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밤은 무척 짧을 것이다 : 세기의 아이들을 위한 반영화입문

어쨌거나 밤은 무척 짧을 것이다 : 세기의 아이들을 위한 반영화입문

$17.00
Description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어떻게 영화하는가?
이 책은 영화와 영상에 대한 오늘날의 여러 이론적, 비평적 논의와 문제를 다루는 입문서다. 특히 영화 애호가나 전공자들 외에도 교양 독자 일반과 타 분야의 다양한 예술 분야의 작업자들에게도 유용하도록 차분히 서술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용어와 역사를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통상적인 입문서가 아니며,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어떻게 영화하는가?’ 라는 세 가지 무거운 질문에 대한 답변의 역사와 동시대적인 사유로 독자를 안내하는, 기이하고 묵직한 이론서이기도 하다.

저자

유운성

저자:유운성
영화평론가다.2001년『씨네21』영화평론상최우수상을수상하면서영화평을쓰기시작했다.전주국제영화제프로그래머,문지문화원사이기획부장,『인문예술잡지F』편집위원을지냈고,2020년현재영상비평지『오큘로』의공동발행인을맡고있다.지은책으로『유령과파수꾼들』등이있다.

목차

007서문
0151장영화란무엇인가?:역량과유령
말할수있는것과말할수없는것/변증법적사물로서의시네마/히치콕의 프랑켄슈타인/[막간극]영화적이미지의유령론/완전한아카이브의신화/특성없는 영화를위하여/오늘날의시네필리아
0732장영화를어떻게볼것인가:침묵과웅변
그저하나의이미지/네멋대로해라,게임의규칙속에서/[간주곡]파편들사이에서 말하기/등가교환의미스터리/아무것도말하지않는얼굴/《자니기타》를위한변주: 첫번째변주와두번째변주/
1513장어떻게영화하는가?:독신과불신
무방비의순수/비평가로서의에이젠슈테인/오브라즈,혹은물질적추상/영화가아닌 수단으로‘영화하기’
213코다《자니기타》를위한세번째변주
222주

출판사 서평

영화란무엇인가?
영화를어떻게볼것인가?
어떻게영화하는가?

영화의근본적인문제와정면대결하는,다소기이한영화입문서
다소길고기이한제목을단이책의목차는단세줄의의문문으로구성되어있다.이것은각각영화를이해하는것과보고비평하는것,그리고실천하는일을관통하는근본적인질문들이다.즉이책은영화의근본적인문제들을회피하지않고정면으로다루며,그것들에대한이론적,비평적논의들을밀도높게소개하고,이를동시대의관점에서재정의하거나때로는진중하게비판한다.영화에대한전통적인사유와대결하고최신의논의를소개하는이책의진중함은우리가‘입문서’를상상할때흔히떠올리는가벼움과는거리가멀다.

그러나이책은시종일관영화‘입문서’를표방하고있다.저자인영화평론가유운성은서문의첫머리에서이책이‘특정분야에학문적으로접근하려하는이들보다는교양독자일반을대상으로구성된’,‘교과서보다는교양서’라고말한다.그러나문제는저자가통상적인입문서의서술방식을대단히‘모욕적’으로생각한다는데있다.즉그가‘수식이나전문용어를빼고추론의과정을생략하고흥미를돋구는결과만을요약하고,최신동향에대한정보와잡기를곁들인’책을쓰려고하는것은아니다.

‘좋은입문서’란무엇인가?
-독자의지성에대한절대적믿음,즉미래에대한믿음에서출발하기
유운성은‘독자의지성에대한절대적믿음’즉‘미래에대한믿음’에서이책을서술했다고말한다.즉입문서는‘핵심적물음을둘러싸고펼치는방법적모색의과정들자체를독자가오롯이체험할수있게끔’구성되어야하며,자신이대결하려는문제의한복판으로독자를인도해야한다.각각의이론적도구를떠받치는정리와추론자체에독자를깊숙이끌어들이면서,핵심적물음을둘러싼논쟁과도끊임없이대면하게끔해야한다.

즉이책의독자는영화와영상일반에대해이해하고싶어하는이들로가정된다.대체로한국어로씌어진영화입문서는영화를창작하거나비평적으로사유하려는이들이아닌,즐기려하는이들에게초점이맞추어져있다.물론이책역시그런즐거움에일조할수있기를바라지만,독자를단순히개인적이고감각적인측면에머무르도록내버려두지않는다.이책은단순히용어와개념을‘가르치기’보다는독자와함께영화가변화하는양상과그것이지시하는의미,그리고영화를사유한이들의문제의식에까지도달하려한다.그것이이책이말하는‘독자에대한절대적믿음’의의미다.

영화란무엇인가-영화의전통적인역사와사유를동시대로끌어오기
오늘날의영상은공연과미술,건축,음악,심지어는문학에이르는여러예술장르를가로지르고있다.이제는미술관이나공연장,연극무대에서모니터나스크린을보게되는일은더이상낯설게여겨지지않는다.그만큼각각의예술분야에서영상과관련된여러실험들이활발히이루어지고있는것이다.그러나오늘날의영화나영상에대한담론들은이처럼‘기대하지않았던장소에서예기치못한방식으로’만나게되는영상이미지를사유할적절한개념들을아직지니고있지못하다.

이책은영화와영상을둘러싼오늘날의이론적,비평적논의를조건짓는기본적인문제를다시파악하는일로부터출발한다.저자는영화를이해하기위해‘역량’과‘유령’이라는개념을다시설정하고앙드레바쟁과세르게이에이젠슈테인의고전적논의를이러한개념아래다시검토한다.이를통해독자들로하여금고유의특성을지니지못하게하는영화의비실체성,즉사실상모든예술의조건이되는영화적특성을다시가늠하게한다.

영화를어떻게볼것인가,그리고어떻게영화하는가
저자는책전체를통해영화를깊이사유했던세명-앙드레바쟁,장뤽고다르,세르게이에이젠슈테인-의논의를설명하고그것들과때로는정면으로대결한다.이를통해저자는그들의고민과관심사가현대적인논의와맞닿아있으며,우리에게깊은이론적가능성과미로를동시에제공한다는것을지적한다.즉저자는동시대영화감독이나비평가라면누구든참조하거나의식할수밖에없는세명의이론을독자와함께이해하고,그해석을두고벌어졌던역사적논쟁과,현대미디어연구의접점이뒤엉킨어떤곳으로독자들을끌어들인다.

가령일반적인입문서들처럼단순히몽타주와미장센이라는조악한개념적대비로에이젠슈테인이나바쟁을이해하는것은사실상불가능한데,이는그들의이론이어떤절충주의와극단주의를오가며독특한사유를펼쳐보여주기때문이다.예를들어에이젠슈테인은영화를어떤실체가있는장치로정의하는것이아니라,인간이사유하는방식,그리고특정한방식으로세계를인식하는것으로간주했다.그러므로그에게있어영화는명사적인어떤실체가아니라동사적인활동이다.따라서그에게있어쇼트는단순히프레임의내부와외부를구분하고분절하는전통적인영화적개념이아니라,어떤이미지의덩어리(cluster)를어떻게배치하고연결할것인지에대한사유에가깝다.즉이는예술일반,혹은나아가세계일반과관련된수행의원리이기도하다.유운성은에이젠슈테인이후기에제안한‘오브라즈’와‘이조브라제니에’라는개념쌍을재검토하고,그것의이론적유용성과문제적지점을함께짚는다.

“나는진정한입문서는어떠해야하는가에대해꽤명확한상을지니고있다”(유운성)
이는에이젠슈테인의이론이전통적인영화를이해하는것뿐아니라오늘날의3D와VR,미술관의무빙이미지를이해하는데일정부분유효한단서를제공한다는것을의미한다.영화와연극을동시에사유했고입체영화를상상했던에이젠슈테인의영화적개념들은현대의VR이나가상현실을이해할수있도록다듬어져있다.나아가영상을무대나전시장등영화관이아닌공간에배치할때의이론적틀거리가아직제시되지않은상황에서,에이젠슈테인의개념들은충분히동시대의비평적논점을제공한다.

그러나저자의목표는그런과거의에이젠슈테인을다시읽자는식으로독자들에게안온한학습의공간을제공하기위한것에있지않다.이책은에이젠슈테인이영화를단순히기술적인측면에서정의하려는것이아니라자본주의와연계해서이해하려고하는의도는무엇인지를질문하고,나아가‘그가말하지않은것을그가하지않은방식으로접합해서읽는’비평적사유에까지독자들과함께나아가려한다.앞에서언급했듯이비단에이젠슈테인뿐아니라고다르와바쟁,그리고영화의역사와이론에서있었던주요한국면과이론가,비평가,감독들의논의,현대미디어이론을함께다루며이책은변화하는영화와무빙이미지의가능성의조건들을다시검토하려한다.

궁극적으로이책은소수의연구자들뿐아니라다양한예술영역의젊은연구자들,학생들,창작자들을영화와영상을이해하는동시대적문제틀로이끈다.이책을지금까지는없었던완고하고밀도높은영화‘입문서’로만드는것은,독자를철저하게믿는필자의투철한희망이다.그리고이책은그희망의기이하고단호한궤적이자증거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