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끌고 (강은교 시산문집)

꽃을 끌고 (강은교 시산문집)

$15.41
Description
50년을 끌고 온 강은교 시인의
‘시적 외침’들, 시가 된 순간의 조각들
시산문집 『꽃을 끌고』 출간!
“꽃잎이 시들어 떨어지고서야 꽃을 보았습니다.”

강은교 시인의 50년 시력(詩歷)을 정리한 시산문집 『꽃을 끌고』는 “한 편의 시와, 그 시에 관련 있으면서도 관련 없는” ‘시적 외침’을 정리한 산문들로 이루어진 책이다. 시인은 ‘시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되풀이하며 “더러 잊기도 하고 더 생생해지기도 한” “퍼즐 조각 같은 언어들”을 주워 담음으로써 자신의 ‘시와 산문이 함께 있는 삶’ 전부를 정리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책의 제목이 된 시 「꽃을 끌고」는 “창틀에 장미꽃잎 한 장이 떨어져 나를 빤히 쳐다보던 어느 날”에 쓰였다. 그 순간 시인은 “장미의 피가 나에게 건너와 흐르는 것을 경험하였다”고 말한다. 그의 시들은 꾸준히 “모든 작별을”, “작별 속에 들어 있는 마지막 진실, 비애를 사랑하라”고 이야기해왔다. 끝내 사라질 존재들에게 허무와 평안이 공존하는 사랑을 근근이 지킴으로써 “아무도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는 세계를 향해 가고자 했던 시인. 그가 발견한 삶을 일으키는 사소한 눈부심이, 그 다정한 연결과 무한한 사랑의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저자

강은교

연세대학교영문학과및동대학원국문학과를졸업했으며,1968년『사상계』신인문학상으로등단했다.시집『아직도못만져본슬픔이있다』『허무집』『풀잎』『빈자일기』『소리집』『붉은강』『오늘도너를기다린다』『벽속의편지』『어느별위에서의하루』『등불하나가걸어오네』『시간은주머니에은빛별하나넣고다녔다』『초록거미의사랑』『네가떠난후너를얻었다』『바리연가집』이있다.그밖에산문집『그푸른추억위에서다』『젊은시인에게보내는편지』『무명시인에게보내는편지』『추억제』『그물사이로』『잠들면서잠들지않으면서』등이있다.한국문학작가상,현대문학상,정지용문학상,유심작품상,박두진문학상,구상문학상등을받았으며,현재동아대학교명예교수이다.

목차

시인의말
1부어느황혼을위하여
빈자일기-삯전받는손들을위한노래/사랑법/동백/빨래너는여자/비리데기의여행노래-1곡:폐허에서/우리가물이되어/연애/풀잎/안갯속에는/둥근지붕/혜화동-어느황혼을위하여/십일월/진눈깨비/황혼곡조4번/내만일/일어서라풀아/자전自轉1/소리9/꽃을끌고
2부그대의들
허총가虛塚歌1/진달래/저물무렵/가을/자전自轉2/햄버거와구름/파도/상처/그담쟁이가말했다/회귀回歸-영수를위하여/하관下棺/비/그대의들/오래전에쓴시:비마飛馬/여름날오후
3부어떤사랑의비밀노래
섬-어떤사랑의비밀노래/그꽃의기도/사과에대하여/기적/살그머니/가족/그집-J를추억함/나무가말하였네/ㄱ씨와ㅈ양이/엘리베이터속의꽃잎한장/가을의시/숲/벽속의편지-눈을맞으며/봄날의끈/운조
4부아직도못가본곳이있다
청계폭포/당고마기고모네싱크대/자장면/빈자일기-구걸하는한여자를위한노래/봄·기차/희명/붉은저녁너의무덤가/이세상의시간은/운조의현-셋째노래:연꽃미용실/아직도못가본곳이있다/너를사랑한다/별똥별/그마당의나무에서들리다/초록거미의사랑/아벨서점
5부그리운것은멀리있네
그리운동네/아,이걸어째?/어둠이한손을내밀때/배추들에게/시든양파를위한찬미가/벽속의편지-누군가의집뒤에서/겨울햇볕/빗방울하나가/시詩,그리고황금빛키스/당고마기고모의구름무늬블라우스/그리운것은멀리있네/물길의소리/운조의,현絃을위한바르-열한번째가락:뒤꼍/찻집,‘1968년가을’/망와望瓦/빗방울하나가1/봉투/당고마기고모의대바늘/당고마기고모모자가게에가다

출판사 서평

50년을끌고온강은교시인의
‘시적외침’들,시가된순간의조각들,『꽃을끌고』출간!

강은교시인의50년시력(詩歷)을정리한시산문집.“한편의시와,그시에관련있으면서도관련없는”‘시적외침’을정리한산문들로이루어진책이다.시인은‘시란무엇일까’라는질문을되풀이하며“더러잊기도하고더생생해지기도한”“퍼즐조각같은언어들”을주워담음으로써자신의‘시와산문이함께있는삶’전부를정리하고싶었다고「시인의말」에서밝히고있다.
1부‘어느황혼을위하여’에서는황혼으로나아가는일련의과정을,2부‘그대의들’에서는우리를살게하는사소함과허무를,3부‘어떤사랑의비밀노래’에서는무결하지않기에아름답고고통스럽기에평화로운삶을,4부‘아직도못가본곳이있다’에서는죽음이라는극한을뒤집는초라하고겸허한부활의태도를,5부‘그리운것은멀리있네’에서는살아가는데시와문학이갖는의미를이야기한다.

내삶의순간들이란퍼즐조각들,나의시가이런‘순간의퍼즐조각들’위에있음은갈수록분명해지고있으니.(중략)언젠가나는나의동무,자줏빛낡은볼펜위에쓰러져누우리라.그리고또달리기시작하리라.-「시인의말」중에서

“꽃잎한장창가에여직남아있는것은내가저꽃을마음따라바라보았기때문일것입니다/당신이창가에여직남아있는것은당신이나를마음따라바라보았기때문일것입니다/흰구름이여직창틀에남아흩날리는것은우리서로마음의심연에심어졌기때문일것입니다”책의제목이된시「꽃을끌고」는“창틀에장미꽃잎한장이떨어져나를빤히쳐다보던어느날”에쓰였다.그순간시인은“장미의피가나에게건너와흐르는것을경험하였다”고말한다.그의시들은꾸준히“모든작별을”,“작별속에들어있는마지막진실,비애를사랑하라”고이야기해왔다.끝내사라질존재들에게허무와평안이공존하는사랑을근근이지킴으로써“아무도완전히사라질수는없”는세계를향해가고자했던시인.그의세계에서모든결말은새로운시작이되고,이별은만남이되며,그리움은영원한사랑의다른이름이된다.

삶을일으키는사소한것들의눈부심
그다정한연결과무한한사랑의이야기

저소리들이들리는가.흉터들이기어가는소리,구겨진옷의솔기들이기어가는소리,뜯어진실밥들이기어가는소리,어느날저녁당신이흘렸던흐느낌들이기어가는소리……또는어느날정오에흘렸던당신의땀들이플라타너스아래로사라지는소리,프프프작은웃음들이장미꽃핀창틀로사라지는소리……-본문중에서

“시를읽는다는것은누군가의비밀에나의비밀을기대게하는일”
“그비밀이읽는이와쓰는이를연결시켜”줄때“한편의시는완성”된다

“사람들은얼마나사소한것들로사는가.얼마나사소한것들이우리를일으켜세우는가.”우리의삶은“나타나는순간소멸하는것”들의연속으로이루어져있는지모른다.“현재인순간에과거이며미래인것”,“하나인순간에절망이며다시두울의희망인것”,“그외에도무수한반어와유사어”가공존하는순간이뭉쳐어떤언어로도요약할수없는“추억”이된다.“산다는것이그렇게괴롭거나또는그반대로희망에차있지않으면어떤감동스러운것도이미감동스러울수가없다.”“누추한,어여쁜삶의모든것”이배경이되어인생은저마다다른한편의작품으로남을것이다.
사소한일상의눈부신장면은시인으로하여크고작은‘시적외침’을불러일으키며,마침내시의한조각이된다.아침일터에서보이는사람들……구두장이,생선장수,어머니의뒤편에서“눈부시게펄럭이며”“절망을희망으로둔갑시키는”삶의어리석고순수한환상,“한남쪽도시의터미널”에서“속시원히비도못되고”“눈도못된”채“허공에자취도없이내리”며떠나는진눈깨비들의숱한한숨……이토록서글프고신비로운삶의장면은“어떤한줄의글”,“하나의사유가”되어“불현듯생생한느낌을가지고우리에게다가”온다.
“시를읽는다는것은누군가의비밀에나의비밀을기대게하는일”.“그비밀이읽는이와쓰는이를연결시켜”줄때“한편의시는완성”된다.그렇게쓰이고읽힌시들은마침내시인에게하나의흔적이된다.“내가어딘가로갑자기사라져버린다해도이들은그대로있을것이”다.“아무도나의사라짐을눈치채지못한채”“추억이되어버릴것이”지만,추억이된이들은다시돌아온다.“언제나다시물이되고바람이될때까지살아서”.

당신이읽음으로써나의언어는비로소빛나기시작한것입니다.시를읽는당신의창에당신의비밀과나의비밀이어깨를기댄채따뜻이비쳐지기를…….오래오래속삭이기를…….-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