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현대미술 (진짜 예술가와 가짜 가치들)

또 다른 현대미술 (진짜 예술가와 가짜 가치들)

$22.18
Description
새로운 20세기 미술사
이 책은 주류 현대미술(예술) 담론에 대한 저항의 안내서다.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신격화에 기초한 현대미술의 ‘공식적인’ 담론은 이렇게 요약된다: 20세기는 아방가르드의 세기, 즉 서사, 재현, 찬미, 아름다움과 같은 고전적인 예술 개념들을 비롯하여 작품 자체, 예술가 자체를 해체하고 넘어서려는 계속된 시도였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까? 모든 현대미술은 사람들에게 낯설고, 이상하고, 간단히 말해 ‘예술처럼 보이지 않는 것’일까? 우리가 ‘예술’이란 말에서 자연스레 떠올리는 이 개념들, 관찰을 통해 솜씨를 갈고닦는 예술가란 역사의 흐름에 따라 더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을까?

저자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고전적인 예술 개념은 20세기 내내 소위 마이너 예술로서 계속 존재해 왔으며, 그 전통을 여전히 따랐던 위대한 예술가들의 목록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저자는 조국인 프랑스를 중심으로 현대미술계와 미술 시장의 공식적인 담론을 반박하는 ‘대안적인’ 20세기 미술사를 제시한다. 주류 미술계에서 외면받으면서도 세계의 재현과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위대한 예술가들의 역사, 그런 예술가들이 서로를 알아보며 일궈 온 진정한 미술사의 궤적을 탐색해 나간다.

오직 소수만이 알고 있었던 이 ‘진짜’ 20세기 미술사를 구성하는 이들은 현대미술의 희생양이자 진정 저주받은 우리 시대의 예술가들이다. 반 고흐와 인상주의자들처럼 과거의 저주받은 예술가들이 그랬듯, 시간이 지나면 이들이야말로 20세기 미술의 진정한 영광이자 자랑이 될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열정과 기발함, 그리고 비전문가만이 지닐 수 있는 약간의 과감함을 곁들인 이 책은 무의미하고 불쾌하게만 느껴지는 현대미술 작품을 향한 찬사에 (특히나 그 놀라운 가격에) 의문을 품었던 많은 이에게 답을 제시하고, 아름다운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길을 안내할 것이다.
저자

뱅자맹올리벤느

1990년에태어났다.프랑스파리소르본대학교에서철학학사학위를,파리팡테옹-소르본대학교에서현대철학석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는뉴욕의콜롬비아대학교에서수업하며문학박사학위를준비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

서문
1장내취향이아니야
2장또다른미술사
3장언더그라운드미술(1966년~)
4장프랑스의미술에서프랑스적인미술로?
결문

더나아가
미주

역자후기
이미지들

출판사 서평

우리는언제까지현대미술의사기를참아야하는걸까?
새로운20세기미술사찾아가기


현대미술에대한솔직한고백
한번쯤현대미술전시회를가보거나,SNS에서‘현대미술한방에정리’,‘현대미술최고가TOP10’같은영상을클릭해본적있을지모른다.옆관람객이나친구에게잘보이려고천천히고개를끄덕이면서,속으로는저녁에뭘먹을지고민하지않았던가?고명한비평가들이극찬하는예술적사상의결정체이자영혼을끌어모아도한참은모자를가격에거래되는작품을눈앞에두고도,아이들의낙서라든가외설물,장난감을연상하는자신을부끄러워하진않았은가?그러면서도이게예술작품으로인정받는데는내가모르는이유가있을거라고,나의모자란지식과메마른감수성,넷플릭스결제와습관적인유튜브감상이문제일뿐이라고생각한적없는지?

〈또다른현대미술〉은이런감상이무척이나일반적이며,나아가전혀잘못된게아니라는데서출발한다.그러니까,사실사람들은현대미술을좋아하지않는다.(저자는단한명도그럴리없다고장담한다!)그리고이건우리에게현대미술을이해할능력이부족해서가아니다;저자에따르면진짜이유는현대미술에있다.고전예술,그리고오늘날우리가흔쾌히즐기는이른바대중예술을보라.이들은현실을하나의작품으로재창조함으로써세계의숨은일면과아름다움을전달하려한다.그러나현대미술은반대로세계와무관한개념적이고형식적인것(예컨대커다란사각형이나줄무늬),아름답지않은것(소변기,잘린성기),예술과무관해보이는것(통조림,벽에붙인바나나)을추구한다.그렇다면우리가현대미술을싫어하는게더자연스러운일아닐까?저자는자신에게솔직해지자고,미술계와미술시장의‘사기’에더이상속지말자고이야기한다.

미술의진보에대한신화,공식적인미술사
이처럼〈또다른현대미술〉에서저자가예술을바라보는관점은(30대란젊은나이에어울리지않게)무척이나고전적이다.아리스토텔레스의모방(재현)을끌어들이고,서사나운율,찬미,아름다움이란전통미학개념을통해예술적가치를판단한다.동시에그는현재미술계와미술시장을지배하는담론,즉이들이벌이는사기의핵심을‘미술의진보에대한신화’혹은‘20세기공식적인미술사’라부른다.이에따르면,예술이19세기말인상주의부터20세기개념미술에이르는일련의과정은이전세대의해체와전복의연속이며,재현이나아름다움과같은고전개념은물론작품이나예술가란개념자체도모조리파괴해나가는여정이었다.아방가르드의물결로표현되는이과정은누구도거스를수없는역사적흐름이었고,인류사회와지적능력의발전에발맞춰예술역시새로운지평선에도달하는과정이었다.이전세대의죽음과폐허로부터태어난현대미술(예술)은예술을세계로부터,작품으로부터,예술자신으로부터해방했으며,(비로소)예술가는창조주요연설가,새로운영적지도자로서한순간번뜩인아이디어혹은층층이덮인해석과수만장의비평으로무지한사람들을일깨우는이가되었다.

저자는이‘공식적인역사’가오늘날예술에대한불쾌감을사소하게만들고,그에대한대중의거부를오히려자기존재의정당성으로삼는다는점을지적한다.대중이현대미술을싫어하는건당연한일이다.현대미술은언제나과거를파괴하고새로운것을향해나아가지만,사람들은익숙한걸좋아하는법이니까.이런건예술이아니란반발도마찬가지다.반고흐조차당대에는외면받았으며,우리는그의명작을알아보지못했던19세기사람들을동정한다.현대미술의세례를받지못한채과거에사로잡혀인류의새로운예술적도약을이해하지못하는이들이여,무엇이진정한예술인지는시간이지나면역사가심판할것이다.

또다른현대미술,진정한예술가들의역사
이지점에서저자는묻는다.19세기를기점으로고전예술은정말낡은것이되었나?요컨대예술이세계를재현하고,예술가가엉덩이가닳도록대상을관찰하거나작업장에처박혀그림을연습해야한다는건고리타분하고시대착오적인생각일뿐인가?현대미술가제프쿤스를싫어하는것이반고흐를싫어하는것과똑같은가?예술작품은역사적흐름속에서온전한의미와가치를획득하는가?오늘날모든예술가는해방된존재로서자유를,최소한이전보다더누리는가?예술의진보는되돌릴수없고거스를수없는것이었으며,모든예술가가그에동참했는가?

저자는작품의감상과예술가의가치는역사의흐름속에서가아니라역사의흐름과무관하게나타난단점을논의하고(어떤작품이나에게감동적이라면그것이인상주의작품이든고전작품이든무슨아무상관인가?),고전예술양식은마이너예술을피난처로삼았으며오늘날이들이누리는성공은바로그이유때문일것임을지적한다.아울러20세기미술사의신화를이루는핵심‘토템’인뒤샹,피카소,개념미술등의의미를다시살피고,이들이생각만큼견고하지도,생각만큼공식적인역사를지지하지도않음을이야기한다.나아가피카소나모네처럼자신들의이름이걸린아방가르드운동보다훨씬오래예술계에남아계속활동했던이들,아방가르드운동에참여했다가다시고전예술양식으로되돌아온이들,어떠한아방가르드나역사적과정에참여하지않으면서도뛰어난예술작품을남긴이들을하나씩지적한다.

이과정을통해저자는공식적인미술사가거짓임을선언하고,새로운20세기미술사를제시한다.이는세계의재현과아름다움의추구란예술의본질을잊지않으며끝없는노력으로솜씨를갈고닦아고전작품과어깨를나란히할수있는여러작품을남긴진정한예술가들의역사,예술의해방이란최종목표를향해나아가는과정이아니라인간의창조적능력이변모하며나타나는과정으로서의미술사다.그가이역사를발견하여재구성하는데있어핵심구호는“진짜는진짜를알아본다”로축약된다.요컨대비평가나역사학자가아니라,예술가들스스로가찬양하고수집했던선대예술가들,그리고그예술가들의작품을다시금사랑하고찬미했던후대예술가들로이어지는긴사슬을확인하는것이다.이사슬은보나르,뷔야르,모란디,호퍼,발튀스,피카소와마티스,프로이트등을포함하며,자코메티를기점으로현대로이어진다.물론과거에도뛰어난관찰자와감식가,조예깊은수집가와비평가등예술가가아닌소수의이들또한이역사를알고있었으며,저자는이들을또다른현대미술의증인으로삼는다.

현대프랑스의진정한예술가들
또다른현대미술,진정한예술가들의역사가사실이라면,오늘날에도그런예술가들이있지않을까?저자는공식적인역사의승리로인해오늘날반고흐가살았던시대보다훨씬더많은진정한예술가가,훨씬더오랫동안외면받고있음을이야기하면서,자코메티이후20세기프랑스에서활동한아홉명의현대화가를소개한다.이들은모두우리시대를지배하는미학과거리를두고(자의든타의든)언더그라운드에머무르면서,자기생각과주장을외치는대신세계를바라보고전달하려는겸손과끈기를지녔다.이들의작품은우리에게거부감을주거나예술가의생각을강요하지않으면서도작품과세계를오가는아름다움을,내면을고요히뒤흔드는감동을전달한다.물론‘진짜는진짜를알아본다’란명제에따라이들은서로를알아보고찬양했다.

우리는물론프랑스인들에게도생소한이예술가들의이름은조란무시치,레이몬드메이슨,자크트뤼페무스,아비그도르아리카,샘사프랑,에릭데마지에,장밥티스트세슈레,치아라가지오티,드니몽플뢰르다.낯선이름과작품이무수히등장하지만,크게걱정하진않아도된다.(특히역서에는관련작품을직접볼수있도록QR코드를함께수록했다.)저자는이들의배경과작품,작업과정,고전작품과의연결등을애정넘치는관점에서세세히전달하며,기관과시장에서외면받는현실을토로한다.또다른현대미술의최근사슬은자코메티와아홉명의예술가를거쳐1980~1990년대화가들에게도계속이어지고있다.저자는현대미술의주류예술가들이아닌이들이야말로20세기의반고흐들이며,현대미술의사기를사람들이깨닫고자신이진짜좋아하는작품이무엇인지솔직히말할수있게된다면정당한명성을누릴수있으리라고말한다.

프랑스회화의전통
새삼스럽지만,〈또다른현대미술〉의저자뱅자맹올리벤느는프랑스인이다.마지막장에서저자는조국인프랑스를중심으로새로운미술사를탐색하며발견한,주류현대미술에반하는프랑스회화전통을설명한다.그는이것이편협한민족주의와무관함을분명히하면서,19세기이후프랑스의진정한예술가들사이에마치메아리처럼계속해서울려퍼지는어떤유사성이존재한다고이야기한다.그에따르면프랑스의회화전통은푸생과풍경화와오달리스크,대중무도회와아이들,얼굴들,차분하고투명한청색을특징으로하며,관찰된세계의기하학적재구성,이성과감성,색채와소묘사이의균형,과장되지않은고전주의,이세계에대한평온한사랑을사유한다.

저자의전공이피부로느껴지는이부분의설명은약간난해하며,앞의내용보다훨씬더많이등장하는낯선인물과작품에어지러울수있겠다.(게다가프랑스역사에대한약간의이해도필요하다)핵심은,20세기미술이끝없이해체하고부정하려는예술의‘전통’이란후퇴와고립의상징이아니라새로운혁신과확장을위한기반이요,미술사를마감하는재료가될수있단점이다.그것이프랑스든,독일이든,우리나라든.물론,회화의죽음이확실해보이는이시대에,고전예술양식과회화전통을따른다는건엄청난용기가필요한선택이다.저자가앞선장에서다룬위대한예술가들은바로이선택을한사람들이다.즉위대한예술가들은어떤전통에속한사람임에도불구하고위대한예술가가된것이아니라,어떤전통에속한사람이기에,그것을계승하고새로운것을발견했기에위대한예술가가될수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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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사람들이예술을대하는자세를결정짓는것은작품과감상자일까,아니면그를둘러싼비평과시장논리일까?저자는어떤작품이좋은작품인지결정하는것은이론이나가격,비평가,무엇보다도역사의판단일필요가없다고말한다.우리자신이감동하고,매일즐기고감상하고싶은작품이면충분하니까.물론이책에서저자가내세우는전통미학과미적기준이AI마저동참한오늘날의예술에적절하리란보장은없다.그러나확실한건,지금미술계가추앙하는작품들에만족하지못하는이들이적지않으리란점이다.〈또다른현대미술〉은그런이들을위한책이다.제도와사상,관습,시장논리,허영심과유행을넘어보다유연하고진솔하게작품을감상하고자하는이들에게작은길잡이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