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한국학 선생님

베를린의 한국학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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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더는 변방이 아니다. 케이팝을 넘어 한국의 정치ㆍ사회ㆍ문화ㆍ역사를 뜨거운 학구열로 배우는 베를린의 한국학 이야기
남과 북을 아우르는 진정한 한국의 면면을 베를린에서 찾다
한국학이라는 학문에 대하여
대한민국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국민 모두에게 경이로움과 자긍심을 안겨줬다. 한강 작가의 작품들은 대한민국을 비롯해 전 세계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독서 열풍을 일으켰고, 더불어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불과 열흘 만에 일어난 일들이다. 한강 작가의 작품들이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데에는 그의 작품들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의 공이 크다. 그는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국학Korean Studies’을 전공하려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또 한편으로는 추상적으로만 느껴지는 ‘한국학’이란 과연 무엇이고, 누가 배우는 것일까?

유럽인들에게 생소한 ‘한국학’을 대중적인 학문으로 끌어올리기까지의 분투기
이 책은 저자 이은정이 2008년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의 첫 번째 정교수가 되면서부터 15년 동안 ‘한국학’을 베를린에 심고 중국학, 일본학의 단순한 비교 대상에 머물러 있던 학문을 독자적이고 대중적인 연구 분야로 만들기까지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그가 한국학 교수가 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은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서는 이의 도전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보여준다. 또 한국학과 학생들이 한복 입기, 케이팝 댄스 경연, 한류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한국 문화와 역사를 적극적으로 배우는 모습은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이 들 정도다. 한국으로 서머스쿨을 와서 템플스테이, 역사 기행을 하며 사제지간이자 한국학 동료로서 유대관계를 쌓아나가는 모습은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한국학연구소 정원에 한옥 정자를 세우고, 김일성대학 학생들과 교류하며, ‘아미’가 되어 학생들과 함께 덕질하는 저자의 진취적이고도 적극적인 모습은 우리가 잘 몰랐던 ‘한국학’의 매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더불어 보수적인 독일 학계에 뿌리 내리기 힘든 ‘젊은, 외국인, 여성’이라는 악조건을 물리치고 삼십 대에 하빌리타치온이라는 교수 자격을 취득하기까지, 그리고 300년 전통의 베를린-브란덴부르크 학술원의 최초이자 유일한 비유럽인 정회원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여정이 작가 특유의 열정과 분투 속에서 펼쳐진다.
저자

이은정

저자:이은정
1984년독일로건너가괴팅겐대학교에서정치사상사로박사학위를받았고,할레대학교에서교수자격Habilitation을취득했다.2008년베를린자유대학교한국학과의첫번째정교수가되면서당시중국학과일본학의비교대상으로만머무르던한국학을독자적이고대중적인연구분야로끌어올렸다.남과북의정치·사회·역사·문화·예술전분야를사회과학적방법론으로연구하는한국학연구소소장이자동아시아대학원원장으로지내고있다.아시아여성최초로역사문화학부학장을지냈다.2016년에300년역사를가진베를린-브란덴부르크학술원(구프러시아왕립학술원)최초의비서구,동아시아출신정회원이되었다.평화적인방법으로분단을극복하고통일된하나의국가를만든독일의경험을담은‘독일통일총서’를집대성한공을인정받아국민훈장모란장을받았고,이미륵상등을수상했다.독일어와영어로쓴저서12권과140편의논문을발표했다.한국어로『베를린,베를린』,『코로나팬데믹과한국의길』(공저),『통합그이후를생각하다』(공저)등을썼다.

목차

들어가며

1부나는베를린의한국학선생님
선생님,우리선생님
무모함이이끈독일유학
대학도시괴팅겐과독일인에대한허상
동독의흔적이남아있는할레
하빌리타치온:독일학자의통과의례
동아시아연구자들의집결지,도쿄
두통의편지
한국학이라는학문을하는교수
베를린,베를린
독일통일배우기
김일성대학교와조선서원
베를린에온특별한손님

2부함께만드는한국학
한옥정자를품은아르데코빌라
한국의화초가자라는베를린의정원
80벌의한복
북치고장구치는선생님
한국학을전공하는독일대학생
내가케이팝을사랑하게된이유
평안도억양을지닌독일인한국어선생님
케이팝댄스경연장이된학교
BTS영화로동아리활동을
학생들과함께떠나는한국역사기행
사찰에서배우는한국문화
우리들만의졸업식

3부한국을심기위한말걸기
독일에상륙한한류에올라타기
한국적인것을즐기는젊은이들응원하기
BTS와배우는한국어를제2외국어로
독일언론에대응하기
코로나와함께부상한혐오와차별에맞서기
일상적인종주의라는숨겨진폭력에맞서
참을수없는고질병,유럽중심주의와맞장뜨기
독일인들에게묄렌도르프알리기
하멜상제정유감
기산김준근의그림이한국미술의정수를보여준다고?
훔볼트포럼의한국갤러리를위해

맺음말

출판사 서평

더는변방이아니다.케이팝을넘어한국의정치.사회.문화.역사를뜨거운학구열로배우는베를린의한국학이야기
남과북을아우르는진정한한국의면면을베를린에서찾다

한국학이라는학문에대하여
대한민국최초,아시아여성최초라는수식어가붙는한강작가의노벨문학상수상은국민모두에게경이로움과자긍심을안겨줬다.한강작가의작품들은대한민국을비롯해전세계독자들의뜨거운사랑을받으며독서열풍을일으켰고,더불어한국문학에대한관심도크게증가했다.노벨문학상수상발표이후불과열흘만에일어난일들이다.한강작가의작품들이전세계독자들을사로잡은데에는그의작품들을영어로옮긴번역가데보라스미스의공이크다.그는독학으로한국어를배우고,한국학석박사학위를받았다.최근몇년사이에전세계적으로한글을배우려는사람들뿐만아니라‘한국학KoreanStudies’을전공하려는이들이기하급수적으로늘고있다.우리가당연하게잘알고있는것같지만,또한편으로는추상적으로만느껴지는‘한국학’이란과연무엇이고,누가배우는것일까?

유럽인들에게생소한‘한국학’을대중적인학문으로끌어올리기까지의분투기
이책은저자이은정이2008년베를린자유대한국학과의첫번째정교수가되면서부터15년동안‘한국학’을베를린에심고중국학,일본학의단순한비교대상에머물러있던학문을독자적이고대중적인연구분야로만들기까지의고군분투를담았다.그가한국학교수가되기까지의우여곡절은주어진환경에안주하지않고스스로길을찾아나서는이의도전이얼마나매력적인지보여준다.또한국학과학생들이한복입기,케이팝댄스경연,한류동아리활동등을통해한국문화와역사를적극적으로배우는모습은한국인으로서자긍심이들정도다.한국으로서머스쿨을와서템플스테이,역사기행을하며사제지간이자한국학동료로서유대관계를쌓아나가는모습은부럽기도하고한편으론우리자신을되돌아보게한다.한국학연구소정원에한옥정자를세우고,김일성대학학생들과교류하며,‘아미’가되어학생들과함께덕질하는저자의진취적이고도적극적인모습은우리가잘몰랐던‘한국학’의매력을구체적으로보여준다.더불어보수적인독일학계에뿌리내리기힘든‘젊은,외국인,여성’이라는악조건을물리치고삼십대에하빌리타치온이라는교수자격을취득하기까지,그리고300년전통의베를린―브란덴부르크학술원의최초이자유일한비유럽인정회원으로자리잡기까지의여정이작가특유의열정과분투속에서펼쳐진다.

베를린에서만나는서울과평양의시간
1부<나는베를린의한국학선생님>에서는작가가한국학선생님이되기까지의여정을담았다.그는중학교때칼세이건의《코스모스》에빠져천문학자가되길원했으나딸이아나운서가되길바라는엄마의강요로정치외교학을전공하게된다.그러다정치학개론수업에서운명처럼만난스승덕에대학2학년을마치고막스베버의나라독일로유학을떠난다.1980년대초의유학생활이란지금과비교할수없을정도로열악한환경.주변의반대와걱정을무릅쓰고호기롭게떠났으나일주일만에다시귀국을결심한딸에게이왕독일에간거한달만놀다오라는엄마의한마디는저자를괴팅겐에서박사학위까지마치게해줬다.그러나수석졸업과각종장학금등젊은학자가할수있는최고의성과들을쌓았음에도‘아시아여성’이라는차별의벽은높았고,유럽중심주의를극복해야했다.
2008년베를린자유대한국학과겸한국학연구소의첫번째정교수이자초대소장이되면서새로운길이열린다.정치학박사로학문에만매진하던작가의일상은한국학만들기와한국알리기로채워진다.독일통일이후독일연방정부가체제전환과정에서사회?정치?경제적통합을위해펼친정책들을정리한‘독일통일총서’30권을거의10년에걸쳐정리해낸작가는함께살아갈수있는하나의체제를만들려면서로의삶의경험을존중해야한다는것에주목한다.그리고대내외적으로한반도의분단과평화,통일문제에관해끊임없이목소리를낸다.그는김일성대학과의교류를위해평양에방문하기도하고,김일성대교수들과협력해북한에있는조선서원들을연구하기도한다.또세계각국의학생들이참가하는베를린자유대계절학기수업에김일성대학교학생들을초청해남북한학생들의자연스러운만남의장으로만들기도한다.분단체제의상징이자분단과갈등을극복하고합의를만들어낸베를린에서울과평양을잇는공간을만들고싶어하며,한국학과학생들을데리고서울과평양에서서머스쿨을진행하는꿈을꾼다.

한국사람들보다더한국을깊이이해하기위하여
2부<함께만드는한국학>에는학생들에게한국어로“선생님”이라고불리는작가와학생들을“우리아이들”이라고애정을담아부르는작가가함께만들어나가는한국학의구체적내용을생생하게담았다.한국학교수로“황금알을낳고털과유유를생산하는돼지”처럼다방면으로애쓰던작가는2018년모두가들어가고싶어하던건물로한국학과를옮긴다.10년사이한국학과의학생수가폭발적으로늘어나고한국학의위상이높아진덕이다.작가는특유의추진력으로한옥박람회를마치고해체분해해한국으로들여가는정자를한국학연구소의정원으로옮겨온다.아르데코양식의한국학연구소빌라와한옥정자는이제베를린자유대의상징이되었다.한옥정자의상량식엔남과북의대사가함께막걸리를뿌리며고수레를하는역사적인장면을만들어냈다.

그날의사진을보면남과북두대사와그들사이에서서팔짱을낀나까지해서마치조국은하나라는것을상징적으로보여주는것같다.물론미리계획한것은아니었다.그냥내손이서로의마음을알고그렇게움직였다.(98쪽)

10월새학기가시작될때한국학과신입생들은한복을입고연하장사진을찍는다.
지금처럼한복대여점이없던시절,작가가한복을체험해볼기회를학생들에게만들어주려고주변의지인들에게부탁해장롱에서잠자던한복들을모아들인것이다.이제는하나의연례행사로자리잡은이행사의뜻밖의수혜자는작가자신이다.저자는독일에서공부하는동안엔한국의명절을아예잊고살았고,어릴때조차거의입어본적없는한복을한국학과선생님이되어서자주입는다.한국의미를시각적으로잘보여주는것이바로한복이기때문이다.
한국학은한국어뿐만아니라한국문화와사회,역사와정치를이해하고학문적으로분석하며,지역학적으로남과북을모두아우르는학문이다.평양에서유학해평안도억양을지닌독일인한국어선생님덕에남한과북한의언어를비교하는어학수업도들을수있다.졸업논문으로는한국정치와남북관계,북핵문제를비롯해페미니즘과성차별,청소년자살,인종차별문제등한국사회에서일어나는현안들을다룬다.또한국으로학생들과서머스쿨을와서는광복절수요집회에참여하기도하고,제주4.3현장을비롯해대전형무소등역사기행을하며생생한체험의장으로삼고,송광사,갑사등에서108배와새벽예불을드리며템플스테이를한다.이들이한국에서교환학생을할때가장부러워했다는졸업식행사는사실독일사회에는없는의식이다.작가는한국학과에만존재하는졸업식을학생들과함께축제처럼준비한다.졸업가운을대신한색동비단으로만든한국학과숄을어깨에두르고연구소정원에서부모님,친구들과함께기념사진을찍는학생들의얼굴엔미소가가득하다.오히려지금우리사회에서는사라지고있는풍경이다.

우리학생들이모두함께하는졸업의식을통해나는동문개념이없는이들에게한국의동문개념과는다르게긍정적인의미로한국학공동체라는의식을심어주고싶었다.앞으로유럽과독일사회에서한국전문가로많은활약을해주길바라는나의소망이그들에게전해지기를바랐다.163쪽

BTS다큐멘터리영화가베를린에서상영하는날,이들은관객들을대상으로한류관련설문조사를한다.그결과팬데믹기간에케이팝을좋아하게된청소년들은중국과일본보다한국을먼저알게된첫번째세대라는것을확인하게된다.이는작가가강력하게주장하는것이기도하다.작가는팬데믹이한창기승을부리기시작하던2020년을전후로독일에불기시작한한류바람을보고,한국을심는일이구체적으로성과를거둘수있겠다는희망을보았다.

때로는응원하며때로는논쟁하며
3부<한국을심기위한말걸기>에서는한국적인것을즐기는독일젊은이들을응원하는한편한국의위상과면모를한층더끌어올리기위해서어떤노력들을해야하는지에대해작가자신의의견을피력한다.코로나와함께부상한아시아인에대한혐오와차별은경계하면서역으로우리또한다른문화권의사람들을편견과선입견으로대하고있는건아닌지돌아보게한다.작가는한국에긍정적인이미지를갖고있는젊은세대와달리독일의주류지식인기성세대에뿌리깊게박혀있는유럽중심주의에맞서학계와언론을대상으로논쟁벌이는것을마다하지않는다.

유럽중심주의의지적오만함이하늘을찌르는베를린의한복판에서나는날마다지적전쟁을치르고있다.지금도동아시아에는철학이없다고믿는철학자들과논쟁을벌여야한다.이전쟁에임하는최고의무기는논리적으로그들을납득시키는것이다.그것은그들의논리에내재된모순을체계적으로보여줄때비로소가능해진다.그를위해유럽사상가들이동아시아를보았던시각의변화와그원인을분석하는작업을나는마치수행하듯30년째이어오고있다.(196~197쪽)

한편으로는구한말조선의개혁을위해노력한묄렌도르프를독일인들에게알리는작업을하고,‘하멜상’대신‘묄렌도르프상’을만들것을제안한다.하멜의조선에대한부정적평가때문에19세기말까지도한국이유럽인들에게얼마나안좋은선입관으로자리잡게되었는지를아는데도유럽한국학회가단지그가처음으로조선을유럽에알린사람이라는이유로하멜상을제정했다는것에대해작가는강하게반발한다.
여전히뿌리깊게박혀있는기성세대의동아시아관이그대로반영된것이라할수있는훔볼트포럼동아시아관의한국갤러리에대해서도강한아쉬움을표한다.중국실과일본실사이에놓여있는한국실은규모도그둘에비해터무니없이작지만,전시물도초라하고“한국을중화제국의변방으로분류하던독일인들의전통적인동아시아인식을공간적으로옮겨놓았다는”인상을주기때문이다.이런이유들로베를린의한국학선생님이은정은독일과유럽속에한국을심기위한말걸기를오늘도계속해나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