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 풀꽃 시인 나태주의 다정한 연서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 : 풀꽃 시인 나태주의 다정한 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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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나태주

1945년충청남도서천군시초면초현리111번지그의외가에서출생하여공주사범학교와충남대학교교육대학원을졸업하고오랫동안초등학교교사로재직했다.2007년공주장기초등학교교장을끝으로43년간의교직생활을마친뒤,공주문화원장을거쳐현재는공주풀꽃문학관을운영하고있다.1971년[서울신문(현,대한매일)]신춘문예시「대숲아래서」가당선되어문단에데뷔,등단이후끊임없는왕성한...

출판사 서평

네가없는나의인생
그대로가사막
모래바람날리는사막

부디떠나지말아다오
나와함께인생의끝날
그날까지손잡고가다오
「네가없으면인생도사막이다」에서

『네가없으면인생도사막이다』의서시이자표제시인「네가없으면인생도사막이다」에그힌트가있다.시인의시선에포착된사막은우리일상과동떨어진,불모지에만존재하는공간이아니다.시인은오히려끝없이펼쳐진황량한모래벌판,그리고그곳을향해내딛는한발한발의발걸음이곧삶이라는쓸쓸한인식을보여준다.단,시의후반에이르러서는‘삶=사막’이라는공식에‘네가없다’는조건을붙인다.사막같은삶이지만,거기에‘너’의인기척이있다면그곳은사막이면서도사막이아닐수있다는것이다.그리고이러한전환의배경에는시인이사막에서마주한뜻밖의존재들의영향이있을것이다.오랫동안꿈꾸었던사막에직접당도하고나서,사막곳곳에존재하는생명체들의존재에주목한다.황막한공간에서살아가는사람들과짐을지고모래벌판을걷는낙타들,선인장,사막여우등이그들이다.이들이있어사막은관념속막연한풍경처럼메마르고쓸쓸하기만한공간이아니었다고시인은말한다.

몇차례사막을찾으며나는알게되었다.사막이란다만모래와하늘과바람만있는곳이아니라더러는풀과나무가자라기도하고꽃이피기도한다는사실.또모래벌판만있는게아니라산도있고언덕도있고골짜기도있고강물이흐르기도한다는사실.
「시인의말」에서

황량한사막이란공간에서조차다정하고애틋한존재를발견한시인은그발견을삶에도적용한다.황량하기로는사막에뒤지지않는우리의삶역시타인의존재와그에대한사랑으로인해빛날수있다는것이다.시인은따뜻하고깊은시선으로사막이라는공간과삶의의미를이어놓는다.이러한시인의인식은독자들로하여금삶에서놓치지말아야할소중한것들있다는사실을일깨워주고,우리의황량한삶을풍요롭게가꿀힘을북돋워준다.

사막에서띄운러브레터,
코로나시국을견디는젊은세대를향한따스한위로

한인터뷰에서시인은자신의시를‘세상에게보내는러브레터’에비유한적이있다.그만큼나태주의시세계를말할때빼놓을수없는단어가사랑이다.그사랑의대상은오랜시간교사로재직하며만난제자들일때도있고,자연에존재하는온갖생명체일때도있으며,때로는시인의가족을비롯한타인,혹은삶그자체일때도있다.광활한사막을주된배경으로하는『네가없으면인생도사막이다』에서도그사랑은빛을발한다.시인은사막에서만난수많은존재에대한사랑을시로노래하며,그대상을사막너머로확장한다.사막에서떠올린그리운이들과지난날의자신,그리고이제세상으로나아가야하는젊은세대를시인은사막위의상징물을통해형형히구현한다.오롯이제몫인짐을지고모래바람을견디는낙타들에게서나이든자신과세상의풍파에맞서야할젊은이들을함께떠올리고,모래벌판위로불어오는먼지와바람에서지나간사랑을읽는다.끝없이펼쳐진모래와밤하늘에수놓인별들을보며이제는만날수없는사람들을그리워하기도한다.그리고이러한사랑의전유는작고사소한것들을자세히,오래보며소중함을찾는시인의천진하고순박한시심에서기인한것일테다.특히눈여겨볼점은낙타에비유된,이제막세상에나선젊은이들에대한독려다.

너의짐함부로부리지않을것이며
다른낙타에게대신
지고가게하지도않을것을
나는믿는다고마운일이다.
「아들낙타에게」에서

날마다네마음속
어린낙타한마리를깨워
길을떠나라
아직은어린낙타이니
그의등에올라타지는말고
옆에서서함께걸어라
「어린낙타2」에서

시인이되어멘토로서많은젊은이를만난시인은그러한경험이자신의시세계에도변화를일으켰음을일전의인터뷰에서밝힌바있다.“제개인적인욕구만을반영한시를쓰다가젊은세대의고민을직접듣고시의방향을바꿔야겠다고생각했어요.마음둘곳이없는요즘사람들에게기댈곳을주는시를쓰기로했죠.”(삶이모여시가되다나태주시인,숙대신보,2020.11.08.)유명한시보다는유용한시를쓰고싶다는그의바람을담은다정한시들은힘겨운코로나시국을견디는젊은이들에게따사로운햇살처럼가닿을것이다.

시인의여정을오롯이함께할수있는
‘시산문’이라는새로운시도

『사막에서는길을묻지마라』에서무엇보다주목할점은이작품이문학의경계를넘나드는‘시산문’이라는새로운장르에담겼다는사실이다.함축적인언어로삶의의미를전하는시와사막에대한감상을소탈하게전달하는산문이한데묶인이장르는그자체로색다르며,사막에이르기까지의시인의여정과그여정이후에집필된시들을아울러감상하도록돕고있어독자들에게『사막에서는길을묻지마라』를더깊게이해할수있는지침서가되어준다.

특히시편의뒤에실린두편의산문은실크로드와데스밸리에다녀온시인의진솔한여행기로,사막에서시인이느낀세세한감정을담았다.바쁜일정에쫓기다여정을시작하던순간의벅찬기쁨,꿈꿔오던사막을처음대면했을때의설렘,바쁘게다니느라놓쳐버린풍경에대한아쉬움,여행에동행한아내에대한애틋한마음등시인나태주가아닌인간나태주의모습을숨김없이드러내며독자들에게여행의희로애락을들려준다.그뿐만이아니다.시집에엮인시들이탄생하기까지영감을받은배경이담겨있어시어속에숨겨진시인의세계를조망하는역할을하니,나태주의애독자라면놓칠수없는이책의백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