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무지개가 떴다 - 사계절 동시집 22 (양장)

내 눈에 무지개가 떴다 - 사계절 동시집 22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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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작은 존재들을 향해 이은 무지개 울타리에서
동심과 협심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함민복 시인이 동심으로 길어 올린 연못에는 무지개가 담겨 있다. 누구 하나 배척하지 않고 고양이며 수련 꽃이며 달과 얼음까지 모두가 온 계절을 즐기고 가도록 훤히 문을 열어 둔다. 시인은 우리가 쉽게 잊고 마는 존재들에게로 계속해서 손을 뻗는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곳은 비단 인간만이 아닌 모두가 연결된 세계이기에. 그가 세 번째로 펴낸 동시집 『내 눈에 무지개가 떴다』는 어린이를 비롯한 작은 존재들의 크디큰 외침을 그러안은 시편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어둠처럼 보이는 그늘을 보고도 “분명 내 편!”을 외치는 두더지처럼 밝은 기운을 껴안고, 시험을 못 보고 반려동물과 예기치 않은 이별을 겪더라도 “울음지고 (…) 피어나자”고, “째-각, 째-각, 째-각” 앞으로 나아가 보자고, 시인은 소소(小少)하며 소소(炤炤)한 존재들을 향해 너른 무지개 울타리를 잇는다.

함민복의 동시는 질문을 남긴다. 어떻게 사는 게 좋은 삶일까. 좋은 언어는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완전한 상실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기를 수 있을까. 질문을 얻은 것만으로 충만해진다. 우리 삶은 수많은 관계 속에 존재한다. 함민복 시인의 동시를 읽으면 세계를 관계 속에서 바라보게 된다. - 우경숙(아동문학 평론가)

저자

함민복

저자:함민복
충북충주에서태어나서울예술대학문예창작과재학중『아동문학평론』과『세계의문학』으로등단했습니다.지금은강화도에머물며계속해서시를쓰고있습니다.그동안동시집『바닷물에고,짜다』『노래는최선을다해곡선이다』『날아라,교실』(공저),시집『우울씨의일일』『자본주의의약속』『모든경계에는꽃이핀다』『말랑말랑한힘』『눈물을자르는눈꺼풀처럼』,산문집『눈물은왜짠가』『섬이쓰고바다가그려주다』등을썼습니다.권태응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김수영문학상,박용래문학상,애지문학상,윤동주문학대상등을받기도했습니다.

그림:송선옥
이야기를만들고그림을그립니다.쓰고그린책으로『내가안아줄게』『다람쥐로로』『토끼그라토』『상자가좋아』『딱맞아』등이있고,그린책으로『토마토기준』『고양이2424』『달걀귀신』『덜덜이와붕붕이』등이있습니다.

목차


시인의말

1부비밀은깜깜
나도몰래|강아지산책|참새발가락|소리당번|꽃들의비밀|고양이와연못|소방차|바람은|와락,엄마위로하기|대나무|내눈에무지개가떴다

2부가두고갇혀있고들어가고
저울은잘못이없다|착한핑계|번개|홍매화|주걱과미끄럼틀|튀밥|냉장고문빨리닫아라!|인형|게임|버스의꿈|밤새눈내린아침

3부울음지고피어나자
혼자집을보며|질문속답|바람의발|꽃비와빗꽃|바쁘다바빠|허리|거울2|지구이불|나팔꽃|꽃앞에서|새식구|몰라|환한가을|은행나무

4부째―각째―각,우리간다
기차발자국|장마|발뒤꿈치|숨바꼭질|쌀과빵|세월의시계|시계소리|두더지|똥탑|
오징어|징검다리

해설│우경숙

출판사 서평

작고사소한존재로부터
“무지갯빛생각의춤”이피어오른다

작은연못에는누가다녀갈까.물을터로삼는생물뿐만아니라,시인은연못에비친무지갯빛존재들을모두끌어안는다.자본주의에서소외된이들에주목하며시를써온그의세계관은있는그대로를눈여겨보는어린이들의세계와일견맞닿는구석이있다.시인은작은존재가지르밟고간무지갯빛흔적에귀를기울였다.

고양이는부드러운눈보다
딱딱한얼음을좋아하나보다

아니,얼음장아래갇힌
금붕어들숨이막혀죽을까걱정되어
숨구멍을뚫어주려했었나보다

한곳만을반복해핥다간
고양이혓바닥자국
옴폭!
-「고양이와연못」부분

연못에새겨진“고양이혓바닥자국”에서고양이보다더작은금붕어의숨결을떠올리는시인의눈길은계속해서우리가무심코지나친작디작은존재에게로향한다.복숭아나무잔가지는참새의가느다란발가락에비하면오히려너무굵고(「참새발가락」),“하얗게/질려/매끄럽던살갗이/까슬까슬”해진튀밥의몸체에서처음세상으로나서는어린이의두려움을떠올리는가하면(「튀밥」),시침,분침도아닌초침의“째-각,째-각,째-각”소리에서“지나온시간속으로/되돌아가고싶은사람들마음”을아로새긴다(「시계소리」).함민복시인에게는거대한이들보다작은것들의목소리가더욱생생하다.작은목소리가층층이쌓인이동시집은누구보다어린이들의고개를주억거리게만들것이다.

“마음속에도연못이있습니다.동심이파놓은연못입니다.부드럽고따뜻한설렘과푸른호기심이늘출렁거립니다.그투명한연못이비춰준무지갯빛생각의춤들을여기시로옮겨보았습니다.”-시인의말에서

홀로우뚝설수만은없는,
저마다의손을맞잡고나아가는세계

동시집의대문을연시「나도몰래」에는함민복시인이지향하고,또모두가일구어나갔으면하는삶이깃들어있다.“웃고있는아기를보면/따라미소가번지”듯,이세계에살아가고있는이들간에는“보이지않는신기한/끈”이이어져있다.“선한이는자신의삶이다른이들의삶과유기적으로연결되었다고믿으며살아간다”(우경숙)고했듯이,우리는연대의품안에서삶을이어갈수있다.

엄마,아빠생일
동생,친구생일
강아지,고양이생일
학교,나라생일
(…)
다른생일들이없다면
내생일은건너뛸수없는
너무나먼
징검다리돌
-「징검다리」부분

자신의생일을목이빠져라기다리는어린이들이많을터,시인은그평범한순간에서어린이들이자신이아닌타인을발견하는눈을키울수있게“너무나먼/징검다리”로이끈다.이징검다리는사람뿐만아니라우리가잊고지낸,한때생명이었던존재에게로까지이어진다.똥으로서새로운길을떠나는생명들은인간의몸을향해“우리가소중한목숨을바쳐쌓은탑이야”(「똥탑」)라는기똥찬선언을내비친다.자못유쾌하면서도서늘한선언은,생명의숨소리를가까이하기어려워진오늘날의어린이들에게우리가발딛고있는세계를되돌아볼수있게한다.사람들은사계절의한층한층을덮고살아가니(「지구이불」),냉장고에갇혀있고가두어버린자연의외침을나몰라라하지않아달라고(「냉장고문빨리닫아라!」)시인은나지막이전한다.

울음지고피어나자
모두가둘러앉은세상에서

너랑산책하던
이길에

토끼풀도있고
돼지풀도있고
강아지풀도있다

무지개다리건너간
너만이제없다

앞서걷다뒤돌아보던
네눈동자어디로간거니!
-「내눈에무지개가떴다」전문

허전한길앞에서시인은또다른길을떠올린다.“무지개다리건너간/너”를그리워하는순간에피어난무지개,여느때보다환상적인무지개는눈앞에오래자리한다.몇해전떠난작은존재를잊지않으려는시인의다짐은하늘에서땅끝까지이어진무지개다리로연결되고,그길을타고새로운가족이찾아온다.“무지개다리건너간네가/어느날다시돌아올것만같아/치우지못한네집에/길고양이두마리가들어와산다”(「새가족」)빈자리를그리움이채우고,그리움이더두터운사랑을불러온다.시인은“까치랑참새랑도밥을나눠먹던/착해빠진”(「새가족」)작은존재에게서나누는삶을배운다.모두를그러안는무지개가시인의눈에뜬까닭일것이다.부디이동시집을읽는어린이들의품안에도널따란무지개가자리하기를바란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