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은 소년

국경을 넘은 소년

$13.00
Description
볼모가 된 세자와 간자가 된 노비,
시련과 한계에도 새로운 세상을 꿈꾼 이들의 용기 있는 선택
사계절아동문고 118번째 책 『국경을 넘은 소년』은 조선이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뒤, 서로 다른 이유로 국경을 넘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억울하게 죽은 어머니의 한을 풀려다 양반에게 맞아 죽을 뻔한 노비 소년 돌쇠는 조선에서 노비로 태어났으나 청나라에서 신분 상승에 성공한 역관 정명수 덕분에 목숨을 구한다. 정명수를 따라 청나라로 간 돌쇠는 은밀한 지령을 받고, 볼모로 끌려온 조선의 세자가 산다는 심양관에 숨어든다. 백성을 위기에 빠뜨린 원흉일 거라 믿었던 세자에게는 놀라운 비밀이 있다. 노비가 잘사는 조선을 만들겠다던 정명수와 자신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 준 세자 사이에서 돌쇠는 갈등한다. 과연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노비에게도 정말 새로운 세상이 찾아올까?
『국경을 넘은 소년』은 병자호란 당시를 다루었던 많은 역사동화들과 달리, 전쟁으로부터 수 년이 지난 뒤의 청나라라는 색다른 시공간에서 이야기를 펼친다. 그럼으로써 오히려 그 전쟁이 노비부터 왕족까지 수많은 백성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더욱 생생하게 보여 준다. 또한 주인을 배신한 노비와 노비 출신의 역관, 포로가 된 세자라는 남다른 인물들을 중심으로, 어린이 독자가 혼란스러운 시대에 옳은 선택을 한 사람들의 고난과 용기에 깊이 공감하게 한다. 사뭇 이국적인 배경 위를 힘차게 달리는 소년을 담은 표지 그림에서부터 ‘평범한 역사동화’와는 다른 기대를 품게 하는 『국경을 넘은 소년』. 조선을 떠난 노비 소년이 맞닥뜨린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저자

문부일

햇살,바람,돌담,사투리가아름다운제주에서태어났습니다.문화일보신춘문예에동화,전북일보신춘문예소설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어린이와청소년을위한다양한장르의글을쓰고있습니다.쓴책으로『사투리회화의달인』,『글쓰기싫어증』,『책읽기싫어증』,『73일의비밀』,『4월,그비밀들』,『반전있는조선역사』,『한반도최초의히어로들』등이있습니다.

목차

1.주인을고발할수없다고?ㆍㆍㆍㆍ7
2.복수할거야!ㆍㆍㆍㆍ13
3.농사짓는조선왕자ㆍㆍㆍㆍ23
4.첫편지ㆍㆍㆍㆍ34
5.함정이있다ㆍㆍㆍㆍ42
6.조선백성을사고판다고?ㆍㆍㆍㆍ50
7.내이름은대호ㆍㆍㆍㆍ60
8.쓰러진돌도령ㆍㆍㆍㆍ69
9.사라진돈ㆍㆍㆍㆍ76
10.거상이될수있다고?ㆍㆍㆍㆍ84
11.세상에이렇게나라가많다니ㆍㆍㆍㆍ89
12.놀라운비밀ㆍㆍㆍㆍ98
13.마지막정보ㆍㆍㆍㆍ107
14.당당하게안채로ㆍㆍㆍㆍ113
15.척척박사탕약망ㆍㆍㆍㆍ119
16.의형제탄생ㆍㆍㆍㆍ126
17.결전의날ㆍㆍㆍㆍ131
18.마지막인사ㆍㆍㆍㆍ141
19.덕국으로출발!ㆍㆍㆍㆍ146
작가의말ㆍㆍㆍㆍ154
역사해설ㆍㆍㆍㆍ156

출판사 서평

노비,조선을떠나다
돌쇠는안방마님의경대를망가뜨렸다는누명을쓴채맞아죽은어머니의원한을밝히려한다.어머니가몰래가르쳐준언문(한글)으로고발장을적어관아로달려가지만현감은‘주인을배신한노비’에게버릇을가르치라고명한다.절망한채매맞던돌쇠를구해준것은바로역관정명수다.정명수는조선에서노비로태어났으나,청나라로가청나라말을배우고역관이되었다.청나라황제의말을전하는사신이된정명수는이제조선에서어떤양반보다도큰권력을가졌다.자신을살려주고어머니의시신까지찾아준정명수를따라돌쇠는청나라로간다.정명수는돌쇠에게청나라에서자기가시키는일을잘해내면양반들이업신여기지못하는대단한사람으로만들어준다고약속한다.정명수가시킨일은심양관의간자가되는것이다.병자년에일어난전쟁으로조선은심한피해를입고,나라곳곳이약탈당했으며,오십만명도넘는백성이청나라에끌려왔다.그때조선의세자와빈궁역시청나라에볼모로끌려와심양관에살고있다.돌쇠의임무는심양관에서일어나는일을알아내정명수에게전달하는것이다.
돌쇠는당연히정명수를따를듯하지만,그속마음은사실복잡하다.노비로서높은자리에오른정명수를우러러보면서도한편두려워한다.이제껏돌쇠가만난“힘센사람”들은노비를이용할궁리만했기때문이다.조선이전쟁에져서임금이청나라황제에게큰절을세번했고,세자와빈궁이끌려왔다는말에돌쇠는잠자코생각한다.

한서방은그이야기를무척심각한목소리로들려주었다.나는잠자코듣기만했다.결국임금도죽지않았고,그아들도죽지않았다.고작큰절몇번이뭐그리대수일까.(18-19쪽)

돌쇠가정명수의지시에따른이유는,주인을배신한노비라조선에돌아갈수없었기때문이다.이런돌쇠의마음은조선백성들의처지를잘보여준다.가난하고힘없는이들은늘돈많고힘센이들에게이용당해왔다.나라에전쟁이일어났을때에도가장큰피해를입은것은가난한백성들이었다.그러니은혜를입었더라도권력자의약속을쉽게믿을수없었다.오직살아남는것만이목표인돌쇠의고민과갈등은,뻔한은혜갚기서사에서벗어나독자들이앞으로벌어질일들을예측할수없도록한다.

농사짓는세자와장사하는세자빈
심양관에숨어드는데성공한돌쇠는소현세자와강빈을만나고깜짝놀란다.조선에서흔히보았던양반들처럼백성들을부려먹고호의호식할줄알았던그들은,돌쇠의상상과는전혀다른삶을살고있었다.세자는심양관근처에서넓은논을일구어벼농사를짓는사람들한가운데에서그들과함께일하는데다,바지차림에말을타고들판을누비는세자빈은상단일에앞장선다.청나라사람들이선호하는물건을조선에서들여와팔고,거기서남은이익은청나라에팔려간조선사람들을환속하는데에쓴다.힘센자들은다똑같을거라의심한돌쇠는세자빈이그렇게산조선사람들을노비로부릴거라짐작했지만,세자빈의행동은또한번예상을벗어난다.조선으로돌아가도좋고,심양관에서농사일을거들어도좋다며그들에게자유를준것이다.그제야돌쇠는심양관의조선인들이모두그렇게속환되어세자와세자빈곁에남은사람들임을알게된다.또한심양관안에서는신분차이를두지않고,모두가함께일하고굶주리는사람이없다.돌쇠는심양관에서처음에는농사일을거들다가,글과셈을할줄안다는사실이알려진뒤부터는상단일을배우게된다.세자가기회를준덕분이다.조선의양반들은노비가글을배우면반역을한다고금지했지만,세자와세자빈은영특한돌쇠에게기회를주는한편,심양관의조선인들에게언문을가르치기도한다.그리고양반이아무렇게나붙인이름대신,돌쇠는‘대호’라는이름을직접지어가진다.
그러는한편,정명수는대호가빼돌린정보로심양관을압박해재물을취하려한다.그모든것을지켜보며대호의고민은깊어져간다.역관정명수와조선의세자,그들중누구의말을믿어야할까?

가짜우황청심환사건의진상을파헤쳐라
한밤중이면심양관의정보를적어정명수의하인에게보내고,그대가로받은돈을모으던대호.그러면서도누구를믿어야할지갈등하던어느날,대호와같은방을쓰던‘이석도령’이자취를감춘다.청나라에끌려왔다가세자빈덕분에속환된석도령은조선으로돌아가지않고심양관의농사일을도우며,대호에게‘더넓은세상에나왔으니너도꿈을가지라’고가르쳐준인물이다.그런그가감쪽같이사라진날,대호가그동안모아온돈들도사라진다.대호는간자짓의대가로받은돈이사라졌다는사실을누구에게도말하지못한채,자신의정체가탄로날까두려워한다.그런데며칠뒤제발로석도령은,청인들에게가짜우황청심환을판사기꾼패거리에게속아거기에가담했음을눈물로털어놓는다.설상가상으로그일때문에이제껏진짜우황청심환을만들어팔아온심양관은거래를하지못할위기에처한다.대호와석도령,그리고세자빈의호위무사인컴컴이는명을받고가짜우황청심환을팔아넘긴사기꾼들을찾아나선다.그러는한편,역관정명수는언젠가부터심양관의정보를넘기지않는대호를시시각각협박해온다.과연대호는심양관과자기자신을위기에서구할수있을까?
『국경을넘은소년』은‘간자(스파이)’가된소년을주인공으로삼아,자칫따분할수있는역사동화속에긴장감을불어넣는다.거듭되는사건속에서추적의실마리를찾아내는대호의빛나는기지와용기는,대호가이후어떤선택을할것인가를더욱궁금하게한다.

혼란의시대에옳은선택은무엇인가

“조선이크지는않지만,그렇다고기죽을필요는없어.조선도언젠가는강해지고모든백성들이잘사는나라가될테니까.내가그렇게만들거야.물론대호가많이도와줘야지.”
“하지만저는노비인걸요.”
“신분이무슨상관이더냐.세자인나도궁안에만있었다면이런것을몰랐을거다.여기서우리더많은것을배우자꾸나.”(96-97쪽)

세자와대호가나누는대화에서어린이독자는전혀다른삶을살아왔을두사람사이의공통점을발견하게된다.그것은만약조선에있었다면두사람모두좁은세상에갇혀있었으리라는것이다.대호는노비라는신분에갇혀꿈을가질생각조차할수없었을테고,세자역시궁궐의담벼락안에머물렀을테니말이다.그러나안타까운역사의소용돌이를만난그들은조선을벗어나면서새로운꿈을가지게되었다.세자빈역시조선에서라면무술을배우거나직접상업에나서지못했을것이다.석도령이조선으로돌아가지않은이유는그가서자인탓에조선에서는과거조차보지못하기때문이다.역관정명수는어떨까?조선은청나라말을깨칠정도로머리가좋은그가노비라는이유로“사람취급도하지않았”다.그렇다고정명수가한행동을옳다고할수있을까?
『국경을넘은소년』에등장하는세자부부는실제인물인소현세자와세자빈강씨이다.그들은병자호란후청나라에볼모로끌려갔고,8년간청나라에머무르며조선과청사이의외교를담당하고포로들을구해냈다.역관정명수역시실존인물이다.물론이책에등장하는인물이나사건가운데에는작가가만들어낸것들도있다.책맨뒤편에실린이기범역사콘텐츠크리에이터의〈역사해설〉은어린이독자에게‘병자호란’이일어난배경을알려주고,실제역사와허구를구분하게하는역할을한다.교과서에등장하는‘병자호란’을바탕으로한이흥미로운역사동화는,어린이들에게그전쟁의다양한면을보여준다.비단조선만이아니라청나라로끌려가고초를겪은사람들이있었고,나라를바로세우려했던세자와같은권력자가있었는가하면,자신이가진힘을재물을얻는데에쓴권력자도있었다.노비와서자,왕족과여성.『국경을넘은소년』은다양한계층의인물들을중심인물로삼음으로써당시조선사회의한계를명백히보여준다.그러면서도그혼란속에서자신의꿈과나라의운명을위해고민한사람들을통해어린이독자에게‘나라면어떻게했을까’를생각하게한다.그리고그순간,먼옛날의이야기이던역사적사건은어린이독자의마음속에강렬하고도생생한사건으로남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