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이어령 산문집)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이어령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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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린 나와 어머니,
내 문학의 깊은 우물물이 되었던 그 기억들에 대하여
지난 2월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이어령 선생의 가장 사적인 고백이 담긴 산문집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가 새롭게 출간되었다(초판 2010년 간). 이어령 문학의 ‘우물물’이 되어준 어머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과 ‘메멘토 모리’의 배경이 되는 여섯 살 소년 이어령의 고향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1부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에서 선생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책’, ‘나들이’, ‘뒤주’, ‘금계랍’, ‘귤’, ‘바다’라는 여섯 가지 키워드로 풀어낸다. 이 밖에도 이어령만의 사색적이고 섬세한 필치를 느낄 수 있는 산문들을 통해 그간 치밀하게 축조해온 이어령의 문학이 어떠한 과정으로 완성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어머니부터 외갓집, 고향, 그리고 문학론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감각조차 남아 있지 않은” “묵은 글들” 속 또렷이 남은 기억들을 향한 이어령의 진심이 담겨 있다.

사무치도록 그리운 내 어머니, 어머니…….

“나는 그동안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만났지만 내 개인의 신변 이야기를 털어놓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는 사적 체험이면서도 보편적인 우주를 담고 있는 이야기들, 이를테면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와 같은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그래서 ‘메멘토 모리’의 배경이 되는 내 고향 이야기를 담은 글들을 중심으로 책 한 권을 여러분 앞에 내놓게 된 것입니다.” _「머리말」에서
저자

이어령

1933년11월13일(음력,호적상1934년1월15일)충남아산에서태어났으며,호는능소(凌宵)이다.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및동대학원을졸업하고단국대학교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문학평론가이자대한민국예술원회원으로,이화여대교수,〈서울신문〉〈한국일보〉〈중앙일보〉〈조선일보〉〈경향신문〉등신문사논설위원,88올림픽개폐회식기획위원,초대문화부장관,새천년준비위원장,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이사장등을역임했다.2021년한국문학발전에기여한공로를인정받아문화예술발전유공자로선정되어금관문화훈장을수훈했다.
대표저서로논문·평론『저항의문학』『공간의기호학』『한국인이야기』『생명이자본이다』『시다시읽기』,에세이『디지로그』『젊음의탄생』『지성에서영성으로』외수십권,일본어저서『축소지향의일본인』『하이쿠의시학』,소설『장군의수염』『환각의다리』와시집『어느무신론자의기도』『헌팅턴비치에가면네가있을까』『날게하소서』를펴냈으며,희곡과시나리오「기적을파는백화점」「세번은짧게세번은길게」등을집필했다.
2022년2월26일별세했다.

목차

1어머니를위한여섯가지은유
2이마를짚는손
3겨울에잃어버린것들
4나의문학적자서전

출판사 서평

이어령“문학의깊은우물물이되었던”어머니와그기억들을담은『어머니를위한여섯가지은유』개정판이새롭게출간되었다.이어령선생은평소“내개인의신변이야기를털어놓는일은거의없었”지만,“늘마음한구석에는사적체험이면서도보편적인우주를담”은이야기들로“한권의책을엮었으면하는생각”과‘어머니의귤’처럼일부만공개되었던“가족들에대한이야기”의“전문을읽고싶어하는독자들”의소망을위해“여섯살때‘메멘토모리’의배경이되는고향이야기를담”아이책을내놓게되었음을밝힌다.
(개정판에서는이어령선생의신앙고백에관한인터뷰를담은‘나는피조물이었다’를빼고1부에서4부모두선생의산문으로묶었으며,‘나는피조물이었다’는‘이어령대화록’시리즈로출간될예정이다.)

“어머니는내환상의도서관이었으며최초의시요
드라마였으며끝나지않는길고긴이야기책이었다.”

어린나와어머니,
내문학의깊은우물물이되었던그기억들에대하여

1부‘어머니를위한여섯가지은유’에서이어령선생은어머니에대한기억을‘책’,‘나들이’,‘뒤주’,‘금계랍’,‘귤’,‘바다’라는여섯가지키워드를통해풀어낸다.
선생은“잠들기전늘머리맡에서책을읽”어주셨던어머니의목소리를떠올리며“하얀책의목소리를방문”하기도하고,“아버지가사오신가죽구두를신고”어머니와외갓집나들이를나서며맡았던“레몬파파야나박하분냄새”를기억한다.

“나는글자를알기전에먼저책을알았다.어머니는내가잠들기전늘머리맡에서책을읽고계셨고어느책들은소리내어읽어주시기도했다.특히감기에걸려신열이높아지는그런시간에어머니는소설책을읽어주신다.”_「책」에서

“어머니는나의작은손을잡으신다.그리고보리밭사잇길과산모롱이,마찻길,신작로이렇게작은길에서점점넓어지는길로나는어머니를따라서나들이를한다.아버지가서울에서사오신작은가죽구두를신고흙을밟으면이상한소리가난다.”_「나들이」에서

선생에게어머니는“대청한복판에떡버티고앉아집안을지키”는뒤주처럼“마음을든든하게”해주는존재였으며,“늘내눈앞에서생생하게살아”“기쁠때제일먼저달려가자랑”하고“슬플때고통스러울때아직도응석을부릴수있는”존재가되었다.

“바깥하늘이눈부시게개일때일수록대청마루는어둡다.그그늘진곳에계목나무의묵직한뒤주가있고그위에는모란꽃무늬를그린청화백자같은것이놓여있다.네기둥과두꺼운나무판자로짜여진뒤주모양은어머니가안방에앉아계신것처럼늘마음을든든하게한다.”_「뒤주」에서

선생은여전히“늦게까지어머니의품에서떠나려하지않았”던자신에게어머니께서맛보게하셨던금계랍의쓴맛을기억하며어머니를추억하고,수술을위해서울로가신어머니가“머리맡에놓고보시다가끝내잡숫지않으시”고보내신귤을통해어머니의“다리를주물러”드리지못했던일을후회하기도한다.

“귤은어렵게어렵게구해서병문안온손님들이가져온것이라고했다.끝내잡숫지않으시고나에게로보내주신것이다.그노란귤과거의함께어머니는하얀상자속의유골로돌아오셨다.물론그귤은어머니도나도누구도먹을수없는열매였다.그것은먹는열매가아니었다.그둥근과일은사랑의태양이었고그리움의달이었다.”_「귤」에서

“어머니는내문학의근원이었으며
외갓집은그문학의순레지였다.”

이밖에도『어머니를위한여섯가지은유』에는이어령만의사색적이고섬세한필치를느낄수있는산문들로가득하다.특히,4부‘나의문학적자서전’에서는이어령의문학이어떠한과정으로완성되어왔는지를보여준다.

나의문학은밤이었다.혼자깨어있는밤이었다.나의문학은남폿불이었고“어서불끄고자라!”는말끝에묻어오는그을음냄새였고어디에선가밤새도록새어나오는물소리였다.배신자들처럼나보다먼저잠드는식구들에대한원망이었지만더러는행복한밤잔치이기도했다._「등불을끄고난다음」에서

선생은이책을통해“이제는감각조차남아있지않은”“묵은글들”속또렷하게남아있는향수를전한다.특히,시간이흘러도지워지지않는어머니를향한그리움은우리의마음깊숙한곳을울리며귀를기울이지않을수없게한다.누구나공감할수밖에없는어머니를향한선생의진심이이책가득담겨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