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아야예쁘다/오래보아야사랑스럽다/너도그렇다.’시<풀꽃>으로많은이들에게사랑받는시인나태주의등단50주년기념산문집이다.사소한것,보잘것없는것,낡은것들에던지는시인의무한한관심과사랑은독자들로하여금당연하다고,혹은하찮다고생각해무심코지나쳐왔던것들에대해새삼되돌아보게한다.사랑의반대는증오가아니라무관심이라는명제를굳이떠올리지않아도나를둘러싼모든것들에대한관심과사랑,감사가나자신을얼마나풍요롭고행복하게하는지,시인의일상을따라가다보면스스로발견하고깨닫게된다.풀꽃이라는시한편이우연히사랑을받은것이아니라평생풀꽃을그려왔던시인의이력과초등교사로서의삶을통해태생적으로풀꽃시인이될수밖에없었던필연을엿볼수있어흥미롭다.
한사람한사람이소중하다.
더할수없는아름다움이고신비다.
……사람을사랑하는일.
그것은여전히나의마지막과업이다.
-본문중에서
풀꽃과길,자전거와몽당연필,봄과초겨울,아이들과시
세상모든것들에보내는시인나태주의따뜻한시선
시인나태주가풀꽃시인으로서많은이들에게사랑을받게된것은평생을풀꽃을그려온그의이력덕택이다.그는‘그저시가잘안써져서’풀꽃을그리기시작했다.어려서부터좋아하는두가지가연필과글쓰기일정도로조용하고소박한아이였던시인은언제나연필로그림을그린다.그림을그리다보면자신을괴롭히는자의식으로부터도해방되면서한송이의풀꽃,한낱의풀이파리가되는무아경을경험하게된다고한다.그것은사물의본질에나도모르게슬그머니닿았다가되돌아오는황홀감이며지금까지의내가아니어도좋다는초월론적해방감이기도하다.이처럼풀꽃을쓰게된배경과풀꽃이유명해진후의심정,풀꽃을스스로분석한평가까지산문집곳곳에서풀꽃을비롯하여다양한꽃에대한작가의애정과폭넓은관심이묻어난다.
‘나처럼살지말고너처럼살아라’
자유롭되조화로운삶을꿈꾸며
시인은초등학교선생님이란직업에서얻어진습성인지아이들소리만들으면무조건기분이좋아진다고고백한다.아이들을사랑하는어질고따뜻한시골선생님이지만교직자로서의엄정함과올곧은태도들도엿보인다.한가정의아버지로서의내밀한모습도솔직하게드러나있다.다음에다시아버지로태어난다면온전히자식을위해서만살고싶다는바람과아들아이에게져줄줄아는아비가되고싶다는고백은담담하지만간절하기에절절하다.시인은얼마전에죽음의문턱까지갔다되돌아온적이있다.그것을계기로세상의모든목숨가진생명체들은제나름대로의몫이있게마련이며제목숨의몫만큼살권리가있다는것을조곤하지만힘있는목소리로설파한다.모든목숨가진존재는자유스러워야한다.그리하여시인은부디‘나처럼살지말고너처럼살라’고부탁한다.제각각의삶의방식대로살면서도그‘제각각’이서로조화를이루어보기좋은하나로어울릴수있기를간절히바란다.
사소한일상에서새로움을발견해내는
시인의지혜와노력이반짝이는산문집
우리네삶의하루하루를이세상에서의여행이라고생각하는시인은지구라는낯선별로떠나온여행자다운면모를보여준다.그면모들은풀꽃시인으로서의소박하고낮은자세,평생을초등학교선생님으로살아온교직자의겸허하고따뜻한시선,시인과스승이아닌한가정의아버지로서의회한과반성의삶,그리고죽었다살아난제2의인생을축복하는감사의마음이다.하루하루새로이떠났다가새로이돌아오는여행길에서그날의은밀한속내를풀어놓듯읊조리는이산문집은풀꽃시인나태주의일기이자한편의시이며또한단상이다.꽃들이피어나는것이결핍과생명의위기에대한하나의선물이듯식물에게든인간에게든결핍과시련은하나의축복이라는게시인의오랜관찰에서온깨달음이다.시인은이런모순의미학을일찌감치풀꽃으로부터길로부터시로부터아이들로부터배웠다.시인은이것을가난한마음이라고부른다.주변에널려있는사소한것들을사랑하는마음이고평범한이웃을사랑하고아끼는마음이다.우리주변에흔하고흔한것들,반복되는일들가운데서새로움을발견해내는지혜와노력이반짝이는나태주의산문집을따라가다보면독자들또한자신의일상에서작은풀꽃처럼작지만소중한것을발견할수있게될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