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봄 -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5

추운 봄 -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5

$14.00
Description
정이현 소설가 추천! “여기 이 소설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하고 싶다.”

르노도상,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수상 작가
다니엘 살나브 소설 국내 첫 번역 출간!
‘열림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다섯 번째 책. 『추운 봄』은 재출간 전 시리즈에서 소개된 적 없는 신간으로, 다니엘 살나브의 책이 국내에 번역 출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르노도상,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등 프랑스에서 저명한 문학상을 받으며 작가로서 뚜렷한 이력을 남겨온 다니엘 살나브는 2011년 프랑스 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되어, 페미나상을 비롯한 여러 문학상의 심사 위원으로 참여하며 프랑스 문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2023년에는 수필집 『쥐스티스 거리』를 출간했다.
『추운 봄』은 열한 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소설의 인물들은 각자의 삶의 ‘순간’에 사로잡혀 있다. 독거노인 ‘그녀’와 안부를 확인하려고 온 ‘우리’의 이어지지 않는 대화(「방문」), 요양원에 오지 않는 아들에게 쓴 어머니의 시시콜콜한 편지(「편지」), 늙은 강아지의 죽음을 수습하며 떠오른 출가한 아들과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회상(「영원히 명랑한」)…… 『추운 봄』의 이야기들은 큰 사건 없이 찰나의 순간에 끈질기게 눌러앉아 삶과 죽음, 시간과 기억에 관하여 생각하며 가늠할 수 없는 삶의 총체를 들여다보게 한다.
저자

다니엘살나브

1940년10월28일프랑스앙제인근에서태어났다.1964년고전문학교수자격을얻어파리제10대학에서삼십여년간문학,영화,연극을강의했다.「르몽드」를비롯한주요일간지와방송에서평론가로활동하다가1975년부터소설,희곡등을발표하기시작했다.1980년장편소설『귀비요의문』으로르노도상을,2006년희곡『그럼에도불구하고』로마르그리트뒤라스상을,2008년시몬드보부아르전기『전쟁의카스토르』로장모네상을수상했다.1988년학술원젊은연극상,2005년학술원대상을수상한그는2011년프랑스학술원회원으로선출되어,페미나상을비롯한여러문학상심사위원으로참여했다.2023년수필집『쥐스티스거리』를출간했다.

목차

방문
편지
루이즈
추운봄
이별
학술대회
화가의아틀리에
완수
역전호텔
생일
영원히명랑한

옮긴이해설│천천히꼭꼭씹으며

출판사 서평

속절없이흘러오는죽음앞에서
희망과약속은무엇일수있을까

살아가는데에는희망뿐아니라그것을단념하는일또한필요하다.시간이흐를수록멀어져가는‘실패한희망’은“되찾을수없는기억,향기나희미한여운으로만남아”불편한침묵이되어우리의현재를맴돈다.“지켜지지않은약속”의결과로“지금의내가된그아이,누구도기다리지않았던그누구”만이돌아가지도나아가지도못하고멈춰선채흘러가는삶을관망할뿐이다.“마치아무일도없었다는듯”“똑같은구름떼를보”면서.

“계속살아서무슨소용있고왜당장모든것을멈추지못하는걸까?”젊음이라일컬어지던때에시간과순리에순응하며살아온이들은,필연적결과라기에는허술한자신의현재에제대로붙박히지못한채어제와내일사이를어정쩡하게부유한다.그들에게“광막한공간,낯선도시들,결코가보지못할숲”처럼“먼데를환기시키는”기대와희망은“대처할수없는고약한명령”에불과하고,그들에게는“생의충동”마저도“일어나자마자힘없이가라앉”고마는덧없는욕망에지나지않는다.

“시절은이제지나갔다.”“아무것도남지않았다.”그“명백한진실을수긍하고모든저항의의욕을상실한듯”우리는또현재를“떠나는수밖에없다.”그렇게고통도행복도희미해진과거를아련히떠올리며가다가도다시현재에붙잡혀“그럴수없다,그럴수없어”하고주저앉고마는,이과정의무수한반복이야말로저물어가는인간생애의전말이아닐까.시간은또다시무정하게우리를떠밀고,우리는결국“잠깐생기가돌았던”지난세월의회고를뒤로하고나아간다.“그게뭐가중요하겠어,어쨌거나모두가죽어야만하는데”하고씁쓸한체념을읊조리며.

정이현소설가의말처럼“아름다움의뒷면에는필연적으로허망함과슬픔이배어있다.”젊음이든추억이든,아름다운것들은사라지기마련이다.“우리가함께나눴던예전의시간은더이상존재하지않”고우리는“어느날그길에서고독한죽음을만날것이다.”아름답고잔잔한삶이라는물결아래그러한상실의예감이고개를들때,삶의모든순간은“무슨소용이있을까?”살아가는동시에죽어가는이들의절대고독을넘어서는그‘생의의미’야말로,다니엘살나브가이열한편의소설을통해발견하고싶었던답은아닐까.

추천사

여기이소설들이얼마나아름다운지말하고싶다.아름답고허망하고슬퍼서읽고나면누구든깊은한숨을내쉬지않을수없다는것을.그건마치“아무리붙잡으려해도손가락사이로빠져나가는수은방울”을속수무책으로바라보는심정과비슷하다.다니엘살나브는냉혹한고수의칼놀림으로,표면에수은방울이점점이맺힌치즈케이크한조각을쓱잘라우리앞에내민다.케이크의단면은무심하고단정하다.그러나입안에넣는순간놀라울만큼깊고진한맛이가득퍼진다.
-정이현(소설가)

발표된지사십여년이지났으나다니엘살나브가천착했던문제의식은지금도유효할것이라생각된다.독자여러분은오감에호소하는요리가줄지어나오는프랑스정식식사를음미하듯천천히꼭꼭씹으며열한편의접시를모두즐기시기를기대한다.
-이재룡(문학평론가,숭실대학교불어불문학과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