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듬히 (시인의 사물이 있는 정현종 시선집 | 양장본 Hardcover)

비스듬히 (시인의 사물이 있는 정현종 시선집 | 양장본 Hardcover)

$14.04
Description
“거리두기 사회에서
‘비스듬히’ 기대는 법을 알려주는
‘시인의 사물이 있는 시선집’, 『비스듬히』!”
등단 55주년 해에 조용한 출간!!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정현종, 〈비스듬히〉, 전문
저자

정현종

1939년서울에서태어났다.연세대학교철학과를졸업했으며1965년'현대문학'을통해등단했다.'사물의꿈','나는별아저씨','떨어져도튀는공처럼','사랑할시간이많지않다','한꽃송이','세상의나무들','갈증이며샘물인','견딜수없네'등의시집을출간했다.시선집'고통의축제','사람들사이에섬이있다.','이슬'등을상자했고,예이츠,네루다,로르카의시선집을번역하기도했다.산문집'날자우울한영혼이여','숨과꿈','날아라버스야'등이있다.한국문학작가상,현대문학상,이산문학상,대산문학상,미당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편집인의글
사물에바치는노래
-울티마툴레가는길-4
책머리에15
철면피한물질23
불쌍하도다25
초록기쁨27
달도돌리고해도돌리시는사랑이31
느낌표33
商品은物神이며아편43
○45
자기기만49
태양에서뛰어내렸습니다51
천둥을기리는노래53
자(尺)63
길의神秘65

갈대꽃73
황금醉氣175
환합니다79
청천벽력81
구름93
나무껍질을기리는노래95
스며라그림자99
밤하늘에반짝이는내피여103
그꽃다발107
가짜아니면죽음을!115
아무도말해주지않는인생119
비스듬히123
이런투명속에서는125
보석의꿈2131
샘을기리는노래133
여행의마약135
이게무슨시간입니까137

발문│내친구정현종-도취와능청
김화영(번역가,산문작가,고려대불문과명예교수)155

출판사 서평

지금,왜,여전히정현종시인가?

한국현대시사에서김수영이란이름이그렇듯,정현종의시또한고전이된지오래입니다.그러나고전은단순히“예전에쓰인작품”만을말하지않고,“시대를뛰어넘어변함없이읽을만한가치를지니는것들을통틀어이르는말”로“오랜세월을두고사람들에게높이평가되고모범이될만한작품”을의미합니다.
그런관점에서정현종은클라시커Klassiker입니다.Klassiker라는독일어는여러의미를내포하고있습니다.일반적으로이단어는(그리스·로마의)‘고전시인’,(고전주의)‘예술가’‘작가’,그리고‘문호’‘대가’‘거장’이라는의미뿐아니라,‘고전’‘명저’라는뜻도갖고있다는것은익히잘알려진사실입니다.
하지만분명한것은Klassiker가K?nstler,dessenWerkealsmusterg?ltigundbleibendangesehenwerden이라는의미,즉작품이모범적이고오래지속되는(불변의)예술가를함의한다는것입니다.
그럼정현종을두고‘왜클라시커?’인가하는물음은자명해집니다.

정현종의시는라디오에서흘러나오는바흐나베토벤음악을들을때처럼“행복의충격”을줍니다.그는‘숨’언어를통해우리를견딜수없게만드는부자유와생명부재를이성적사유의시로빚어내고,삶의무게를가볍게바라보게하는역동성으로독자들에게행복의충격을가하는데,그요체는,바흐나베토벤음악과마찬가지로정수리의눈을뜨게하는심오함을동반하지요.정현종의시가동시대시인,작가,비평가,그리고대중들로부터오랜세월사랑받는것은,철학적사색의못에서길어올린그의시가탄력잃은삶을튀어오르게하고,먹고사느라꺾인날개를자유롭게다시날아오르게하여,황폐해진인간의대지에정신의별반짝이는나무한그루심어주는,좋은시가많기때문일지모릅니다.『비스듬히』에실린시편들은제목만들어도지친삶에생기넘친숨을불어넣고,생은그저그렇게먹고사는게다가아니라,서로‘비스듬히’기대어‘존재자’로사는것임을각성케해줍니다.

지금,왜,다시시선집『비스듬히』인가?

‘시인의사물이있는시선집’『비스듬히』의출간은2009년나온전작,‘시인의그림이있는시선집’『섬』이독자들의사랑에힘입어스테디셀러가된게하나의계기가되었습니다.그러나좀더근원적으로는출판소비패턴이팬시스타일로가볍고매우빠르게변하는우리의출판지형에서유행에퇴색하지않고심금을울릴수있는견고한책을만들려는역주행(?)적사고가있었습니다.
정현종시인의격조깊은그림,양질의종이를사용한수준높은편집·디자인,유럽수준의양장본,적절한가격등등,평생애장하는책이미지도한몫했지만,무엇보다중요한것은사유깊은시를통하여이풍진세상의삶에윤기를돌게하자는기획취지였습니다.
이런사고의연장선에서시선집『비스듬히』가새로나왔습니다.이책의기획의도와특징은다음과같습니다.

첫째:‘시인의사물이있는시선집’『비스듬히』는정현종시학의핵심언어인사물과관련이있습니다.정현종은첫시집『사물의꿈』(민음사,1974)을펴냈는데,고은은『사물의꿈』을두고서“우리시대의精神史”(고은,『월간문학』,1972.8,265쪽)라고찬미할만큼,정현종은‘사물’에천착하여왔습니다.일찍이정현종은“‘事物’이라는말은영어의things의번역어인데,그말은물질적대상들뿐만아니라非물질적대상들,즉정신적대상들도포함하고있고우리의정서적현상들도포괄하는개념이라는점을적어두고싶다.”(정현종,「시와感受性그리고그對象」,『날자우울한靈魂이여』,민음사,1976,97쪽.)라고말했습니다.하지만정현종의‘사물’개념은학술논문으로규명할수는있지만,일반독자를대상으로한시집혹은시선집발간에있어서는제한이많은지라,좀더시각적인친근감을주기위하여시인이애장하고있는사물들을통하여시의심미성이발현되는근원(?)을보여주고자했습니다.왜냐하면시인의사물은샤먼의무구처럼영매역할을하기에,시인이,우상을깨고정신의새가되어비상하는순간을포착하게해주기때문입니다.
둘째:‘시인의사물이있는시선집’『비스듬히』는개인사적이거나사적인모티프를시로삼은적없는정현종시인이,등단55주년이되는올해,평생처음으로책에자신과함께살아온사물들을펼쳐보이게된책입니다.사소해보이지만,결코사소하지않은시인의사물들은시선집속에서시속의시가되어침묵의소
리를내고있습니다.한국현대시의한‘정신사’로존재하는정현종‘시인의사물이있는시선집’『비스듬히』가널리읽혀져이외롭고,쓸쓸하고,흉흉한,코로나바이러스의시대에우리서로가‘비스듬히’기대살아갈수있기를희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