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양장)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양장)

$17.00
Description
고(故) 이민아 목사 9주기를 맞아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개정판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약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암 투병 중인 이어령 교수가 딸을 생각하며 서문을 다시 썼다. 초판에서 한 부를 차지했던 시들이 빠지고 따듯한 삽화와 함께 1, 2부 모두 편지글로만 묶었다. 1부에는 떠나간 딸에게 전하는 아버지 이어령의 말이, 2부에는 고(故) 이민아 목사와 생전 주고받은 편지들이 실렸다.

사랑하는 딸을 보내고 이어령 교수는 세상 모든 딸과 아버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를 위로하려는 마음으로 이 책의 초고를 썼다.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며 서재 앞을 서성이던 딸을 안아주지 못한 일, 미용실에서 깜빡 잠이 들어 딸의 신부 입장을 늦춘 일, 떠나기 며칠 전 딸이 호텔에서 하룻밤을 더 묵어도 될지 조심스레 묻던 일……. 애도를 위해 딸의 생애를 되짚어보던 저자는 미숙했던 아버지로서 미처 전하지 못한 사랑에 관해 털어놓는다.

죽음은 그 자체로 종결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 탄생을 의미한다. 병마와 사투하며 저자에게 죽음의 개념은 더욱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드러나지만 딸이 보여주었듯 그것이 허무요 끝은 아니다. 저자는 스스로에게, 딸에게, 상실을 견디는 또 다른 모든 이에게 이야기한다. ‘이제 마음 놓고 울어도 된다’고. 우리의 이별은 또 새로운 만남이 될 것이기에.
저자

이어령

1933년충남아산에서출생.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및동대학원을졸업하고단국대학교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서울대재학시절[문리대학보]의창간을주도‘이상론’으로문단의주목을끌었으며,[한국일보]에당시문단의거장들을비판하는「우상의파괴」를발표,새로운‘개성의탄생’을알렸다.20대부터[서울신문],[한국일보],[중앙일보],[조선일보],[경향신문]등의논설위원을두루맡...

목차

1부살아서못다한말

0.PREFACE
-네가없는굿나잇키스
-목마를타고떠나다
1.탄생,그리고시작
-너멀리서어떻게왔니
-사랑은고통으로부터
2.살고싶은집
-아기집에서세상의집으로
-세상의집에서영혼의집으로
-어둠속에몰래우는아버지
3.여행의꿈
-바다에서아버지를잃다
-피아노,환상의악기
-경쟁사회의문
-첫번째시험에들다
4.딸이첫사랑을할때
-너의첫사랑
-네가결혼하던날
-아버지의주례사
-LA에서온타전신호
5.딸이아이를낳을때
-레오나르도다빈치가하지못한것
-할아버지가된다는것
6.교토에서부치지못한편지
-까마귀울음이멈출때
-운명의갈림길
-깁스에구멍을뚫어주는마음
-원수를사랑하라
7.영혼의눈을뜨다
-운명의전화
-어떤미소에끌리는힘
8.노을종
-너의마지막밤
-네가나에게가르쳐준모든것
-노을이종소리로번져갈때
-밭속에숨은보물

2부빨간우편함의기적

빨간우편함의기적
너는나의동행자
우편번호없는편지
엄마가민아에게
뒤에붙이는글│이민아와땅끝의아이들

출판사 서평

“우편번호없이부치는이편지가너에게전해지기를.
생전에너에게해주지못했던일,미루었던말들을향불처럼피운다.”

지난2012년암투병중에세상을떠난고(故)이민아목사의9주기를맞아『딸에게보내는굿나잇키스』가새롭게출간되었다.2016년초판이출간된이후10쇄까지찍으며꾸준히사랑받아온『딸에게보내는굿나잇키스』는이번에개정판을펴내면서암투병중인이어령교수가딸을생각하며새로쓴서문을싣고,초판에서한부를차지했던시들이빠진대신따듯한그림들을넣어1부와2부모두편지글로만묶었다.1부는떠나간딸에게전하는아버지이어령의말이며,2부는고(故)이민아목사와생전주고받은편지들을묶은것이다.(개정판에서빠진시들은이어령교수가새로쓴시들과함께이후시집『헌팅턴비치에가면네가있을까』로출간될예정이다.)

딸을보내고난아버지의독백은
남겨진이들을위로하는대화가된다

“딸을잃었다.처음에는나에게만닥쳐온비극이라고생각했지만사실모든사람이그것을겪는다.나와똑같은슬픔과고통을받는사람들에게말을걸고싶은생각이든다.당신도그랬냐고.그때그골목을지나다가그런기억들이떠올랐느냐고.그게죽음인데도오히려그애가태어나던때생각이나더냐고.”-‘초판서문’에서

사람들은남에게자기의우는모습이나눈물자국같은것을보여주기를꺼린다.울음소리가새지않게수돗물을틀어놓고울던흔한기억처럼말이다.딸을잃은슬픔을독백처럼쓰던저자는시간이지날수록그글이점점딸에게건네는대화가되어가는것을느낀다.방류하듯쏟아낸슬픔과치유의언어는그와아무관계도없는이들에게까지가닿는다.자신을달래고,딸을달래고,만나면반드시헤어져야하는모든이의운명을달래기위해그는허무한생의끝맛을되새기며자신의연약함과아픈상처를담담히드러낸다.“요즘은왜인지자꾸울음이난다”는누군가가일상의아픔에서선뜻고개들수있도록.마르지않던눈물이기꺼이그쳐갈수있도록.저자는딸의출생부터영원한이별까지짧은생애를회상하며그녀가이땅에남긴사랑의자취를되짚어본다.수많은상실을껴안는거대한사랑과희망의발견이바로이여정의종착지가된다.

네가태어나는순간나도아버지가된것이니까,
전하지못한사랑을대변하는부(父)이어령의고백록

“너는사랑을표현하는방식의차이였을뿐이라고날두둔해주었지만,아니다.진실은그게아니야.그건사랑하는방식의차이가아니라,사랑그자체의부족함이었다는사실을숨기지않겠다.사랑을표현하는데는눈한번깜박이는순간이면된다.그런데그순간이너에게는어쩌면일생의모든날이었을수도있겠구나.”-‘네가없는굿나잇키스’에서

잠자리에들기전굿나잇키스를기대하며서재앞을서성이는아이와등을돌린채일에몰두하는아버지.그돌아갈수없는시절을회상하며저자는글로써나마딸에게늦은‘굿나잇키스’를보낸다.그는가끔그런생각을한다.병실에누워있을때,무료한오후의햇살이방안을비출때,무엇보다가장으로서의욕을잃고손등의파란정맥만바라볼때.아버지란무엇이며자신은어떤아버지였나자문한다.
아내의입덧을체한것으로오해하기도하고,남과겨루기보다양보하고배려하는딸에게염려와경외를느끼기도하며,그녀의삶에서일어난기적적순간들을목도하며더순수한진리를배우기도한다.세상많은아버지가딸을구한다고믿지만실은딸이아버지를구하는일이더많다고저자는말한다.마지막까지미숙하기만했던아버지로서딸을위한다고했던일들이오히려아이를외롭게하지는않았는지그는뒤늦게나마아쉽고미안한마음을털어놓는다.그의진솔한고백에서는서툰시절에담지못한온유한사랑이느껴진다.

“내가너를위해울거나네가나를위해가슴아파할이유가없다.”
죽음이라는절벽앞에절망하기보다그너머재회의세계를관망하다

“나는이제너의죽음에대해서더이상말하지않아.그만큼죽음이내앞으로가까이다가왔기때문이야.추상명사가아니라물건이름처럼손으로잡을수있고,냄새를맡을수있고,던지면깨질수있는유리그릇같은아주구상적인명사로죽음은그렇게내앞으로온거야.”-‘네가나에게가르쳐준그모든것’에서

사랑하는이가세상을떠나면슬픔만남는것이아니다.흔히자식은땅이아니라가슴에묻는다고한다.틀린말은아니지만그냥묻어두는것만으로끝나지는않는다.어느서쪽의지는노을이다른동쪽의여명이되는것처럼죽음은그자체로종결이아니고또다른시작,탄생을의미한다.저자는‘너는내곁을떠난것이아니다’라고말한다.그는태어나는다른아이의울음소리에서딸의탄생을기억한다.그기억속에서딸을잃은슬픔을재생의기쁨으로포옹한다.
암과투병하면서저자에게죽음의개념은더욱구체적이고사실적이게된다.하지만딸이보여줬듯죽음이허무요끝은아니다.그는슬픔이나두려움에사로잡히기보다지나간생애를의젓하게되돌아본다.그리고스스로에게,딸에게,상실을견디는또다른모든이에게이야기한다.‘이제마음놓고울어도된다’고.우리의이별은또새로운만남이될것이기에.선혈이흐르던상처가아물고딱지가떨어진아픈살에서새살이돋는다.

딸을잃은슬픔을딛고자신과비슷한고통을겪는이들에게위로를전하고자쓰인이글은독자로하여금상실의고통과좌절로부터벗어날수있도록해주는다정한독려의메시지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