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1 - 조선 천재 3부작 1

추사 1 - 조선 천재 3부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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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작가 한승원이 마침내 완성한
‘조선 천재 3부작’ 『추사』 『초의』 『다산』을 다시 읽는다!
1968년 등단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소설을 써오며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들을 수상하고, 수많은 대표작을 남긴 소설가 한승원. 그가 평생에 걸쳐 좇아온 ‘조선 천재’ 3인의 평전소설 『추사』 『초의』 『다산』이 열림원에서 새롭게 출간된다. 개정판엔 집필 당시에 “내가 김정희인지 김정희가 나인지 분별이 안 될” 경지의 몰입으로 꾼 꿈에서 만난 추사와의 대담을 해설의 형태로 풀어 덧붙였다.
2007년 처음 출간된 『추사』는 ‘오만한 천재’란 오명에 가려진 추사의 ‘진짜’ 생애와 초의를 비롯한 추사의 사람들을 그린 소설이다. 깊이 있는 연구로 역사의 “행간에 숨어 있는 것들을 깊이 확철하게 읽”어낸 한승원은 마침내 추사의 숨결까지 오롯이 복원한 이 소설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는 “한 인간의 절대 고독과 개혁 의지와 유배지에서 언제 내려올지 모르는 사약에 대한 불안과 신산한 삶 속에서 꽃피운 추사체와 〈세한도〉 〈불이선란〉 같은 예술작품, 그리고 절망적인 삶에서 정신을 북돋워준 초의의 우정에 초점을 맞추어 수정 가필하여 개정판을 낸다”고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

저자

한승원

자신의고향인장흥,바다를배경으로서민들의애환과생명력,한(恨)의문제를지속적으로다루어온작가.

1939년전남장흥에서태어나서라벌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교사생활을하며작품활동을병행하다가1968년[대한일보]신춘문예에「목선」이당선되어문단에나왔다.그뒤소설가와시인으로수많은작품을펴내며한국문학의거목으로자리매김했다.현대문학상,한국문학작가상,이상문학상,...

목차

一서장추사의마지막편지/인연과운명
二꿈/또하나의꿈/불똥으로살갗지지기/신을잃어버렸다/무지개목에두른달을싣고다니는배/신의글씨
三하허스님과의내기/한양으로가는수선화알뿌리/월성위궁의쓸쓸한소년/북학,그미지의세계와의만남
四초승달같은여인/새벽에찾아온패랭이쓴소년/호사다마/똑똑한바보와바보같은양반들/코스모스
五아버지김노경/꿈에그리곤한연경의하늘/연경에가는괴나리봇짐속의염주와『화엄경』
六다시혼침/해붕의공놀음/백파마을의늙은떡장수
七날아가는새도떨어뜨리는김조순의유혹/화살한대로시골돼지두마리를
八악연
九차향,어린상우에게서나던향기/잉태
十초생의출분
十一새로운빛,덕인(효명)세자/덕인세자의갑작스러운죽음/윤상도의탄핵상소
十二광기의재발/김정희를제거하라
十三천리유형/모질도/글씨로뱀을쫓는다
十四원악도로가는바람/남으로가는짐꾼들
인명·용어풀이
추사연보

출판사 서평

이상문학상현대문학상수상작가
한승원이마침내완성한‘조선천재3부작’
『추사』『초의』『다산』을다시읽는다!

한승원소설가는1968년대한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목선」으로등단하여,반세기가넘도록소설을써오며이상문학상,현대문학상,김동리문학상등굵직한문학상들을수상하고,수많은대표작을남겼다.“소설가는흘러다니는말이나기록(역사)의행간에서려있는숨은그림같은서사,그출렁거리는파도같은우주의율동을빨아먹고”산다는한승원의말처럼,역사속숨어있는진실을찾아내고자하는그의남다른집요함은한시대의공기,바람과햇살,심지어는역사적인물의숨결까지살려내소설에담아내기에이른다.한승원이평생에걸쳐좇아온‘조선천재’3인의평전소설『추사』『초의』『다산』이열림원에서새롭게출간된다.개정판엔집필당시에“내가김정희인지김정희가나인지분별이안될”경지의몰입으로꿨던꿈에서만난추사와의대담을해설의형태로풀어덧붙였다.

‘신필神筆’뒤에가려져있는
전혀또다른김정희의얼굴

나는추사김정희의‘신필神筆’뒤에가려져있는전혀또다른김정희의얼굴,잘못흘러가고있는역사를제대로흘러가게하려다가다친과정과유배지에서아파하고슬퍼하면서도치열하게분투하는그의모습을제대로드러내주고싶어이소설을썼다.
-‘초판작가의말’에서

추사는안동김씨집안의세도로삼정이문란해진부정부패매관매직의시기에세상을개혁해보려고고투하다가제주도유배9년,북청유배2년의쓰라린삶을살다가과천에서생을마쳤다.나는한인간의절대고독과개혁의지와유배지에서언제내려올지모르는사약에대한불안과신산한삶속에서꽃피운추사체와『세한도』『불이선란』같은예술작품,그리고절망적인삶에서정신을북돋워준초의의우정에초점을맞추어수정가필하여개정판을낸다.
-‘개정판작가의말’에서

신필神筆,시서화詩書畵에능한삼절三絶,스물네살에중국연경에나가선진문물을배워온엘리트출신의북학파北學派……추사김정희는학문에서나예술에서나정치에서나특출난재능을보여주는시대의천재였지만그의삶은고난의연속이었다.“오만하고타협할줄모른까닭으로세상으로부터많은미움을받아,50대후반부터제주도유배9년,북청유배2년의신산한삶을살게된것”이라는추사에대한평가를읽고,한승원은“그것이얼마나무책임한오독인가를”짚으면서“잘못흘러가고있는역사를제대로흘러가게하려다가다친과정과유배지에서아파하고슬퍼하면서도치열하게분투하는그의모습을제대로드러내주고싶어이소설을썼다”고밝혔다.

추사는청년시절과말년에사뭇다른삶을살았다.젊어서는“잘나가는선지식찾아가깨부수는천둥벌거숭이”였던그는세상을어지럽히는굴절된학문과예술,백성의고혈을짜내는부정부패한권력앞에조금도굽히거나물러나지않았다.선승해붕과백파와의돈오점수논쟁,‘조선의글씨’라일컬어지는원교이광사의동국진체비판,김조순김좌근을비롯한안동김씨세력과의팽팽한대립……“살아간다는것은,화해없는영원한싸움을치르는것”이라는소설속추사의말처럼그의삶매순간은“그림자같은적들”과의투쟁이었다.꼿꼿하고올곧은탓에꺾이지는않을까싶은위태로운순간마다그의모난성정을부드럽게눅여준것은글씨쓰기와난치기,그리고무엇보다도마음을나눈벗초의와의향기로운우정이었다.

추사김정희,‘오만한천재’의오명을벗다
신산한운명에버팀목이되어준사람들

안동김씨와의정쟁으로죽을고비에처했던추사는결국도합11년이라는긴유배생활을하지만,그의말년은결코비참하거나쓸쓸하지않았다.“지옥이따로없”는“몇억만격랑의험악한물너울”을지나고,“겨울의혹한이무서운천리밖”일지라도추사의곁에는늘추사의사람들이있었다.죽을위기의국청에서그를건져준벗조인영권돈인부터,권력에기대지않고서첩과지필묵을아낌없이보내오는오규일이상적,짙은사제간의정으로화첩을들고얼굴을비추는그림쟁이소치허유와조희룡,애정어린보살핌으로가슴뭉클한사향을번져뜨리는여인초생,평생에아픈손가락이었던서얼아들상우,그리고“물흐르듯꽃피듯”살아가는해탈을가르쳐준초의까지……세간에알려진‘오만한천재’라는오명과달리,추사는꼿꼿한선비면서한편으로는스승,벗,제자와뜨거운정을나누는‘한사람’이었다.

한승원이“추사의빼어난아름다운글씨와그림과간찰과시에서”“아픈역사의행간을읽어내고”그린추사의‘진짜’생애를보고있으면,“역사를읽되문자에걸리지말고,행간에숨어있는것들을깊이확철하게읽을줄알아야만”자신의말년의삶을분명히읽을수있을것이라는추사의묵직한음성이들리는듯하다.“추사김정희의내면과더불어나의내면을깊이읽으려고애”쓴끝에마침내한승원은추사의숨결까지오롯이복원한이소설을완성할수있었다.

잠자리에들면서도추사생각,산책을하면서도여행을하면서도밥을먹으면서도추사생각을했다.새한마리날아가는것,벌레한마리기어가는것,먼바다에서달려오는파도,구름한장흘러가는것들을추사의눈으로보고,들꽃한송이에서향기가풍기는것을추사의코로냄새맡고,솔바람소리,풍경소리,염불소리,버들숲에서우는꾀꼬리소리를추사의귀로들으면서,추사의뇌가방사하는파장을따라사유했다.그러다가추사가된꿈을꾸었다.
-‘해설’에서

책속에서

“은사께서말씀하시기를,글씨는그사람의마음이라고했습니다.물에쓰든지종이에쓰든지,글씨는마음으로써야한다고했고,마음으로쓰는글씨는손아귀에움켜쥔참새와같다고했습니다.사람손에잡힌까닭으로불안해진참새의가슴은펄럭펄럭뛰고있는데,그펄럭거림이붓끝을떨게하면점과획과삐침과파임은온전하지않게된다고했습니다.”
---p.47

그해열아홉살인그여인의이름은초생이었다.그녀의어머니가두레박물에빠져있는초승달을들이켜고그녀를잉태했다해서그렇게이름을지었다고했다.목과허리가가늘고,웃으면위눈꺼풀과아래눈꺼풀이새까만一자가되어버리면서볼에오목한웃음우물이깊게파이는그녀에게서는가슴뭉클하게하는사향이번지곤했다.
---pp.89~90

학문은먼지켜켜이쌓이는책처럼답답하고,예술은늙은매화나무에피는꽃처럼영원히향기롭다.신산한삶속에서나를구해준것은시짓고글씨쓰고그림그리는일이었다.그세계로들어가기위해서는먼저현실세계를버려야했다.선정禪定에드는사람들은지관止觀을거친다.‘눈앞을가리는꽃나무가지를쳐내니저녁노을에아름답게물든먼데산이보인다’고읊은초의의선시처럼.
---p.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