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아이들 (황지영 창작동화)

숨겨진 아이들 (황지영 창작동화)

$14.00
Description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뾰족한 수는 아니더라도, 뭉툭한 수라도 쥐어야 한다.”
세상에 숨겨진 아이들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황지영 작가의 최신작
“마을을 지키자고 제물 후보는 죽어도 된다는 거야?”
고정관념, 양심의 틈을 꿰뚫는 질문을 던지다

요괴가 판을 치는 바깥세상과 달리 지네신의 보호 아래 평화롭고 풍요로운 함지골. 다리에 흠이 있다는 이유로 일찍이 마을의 제물 후보에서 탈락한 숨이는 언니 설이와 달리 온갖 궂은일을 도맡으며 지낸다. 숨이는 참을 수 없는 설움에 언제라도 요괴가 나타났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 마음 때문이었을까, 추수를 앞두고 마을 논밭이 영문도 모르게 검게 변해 버린다. 한동안 잠잠하던 요괴의 등장에 올해의 제물인 설이는 당장 보름밤에 지네신에게 가야만 한다. 생각지 못한 현실을 맞닥뜨린 숨이는 그간 당연하게만 여겨 온 제물을 두고 난생처음으로 마을의 부조리를 깨닫는다.

설이는 안 된다. 연두도 안 된다. 그럼 누구여야 할까?
숨이는 별안간 커다란 돌덩이에 머리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누구도 안 되는 거였어…….” (34쪽)

함지골에 오래도록 뿌리박힌 생각은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숨이의 친구 연두와 문수는 제물이 되는 건 ‘영광스럽고 신성한’ 일이라는 확신으로 이 순리를 거스르면 안 된다는 의사를 내비친다. 『숨겨진 아이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예리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 가족이나 자신이 아닌 소수의 희생으로 일생을 지탱해 온 마을 사람이라면, 이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앞선 제물의 희생으로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 내심 안심하지는 않을까? 황지영 작가는 어려서 ‘두꺼비의 보은’을 읽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 작품을 썼다. 그는 당시 마을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각을 가졌음을 고백하며, 다수의 평화를 위해 소수의 희생을 저질러 온 함지골의 민낯을 드러내 보였다. 작품 속 함지골은 오늘날 사회와도 별반 다르지 않다. 먼 타국에서 이어지는 전쟁을 두고 우리나라의 일이 아니라 다행으로 여기거나 이주민 밀집 지역의 학교, 장애인 학교의 설립을 두고 반대 시위를 여는 등 모두의 안전한 일상을 명목으로 사회 안에서 약자를 지워 버리는 일들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숨겨진 아이들』의 모티프는 지금의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설화일 테지만,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생각해 보아야 할 지점을 갖고 있다. 이 작품은 은혜를 베풀 줄 알아야 한다는 기존의 메시지가 아닌, 지금 내가 누리는 평안을 떠올리게 하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약자의 고통을 깨치게 만든다.
저자

황지영

세상으로부터숨겨진인물들을글속에더많이담고싶습니다.그동안동화『도개울이어때서!』,『달팽이도달린다』,『리얼마래』,『귤양말이사라졌어』,『톡:소문말고진실』,〈햇빛초이야기〉시리즈,〈북극곰센터〉시리즈,청소년소설『블랙박스:세상에서너를지우려면』등을썼습니다.웅진주니어문학상과마해송문학상을받았습니다.

목차

함지골숨이
검은벼
영광스러운제물
붉은돌칼
보름밤
노랫소리
동굴속지네
칼의무덤
숨겨진마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다들이상하지않아요?너무하지않냐고요!”
어른들의과오앞에서기꺼이변화하려애쓰는아이

늘왜그런생각을하냐고‘그런가보다’하며지내라는이야기를듣고살아온숨이는더이상이현실을그러려니,하고넘길수없다.당장언니를,이부당한세상을구해야만속이풀릴것같다.숨이는당장언니에게집안일을맡겨언니의몸을더럽히기로한다.제물은늘깨끗해야만하니까.언니가벗어날수만있다면,그다음제물후보들에게도똑같이행하겠다고.하지만돌아오는건가족들의만류뿐이다.심지어어머니도과거에제물이었던친구를보내지않으려숨이처럼온갖수를써보았지만소용이없었다는말을전하는데…….그래도숨이는여기서멈출수없다.이상하고별나다는비난의눈길을받을지언정,제물을살리고요괴를물리쳐마을을구해내겠다고결심한다.제물후보가아닌그저‘한아이’로서.

“정해진운명같은건없어요.할머니가저를제물로만들지않으려했어도지네에게가게된것처럼요.모두제가결정한거예요.”(88쪽)

『숨겨진아이들』은남들눈에별나보이는아이,그러나모두가범하기쉬운과오를스스로깨닫고기꺼이변화하려애쓰는어린이를그려왔던작가의미덕이돋보이는작품이다.마을에서귀한대접을받는언니와연두를보며자라고,한때후보가되지못해아쉬워했던숨이는정해진삶을살아야했던여자아이들을떠올리며과연제물들을향한대우가옳았는지돌이켜본다.또한할머니에게서들은제장애의충격적인진실을되뇌며자신을비롯한마을아이들의상처를씻어내기로마음먹는다.지네신이나제물이라는보호막에서벗어나,모두가부당한사회에맞서야한다고다짐하는숨이의모습에서비로소독자들은알게될것이다.절대바뀌지않을거라며기성세대가답습해온체제에순응하기보단한번쯤은“뾰족한수는아니더라도,뭉툭한수라도쥐어야”한다는것을말이다.

더이상숨겨진아이들은없다

마을을나서야겠다고다짐하지만어디서부터어떻게해야할지막막한숨이앞에의외의인물들이도움의손길을건넨다.아이들을구렁텅이로내몰았다고여긴마을어른들중에서도끊임없이지네신과요괴에대적할방법을연구해온이들이있었다.그덕에제물로떠나는설이또한만반의준비를하게된다.모두가당하고있지만은않았다는사실에힘을얻은숨이는굳세게지네굴로향한다.그길에서숨이는예기치않게요괴를만나는가하면,세상에숨겨진아이들의목소리를듣게된다.바로제물후보로명을다하고한이남아저승으로채가지못한아이들이다.수십년째도움을청해도아무도그들의이야기를듣지못했지만,오로지자신의의지로지네앞에나선숨이에게아이들의간절한목소리는가닿을수있었다.아직까지마을사람들에게분이풀리지않은혼령들을보며,숨이는도움을청한다.기필코요괴를물리칠테니지네신에게가는길까지함께해달라고.결국혼령들중반만숨이와동행하게되는데,과연숨이의바람은이루어질수있을까?
혼령들은물론이고,숨이의소꿉친구인연두와문수마저도요괴를물리치러같이나서자는숨이의제안에선뜻응하지못하고오로지숨이만이나서는듯보였지만,아이들은함지골외에도여전히숨겨진마을과약자들이있다는사실을알게되자마침내칼을뽑아들며자신의뜻을펼친다.숨이가가져온비장의무기붉은돌칼부터혼령이된제물들이그간품어왔던무기들,그리고친구를구하기위해열일제치고달려온연두와문수의용기까지.휘몰아치는지네신과요괴의진실,숨겨진아이들의투쟁에마지막까지책장을붙들게만든다.『숨겨진아이들』의인물들이내비친용기처럼진실을바라볼줄아는이들의화합이빛을발할때분명진정한평화가자리할수있을것이다.지금의나,그리고우리의미래를내다본작품속아이들의힘찬행보를통해독자들또한누군가의희생에빚지지않는시간을갖게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