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 (판사복을 벗은 뒤에야 깨달은 것들)

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 (판사복을 벗은 뒤에야 깨달은 것들)

$19.80
Description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의심하는 기술이 아니라 현명하게 믿는 기술이다”
판사 출신 변호사 정재민이 변호사 사무실, 경찰서, 구치소, 법정을 오가며 기록한
우리 사회 이야기
지난 10년간 사기 범죄가 24만 건에서 42만 건으로 80퍼센트 증가했다. 사기가 절도를 넘어 1등 범죄가 된 시대, 서로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당연해졌다. 판사도, 변호사도, 일반 시민도 그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저자 역시 변호사로서 사기를 당하고, 경찰 수사의 어려움을 목격하며, 구치소에서 불안과 억울함을 토로하는 피고인을 만나고, 법정에서 서로를 끝내 의심하는 공방을 수없이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고발이나 냉소적 기록에 머무르지 않는다. 저자는 타인을 믿을 것인가, 믿지 않을 것인가의 양자택일 문제를 넘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믿음’이라는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의심은 우리를 지켜 주지만, 믿음만이 우리를 살게 한다는 역설이야말로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정재민의 글은 법정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사건 기록이면서 인간과 사회를 향한 성찰의 기록이기도 하다. 날카로운 관찰 속에서도 유머와 따뜻함을 잃지 않으며, 불신이 기본값이 된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기회비용을 치르고서라도 타인을 믿어 보겠다는 한 개인의 선택은 불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더욱 큰 울림을 가진다. 저자는 계속해서 독자에게 이야기한다. 행복하려면 믿음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서로를 더 믿어 주고 서로에게 더 자주 프러포즈하자고.
저자

정재민

저자:정재민
서울대법대를졸업하고사법시험에합격한후판사로,또법무부,외교부등에서공직자로23년간일했다.2024년부터는법무법인을설립하고대표변호사로일하고있다.
특유의쉽고명료한해설과재치있는화법으로대중에게까다로운법이야기를쉽게전하는능력이돋보여〈알쓸범잡〉〈용감한형사들〉〈런닝맨〉〈그것이알고싶다〉〈침착맨〉〈고잉세븐틴〉등여러방송과유튜브에출연했다.〈무엇이든물어보살〉에출연했다가프로그램고문변호사가되기도했다.
제10회세계문학상·제1회매일신문포항국제동해문학상등을받은소설가이기도하다.소설『보헤미안랩소디』『소설이사부』『독도인더헤이그』와에세이『지금부터재판을시작하겠습니다』『혼밥판사』『범죄사회』등을썼다.
사는듯사는삶을살고싶어한다.글을쓴것도,판사복을벗고행정부에서일한것도사는듯살기위해서였다.변호사로서도사는듯살기위해소수의사건만맡아직접의뢰인과소통하며정성으로일한다.단순히한건의법률업무를처리한다고생각하지않고의뢰인과삶의한토막을함께살아낸다고생각하며훗날서로후회를남기지않고자애쓰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변호사사무실에서_변호사의인연법을배우며

음악이흐르는사무실|패키지여행에서자유여행으로|판사를그만둔이유|변호사의인연법|사기당하는사기전문변호사|사람을몇프로믿고살아야하는가|소수의사건만맡는이유|법률장인공방을추구하며|히말라야의셰르파처럼|정신분석가의카우치처럼|인공지능이못하는것,믿음을주고받기

2장.경찰서에서_배트맨을생각하며

경찰에대한상반된이미지들|어린시절기억속경찰|경찰과검찰사이|내가경찰조사에꼭참석하는이유|수사로진실을밝힌다는말|사기가판치는세상|노트북수리사기를당하다|사기꾼검거가어려운이유|순진하게정의를굳건히믿었던시절|배트맨을생각하며

3장.구치소에서_쇠창살안에서희망을말하며

어느피의자의긴급체포부터구속까지|구치소가는길|구속되면커피를마실수있을까|수용자에게도부모가있다|변호사는집사가아니다|자신없는변호사가될때|때로교화되는사람도있다|낙원의감옥

4장.법정에서_재판을하다가재판을받으며

변호인의출석을확인하겠습니다|공소사실의요지를말씀해주십시오|피고인,공소사실을인정하십니까|증거인부를해주십시오|증인도불신의대상이다|MR을제거하고가사만비교하는일|최후변론을시작하겠습니다|합리적의심을넘어서|양형을정하는기준|전관예우라는믿음으로인한불신|선고일에느끼는감정|법정은믿음과불신의대립으로떠받쳐진세계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믿어서빼앗기고믿어서배신당한상처는
또다른믿음으로만치유할수있다”
정의를굳건히믿었던시절을지나
그저억울한사람이없길바라는변호사가되기까지의기록들

판사시절,저자의부모님이사기꾼의사에게거짓류머티즘진단을받고7년동안이나독한항암제를복용한일이있었다.그는의사를고소했지만의사에게무혐의결정이내려진다.이유는‘피의자가환자들에게류머티즘이라고거짓말을한사실은인정되나그런행위는피의자가의사로서의명성을높이기위해서한것이므로재물죄인사기죄가성립하지않는다’는것.그는사법시스템의일원으로서모멸감을느꼈다.지방소도시종합병원의사기꾼의사하나를처벌하는데도넘어야할산이많다는것을깨달았다.

그로부터15년이흐르는동안,저자는사회와사람에대한신뢰도가현격히줄었다고고백한다.그렇지만여전히사람을믿을용기를놓지않고누군가를변호하며법의최전선에서일한다.지금보다더많이믿다보면남에게속는일도더많아지겠지만그렇다고타인을믿지못해문을걸어잠그고살면지금보다삶이나아질일도없고삶의막바지에후회할것같기때문이다.

그는삶을헛된일,소모적인일을하며허비하고싶지않다고말한다.조금이라도좋은사람을만나고지인들과좋은대화를나누고좋은일을하고좋은장면을보고좋은기분을유지하고좋은글을쓰고싶다고.자신뿐만아니라모든사람이그렇게살길바란다.그래서오늘도우리공동체를개개인이살기좋은곳으로변화시키기위해작은노력을기울인다.

“사는듯살기위해서는타인과관계를맺어야한다”
믿겠다는결심이틀리지않았다는증거

정재민변호사는변호사일이대리운전을하는일과같다고말한다.고객을뒷좌석에태우고고객이원하는방향으로운전하며우리를믿어달라고호소하기때문이다.한팀이된변호사와의뢰인은경찰,검찰,법원을들를때마다자신들을믿는다거나못믿는다는채점지를받아든다.

저자는의뢰인을뒷자리에태우기전먼저그의말을경청한다.그저일을한다고생각하지않고의뢰인와깊게관계맺는다고생각하기때문이다.의뢰인의이야기를들을때는우호적인입장을취하면서도무조건적으로편들지는않는다.‘내가감히당신의감정을어떻게다알겠는가,당신이하고싶은말을조급해하지않고기꺼이들어주겠다,듣되선악으로판단하지않고당신의불행을내행복의땔감으로사용하지않겠다,그저내마음속서랍에고스란히담아두었다가당신이민망할때쯤깨끗이잊어주겠노라’는마음으로들으려한다.이렇게주의깊게들어주는것자체가,그렇게함께있어주는것자체가묘한힘을발휘한다.

이모든일의바탕에믿음이있다.그러므로저자는오늘도믿겠다고결심한다.그로인해얻는행복과삶의풍요가때로타인에게속아서생기는고통과손실을보상해주고도넉넉하게남을것이라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