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택 (폭염 시대의 불난 집과 멸종위기)

화택 (폭염 시대의 불난 집과 멸종위기)

$16.00
Description
지구의 초상으로서 ‘불타는 집’, 화택.
윤범모 시집 『화택(火宅)』은 오늘날 한국 시단에서 보기 드문 생태문학적 실험의 성과다. 이 책은 단순한 서정의 울림을 넘어, 기후위기와 환경 파괴라는 인류의 현안에 시적 언어로 응답한다.
시인은 잡초, 나무, 동물, 꽃 같은 존재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며, 인간 중심적 세계관에 맞선 생명 공동체의 발언대를 마련한다. 1부 「잡초 유시」는 억눌린 식물들의 독백을 통해 인간 문명의 오만을 고발하고, 2부 「멸종위기」는 호랑이와 여우, 수달, 나비와 꽃까지 멸종위기 생명들의 장송곡을 노래한다. 3부 「화택」에서는 폭염, 온난화, 플라스틱, 패스트 패션 등 기후 재앙의 키워드들을 통해 현실을 고발하며 인간의 죄명을 폭로한다. 마지막 4부 「백척간두」는 벼랑 끝에 선 인간 존재의 자기성찰을 담으며, 시집 전체를 윤리적 물음으로 귀결시킨다.
『화택』은 우리 시대의 시가 단순히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문명 비판적 증언이자 생태적 실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불타는 집에 사는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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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범모

ㆍ현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ㆍ제20/21대국립현대미술관관장
ㆍ동국대학교대학원미술사학과석좌교수
ㆍ가천대학교예술대교수
ㆍ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연구교수
ㆍ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초대회장
ㆍ문화재청문화재위원
ㆍ광주비엔날레창립집행위원(대통령표창)
ㆍ광주비엔날레특별전책임큐레이터
ㆍ호암갤러리(삼성그룹리움전신)개관팀장

저서
『미술현장과전시』
『현대미술관장의수첩』
『시인과화가』
『한국미술론』
『한국근대미술:시대정신과정체성의탐구』
『미술과함께,사회와함께』
시집『파도야,미안하다』외다수

목차

1부_ 잡초유시

· 어떤법문-옻나무비유_012
· 잡초유시諭示_015
· 폐기물_018
· 유자농원에서_020
· 벚꽃훈화_021
· 허공_024
· 놀고있는땅_026
· 태풍피해_027
· 서울을지운것_028
· 꽃의경고_030
· 껍질_032
· 먼지천국_033
· 안개_035
· 이팝나무_036
· 생존전략_038
· 불이-연꽃_041
· 호박의저항_043
· 숨긴향기_045
· 소나무와음풍농월_047
· 오리의성생활_052
· 거대한꽃,그러나뿌리가없는_055


2부_ 멸종위기

· 단절!인왕산호랑이이야기_060
· 거꾸로매달린호랑이_063
· 단절!호랑이가죽_064
· 까치호랑이_067
· 멸종위기!사향노루_070
· 멸종위기!여우_072
· 멸종위기!수달_074
· 멸종위기!박쥐_076
· 멸종위기!담비_078
· 멸종위기!새_080
· 멸종위기!검은머리갈매기_083
· 멸종위기!참달팽이_085
· 멸종위기!가시고기_087
· 멸종위기!소똥구리_089
· 멸종위기!쌍꼬리부전나비_091
· 멸종위기!붉은점모시나비_093
· 멸종위기!제비붓꽃_095
· 멸종위기!가시연꽃_097
· 멸종위기!매미꽃_099


3부_ 화택

· 불이야,불!_104
· 여기는‘불난집’입니다_109
· 온난화라는용어와포장기술_112
· 진정인류세가맞는가_115
· 최고수준의이산화탄소농도_121
· 폭염으로끓고있는지구_123
· 폭염경보_127
· 잠잘수없는밤_131
· 생명의고향,바다_133
· 온열질환_138
· 기후변화_141
· 휴교조치_145
· 중대재해처벌법_148
· 매미울음_151
· 쌀값_155
· 폭염의원인_157
· 화석연료_161
· 열받는지구_165
· 기후변화시대의동물_169
· 땀샘만세_172
· 열과불그리고온도계_175
· 사막_178
· 낙타,새로운토템_181
· 물,생명수_185
· 식물도땀을흘린다_187
· 아름다운산호가사라지고있다면_189
· 쓰레기섬_192
· 패스트패션의시대_195
· 도대체패스트패션이무엇인가요_198
· 숲파괴,생명파괴_202
· 기온상승의한반도_205
· 기후악당국가대한민국_208
· 제주도도문제입니다_212
· 탄소중립법_214
· 괴물전기자동차_217
· 플라스틱천지_220
· 성장주의의문제_223
· 찬란한멸종_226


4부_ 백척간두

· 동거인_234
· 마라도에서_235
· 일과_237
· 집사람_238
· 고수-물레버리기_239
· 고수-불모_240
· 백척간두_242
· 오줌누기_244
· 담장_245
· 교통신호등_246
· 올림픽금메달_248
· 인왕산산불_250
· 인왕산보름달_252
· 야단법석_254
· 참새와의식사_255
· 지붕위의소_256
· 어느봄날_258
· 좋은날_259
· 마음_260

저자후기_261

출판사 서평

윤범모시집『화택(火宅)』은단순한환경시집을넘어,생태비평적문제의식을문학적으로구현한작업이다.기후위기와멸종이라는전지구적현안은오늘날의담론공간에서흔히과학적데이터와정책언어로환원되지만,이시집은그위기를언어의윤리적차원으로끌어올린다.
『화택』의세계는인간중심주의를정면으로거부한다.잡초,나무,동물,곤충,꽃등비인간적존재들이시적화자로등장하며,인간을향해직접말한다.이러한목소리의전환은생태비평이강조해온‘타자의발화권부여’를시적형식으로구현한것으로,인간-비인간의위계적구도를허물고생명공동체적시각을드러낸다.
특히2부「멸종위기」는호랑이,수달,여우,나비,달팽이등사라져가는존재들의이름을하나하나불러내며자연과문명의장송시를펼친다.이는단순한기록을넘어,존재자체를‘불러냄’으로써기억과애도의정치학을수행한다.3부「화택」은폭염,온난화,플라스틱,패스트패션과같은현대문명의기표를직접적으로끌어와시의언어로전환한다.이과정에서시는더이상은유의장르가아니라,문명비판의증언매체가된다.특히염라대왕에간언하는시적형식을취해고발문학의유쾌한실례를만들어낸다.
『화택』은생태문학이나아가야할두가지과제를제시한다.하나는인간과비인간의경계를넘어서는생태학적상상력의확장이고,다른하나는생존의위기에처한지구적현실을문학이어떻게증언하고개입할수있는가라는질문이다.
이시집은불경에서가져온‘불타는집’이라는메타포로압축된‘인류세의풍경’을시적언어로형상화한다.이는단지환경문제를다룬시집이아니라,우리시대의문학이수행해야할윤리적책무와생태적감수성의모델이라할수있다.『화택』은한국현대시가생태비평의지평속에서새롭게읽혀야할이유를설득력있게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