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날 (카롤린 라마르슈 소설)

개의 날 (카롤린 라마르슈 소설)

$13.00
Description
‘열림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네 번째 책. 카롤린 라마르슈의 데뷔작 『개의 날』은 책이 출간된 1996년 벨기에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빅토르로셀상을 수상하며 문단과 평단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김연수 소설가는 “카롤린 라마르슈가 보여주는 이 유장한 언어의 리듬, 이 구체적인 내면세계 속으로 빠져들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며 이 소설을 추천했다.

“저번 날, 고속도로에서, 버려진 개가 중앙분리지대를 달려가고 있었다.” 도로 위, 질주하는 익명의 개를 목격한 여섯 인물의 독백. 지어낸 가족 이야기로 신문 잡지에 사연을 보내는 트럭 운전사, 더는 교회에 오지 않는 여성 신도를 찾아 헤매는 노신부, 상처받기 전에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려는 미녀, 집에서 쫓겨나 직장과 친구도 잃고 매일 밤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동성애자 남성,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스스로 버려졌다고 여기는 과부와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해준 아버지를 잃고 폭식증에 걸린 딸…….
“누군가 나를 버렸다”는 가깝고도 아득한 고통의 기억. 그들은 “미친 개, 길 잃은 개, 질주하는 개”에게서 “죽음의 기회를 보”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독백은 오로지 ‘삶’만을 되뇌고 있다. 극에 달한 고통을 기점으로 뒤집히는 삶과 죽음, 어쩌면 “인생은 그런 부활의 연속일 뿐”일지도.
저자

카롤린라마르슈

1955년벨기에리에주에서태어났다.로망어문헌학을공부한뒤,벨기에와나이지리아에서프랑스어를가르쳤다.1990년대초글쓰기에전념했으며,1996년첫장편소설『개의날』을출간하여벨기에에서가장권위있는문학상인빅토르로셀상을수상했다.데뷔와함께큰주목을받은그는1998년장편소설『밤오후』,1999년단편소설집『나는백살이다』등을출간하며꾸준히작품활동을이어갔다.2021년장편소설『아스투리안여자』를출간했다.

목차

트럭운전사이야기
천사와의싸움
생크림속에꽂혀있는작은파라솔
자전거를타고
별수없음
영원한휴식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김연수소설가추천!‘열림원프랑스여성작가소설’네번째책!
“개한마리가고속도로를질주하는순간
삶의실상이문득드러났다.”_김연수(소설가)
미친듯이달려가는죽음과삶사이의독백

개한마리가고속도로를질주하는순간삶의실상이문득드러났다.그것을본여섯사람의독백은삶의진실이란바로고통에있다고말하는듯하다.이고통에는의미가있을까?만약그렇다면우리는계속해서독백하리라.우리가글을쓰고책을읽는의미가바로여기있으니까._김연수(소설가)

‘열림원프랑스여성작가소설’네번째책.카롤린라마르슈의데뷔작『개의날』은책이출간된1996년벨기에에서가장권위있는문학상인빅토르로셀상을수상하며문단과평단의이목을단번에사로잡았다.김연수소설가는“카롤린라마르슈가보여주는이유장한언어의리듬,이구체적인내면세계속으로빠져들지않기란쉬운일이아니”라며이소설을추천했다.
지어낸가족이야기로신문잡지에사연을보내는트럭운전사(「트럭운전사이야기」),더이상교회에오지않는여신도를찾아헤매는노신부(「천사와의싸움」),상처받기전에사랑하는남자와헤어지려는미녀(「생크림속에꽂혀있는작은파라솔」),집에서쫓겨나직장과친구도잃고매일밤도로에서자전거를타는동성애자남성(「자전거를타고」),남편이암으로세상을떠난후스스로버려졌다고여기는과부(「별수없음」)와유일하게자신을사랑해준아버지를잃고폭식증에걸린딸(「영원한휴식」)…….
위험한고속도로위각기다른사연의여섯인물은“그동물의불가피한죽음을생각”하면서불쑥튀어나오는연민의마음을감추지못한다.“많은사람앞에서울거나,땅에주저앉”고싶은심정을간신히추스르며달리는차들을세우고,구조전화를걸고,무심코서로를붙들거나끝내쓰러져울기도한다.소란속에도“미친듯이계속달리기만”하던개는이미모습도보이지않지만그들은녀석의질주를응원한다.그것만이“고통스러운고독과엄청난절망에서벗어나는유일한출구”인듯이.
인물들은“미친개,길잃은개,질주하는개”에게서“죽음의기회를보”지만역설적으로그들의독백은오로지‘삶’만을되뇌고있다.그개는“아직죽지않았는지도모른다.그는열심히달리고있었으니까.”그것이“미친듯이질주하는모습은매일”그들의머릿속에살아있다.

죽음의예고가지나간자리에는
삶의여지가선명하게남는다

우리는“사냥개떼에게쫓기는토끼”처럼질주하지만사냥개떼는없다.미친듯이죽음을향해달리고있는개에게서우리의모습을본다.-‘옮긴이의말’에서

“누군가나를버렸다”는가깝고도아득한고통의기억.인물들은달리는개를보며쫓기듯이삶의‘안정’을추구하는자신들의씁쓸한초상을발견하게된다.“우발적사고”와같은상실과헤어짐에늘예비하며살아가는모습은마치“쫓기는사냥감”,“버려진한마리의개”같다.누구도쫓지않지만미친듯이달아나는도로위의질주.우리는“무엇을위해,누구를위해달리”는가.
모종의관계에서남겨진혹은버려진사람이할수있는일은무엇일까.불안한현재를벗어나는절박한임의의탈주.실재하지않는허구의가족을상상하고,떠나간사람이나타날만한곳을샅샅이뒤지고,고통에익숙해지기위해찬물에수영하며비참한추위에시달리고,나를배제시키는사회의요구로부터벗어나“지쳐죽을때까지달리”는것.이런‘질주’는단순한도주가아닌자신의“내면에무언가를철저하게건설하는행위다.”
목걸이를뒤집으면우리의이름이적혀있을것만같은동병상련의개.“그개를위해차를멈춘사람들이불러일으킨어떤활기”.그것은“버려진충격과공포”로멈춰버렸던“일상적무기력상태를벗어나”게한다.죽음과도같은철저한고립속에인물들은저마다의목소리로삶에대한여지를이차가운도로위에내려놓는다.극에달한고통을기점으로뒤집히는삶과죽음,어쩌면“인생은그런부활의연속일뿐”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