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를 미워해도 되나요? (최나미 창작동화집)

천사를 미워해도 되나요? (최나미 창작동화집)

$14.00
Description
학교와 가족, 친구라는 ‘관계’에 부딪히고 깨지며 생겨나는
어린이 마음속 모서리를 응시하는 단편동화집
10대에 접어든 어린이에게 가장 큰 고민은 ‘관계’다. 나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이 세상에 대해 점점 더 많이 또 깊이 알게 될수록 어린이 마음속에는 ‘정답’이 없는 질문들이 늘어난다. 모두가 착하다고 칭찬하는 아이 때문에 내가 점점 나쁜 아이가 되는 기분이라면, 그 아이를 미워해도 괜찮을까? 내가 정말로 바라는 것과 부모님이 바라는 것이 다를 때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모든 사람은 정말로 평등할까?
사계절아동문고 119번째 책 『천사를 미워해도 되나요?』는 『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 『걱정쟁이 열세 살』 등의 작품을 통해 성장하는 어린이의 내면을 치열하게 탐구해 온 최나미 작가의 단편 동화집이다. 다섯 편의 단편동화는 어린이가 학교와 가족, 친구처럼 아주 가깝고 일상적인 ‘사회’에서 경험하는 갈등의 순간들을 그린다. 착한 것과 나쁜 것, 옳은 것과 그른 것,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 어릴 때부터 절대적이고 보편적이라고 배웠던 ‘가치’들이 나의 현실과 부딪히며 ‘균열’이 생기는 순간, 어린이는 이 세상이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로 촘촘히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때로는 나도 몰랐던 내 모난 마음을 알고, 가까운 사람과 상처를 주고 받는 현실에 직면한다. 그 발견은 정답이 없는 세상과 잘 관계 맺기 위해 꼭 거쳐야 할 성장통이며, 어린이가 나와 세상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기회이다.
저자

최나미

산이나바다,나무같은자연보다는사람들의변화무쌍한심리에관심이많습니다.특히아이들의관계맺기에.동화『안젤로와안제오』,『바람이울다잠든숲』,『엄마의마흔번째생일』,『셋둘하나』,『걱정쟁이열세살』,청소년소설『진실게임』,『단어장』,『아무도들어오지마시오』등을썼습니다.

목차

양팔저울
X-파일
천사를미워해도되나요?
리모컨
장대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나는너에게,너는나에게어떤아이일까?
표제작「천사를미워해도되나요?」의주인공규미는납득할수없는상황에똑부러지게자기생각을표현해서‘따지기좋아하는아이’라불린다.규미의새짝궁송연이는자타공인‘천사’다.친구들의무리한부탁을거절하지못하고,도와주고도대가를바라지않는다.그때문에오히려송연이가곤란해질때마다불합리함을참지못한규미가나서고,송연이가자신은괜찮다고말리는일들이반복된다.송연이는점점더‘착한아이’가자신은‘모진아이’가되어가는상황이찜찜하지만,규미는대놓고송연이를탓하지못한다.그애는천사니까.급기야자신이도와달라고하지않은일을송연이가몰래대신해왔다는사실을알고,규미는폭발한다.

“나,진짜네가싫어.네가천사인것도싫고,눈치없는것도싫고,너랑있으면가만히있어도내가나쁜애가된다는것도싫고,그사실을너만모른다는것이제일싫다고!”(97-98쪽)

‘착함’에서비롯된이미묘한갈등은어느교실에서실제로일어난일이라해도믿을만큼사실적이다.그래서어린이독자는이야기에깊이몰입할수있다.내가송연이라면,규미라면어떻게했을까?송연이가착한아이이고규미가안착한아이인가?과연착하다는것은무엇일까?
그런가하면수록작「리모컨」은단짝친구인선화와의관계를돌아보는슬기이야기다.눈치없는선화의유일한보호자이자친구라고자신했던슬기는선화를‘리모컨’취급한다는말에억울해진다.그런데그말에반박하려다이제껏선화를“무식하고바보같”으며“나말고친구가없”는아이로여겨온자기속마음을깨닫는다.선화가아니면혼자가되는사람은바로자신이라는것도.과연슬기는선화와의관계를돌이킬수있을까?
천사표친구옆에서상대적인열등감과죄책감을느끼는아이,나도모르게친구보다‘우위’에있다고생각했던아이.최나미작가는아이들의관계를치밀하게파고들되결코평가하지않는다.그래서독자는착한아이,안착한아이라는말로는누군가를쉬이단정할수없으며,내가어떤사람인지,서로에게어떤사람인지는때로관계속에서만찾아낼수있다는진실에도달한다.

나의바람과부모님의바람이같아야할까?
「X-파일」은아빠의차를망가뜨린범인을추적하는재연이의시선으로,재연이네가족의갈등을관찰한다.섬세하고글쓰기를좋아하는오빠재완과조심성이없으며행동파인재연.남자답지못하다는이유로유독재완에게만엄격한아빠와재완보다극성인재연을못마땅해하는엄마.타인의눈에더없이화목할가족은사실아슬아슬하다.중학생이된뒤자기주장을고수하는오빠와더강압적으로남성성을요구하는아빠의갈등이심해지면서,집안은살얼음판이된다.「장대비」에는어려운이웃을돕고싶다는엄마아빠의‘오랜기도’가이루어져,별안간시골로이사하게된두규가등장한다.두규는기뻐하는부모님에게“그게내기도가아니었다”는말은차마하지못했다.그러나훌륭한목사님인아빠는두규가훌륭한목사의아들답기를바란다.동네청소년을위해공부방을만든아빠는가난한이웃과같아져야한다는이유로두규의노트북을없애고,쓸데없는짓이라며두규의만화를찢어버린다.
어린이에게부모는가장가깝고,나를잘알며,나를사랑하고보호해주는존재이자가장인정받고싶은대상이다.부모에게자녀역시애정과보호의대상임은틀림없다.그런데부모가아이에게좋은것이무엇인지를자신이가장잘안다고맹신하는순간,그러므로아이가어떤사람이될지를부모가결정해도된다고생각하는순간,갈등은시작된다.딸이딸답고아들이아들답기를바라는태도,자신의신념을자녀역시무조건따라야한다고여기는태도는보호를넘어아이를부모의소유로여기는것과마찬가지다.가족의갈등을다룬두단편동화는어린이독자들에게나와부모님의바람이다를수도있다고,내가바라는나와부모님이바라는내가달라도괜찮다고말한다.한편이책을읽는성인독자들에게는어린이의성장을위해지켜야할어른의자리를고심하게한다.

쉼없이흔들리고변화하는어린이의세계를직시하다
「양팔저울」의주인공희재는아빠에게“모든사람은평등하게태어났다”고배웠고,교실에는“평등한교실에서행복을꿈꾸자!”라는급훈이걸려있다.그런데정작교실은산동네철거예정지역에사는아이들과아파트에사는아이들로보이지않게나뉘어있다.선생님과친구들의배려에도산동네아이들이선을긋는다생각했던희재는산동네아이들의대장격인소원이에게서뜻밖의말을듣는다.누구도봐달라고하지않았는데제멋대로배려하면서‘위한다’고가식을떤다는소원이의비난에희재는반박하지못한다.

애초에접시무게가다른데,선심쓰듯추몇개올려놓고잡은균형은위태할수밖에없다.어쩌면소원이나다른아이들한테는처음부터의미없는균형이었는지도모른다.(33쪽)

사람은공평하게태어났지만,세상은공평하지않다.그렇다면모든사람이공평하다고할수있을까?누구도이질문에명쾌하게답할수없는데도,이렇게말하는동화를만나기는어렵다.많은어른들이어린이에게불편한진실을알리려하지않기때문이다.그런점에서최나미작가는좋은작가인동시에무척용기있는어른이다.그는어린이에게젠체하지않고그대로내보인다.세상에는착한것과나쁜것,옳은것과그른것,이로운것과해로운것을명확히구분하기어려운순간들이있으며정답이없는일들도많다고.그러니우리는마음속에자기만의양팔저울을두고,서로관계를맺으며,더좋은삶의방향을찾아가야한다고.『천사를미워해도되나요?』는바로그과정을담은동화집이다.세상에는수많은사람이함께살아가고있고,촘촘하게관계맺고있기때문에갈등도일어난다.누구도정답을대신알려줄수없기에부딪히고깨지며배워야하지만,그과정을두려워할필요는없다.어린이에게는그성장통을이겨내어진실에다가갈충분한힘이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