묻고돌려보낸다.비건인영양교사는채식하는학생이함께할방법을고민하며‘소수의선택이라고해서정답이아니라는뜻은아니다.’고말해준다.늘다수와같은선택을하는게가장편하다고믿어온유진에게학교의변화는사회가변화할수도있다는것을시사한다.

삶에서가장중요한것은무엇일까?
유진의절친은오는고2가되자마자학교를그만두었다.여전히시간이날때마다연락을주고받지만유진은은오에게왜학교를떠났는지묻지않았다.그이유가너무낯설다면,은오와멀어질것이두려워서다.수현은빈교실의에어컨을꺼서에어컨빌런이라불리고,길고양이들을돌본다.임시보호중인고양이의입양자를구하는전단을붙이다교무실에불려간수현은이렇게투덜댄다.
“쌤이뭐라는줄알아?(…)중요하지도않은일에시간쓰지말래.그걸왜자기가정하지?이게중요한지아닌지.”(35쪽)
희원은말수가적고,취향이뚜렷하고,다른사람에게관심이없어보인다.그의꿈은‘한끼라도정성스럽게지어먹는어른’이되는것이다.그말은유진의마음에깊이남는다.

어쩌면한끼식사를대하는자세가그사람의삶의태도를보여주는지도모른다.내가아는사람중가장느긋하게밥을먹는최희원이직접음식을만들때는어떤얼굴이될지,나는어렵지않게그려볼수있었다.나는네가밥을천천히먹어서좋아,나도모르게그렇게말해버릴것만같았다.(118쪽)

채식이좋다고들말하니까좋은건알지만생각해본적은없고,타인을비난할생각은없지만나와는상관없다고생각하는유진은아주평범한사람이다.우리는보통그렇게살아가니까.그래서유진이채식에관심을가지고실천하는과정은의미있다.친구들을통해서유진은‘남다른삶’이조금도거창할것없고,누구나할수있는일이라는걸알게되었다.그리고자기삶에서무엇을중요하게여길지를고민한다.
『브로콜리를좋아해?』는‘채식’을권하는소설은아니다.그저백명의사람이백가지선택을할때,그선택에저마다다른이유가있다고말한다.그러니무엇을먹고,누구를좋아하고,어떤책이나음악을좋아할때다른누구도아닌나의선택을중요하게여기자고,그렇게해도괜찮다고말한다.학교와입시,많은과제와경쟁속에서정답을강요받고있다느낄청소년에게이작품은지금은희미해보일삶의다양한색채를돌려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