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인생은놀면서살기로마음먹은순례할머니와
날마다놀아도또놀고싶은열살건우가만났다!
『지구행성에서너와내가』로청소년에게삶의저변에숨어있는희망을전한김민경작가가이번에는어린이들을위해‘신나게놀아도괜찮은놀이한마당’을담아낸동화로찾아왔다.작가는그간잊고지냈던어린시절실컷놀았던기억을떠올리며,그시간에함께했던이들을동화에풀어냈다.작가특유의따뜻함을담은이야기는주인공건우와비슷한나이대의어린이들에게영상이아닌동화만이줄수있는서정성을담뿍전한다.
한평생일하며살다칠십살이되어서야‘놀라고산다!’는예언과도같은외침을듣게된순례할머니.순례씨는그길로조금이라도건강할때마음껏놀기위해직장을그만두고,놀거리를찾아나선다.하지만놀아본사람이놀줄도안다고,순례씨는집과경로당을오가다이내발길을돌린다.그러다우연히들어간학교운동장에서한아이를보게된다.다들바삐교문을빠져나가는데,그아이만혼자철봉에매달려있다.‘왜혼자놀지?’
“이동화를쓰는동안사방치기나땅따먹기를오랜만에해보면서다짐했어요.앞으로는놀면서살거라고요.어린이나어른이나날마다노는시간을가져서세월이지나도마음속에서은은히빛나는보석같은추억을많이만들면좋겠어요.혹시알아요?건우와순례할머니처럼둘도없는친구가될지도모르잖아요!”_작가의말
오늘날어린이들이노는데필요한건
맨땅과달빛받은돌멩이그리고눈을맞출친구면충분하다
학교운동장에서누나를기다리던건우는정글짐을오르는할머니를발견한다.‘왜할머니가학교에있지?’불어오는달곰한바람때문이었을까.정글짐꼭대기에서만난두사람은심심함을가득품은마음을서로에게들춰보인다.그날부터건우와순례씨는‘혼자보다는둘이더재밌으니까’하는마음으로함께놀아보기로한다.규칙은학교운동장에서,누나학원이끝날때까지만으로정했다.
운동장에서할수있는놀이를찾다,순례씨는어린시절달이뜰때까지놀았던기억들을하나둘떠올린다.소원을들어준다는달빛받은돌멩이로하던전통놀이들을건우와함께한다.“그거재미없는데”시큰둥해하던건우는기존의놀이방법에새로운규칙을더해놀아보자는순례씨의제안에어느새적극적이나선다.더재밌게놀기위한아이디어를내고,함께규칙을조율하면서건우는얼마전친구에게버럭화냈던일을떠올린다.이기고싶어서,멋진모습을보이고싶어서자꾸만자라나는뾰족한마음은건우를무겁게한다.
사방치기를하던도중건우는금을밟게되고,실수했다는생각에순례씨에게도불쑥짜증을내고만다.그런건우의모습에서순례씨는어린시절자신의모습을발견한다.순례씨는칠십이넘은이순간에도놀면서이기고싶고잘하고싶어하는자신의마음을건우에게솔직하게들려준다.그때부터건우는자신과같은마음인할머니가실수하거나놀이에서질때마다어떤태도를하는지보게된다.‘처음부터잘하는사람은없어.그리고기다리면다시기회가오잖아!’
그리고다시노는동안,건우는순례씨에게화를냈다는미안함과또그러면어떡하지하는조바심으로꽁꽁엉켜있던마음이흐르는땀과함께조금씩풀리는걸느낀다.서먹했던순간에도순례씨는건우의눈을맞추고,이야기를듣고,곁을함께한다.실컷몸을움직이고난후에건우는자연히가장중요한또하나를알게된다.‘시간이지나도잘못한일에대해서는진심으로사과해야해.’
“할머니,실수해도괜찮아요.실수는아름다운거예요.”
있는그대로의마음을들여다보고,진심을다해전하는용기에대하여
남의땅따먹기를하는건우의반짝이는두눈을보면서,순례씨는즐겁게노는사람은보는것만으로도빛이난다는사실을새삼깨닫는다.건우와함께놀며순례씨는그동안바쁘게사느라잊었던평범하고도소중한기억들을떠올리게된다.건강하게지내는것만으로도박수받았던어린시절,한참놀다와서도아쉬움에마당을기웃거리던자신의곁을함께해주던할머니,하루동안속상했던마음을스르르풀어주던누군가의다정한목소리들까지.그래서일까,순례씨는토라지고분한마음을숨기지못하는건우를보며저렇게하면안되는데하는마음보다공감이먼저되었다.순례씨는공감하면서도섣불리아는마음이라단정하지않고,이해하면서도무언가를먼저제시하기보다조금더건우를기다려주었다.
시간이걸려도진심을다한마음은전해진다는동화의메시지는건우가몇번을주저하면서도마침내용기를내친구에게진심으로사과하는장면으로보여진다.자신의행동을있는그대로살펴보고,받아들이고,그마음을정리해상대에게용기내전하는과정에는자연히시간이걸린다.동화속순례씨를비롯한어른들은건우와어린이의곁에서재촉하거나미리방법을제시하기보다어린이자신이스스로방법을찾아갈수있게한발물러서기다려줄뿐이다.그리고그곁을함께지켜준다.어쩌면어린이들이마음껏노는데에필요한건값비싼무언가보다그마음을들여다봐주는조금더긴시선,그리고맨땅이라면어디서든돌멩이하나만으로도놀수있는몇가지전통놀이면충분하지않을까.날마다놀아도더놀고싶은어린이와그저놀궁리만하던그시절로돌아가고싶은어른들에게권하고싶은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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