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배우고,사랑하라!”
이어령의동갑내기부인강인숙과
세자매의스페인여행기
퍽퍽한세상을살며,누구나한번쯤“일상의잡사를훌훌털어버리고가고싶은곳으로훌쩍떠나는일”을꿈꾼다.울창한나무로가득한산이든푸른물결이넘실거리는바다든,누구에게나한번쯤꼭가보고싶은‘꿈속여행지’가존재한다.저자에게는‘스페인’이그런곳이었다.교직에몸담아“평생제철에여행하는것이불가능”했던강인숙영인문학관관장은정년퇴임후세자매와“오랫동안동경했던”스페인으로향한다.『함께웃고,배우고,사랑하고』는1999년가을,스페인마드리드에서바르셀로나를거쳐프랑스파리로향한네자매의여정을담고있다.
이책은2002년출간된『네자매의스페인여행』과저자의에세이「로스앤젤레스에두고온고향」을한데모아엮은것으로,1부와2부는1999년스페인과프랑스에서의“첫번째제철여행”을,3부와4부는1977년미국과‘비철의’프랑스여행을전한다.머리말에서강인숙관장은“1세기가까운세월을살면서내가보고느낀것들을정리”하기위해이책을다시펴낸다고밝힌다.『함께웃고,배우고,사랑하고』는그런저자의바람대로그녀의생생한감성과여행지의“특성과역사,종교,문화,정신등을파악하는”통찰이고스란히녹아있다.
“우와따따뿌뻬이!”
마드리드에스파냐광장에서바르셀로나까사밀라까지!
평균나이칠십,네자매가함께한신바람여행
강인숙관장에게자매들과“함께외국을여행하는것은바랄수도없는꿈이었다.모두가직업이있었”고,챙겨야할가족이있었기때문이다.애초에이여행도남편이어령선생과“부부동반여행으로계획된것이었다.”갑작스레결성된여행이기에,이동행은더욱특별할수밖에없었다.그리고그특별함을증명이라도하듯,11일간의여정에서네자매는“신나는것만보면‘우와따따뿌뻬이!’를외쳐댔다.”눈앞에서새로산가방을날치기당해도,큰언니의구두끄는소리에며칠잠을설쳐도,서둘러길을걷다겹겹이넘어져도,그들의입가에는웃음이끊이지않는다.
지구여행사건물의엘리베이터안에서막내와딸을합친여섯여자가배를잡고맴을돌면서정신없이웃어댔다.그웃음이우리를소녀시절로데려갔다.(…)일을잘못처리해서할말이다급한김에옛날에하던욕을내뱉기는했지만,내허리가염려스러워서잔뜩켕겨있던작은언니도그웃음덕에기력을회복했다.
“봐!이렇게웃으며다니문엔도르핀이막생겨병같은거안난단말이야!”_「쪼꼬만계집애가뭘안다고까불어!」에서
『함께웃고,배우고,사랑하고』에서“세자매라는동행자는스페인못지않게중요한여행의축”이다.일흔둘의나이에도동생들챙기기에여념이없는‘큰언니’,예쁘장한외모로꾸미기좋아하는‘작은언니’,몸이약해어릴적부터병치레가잦았던‘동생’의이야기가여행기곳곳에배치되어있다.“존재의첫머리에서만난”이들과지나온수많은시간들을추억하며그들을향한사랑을있는표현한다.
동생은자기가지브롤터까지올수있었다는사실에감격하고있었다.죽을고비를수없이넘겨온그애는,자기가살아서유럽의땅끝에있는바위산에올라와있다는사실이그저흐뭇해서,혼자두어도충분히즐거울것같았다.하지만나는그옆에남았고,다시올가망이없는유럽의땅끝과그해협을오래바라보게된것을행운으로생각하기로했다._「“나여기왔다네”에서」
“이여행기는하나의축이스페인에서의여행이고
또하나의축이다른대륙에서수십년동안
헤어져살아온네자매의사랑이야기다.”
“『함께웃고,배우고,사랑하고』는재미있고아름답고즐거운여행기다.여행속에문명이있고문명안에여행이있어서지식의축적이많”다.마드리드에서바르셀로나에이르기까지,네자매는11일간열한개지역을여행하며에스파냐광장,알람브라궁전,사그라다파밀리아등서로닮은듯다른스페인의모습을마주한다.이와함께,역사와문화,종교를넘나들며들려주는스페인이야기와그에대한감상은독자들로하여금당장이라도스페인으로떠나고싶게만든다.
저자는이책을집필하기위해이전에간여행들을정리하며“스페인에다시한번가는것과같은”많은위로를받았다고한다.이책은“그냥보통사람이낯선나라의스쳐지나가는풍경에서받은인상과느낌을적은글”이다.저자의바람대로이책을통해그가느꼈던“감동에동감하는독자가많았으면좋겠다는생각이든다.”
“웃고공부하고사랑하라”라는표어를들고나도다시새로운여행을떠나고싶어진다.꿈이있기때문에.그리고무슨말인지무슨뜻인지도모르는,그럼에도신나고환희로운“우와따따뿌뻬이!”를.
_김승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