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롱 시한부

나이롱 시한부

$14.00
Description
이제는 더 이상 슬프지 않다는 안나와
아직 그녀를 위해 해 줄게 많은 단한의 이야기
안나는 가끔 자신이 아무렇지 않다며, 아픈 것도 다 거짓말 같다고 말한다. 통증이 없다고, 오늘은 피를 쏟지 않았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말한다. 나는 나이롱 시한부다! 나이롱 시한부! 하나도 안 아픈 시한부다! 안 아프다고 생각하면 안 아프다! 나는 백 살까지 살 거다! 나는 악바리다! 지(죽음)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 보라지! 짓궂은 목소리는 정말로 안나를 한순간에 나이롱 시한부로 만들어 버린다. 죽음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정말 그런 사람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자칭 ‘나이롱 시한부’인 안나는 그럴 수 있을 것만 같다.

안나는 남겨질 이에게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고. 끝이 정해진 삶을 사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이냐고. 그러니 한 번 사는 인생 촘촘히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똑같이 끝이 정해져 있지만 어떤 끝인지는, 본인이 하기 나름이라고. 안나는 자신에게 남은 세상의 조각을 나에게 슬며시 꺼내 보여 주곤 했다. 어떤 것은 너무 커서 시야를 다 가리고, 어떤 것은 너무 작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안나와의 대화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안나와의 대화를 멈추지 않았다. 나의 세상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었다. 세상을 넓히는 것엔 약간의 품이 든다. 아프기도 하다. 이 책은 그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

김단한

사람과사랑이지겹다말하면서도이두가지에서꽤많은이야기를얻고있다.에세이『나이롱시한부』『다쓴마음은어디다버려요?』,독립출판으로『구시대적사랑』등을냈다.

목차

프롤로그_남은삶은조금더촘촘하게

1장.서로다른시간을걷는일상
내이름을써보는것이소원이다
안나와연이
고그리고스톱
살만큼살았다는건누가정하나요?
깜장뉴그랜저를탄할머니
니가왜거기서나와?
안나의돈봉투
지금은전화를받을수없어
서로의약복용시간알리미
사실은모두비정상
안나는세계여행중
처음사랑을고했을때

2장.언젠가남겨질이에게전하는이야기
물은건너봐야알고사람은겪어봐야안다
니는꽃과함께살아라
이십만원과십오만오천원
죽먹어도고기먹은것처럼
니는절대로결혼할생각일랑마라
요즘에는착하다는소리가욕이야
나는서른이대단한나이라고생각했어
오늘잘살고내일도잘살자
사랑으로부터배운다
투박한위로
나를조금씩견디며산다는것은
사는것이코메디다
적당히게으를것
닳고닳은묵주알
마음을단디살피는법

3장.우리는필연적으로죽음을항해가고있다
아픔을멀리하고,아듀!
내가무언갈더할수있을지도몰라
봄날은간다
이제슬플일만남았다,그치?
나홀로집에
안나의일상
나란히나란히나란히
서른셋의늙은단한과여든넷의어린안나
플랜B는없다
하이힐을신고산에오를것이다
어젯밤에꾼개꿈도꿈이니
안나에겐지우개가필요하지않았다
신이미워죽겠으니가서전해달라고했다
저승갈때뭘가지고가지?

에필로그_우리는나이롱시한부다!

출판사 서평

〈나이롱시한부〉를보며하염없이눈물을쏟았다.
나를스쳐간그리고나를떠나갈사람들을떠올리며
혼자남겨진,홀로남겨질나를생각했다.

죽음은누구에게나필연적으로있는것이지만,공평하게주어지지는않는다.‘세계는불균형하다.’라는말을어쩌면제일잘대변해주는것은죽음이아닐까?그때문에죽음을앞둔사람은물론죽음에가장가까운자리에있는사람들은그불공정한죽음에대하여저마다의방법으로받아들인다.그많고많은사람의방법중〈나이롱시한부〉속에등장하는안나는평온하게죽음을받아들이기로한다.반면안나를너무사랑하는단한은저항한다.아직안나에게글을가르쳐주고,더많은대화를나누며,화사한꽃을선물하기도한다.그것이모두안나를잡아둘수없는것임을알면서도.
〈나이롱시한부〉는죽음을목전에둔할머니와손녀의마지막을그린단순한신파로보일수있다.하지만그뻔하디뻔한신파의껍데기를깨고나오는역할을하는것이단한작가의문장이다.죽음에대한끊임없는고찰로정제된단한작가의문장은나를떠난사람과나를떠나게될사람을떠오르게하고,홀로남겨진홀로남겨질나를생각하게한다.누구나필연적으로죽음을향해가고있기에〈나이롱시한부〉는나와내주변을둘러싸고있는죽음에대해서그리고삶에자세에대해서한번쯤환기시킬수있는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