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융샹
저자:란융샹,SkyLan
1984년생.전세계에몇안되는수관층생태학자canopyecologist가운데한명이다.국립대만대학교에서산림학과화학을복수전공하고,산림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미국오리건주립대학교산림생태및사회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같은학교에서박사후연구원으로일하고있다.주요연구분야는수관층생태와미생물군유전체,온대침엽수림병해이다.2005년우연한계기로수목등반세계에발을들인후오래된숲의거목에올라수관층의비밀을밝히는일에매진해왔다.20여년이흐른지금도여전히나무꼭대기를여행하며연구를이어가고있다.이책으로2025대만문학상금전장본상과신인상을동시에수상했고,2025대만오픈북어워드‘올해의좋은책’을수상했다.
piceasky.com/
역자:강영희
읽고쓰고번역하며사유하고실천하면서살려한다.옮긴책으로『비온뒤맑음』,『사랑을말할때우리가꺼내지않았던이야기들』,『상하이폭스트롯』,『격정세계』,『마지막연인』,『인간의피안』,『시간의서』,『뭇산들의꼭대기』,『사랑하는안드레아』,『나는하버드심리상담사입니다』,『조막손투수』등이있다.
한국어판서문-나무꼭대기에서시작된여행이책의여행으로
추천의글
1.지상5미터위에서-훙광지
2.한낭만적인생태학자가나무꼭대기에서보내온초대장-유즈자
3.단순하지만명료한사랑-린정다오
4.단지내몸이수관층속에있기때문이라네-관빙쭝
프롤로그나무타기의시작
첫번째나무-대만편백나무
대만편백나무,수목등반의출발점
거대한세계의작은생명,이끼와지의류
발밑,온갖위험이도사리다
과학밖의몽환
두번째나무-대만가문비나무
대만가문비나무에서시작한대학원생활
대만가문비나무의물후변화
대만가문비나무의생리생태학
태풍이휩쓸고간자리에무너져내린숲
내마음의스승,대만가문비나무
세번째나무-시트카가문비나무
해안가에서자라는시트카가문비나무
전쟁과가문비나무의비극
라이다를이용해찾아낸시트카가문비나무노숙림
가문비나무의친족관계와기원
세계곳곳에서마주한가문비나무
오로라와화염속가문비나무
네번째나무-개솔송나무
숨쉴수없는나무
나이테에숨겨진이야기1
스위스침엽수잎떨림병의생태학적영향
나무의나이와개성
죽음과천이
나무의자기방어
개솔송나무의일상투쟁
다섯번째나무-귀족전나무
나무위에서의서핑
숲생태계속분해자
균류와나무의관계
숲생태계순환속경쟁과협력
여섯번째나무-자이언트세쿼이아
첫눈에마음을빼앗긴나무
불에탄흔적
극단적인기후속산불
식물의방어기제
나무의역사가아로새겨진상흔
한그루나무안에서
미지의여정,수목등반
일곱번째나무-대만삼나무
대만삼나무세자매촬영프로젝트
소통,과학기술과대중을잇는가교
미지의여덟번째대륙
수목등반윤리
스스로하나의풍경이되는나무
에필로그-돌고돌아다시돌아온숲,확장된세계
바다를건너온재앙
미국으로‘이민’온산림병해
같은편백나무의다른운명
수관층을향한여정
참고문헌
2025대만문학상금전장본상및신인상수상작
2025대만오픈북어워드‘올해의좋은책’수상작
숲의바닥부터지붕까지
상승과하강을만끽하는특별한여행
경이롭고역동적인수관층생태학의세계
본래생화학자가되고자했던저자는2005년산림학과겨울방학현장실습에서우연히5미터높이의나무에올랐다가그곳에서마주한풍경에완전히매혹되고만다.“평면이었던세상이돌연입체가되어솟아오른듯했다.”(44쪽)그길로교수를찾아가다짜고짜“나무에오를수만있다면무엇이든다할수있어요!”라고소리친그는곧장전문장비를사용해수십미터높이의나무에오르는수목등반에입문하고,산림학석사과정에진학해연구자의길에들어선다.연구주제때문에어쩔수없이나무에오르는동료들과달리,나무에오르는것이좋아나무연구를시작한저자는온갖기회를끌어모아오래된숲의거목들을찾아다니며나무가품은다양한이야기를온몸으로익혀나간다.
가지와잎으로이루어진나무의윗부분이모여숲의지붕을형성하는것을수관층이라고한다.어둡고축축한숲의바닥과달리,풍부한햇빛과높은기온,막힘없이순환하는공기덕분에고유한생태계를형성하는이곳은에너지를생산해숲을키우고,다양한동식물의터전이되며,숲의양분순환을이끄는핵심적인연결고리이기도하다.기후위기가심화되고있는오늘날,숲의건강을지키고생물다양성을보존하기위해서는수관층연구가필수적이라는인식이점차커지고있다.
그러나전세계에수관층을연구하는과학자는극소수에불과하다.전문적인수목등반기술과고가의장비,그에따르는인력과예산이필요하기때문이다.그래서세계각지의깊고오래된숲의수관층에는여전히알려지지않은수많은생태적비밀이숨어있다.수관층연구의선구자인마거릿로먼은미지의영역이라는뜻을담아이곳을‘세계의여덟번째대륙’이라부르기도했다.흥미롭게도저자란융샹은이런어려운연구조건,즉수십미터높이의나무에오르는일에매혹되어수관층연구를시작했다.나무와온몸으로만나며꼭대기에올라다채로운초록빛공중정원과저멀리피어오르는안개,더먼곳에서부서지는파도,온갖착생식물을몸에두른채뒤엉켜있는가지들을한눈에담는일은저자에게다른모든어려움을이겨내는동력이되었다.누구보다환한얼굴로로프를타고거목에오르는그는높이에따라달라지는풍경과생태를애정과경탄의마음을담아묘사한다.끝이보이지않을만큼높고거대한나무줄기부터이끼와지의류,균류와미생물같은작은생명에이르기까지온숲에닿는그의시선은독자를수관층생태학의경이로운세계로이끈다.
이책은저자가처음나무에올랐던대만에서출발해박사과정을밟으며연구자로성장한미국을거쳐,다시대만의첫번째나무로돌아와그사이달라진시야를깨닫는회귀의구조로쓰여있다.이여정의출발점인대만은해발3000미터가넘는봉우리가200여개나있고,열대부터냉대까지다양한기후대가분포하며,강력한태풍에의한생태계교란에대응해온역사를바탕으로수관층생태학분야를이끌어가는국가중하나다.저자는대만에서수목등반과산림학의기초를익힌뒤,전세계산림학연구의중심인미국오리건주립대학교로옮겨가오리건주와캘리포니아주,알래스카의거목에두루오르며수관층생태학자로성장했다.지상에서나무꼭대기로,한나무에서다른나무로,대만에서미국을거쳐다시대만으로이동하는저자의여정은독자에게상승과하강,공간적도약의경험을선사한다.이책을읽은독자라면길가다마주친나무에무작정오르고싶은마음을참기어려울것이다.
나무꼭대기에올라서야비로소
나무한그루를,숲전체를온전히볼수있었다
대만에서미국까지,수관층생태학자의일곱나무이야기
저자의나무꼭대기여행은태고의품격을간직해‘신목神木’이라불리는치란산①대만편백나무에서시작된다.하늘을찌를듯한기세로자유분방하게가지를뻗은이나무는온몸에층층이두터운이끼카펫을두르고있고,그위로는난초나진달래같은온갖착생식물이자라난다.높이에따라일조량과환경조건이달라지기에수관층을따라오르다보면가지와잎의모양,착생식물의종류,초록빛의농도차이가빚어낸색다른풍경을마주할수있다.저자는이‘첫번째나무’를오르며숲의바닥부터나무줄기와가지에이르기까지차곡차곡세를늘린이끼와지의류의작지만단단한세계를발견하고,수천년의시간을품은깊고고아한숲의전경을가슴에새긴다.이어②대만가문비나무를본격적인연구현장으로삼아2년동안매달24그루의나무에올라채취한시료를바탕으로석사논문을완성한다.현장연구자가되는법,실험을설계하고실행하여나무의고유한특성을이해하는법,무엇보다한차례태풍으로흔적도없이사라져작별인사의중요성을알려준이나무를저자는마음의스승이자‘가장사랑하는나무’의자리에놓는다.
가문비나무에게서친밀함과위안을느끼는저자는미국유학길에올라서도가장먼저가문비나무부터찾는다.알래스카시트카섬에서자라는③시트카가문비나무를보러간그는침엽의생김새,구과의모양등이대만가문비나무와다른것을보고,가문비나무속에속하는여러종이각자의환경에적응하며형성한생태적특징을비교한다.제1차세계대전시기비행기제조에쓰이며무수히잘려나간시트카가문비나무,산악지대에서혹독한환경을이겨내고자라는엥겔만가문비나무,은빛이감도는푸른빛을띠는덕분에크리스마스트리1순위로꼽히는은청가문비나무,수시로산불에휩싸이는검은가문비나무등저자가소개하는가문비나무의다채로운형상과생태를통해종의기원과확산,그로인한다양성을확인할수있다.이후저자는북미에서가장중요한경제수종으로꼽히는④개솔송나무에치명적인피해를입히는스위스침엽수잎떨림병연구를계기로산림병해로연구를확장한다.눈에보이지않는미미한균류의침입으로개솔송나무와거기에서식하는동물들은막대한피해를입지만,개솔송나무의죽음으로더많은햇빛과공간을얻게된이엽솔송나무나숲바닥의다른생물들은비로소본격적인생장을시작한다.이를지켜보며저자는촘촘한그물망처럼연결된생태계에서한곳의소멸이다른곳의생성이되는숲의천이과정을이해하게된다.
이어서저자는미국오리건주에서흔히볼수있는⑤귀족전나무숲으로발걸음을옮긴다.거센바람에부러지고뒤틀린귀족전나무가지들에서생장의궤적을수정해서라도더많은햇빛을쟁취해살아남고자하는생의의지를발견하고,그럼에도결국죽음에이른나무들을분해해다음세대의생명이자라날공간과자원을제공하는균류의역할을배운다.나무를죽게하는침입자인동시에죽은나무를분해해다른생명을키워내는조력자이기도한균류는나무가죽은이후에도계속해서나무의이야기를써나간다.나무들조차알지못한‘이후의일들’을엮어가는균류를두고저자는“나무가직접쓴이야기는아닐지라도그역시나무의생애를온전히완성하는일부다”(253쪽)라고말한다.
2018년,박사과정을마친저자는마침내오랫동안염원해온⑥자이언트세쿼이아에오른다.거목중에서도가장키가크고거대한규모를자랑하는자이언트세쿼이아는북미의덥고건조한기후에서자주산불에휩싸이지만,두텁고견고한단열층을형성해산불에적응하며진화해온종이다.그러나극단적인기후변화가초래하는더강력하고잦은산불은이런적응이무색할만큼자이언트세쿼이아숲을무참히집어삼키고있다.오리건주에거주하며대규모산불을수차례경험한저자는거대한화마는물론,그밖에곤충이나미생물의침입에맞서자이언트세쿼이아가펼치는자기방어전략에주목한다.얽히고설킨무수한곁가지들,머리위로는무성한잎을틔우지만속은텅빈거대한몸체,곤충과동물의공격으로곳곳에난구멍과그상처에서흘러나온끈적끈적한수지등현재의복잡한구조에는나무가겪은모든사건이숨김없이기록되어있다.저자는나무의몸구석구석에새겨진이야기들에귀기울이며거목이써온장대한서사를헤아려본다.
한동안미국에서활동하던저자는깊은숲속에자리한거목의압도적인위용과그고유한생태를대중에게전하기위한‘⑦대만삼나무세자매촬영프로젝트’를통해다시대만의나무에오른다.거목의전신등비례사진을찍어포스터를만들고,이를대중에게소개하는일에참여하면서그는과학연구의결과가학술지밖으로나와공유되어야과학자들이제기하는여러환경의제들이폭넓은지지를얻을수있다는걸깨닫는다.거목의생리와생태를연구하다가점차산림병해연구로옮겨간저자는한동안자신이수관층에서점점멀어지고있다는생각에사로잡혔다.그러나바로그산림병해연구를통해다시자신의첫번째나무와만나게된다.마치대만을떠나미국으로향했던자신처럼,대만편백나무숲을떠나미국편백나무숲으로옮겨간측역병균Phytophthoralateralis이단기간에거의모든나무를고사시키는현상을연구하게되었기때문이다.대만에서는아무문제를일으키지않던병원균이미국의숲에서는막대한죽음을불러일으키는이유를찾아가며,저자는자신의출발점이었던대만편백나무와다시연결되는기분을느낀다.돌고돌아다시돌아온자신의첫번째나무는20년전보다훨씬더풍부하고입체적인풍경을보여주었다.20년만에다시만난나무가저자에게전혀다른풍경을보여준것처럼,이책을다읽고난사람이라면주변에서늘보던나무가훨씬더다채롭고풍부한이야기를품은채다가올것이다.
누구에게나자신과세계를연결해줄
친밀한나무하나쯤은있어야하지않을까
한낭만적인생태학자의문학적인연구기록
저자란융샹은지난20년간의연구여정을기록한이책으로2025대만문학상금전장본상과신인상을동시에수상했다.“이책이주는가장큰선물은저자가진심을다해도달한독보적인삶의경험이다.바로그경험자체에특유의미학이있다”라는금전장심사평처럼,저자는수관층이라는낯선세계,그곳에접근하는활기차고역동적인과정을생생하게묘사한다.저자가주로찾아가는숲은오랜세월에걸쳐안정적인생태와구조를형성해온노숙림이다.숲바닥에두텁게깔린이끼카펫,과거언젠가쓰러져누운채로그위에다양한착생식물과어린나무를키우는고사목,수종마다다른특유의나무껍질무늬가손끝에전하는감촉,숲을거니는내내따라오는은은하고알싸한침엽의향기와서서히옷을적셔오는습기등저자의묘사를따라가다보면마치깊은숲속을걷는기분이다.그렇게한참을걸어들어간숲에서가장크고높은나무의아득한꼭대기를향해나아가는저자의뒤에서독자도로프를단단히쥐게된다.로프에매달린채수십미터아래숲바닥을내려다보는아찔함,나무꼭대기에걸터앉아반대편산골짜기에서피어오르는안개를바라보는장쾌한시야,어스름이깔린시각나무꼭대기에서로프를타고서서히내려오다반딧불이의빛무리속으로잠겨드는몽환적인순간은수관층연구자만이전할수있는독특한감각일것이다.독자의오감을자극하는이신비롭고낯선장면들은그자체로독자들에게새로운문학적경험을선사한다.
저자는스스로를낭만적인사람이라고말한다.과학자로서나무와숲을연구해어떤성과를내겠다는마음보다는그저나무에오르는것이좋고,나무꼭대기에서바라본풍경이좋아서수관층연구를하고있으니말이다.생화학자를꿈꾸며좁은실험실안에서정교하게설계된실험에몰두하던저자는우연히접한수목등반에매혹되어무엇하나뜻대로통제할수없는야외현장으로나왔다.무수한돌발상황에대응하며수많은동료들과협업하는방법을배웠고,서로다른환경에서고유한생태적특징을이룬거목들을찾아다니며세계곳곳의숲을누볐다.사랑하는대상,좋아하는일에몰두하면서점점더넓은세상과연결된것이다.“세계곳곳의가문비나무숲을찾아다니며그들이맞닥뜨린환경과저마다의생존과제,인간과맺어온관계를몸소체험하는동안세상을바라보는나의시야도함께넓어졌다.꼭가문비나무가아니더라도,심지어식물이아니더라도모든사람의삶에는자신과세계의낯선구석을연결해줄지극히친밀한존재하나쯤은있어야하는것이아닐까”(175쪽)라는저자의말처럼,독자들은이책을읽으며자신과세상을연결해줄나무한그루혹은친밀한존재는무엇일지생각해보게될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