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경기 4 (양장본 Hardcover)

박안경기 4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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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중국에서 송ㆍ원대에는 직업적인 이야기꾼(‘설화인說話人’)이 관중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공연 행위를 ‘설화’라고 불렀다. ‘설’은 들려주기telling, ‘화’는 이야기story라는 뜻이다. 설화는 시각적인 효과도 중시했지만 주로 청각에 호소하는 서사 예술이었다. 따라서 단시간 내에 생생하고 명쾌한 서사로 관중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좌중을 휘어잡는 데는 추임새의 과장, 인물 형상의 만화화, 줄거리의 참신성, 구성의 치밀성이 흥행의 성패를 좌우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설화의 대본인 ‘화본話本’이 ‘독서를 위한’ 소설로 선보인 것은 그로부터 삼사백 년 후인 명대부터이다. 상업 경제가 발달하고 크고 작은 도시들이 도처에 형성되면서 글자를 읽을 줄 알고 왕성한 구매력을 갖춘 도시인들이 주요한 문화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하였다. 그 과정에서 그들의 문화적 취향에 영합하는 통속적인 화본소설이 독서시장에서 각광 받고 다양한 아류작들이 잇따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이렇게 독서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강화되면서 지식인이 송ㆍ원대 화본의 틀을 모방한 소설을 짓는 풍조가 유행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서막을 연 것이 바로 즉공관주인卽空觀主人의 《박안경기》였다.
《박안경기》는 명ㆍ청대 독서시장에서 큰 호평을 받으면서 중국 고대의 백화소설이 집단 창작의 단계에서 개인 창작의 단계로 진입하고, 저잣거리 이야기꾼의 서사 예술이 문학 창작물로서의 소설로 전환하는 단계를 보여주는 생생한 이정표가 되었다. 이야기꾼이 저잣거리에서 ‘손님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 쓰던 투박한 비망록이 어느 사이에 서재에서의 차분한 감상을 위한 고상한 문학 작품으로 격상된 것이다.
저자

능몽초

凌濛初(1580~1644)
명대의소설가ㆍ극작가이자출판가.절강浙江오정현烏程縣사람으로,자는현방玄房이며,호로는초성初成ㆍ능파凌波ㆍ현관玄觀ㆍ즉공관주인卽空觀主人등을사용하였다.문예를중시한가정환경과당시번창하던강남출판업의영향을받아어려서부터남다른재능을발휘하였다.그러나과거와는인연이없어서매번뜻을이루지못하자그열정을가업(출판업)에쏟아부어각종도서의창작ㆍ출판에매진하였다.생전에시문ㆍ경학ㆍ역사등다방면에서다양한저술ㆍ창작을남겼으며,가장두각을나타낸분야는소설ㆍ희곡ㆍ가요집ㆍ문예이론등의통속문학이었다.대표작으로꼽히는의화본소설집《박안경기拍案驚奇》와후속작《이각박안경기二刻拍案驚奇》는나중에‘이박二拍’으로일컬어지면서강남의독서시장에서큰인기와반향을불러일으켰다.55살때에상해현승上海縣丞으로기용된것을계기로출판업을접고서주통판徐州通判ㆍ초중감군첨사楚中監軍僉事를거치며선정을베푸는등유가의정통파경륜가로서도큰족적을남겼다.

목차

제21권9
원상보는관상술로대갓집을움직이고정사인은선행으로세습직을이어받다
袁尙寶相術動名卿鄭舍人陰功叨世爵

제22권55
돈많으니평민조차금띠를두르고운나쁘니자사조차키를잡다
錢多處白丁橫帶運退時刺史當艄

제23권113
언니는넋이빠져나와오랜소원이루고동생은병상서일어나전날의인연잇다
大姊魂游完宿願小姨病起續前緣

제24권173
염관읍의늙은마귀는아름다운여인을홀리고회해산의백의대사는사악한요괴를처단하다
鹽官邑老魔魅色會骸山大士誅邪

제25권233
조사호는천리먼곳에서유언을남기고소소연은시한수로바른깨달음을얻다
趙司戶千里遺音蘇小娟一詩正果

제26권281
정을통하던시골여인은자기목숨을바치고하늘의계시빌린막료는미결사건을해결하다
奪風情村婦捐軀假天語幕僚斷獄

제27권337
고아수는기쁜마음으로보시를바치고최준신은부용꽃병풍덕에용케상봉하다
顧阿秀喜捨檀那物崔俊臣巧會芙蓉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