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 열림원 세계문학 3

인간 실격 - 열림원 세계문학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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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자이 오사무가 자살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유작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로도 읽힌다. 소설의 주인공 오바 요조는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 없으며, 인간을 두려워한다. 그러면서도 ‘광대’를 자처하며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그는 화가를 꿈꾸며 미술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일반 학교에 진학하고, 호리키라는 친구를 만나 술과 여자를 배운다. 도시에서 홀로 지내며 점점 타락해가던 요조는 여자와 동반 자살을 시도하고, 알코올과 약물 중독에 이르러 끝내는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마침내 인간으로서 스스로 실격되었다고 여기는 요조의 자기 고백적 이야기는 다자이 오사무가 실제로 겪었던 삶의 풍파와 겹쳐진다.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마지막 몸부림과 같은 소설이자, 자기 파괴와 연민 사이에서 고뇌하던 한 남자의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

다자이오사무

1909년6월19일,일본아오모리현쓰가루군카나기무라에서태어났다.본명은쓰시마슈지[津島修治]이다.그는경제적으로풍요로운환경에서성장했으나가진자로서의죄책감을느꼈고,부모님의사랑을제대로받지못해서심리적으로불안정하게성장한다.

1930년,프랑스문학에관심이있었던그는도쿄제국대학불문과에입학하지만,중퇴하고소설가가되기로결심한다.이후소설가이부세마스지[井伏_...

목차

서문
첫번째수기
두번째수기
세번째수기
후기

추천의글
다자이오사무연보

출판사 서평

시공간을교차해지금우리에게당도한,
열림원세계문학

도서출판열림원은이삭줍기시리즈,프랑스여성작가소설시리즈,쥘베른걸작선,헤르만헤세컬렉션,다자이오사무선집등을통해다양한장르와작가군을아우르는세계문학을독자들에게소개해왔습니다.2023년여름,열림원에서는이런전통을이어<열림원세계문학>이라는이름으로시대를관통해깊은울림을전하는작가들의걸작을새롭게독자여러분에게선보입니다.
<열림원세계문학>이가장먼저소개하는작품은한국인에게꾸준히,그리고가장많이사랑받아온헤르만헤세의『데미안』,프랜시스스콧피츠제럴드의『위대한개츠비』,그리고다자이오사무의『인간실격』입니다.방학과휴가를맞아미루어왔던고전문학읽기를화사한색감과컴팩트한판형,경쾌한디자인이조화로운<열림원세계문학>으로시작해보세요.

다자이오사무의마지막몸부림과같은소설
유희와환락,그리고지독한고통과눈물

다자이오사무가자살하기전마지막으로남긴유작『인간실격』은다자이오사무의자전적소설로도읽힌다.소설의주인공오바요조는인간의삶을이해할수없으며,인간을두려워한다.그러면서도‘광대’를자처하며사람들을즐겁게한다.그는화가를꿈꾸며미술학교에가고싶었지만아버지의뜻에따라일반학교에진학하고,호리키라는친구를만나술과여자를배운다.도시에서홀로지내며점점타락해가던요조는여자와동반자살을시도하고,알코올과약물중독에이르러끝내는정신병원에입원한다.끝내인간으로서스스로실격되었다고여기는요조의자기고백적이야기는다자이오사무가실제로겪었던삶의풍파와겹쳐진다.『인간실격』은다자이오사무의마지막몸부림과같은소설이자,자기파괴와연민사이에서고뇌하던한남자의기록이기도하다.

“그것은이를테면,
인간을향한저의마지막구애였습니다.”

“부끄럼많은삶을살아왔습니다”라는구절을『인간실격』의첫문장으로알고있는독자들도많을것이다.이소설은사실액자형식으로,앞의문장은‘수기’의첫문장이고실제소설은주인공요조가쓴이수기를우연히얻게되는,서문과후기에만등장하는한남자의글로시작한다.그리고서문이끝난후,바로그“부끄럼많은삶을살아왔”다라는한인물의고백을우리는마주하게된다.그렇다면궁금해진다.“부끄럼많은삶”이란도대체어떤삶일까.
요조에게인간이란존재는불가사의하며,공포스럽기까지하다.그런요조가생각해낸세상을대하는방식은,‘광대’가되는것이었다.그리고그광대짓이인간에대한“마지막구애”라고그는말한다.광대짓이시작된이후로요조의인생은꽤무탈한부잣집도련님의삶으로접어드는듯싶다가도,그의마음깊은곳에있는어둡고나약한정념에잡아먹혀번번이부서진다.늘세상을,자기자신을똑바로마주하지못하고숨고도망쳤던요조.『인간실격』은한심약한청년과이세상사이의애증을우울과유희를넘나들며그려냈다.

세상과불화하며방황하는한청춘의이야기
시대를뛰어넘어전해지는절절하고쓰라린고백

“겁쟁이는행복조차두려워하는법입니다.
부드러운솜옷에도상처를입습니다.”

다자이오사무는일본아오모리현에서부유한집안의열번째자녀로태어났다.본명은쓰시마슈지.일찍이문학적재능을발견해10대때동인지를만들어발표하기도하고,왕성한집필활동을펼쳤지만서른아홉의나이로짧은생을마감했다.그는1948년6월13일강에투신했는데,그직전까지도펜을놓지않고『인간실격』을포함한여러작품을발표하고완성했다.
문학평론가오쿠노다케오는다자이오사무를두고“패전후혼란기를우리는다자이하나에의지해살았다”라고말했다.『인간실격』은다자이오사무의자전적소설이기도하지만,시대의우울을반영하여쓰라리고수치스러운감각에파묻혀있는일본젊은이들에게큰영향을미쳤다.다자이가이소설을발표하고스스로목숨을끊은1948년에서70여년이지난지금,시대적배경은변화하였지만세상과불화하고방황하는한젊은이의이야기는여전히생생하게읽히며씁쓸한안타까움을남긴다.
열림원세계문학의『인간실격』은「탈향」「닳아지는살들」을쓴소설가이호철의번역유고작이다.생전소설가김승옥이고인에게부탁한번역으로,불안하고복잡한화자의어조를침착하고매끄럽게따라가며다자이오사무문학의섬세함을끄집어냈다.역자의작품해설을대신하여소설가박솔뫼의추천의글을실었으며,이는작품을바라보는또다른시각을제공한다.

“요조의고백은강렬하고그가토해내는한마디한마디는꽤빽빽해서귀기울여듣지않을수없게한다.단순히무책임한사람이군하고휙뒤돌아가기어려운,왠지좀더이야기하고싶고이사람재미있네싶기도하고결국엔이어찌할수없다는토로를어떻게다뤄야할까생각하게한다.”
─박솔뫼(소설가),추천의글에서

책속에서

다시말해서저는사람이살아간다는일이정확히무엇인지아무것도모른다고할수있겠습니다.내가가진행복이라는관념과,세상사람들의행복이라는관념이완전히어긋나있다는불안,저는그불안때문에밤마다뒹굴고신음하며거의발광하기직전까지이르기도했습니다.저는과연행복한걸까요.저는어릴적부터늘행복한놈이라는소리를들어왔습니다만,정작저는늘지옥같은마음이었고,도리어저보고행복한놈운운하던사람들이저와19는비교도되지않을만큼안락한듯이보였습니다._p.18

그것은이를테면,인간을향한저의마지막구애였습니다.저는인간이라는것을극도로두려워하면서도인간을도저히끊어낼수는없었던거같습니다.그리하여저는이광대짓이라는방식으로겨우겨우인간과이어질수있었습니다._p.20

‘그늘에서만사는사람’이라는말이있습니다.인간세상에서는보잘것없는패배자,또는악랄한자를지칭하는것같은데저는태어났을때부터음지의존재였던것처럼느껴져,세상사람들로부터저놈은그런놈이라고불리는정도의그런이들과만나면늘마음이너그러워집니다.그리고그런저의너그러운마음은스스로가반할정도의다정함이었습니다._p.60

그날밤,우리는가마쿠라의바닷속으로뛰어들었습니다.여자는,가게친구에게빌린것이라며메고있던오비를풀어정성스럽게개어서바위위에얹어놓았고저도망토를같은자리에벗어두고는함께물속으로뛰어들었습니다.
여자는죽었습니다.그리고저만살아남았습니다._p.80

사흘밤낮을저는죽은듯이누워있었다고합니다.의사는과실로보고경찰에신고하는것을유예해주었습니다.정신이깨기시작하자제일먼저중얼거린헛소리는,집에돌아갈래,였다고합니다.집이라는곳이어디를가리키는것인지는당사자인저도잘모르겠습니다만,아무튼그렇게말하고엄청울었다고합니다._p141

인간,실격.
바야흐로저는완전히,인간이아니게되었습니다._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