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이 마을에 어서 와! - 사계절 저학년문고 74

다랑이 마을에 어서 와! - 사계절 저학년문고 74

$12.00
저자

안미란

저자:안미란
『씨앗을지키는사람들』로창비좋은어린이책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모든생명이함께살아가는세상을꿈꾸고,이야기로씁니다.『너만의냄새』,『동동이실종사건』,『그냥씨의동물직업상담소』,『내겐소리로인사해줘』등많은어린이책을썼고,2024년IBBY(세계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아너리스트에올랐습니다.

그림:김민우
오랫동안애니메이션만드는일을하다가지금은주로그림을그리고,글을씁니다.그림책『황금고라니』,『우리,섬에가보자!』등을지었고,어린이책『학교옆만능빌딩』,『호호당산냥이』등에그림을그렸습니다.구윤미작가와함께작업한『여름,제비』가2024년서울국제도서전‘한국에서가장즐거운책’에선정되었습니다.

목차


킁킁이와두드리
여름이야기먹돼지폭풍
가을이야기지진이다지진!
겨울이야기얘들아학교가자
다시봄이야기안녕,반달아

출판사 서평

다랑이마을은어떤곳일까?
‘다랑이’는산골짜기비탈진곳에만든좁고긴계단식논을가리키는순우리말이다.‘다랑이마을’이라는이름답게,다랑논은킁킁이와두드리가뛰노는공간이자빼빼영감이벼농사를짓는터전으로작품곳곳에자연스레녹아들어있다.네모반듯한논에익숙한독자라면마치파도처럼구불구불한다랑논풍경에호기심을느낄지모른다.이야기의중심소재가아닌,그저배경에가까운‘다랑이’가당당히제목에자리한이유는그곳이이동화가지향하는자연과인간의조화를상징하는공간이기때문이다.
이제한국에서도몇군데남지않았다는다랑논은산에서도농사를지어야했던우리조상들이산세를따라곡선으로개간한땅이다.자연의흐름을거스르지않는것이한뼘의논이라도더넓히는방법이라니,참절묘한이치이다.산에기대어살아야하는것은인간이나동물이나마찬가지다.인간이자연이나동물을가지거나거느리려하는게아니라,자신역시자연의일부라여길때진정한조화가이루어진다.
『다랑이마을에어서와!』는그‘다랑이’를꼭닮은창작동화다.등장동물과등장인물들은,동물과인간이사는곳이엄격하게나뉘어야안전하다믿는요즘도시사람들이당황해할만큼서로의영역을자연스럽게넘나들고,그바람에한바탕소동이일어나기도하지만이내지혜롭게균형을찾아간다.

인간이보내온신기한초대장
낮잠을자던킁킁이에게두드리가찾아와,또다른킁킁이가나타났다고알린다.알고보니인간들이천에다킁킁이를그려나무에걸어놓았다.킁킁이와두드리는고민끝에그것이,산기슭다랑논에사는빼빼영감이보낸초대장이라는결론을내린다.지난가을,빼빼영감은밭에서고구마를뽑아풀숲에자꾸만던졌다.킁킁이와두드리는그걸아주맛있게먹고,나름대로보답도했다.

“킁킁아,그때빼빼영감은고구마를같이먹고싶었을거야.”
킁킁이도이제생각났어요.맛있는건여럿이먹어야더좋잖아요.
“맞아,우리도가을에알밤이랑가래열매랑도토리랑조금씩조금씩남겨놨는걸.”
(23쪽)

킁킁이와두드리는인간의글자를몰라서알아보지못했지만,사실두드리가발견한현수막에는“멧돼지출현주의”라고적혀있다.더구나빼빼영감은큰멧돼지들이고구마밭에들어가고구마를먹어치우는바람에,화가나서고구마들을숲에던진거였다.그런데어린동물들은빼빼영감이고마워서자신들을초대했다고받아들인것이다!킁킁이와두드리는무척반가워하며기꺼이초대에응하기로한다.먹돼지폭풍이치는밤,무슨일이일어날까?

어린동물들의시선으로바라본인간의모습
킁킁이와두드리는“어른사람”이위험하다고배웠다.물론누가알려주지않아도본능적으로느껴지기도한다.그럼에도불구하고둘은빼빼영감을두려워하지않는다.산에서나는것은모든동물이나누어먹어야한다고배웠고,산에기대어사는빼빼영감은둘에게먹이를나누어먹어야하는이웃이기때문이다.
그렇다고킁킁이와두드리가인간을가깝게여기는건아니다.어른사람이왜밤나무를마구흔들어,벌어지지도않은밤송이를억지로열면서까지알밤을독차지하려하는지도무지이해할수없다.때가되면밤나무가밤송이를내줄테고,그때는가시송이가벌어져알밤이톡떨어질텐데말이다.욕심쟁이인간이제풀에놀라던져두고간알밤은킁킁이와두드리,그리고온산의동물들이적당히나누어먹는다.그러고도숲에남은알밤은아마도나중에밤나무로자랄것이다.
『다랑이마을에어서와!』의주인공인너구리두드리와멧돼지킁킁이는인간과아주가까이에살아서더욱오해받기쉬운동물이다.멧돼지는자꾸만산을내려와민가에피해를주는대표적인동물이고,너구리는도심에서도주로관찰되어광견병에주의하라고들한다.안미란작가는오히려그너구리와멧돼지의입장에서이야기를이끌어간다.두동물은마치인간이그러듯,자신들과아주가까이에사는인간들을관찰하고,인간을잘안다고생각한다.작가는그과정에서생기는오해와절묘한이해를아주능청스러운이야기로풀어냈다.절로웃음이나는소동들에독자들은자신도모르는사이에어린동물들로부터자연의이치를배운다.

따로또같이,우리는좋은이웃이될수있지
『다랑이마을에어서와!』는킁킁이와두드리가일년내내마을을누비며신나게노는이야기다.다랑이마을은킁킁이와두드리의집이라,그둘이못갈곳이란없다.동시에다랑이마을은빼빼영감의집이기도하다.빼빼영감이못갈곳이란없다.하지만킁킁이와두드리는사람아이들과다니는학교를늘궁금해하면서도결코교문을넘지않는다.한겨울꿈속에서킁킁이와두드리가함께찾아간학교는무척재미있는곳이지만,“고양이출입금지”가떡하니붙은곳이기도하니까.
안미란작가가꿈꾸는인간과자연의공존은꿈속모험이아니다.노란인식칩을달고나타난아기반달가슴곰반달이가영감의효소단지를깨뜨렸을때,빼빼영감은위험한곰을산에풀어놓았다고노발대발했다.하지만“동물이살던데로먼저넘어간건사람”이라는말은영감을생각에빠지게한다.그리고얼마뒤,빼빼영감은산나물을캐러나서며작은종을챙긴다.

땡그랑땡.
찌르레기한마리가푸드덕날아올랐어요.뒤따라다른새들도날아올라멀리가버렸어요.새들은알아서빼빼영감과적당히떨어지기로한것이에요.고라니도토끼도종소리를듣고멀찌감치떨어져다른길을잡아요.(116쪽)

영감이동물들이알아서피할수있도록종소리를울리고,킁킁이와두드리가“사람이다니는오솔길”을피해산길로만다니는것.동물과사람이이세상을함께살아야한다는것을받아들이고,적당한거리를지키며함께살방법을궁리하는태도가바로이작품이전하려는진짜공존의의미다.그리고그것은동화에서만일어나는일이아니라,아주오래전에는충분히실현가능했던,조금은너그러운현실이다.

줄거리
호기심많은너구리두드리와씩씩한멧돼지킁킁이는단짝이야.둘은언제나함께야.다랑논옆빼빼영감네집에초대받고,산아래학교에놀러가고,노란쇳조각을단반달이랑놀때도!산과밭이내준것은나누어먹고,밤나무가알밤을줄때까지기다리고,동물과사람이모두이웃인다랑이마을에놀러올래?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