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17.00
Description
“나 말고, 널 믿을게. 기다려줄 거라고 믿을게.”
그 숱한 악의 증명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이루는 대다수가 선을 잃지 않았다고 믿어볼게.
문학웹진 LIM 연재, 이하진 첫 장편소설!

반복되는 재난을 끊임없이 기억하며 나아가는
모든 이들의, 모든 이들을 위한 SF 드라마

“나는 아직도 과거를 스친 여러 재난의 당일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가 생생히 기억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하진 작가의 첫 장편소설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이 문학웹진 LIM에 연재하며 젊은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로 팬덤을 구축한 후 새로운 물성으로 출간되었다. 작가가 학창 시절부터 10년을 품어온 만큼 압도적으로 정밀한 이 소설은, 이곳을 가로지르는 사회적 의제를 밀도 높은 SF 서사로 벼려 놓는다. 그 안에는 작품에서 “희망을 모르는 세대”로 지칭되는 2000년대 이후 태생 세대로서 목도해온 사회적 재난과 참사, 그에 대한 연속적인 망각과 균열, 그리고 애도와 연대의 장면이 고스란히 번쩍인다.

“이론상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이력absurd force’의 등장은 세상의 부조리absurd를 한층 심화하는 것처럼”(심완선, 추천의 말에서) 그려진다. ‘이능력’을 악용한 범죄와 치료법 없는 ‘교란’을 통제할 수 없는 시대. 그를 둘러싼 혐오와 안일한 방관이 동시에 만연한 시대. 그러나 누구나 잠재된 이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시대 한가운데에 ‘우리’가 있다. “비단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거대한 벽 앞에서 ‘미르’는 때로 거칠 것 없이, 때로는 하염없이 곁에 기대어 나아간다. “숫자에 불과”한 모든 사람을 제치고 단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이윽고 접속할 수 없는 데이터베이스를 마주하는데.

저자

이하진

저자:이하진

2001년천안출생.어려서부터과학을좋아해물리학을전공하고연구하는삶을선택했다.그럼에도늘과학바깥의일을상상하며외면하지못했고,결국그관심에이끌려소설을쓰게되었다.단편소설「어떤사람의연속성」「마지막선물」「이토록아름다운세상에」「저외로운궤도위에서」「확률의무덤」,장편소설『모든사람에대한이론』등을집필하고발표했다.포스텍SF어워드와한국물리학회SF어워드에서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2부
3부
4부
에필로그

*
작가의말
추천의말(심완선,SF평론가)

출판사 서평

빌어먹을이능력시대,
왜우리가항상위험에노출되어있어야하지?

1981년첫발견이후로인구의10퍼센트안팎이발현해온‘이능력’은무언가를갈망하는‘기저인지’에의해이루어진다.통계에따르면발현자중30퍼센트는자발적인정기검사와등록갱신을요구받는‘고발현도’능력을,그중약7퍼센트는“한개이상의도시에기능정지혹은그에준하는인명피해를발생시킬수있는”능력을가졌다.‘미르’의능력은열역학제2법칙을위배해열에너지를조작하는것.“걸어다니는재난”에가까운자신의이능력이“무작위의행운이아닌불공평한불운”이라는사실을매순간실감한다.
이뒤틀린힘은수시로방향을틀고사방으로작용한다.현실에서이것은“21세기이전의슈퍼히어로영화”속선망의결정체같은것과거리가멀다.발현자와의혈액간감염에노출되는즉시예정된죽음을야기하는‘교란’은긴세월동안수많은이들에게지울수없는잔흔을남겼고여전히진행형이다.‘미르’는우리에게이미익숙한물음을수없이되뇌인다.“왜우리가항상위험에노출되어있어야하지?”우리는“희생자의선별엔인과가없었지만사고의발생엔인과가있었다”는문장앞에서잠시간숨을고를수밖에없다.

“삶이결정되지않았다는건,
죽음도결정되지않았다는거예요.”

돌이킬수없는듯보이는세계에서도삶은이어진다.“10년차친구사이의흔한장난”을치며삼엄하게통제된범죄현장사이를지나는‘미르’와‘건’의뒷모습처럼여기에는일상이있다.어느날폭발물을실은채학교를덮치도록설계된이능범죄를어떻게든막아보려던‘미르’가상처를입고,그를구하기위해‘건’이망설임없이달려들기전까지.두사람의혈액이닿아‘건’이교란판정을받기전까지.
그날이후로‘미르’가삶을송두리째틀어향한곳은‘RIMOS.’국내에서등록점유율이가장높은이능력연구기관이자세계최고수준의교란연구기관.이곳에서‘미르’는교란을치료할‘무효기술’을개발하기위해수없이무너지고환멸을견디며집요하게매달린다.그의곁을맴도는것은희뿌연담배연기와외울만큼읽어너덜너덜해진논문,이력학연구에쓰여온‘아델리온’꽃잎의곧사그라들은은한상아색빛.그러나희미하고유일한희망을가리키는논문「사용한아델리온폐시약과특이적이력항원농도감소사례의인과성연구」를쓴간호사‘서현주’의흔적은사내에서유일하게접속할수없는데이터로남아있다.‘미르’는마침내의식불명상태인‘서현주’에관한진상규명을요구하며1인시위를이어온딸‘해수’에게다가간다.

“언젠가RIMOS에는기억하는사람들이모인다고했죠.”

이이야기는엄밀하고정교한SF인동시에,여러축으로감정을파고드는강렬한드라마이자,곧모든사람의목소리다.우리의몸에아로새겨진사회적재난과참사이후의장면은기실한명의개인이감당해야할문제가아니기에.혼자서는완성할수없는장면이기에.수많은희생자를낳으며교란을처음으로가시화한‘크리스마스의비극’이33주기를맞기까지,서늘한시선을감당하며저마다분투해온사람들이여기있다.미정립된체계속에서길을잃고지워진존재들의고유한삶들이여전히여기있다.
‘미르’와‘건’그리고RIMOS를설립한‘사일러스’와‘서현주’,그의딸‘서해수’,동료‘세진’과‘혜림’,그곁을지키거나스치는수많은이름.이들은타인의불행을두고무엇도쉽게포기하지못하는보통사람들이다.다만“한사람을살아있게하려는한번씩의노력이모든사람을향할수있음을의식”하는사람들이다.그“선의와용기가만드는연쇄작용을신뢰”(추천의말에서)하기에언제라도회복할수있는사람들이다.여기에모든가능성이있다.

쉽게행복해지지못하는이들이
치유력을발휘하는모습에는언제나울림이있다.
심완선(SF평론가)

같은세대의기저인지를추적한결과대부분의발현은“그때이랬어야했는데,같은”뒤늦은후회와가정으로부터기인했다.이비가역적인시간을거스를수있는것은다름아닌당신이다.주저앉은우리를끌어올리는것역시다름아닌우리다.홀로안쪽으로사투할때,아주좁은벽사이에끼어움직일수없을것만같을때.반복되는재난앞에서무엇도나아지지않을것같을때.동시대를살아가는타인의삶으로향하는작고거대한틈.그앞에서고개를돌리거나목소리를삼키지않는일.
소설전반에서그려지듯“능력이발현되지않은사람은무능력자가아니라잠재자다.이론적으로는누구나발현자가될수있다.이소설은분명모든사람에대한이론이다.”(추천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