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질 양반전

호질 양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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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타락한 사대부들의 각성을 촉구하며 연암 박지원이 가하는 일침을 담은 작품들을 담은 『호질 양반전』. 조선사회의 유교라는 화석화된 이념 속에 가려진 가공되지 않은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해 내고, 육안이 아닌 심안으로 현실을 바라보며, 한낱 몽상가적 이상이 아닌 가능성 있는 미래를 설계한 연암의 문학과 사상을 세월의 경계를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감수성을 전율시키기에 모자람이 없는 작품들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저자

박지원

18세기지성사의한획을긋는사건이자,문체반정의핵심에자리하게된'열하일기'를통해불후의문장가로조선의역사에남은인물이다.호는연암(燕巖).조선중기학자로어렸을때부터매우영민하였다고한다.1752년(영조28)혼인하였고맹자를중심으로학문에정진하였다.이당시의국내정세는홍국영이세도를잡아벽파에속했던그의생활은어렵게되고생명의위협까지느끼게되어결국황해도금천연암협으로은거하게되었는데그의아호가연암으로불려진것도이에연유한다.1780년(정조4)박명원이청의고종70세진하사절정사로북경을갈때수행(1780년6월25일출발,10월27일귀국)하여압록강을거쳐북경·열하를여행하고돌아왔다.이때의견문을정리하여쓴책이《열하일기》이며,이속에는그가평소에생각하던이용후생에대한생각이구체적으로표현되어있다.특히열하일기에서강조된것은당시중국중심의세계관속에서청나라의번창한문물을받아들여낙후한조선의현실을개혁하고자한그의노력을집대성하고있다.그의사상은실학사상의모태가되었다.

목차

양반전兩班傳
호질虎叱
광문자전廣文者傳
열녀함양박씨전烈女咸陽朴氏傳
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
김신선전金神仙傳
마장전馬?傳
허생전許生傳
민옹전閔翁傳
우상전虞裳傳
하룻밤에아홉번강물을건너다[一夜九渡河記]
통곡할만한자리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시대를뛰어넘어오늘날우리가연암을마주해야하는이유!
조선후기의문신이며실학자이자대문장가인연암박지원(1737~1805)은노론명문가집안에서태어났으며,자는중미仲美,호는연암燕巖이다.박지원은장인이보천에게《맹자孟子》를배우고,처숙인이양천에게《사기史記》를배우며본격적으로학문을시작했는데,홍문관교리를지낸이양천이시문詩文에뛰어나주로문학면에서연암을지도했다고한다.
박지원의《연암집》은단순히글을모아놓기만한책이아니라‘문학창작집’이라는분명한의식을가지고편찬되었으며,창작에관한이론또한필요한곳마다적절하게삽입되어있다.이책에서는《방경각외전》에실린현전하는일곱작품과더불어,《연암집》<연상각선본>에실려있는<열녀함양박씨전>,《열하일기》에수록된<호질>,<허생전>,<하룻밤에아홉번강물을건너다[一夜九渡河記]>,<통곡할만한자리>에대해살펴보기로하겠다.

이책에수록된모든작품을아우르는주제는‘타락한사대부들의각성을촉구하며연암이가하는일침’이라볼수있겠다.
<예덕선생전>은천한역부임에도곧은마음과높은덕을지닌엄행수를‘예덕선생’이라부르며,사리사욕만채우며만족할줄모르는사대부들의위선을비판하고있다.<광문자전>은비록거지이지만우직하고믿음직스러운성격때문에사람들에게두터운신임을받는존재인데,이는봉건적위계질서가중시되었던조선사회에서는결코실현될수없었던것이기에연암은소설의힘을빌려이상을실현하고자했던것이다.<일야구도하기>는연암이중국에다녀와서보고듣고느낀감상을적은기행문인《열하일기》에수록된작품으로,보이는것과들리는것에현혹되지말고정신을수양하고마음을깨끗이하여외물外物이주는두려움을이겨내야한다고말한다.
그리고연암의작품을논할때빼놓을수없는것은부조리에대한비판과동시에해학이담겨있는그만의독창적인‘풍자’이다.연암이살았던당대의지배이념인유교는더이상사회를통제할능력이없게되었고,유교는한낱지배를위한이데올로기로서만존재할뿐객관적현실은이미그틀을벗어나고있는실정이었다.이와같은모든상황이연암에게는풍자의대상이었던것이다.연암은<마장전>을통해사대부들이명리만좇아친구를사귀는현실을개탄하면서,그들의타락한우도友道를신랄하게비판하고있다.<민옹전>은기인으로묘사되는실존인물인민유신의전기로,능력은있으나불우하게인생을마친그의삶을조명했다.<김신선전>은품은뜻이있어도마음껏펼수없었던사람들의처지를안타까워하며,조선사회에서뜻을펴지못한사람들의입장을대변하고있다.‘양반이란한푼어치도안되는존재’라고묘사된<양반전>은탁상공론만늘어놓는양반의허례허식을비판하고있다.<우상전>은재능을알아주지않는시대를원망하며시대의희생양이된우상을통해제대로된인재를등용하지못하는세태를비판하고있다.<열녀함양박씨전>은남성중심의가부장제사회인조선이여성에게강요한윤리의식이얼마나잘못된것인가에대한내용이다.연암의풍자는《열하일기》<관내정사>에실려있는<호질>에이르러정점에이른다.북곽선생과동리자의패륜을폭로하면서당시지배층의이념이얼마나가식적인가를적나라하게보여준다.
또한연암의사상에서무엇보다도중요한것은이용후생의실학사상이다.상공업의진흥과상품의유통에관심을가졌던연암의이용후생학은《열하일기》의곳곳에서발견된다.《열하일기》는중국청나라의현실에대한연암의견문과이에기초하여전개된그의북학론(청의선진문물을받아들이자는이론)으로이루어져있다.이러한연암의견문과북학론은그의독특한인식론과탁월한문예적기량에의해뒷받침됨으로써‘존명배청주의尊明排淸主義’에사로잡혀있던당시사람들에게커다란영향을미치며계몽적효과를거두었다.<허생전>을통해나라가부를축적하되국내유통구조를확립해야하고,외국과의교역으로써실현해야한다고주장한다.끝으로<통곡할만한자리>는《열하일기》중<도강록>의7월8일자일기이다.연암은이글을통해인간이가진감정에대해새로운시각으로볼수있게해주며아울러‘한바탕울기좋은곳’이라는비유를통해,좁은시야에서벗어나세상을넓게보는관점을가져야한다고역설한다.

이상에서살펴본것처럼연암은고문古文의전통을충실히계승하면서도격식이나규범에얽매이지않았고,소설식문체와조선고유의속어,속담,지명등을구사하여개성이뚜렷한작품을남겼다.소설은어떠한현상이나사실을고백하는데머물러서는안되며자기반성을담고있어야한다는어느작가의말처럼,타락한양반층을비판하고조선사회를풍자한것은부조리한당대현실에대한연암의일침이었으며동시에조선의사대부로서살아갔던연암자신의치부를드러내는부끄러운고백이자스스로에대한반성이었을것이다.
선구자적근대의식과개혁정신을지닌연암이가야했던길은오늘날우리의눈으로보기엔지극히양심적인유학자의길이며,찬사를보내고싶을만큼의가치있는일이었지만그이면엔한사람의존재로서감내해야만했던외로움이있었다는것도잊어서는안될것이다.<민옹전>에서도언급된연암의우울증은현실과이상의괴리에서비롯된것이며동시에남들이‘가지않은길’을걸어야했던외로움에서기인한것인지도모른다.
부조리하고비극적인현실도연암의붓끝에선씁쓸한웃음이된다.조선사회의유교라는화석화된이념속에가려진가공되지않은현실을날카롭게포착해내고,육안이아닌심안으로현실을바라보며,한낱몽상가적이상이아닌가능성있는미래를설계한연암이었기에그의문학과사상은세월의경계를넘어현재를살아가는우리의감수성을전율시키기에모자람이없다.시대를뛰어넘어오늘날우리가연암을마주해야하는이유가바로여기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