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만 남은 김미자(큰글자도서)

엄마만 남은 김미자(큰글자도서)

$43.00
Description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작가의 첫 가족 에세이
“지금의 나는 그 터널 저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엄마가 남긴 퍼즐 조각을 따라 그곳으로 가보려 한다.”
2000년에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시작으로 아동청소년들에게 문학으로 꾸준히 다양한 사회 모습을 보여주며, 공감과 위로를 전해온 김중미 작가가 처음으로 자신의 내밀한 가족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인지장애가 온 엄마를 돌보면서, 1970년대 무렵부터 자기 가족의 일대기를 풀어낸다. 그 일대기는 작가의 원가족에서 시작해 위 세대의 이야기로 퍼져나가며, 지난 50여 년간 한국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계속해서 주변부로 떠밀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삶을 담아낸다.
가족 내 노인 돌봄으로 시작한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그 시절 여성들의 시간을 새로이 살핀다. 작가의 삶이 엄마의 시간과 연결되어 있듯이, 엄마의 삶 역시 다시 외할머니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그 풍경에는 비단 여성 서사뿐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남성들의 삶과 부녀 관계, 빈민운동을 시작한 후 공동체 안에서 가족을 일구며 작가가 마주한 아내 그리고 엄마라는 역할에 대한 고민들, 그 시절 작가가 생각한 예술에 대한 고찰까지 폭넓게 담긴다. 에세이의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독자는 우리 일상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있는 사회를, 우리가 선 자리를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돌아보게 될 것이다.

“내장까지 비치는 투명한 글을 만나면 독자는 꿰뚫리고 만다.
글에 꿰여 널린 것처럼 읽는 내내 마음이 펄럭였다.” _이문영 기자·작가
저자

김중미

사람과동물에게곁을내어주고,공동체가가진힘을믿으며염치있는세상을바라는사람.1963년인천에서태어나1988년부터인천만석동에서‘기찻길옆공부방’을열고지역운동을해왔다.지금은강화로터전을옮겨농촌공동체를꾸려가며‘기찻길옆작은학교’의큰이모로살고있다.동화『괭이부리말아이들』『종이밥』,청소년소설『그날,고양이가내게로왔다』『곁에있다는것』『너를위한증언』『느티나무수호대』,청소년에세이『친구를기억하는방식』등을썼다.

목차

프롤로그|엄마,내가누구야?

가난은힘이없지만사랑은힘이있다고,진짜?
엄마의편지
아버지의부러진날개
누구든올수있던할머니의밥상
외할머니가물었다.중미는꿈이뭐니?
‘엄마’만남은김미자
밥한알이귀신열을쫓는다
가난은엄마에게이웃조차허락하지않았다
그돌봄이나를살게했다
팬데믹이드러낸노인돌봄의현실
딸등록금과폴모리아악단의내한공연사이에서
너희엄마아빠는진짜열렬히사랑했어
애증과존경그사이어딘가
아버지,기다려줘서고마워
맏딸콤플렉스에서벗어나새로운길을가다
곁을느끼고배운동두천시절
언니,손잡고자면안돼?
꽤쓸만한방어기제,나는강한아이야
내가꿈꾼예술이준위로와힘
엄마의꿈은무엇이었을까?
엄마의양은찬합속딸기와배
나는왜과업중심의엄마가되었을까?
나만여기있어요?

에필로그|행복한삶은혼자이룰수없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더가져야한다고부추기는세상에서가난한이들편에서서
몸소연결망이되어온김중미작가의고백들
자발적가난을선택하면서1987년인천만석동으로가‘기찻길옆아가방’을시작으로,1988년‘기찻길옆공부방’과2001년강화의‘기찻길옆작은학교’까지오랜시간공부방의큰이모로아이들곁을지킨김중미작가의신작가족에세이『엄마만남은김미자』가출간되었다.공동체활동을담은에세이『꽃은많을수록좋다』와우정을키워드로쓴청소년에세이『친구를기억하는방식』이후,자신의가족이야기를담아낸글은처음으로선보인다.
만석동의옛지명인‘괭이부리말’은6·25전쟁후에는피난민들이,산업화시기에는집없는사람들이모여와마을을이룬곳이다.작가는만석동에서살아온이야기를바탕으로동화『괭이부리말아이들』을출간해어린이단행본으로는처음으로200만부가넘게읽히며,많은사람들에게빈곤의구조적문제를펼쳐보였다.작가는방송을통해알려진책의인세를사적으로쓰는건옳지않다고생각해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지역운동,노동운동을하는단체와개인,등록금이필요한공부방청년들을돕는데사용했다.
작가의글은언제나사회의어둡고,더낮은자리들을담아왔다.더많이가져야한다고부추기는세상에서가난한이들이홀로고립되지않게몸소삶으로연결망이되어온작가의근원은어디에서비롯되었을까.작가는오랜시간공동체로살면서가부장의굴레에얽매여고된삶을사는엄마들을,딸이라서가족의살림밑천이되고,장남이어서소년가장이되어야하는이들을만나왔다.그러면서“서로를살리는가족이아니라,서로에게올가미가되는가족주의에진저리”를쳤다.작가는“그런내가‘가족이야기’를쓸줄은상상도못했다”고고백하며,‘지금의나’를만든시간들을찾아나선다.

“엄마에게가난은익숙했지만,외로움은낯선것이었다.
엄마는거북시장에가야‘아는사람’을만날수있었다.”
에세이는인지장애가온엄마를돌보는작가의최근이야기로시작한다.모든기억을잃어가면서도자신이엄마라는사실만은끝내잊지않은‘엄마’만남은김미자를마주하고서야작가는‘엄마’아닌김미자를궁금해한다.집안의가난을견디는것만으로도자식으로서최선을다해왔다여긴작가는형제와친척들의이야기를통해엄마를새롭게인식한다.지난시절엄마에게가난은오히려익숙한것이었고,그보다가난하기에수반되는사회적고립을못견뎌한사람이었다.더싼전월세를찾아간동네에는주기적으로사람들이바뀌었고,엄마역시또다시떠나야할처지였기에이웃같은사회적관계조차지속할수없었다.
작가는유년시절을보낸동두천에서사회적으로취약한사람들이험한세상을살아가려면반드시함께연대해야만한다는것을배웠다.그때동네아주머니들은내아이만감싸고,더먹이려는사람들을좋아하지않았다.동네에학교에다니지않는아이가있으면사정을살펴읍사무소에신고하고,집에있는옷을모아다주었다.당시에문둥병환자라고불리던걸인들이구걸을오면엄마는한센병을낮잡아이르는문둥병이라는말도쓰지못하게하고,십원짜리동전하나도함부로쓰지않던시절걸인에게백원짜리지폐를주기도했다.작가에게한하운시인의시‘전라도길’을알려준것도엄마였다.동두천집툇마루는엄마를찾는동네아주머니들과중고생언니들이쉴새없이머물던장소였다.
계속밀려나는일자리탓에인천으로이사를가게되면서,작가의부모는그저김씨와밥집아줌마가되었다.도시에서고무줄치마와낡은셔츠를입은엄마는초라한사람이었고,공장사택에는엄마가함께울고웃을이웃이없었다.사람과사람이만나던골목은재개발과고층건물에사라지고,수직으로된통로에는마을이존재할수없었다.낯선외로움에쪼그라들었던엄마는사택을나와동두천동네와비슷한송림동산동네로가면서조금씩아는사람이생겼다.당시고등학교를졸업하고직장에들어간작가는치열한하루를마치고그산동네에오르면왜인지긴장이풀려느긋해진기분이들었다고회상한다.이후로산동네에서도2년마다이사를다니면서엄마는늘거북시장에서너무멀지않은곳을골랐다.그곳에가야‘아는사람’을만날수있었기때문이다.

“이미낮은곳에있던나를더아래로내려가라고등떠밀어도좋았다.
그곳에마음이맞는,내가사랑하게될사람들이있었다.”
작가는엄마의인지장애가우울증이동반되었다는진단을받았을때,어두운방에홀로앉아있던엄마를두고돌아서야했던지난날을자책했다.앞에있는사람이딸이란건몰라도,자신이누군가의엄마였다는사실은기억하는김미자는요양원이좋다고한다.단지밥을하지않아도되어서가아니라그곳이관계를맺을사람들이있는,곧엄마외에‘나’도있는공간이기때문이다.작가는외할머니에이어이모그리고엄마까지중증인지장애를갖게된것이어쩌면유전보다“그들이살아온삶의여정에서갖게된가슴아픈유산인것같다”고말한다.사회적역할에가려져있던어떤개인을발견하는일은작가의시선을더위세대여성들로향하게한다.
김미자의이야기는그의엄마최어진의삶으로,아버지김창삼의이야기는그의엄마정옥생의삶으로이어진다.신여성으로살고자애썼던외할머니는누구도꿈같은건묻지않았던시절작가에게“중미는꿈이뭐니?”묻던사람이었고,민며느리로팔려왔던친할머니는배고파보이는사람이라면누구에게라도선뜻밥상을차려주던큰나무같은사람이었다.주변어른들은저마다다른삶을살았지만,작가에게공통적으로‘부족해도가진걸나누면행복해진다’는경험을안겨주었다.경험은실체가되고,그반복은믿음이되어자연히몸과마음에체화된다.쉽게사라질수없는믿음은행동이되고,누군가의삶이되어조금씩세상을바꾸어나간다.
약40여년간의빈민운동은작가에게어려워도거창한일은아니었다.보고배워서마땅히그렇게해야하는일상이다.작가는에세이에공동체가위기를겪었던순간들도털어놓는다.서로의다름을마주하고공동체의뿌리가흔들릴때작가는그저흔들린채로있는것을선택했다.“이모가만약어디가게되면공부방불은켜놓고가면안돼요?”일하러간엄마아빠를기다리며밤까지도로에머물던아이들이말했다.“우리가밤에놀다가도공부방에불이켜있으면안심이되거든요.”그말에작가는‘언제까지나공부방불은꺼지지않을거라고,우리엄마가그랬던것처럼변함없이그자리에서기다릴거라고’다짐한다.말이아닌삶으로더낮은자리를찾아파고드는작가의모습은그자체로우리가사회에나누어야할온기와염치가무엇인지를돌아보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