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1회 림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 제1회 림 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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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80년에 설립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청준 전집 등을 포함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우수한 문학 작품들을 펴내 온 열림원에서 2024년 제1회 림 문학상을 시작한다. 경계 없음, 다양성, 펼쳐짐을 지향하는 림 문학상은 응모 자격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에 호응하듯 도착한 894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연령과 등단 여부, 장르와 형식에 관계없이 블라인드 심사가 진행되었다. 김병운 소설가, 안윤 소설가, 심완선 SF 평론가, 소영현 문학평론가가 심사를 맡았으며,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개성적인 작품 세계를 확보하고 있으며 신뢰할 만한 쓰기 역량을 갖추고 있는”(소영현 문학평론가, 심사 총평 중에서) 성수진의 「눈사람들, 눈사람들」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성수진의 「눈사람들, 눈사람들」은 한국소설에서 빈번히 배경이 되곤 하는 서울이 아닌 지방 도시 대전을 배경으로 한다. 대전은 단순히 배경으로만 존재하지 않으며, 소설 속 존재들이 먹고, 견디고, 산책하는 곳으로 역사와 의미를 품은 채 아름답고 생생하게 펼쳐진다. 차곡차곡 그려 낸 대전의 풍경 속에서 누군가가 떠난 자리에 다른 무언가가 돌아오는 장면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일상적 공간에서 소설적 공간을 포착해 내는 섬세한 시선과 천천히 걸어가듯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고유한 리듬, 인물의 정서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이미지와 문장 모두가 탁월”(김병운 소설가), “백로의 이미지를 활용해 정석적으로 완성된 소설, 문장과 구성이 안정적”(심완선 SF 평론가), “상실의 불가피함과 삶을 향한 긍정을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한 수작”(안윤 소설가)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 세계에 그어진 구획을 담대하게 넘나드는 이야기들”

또한 우수상에는 이돌별의 「포도알만큼의 거짓」, 가작에는 고하나의 「우주 순례」, 이서현의 「얼얼한 밤」, 장진영의 「날아갈 수 있습니다」을 선정하였다. “문학상의 취지를 생각해 보자면 수상작 선정 못지않게 좀 더 다양한 세계를 구상하는 소설들이 지면을 얻거나 독자와 만날 수 있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 림 문학상을 제정한 의도 한편에는 문학상 제도 자체에 대한 이러한 성찰이 놓여 있다. 림 문학상이 3편의 가작을 선정한 것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이다.”(소영현 문학평론가, 심사 총평 중에서)

2024 제1회 림 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어디에도 선보인 적 없는 이 이야기들을 한 권에 묶어 선보인다.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다양한 독법을 요청하는 개성적인 작품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저마다의 색과 형태를 가진 다채로운 이야기가 지금 여기에서 움트기 시작한다.

저자

성수진,이돌별,고하나,이서현,장진영

저자:성수진
소설을읽고쓰며그것에대해듣고말하는일을좋아한다.앤솔러지『셋셋2024』에단편소설「재채기」를실었다.

저자:이돌별
2019년경인교육대학교졸업.대학졸업이내이력의끝이라는사실을한탄하며,더많은사람의마음에닿는글을쓰게되기를바라는중.

저자:고하나
‘낮에는영상연출을,밤에는글을쓴다.’라는느낌으로적고싶었지만……공교롭게도두가지모두낮과밤과주말이따로없다.낮과밤이허물어질정도로재미있는이야기를좋아한다.그런이야기의힘을이어가고싶다.서울에살고있지만고향은사랑하는제주도.2023제3회문윤성SF문학상을수상하며소설가로서의작품활동을시작했다.

저자:장진영
2019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마음만먹으면』,장편소설『취미는사생활』『치치새가사는숲』,단편소설『나의사내연애이야기』등이있다.

목차


대상|성수진·눈사람들,눈사람들
우수상|이돌별·포도알만큼의거짓
가작|고하나·우주순례
가작|이서현·얼얼한밤
가작|장진영·날아갈수있습니다

심사평|소영현·김병운·심완선·안윤

출판사 서평


1980년에설립된이래오늘에이르기까지,이청준전집등을포함하여한국을대표하는작가들의우수한문학작품들을펴내온열림원에서2024년제1회림문학상을시작한다.경계없음,다양성,펼쳐짐을지향하는림문학상은응모자격에아무런제한을두지않았다.이에호응하듯도착한894편의작품을대상으로연령과등단여부,장르와형식에관계없이블라인드심사가진행되었다.김병운소설가,안윤소설가,심완선SF평론가,소영현문학평론가가심사를맡았으며,심사위원들의만장일치로“개성적인작품세계를확보하고있으며신뢰할만한쓰기역량을갖추고있는”(소영현문학평론가,심사총평중에서)성수진의「눈사람들,눈사람들」을대상수상작으로선정하였다.

성수진의「눈사람들,눈사람들」은한국소설에서빈번히배경이되곤하는서울이아닌지방도시대전을배경으로한다.대전은단순히배경으로만존재하지않으며,소설속존재들이먹고,견디고,산책하는곳으로역사와의미를품은채아름답고생생하게펼쳐진다.차곡차곡그려낸대전의풍경속에서누군가가떠난자리에다른무언가가돌아오는장면은우리에게깊은울림을주며“일상적공간에서소설적공간을포착해내는섬세한시선과천천히걸어가듯이야기를펼쳐나가는고유한리듬,인물의정서를정확하게전달하는이미지와문장모두가탁월”(김병운소설가),“백로의이미지를활용해정석적으로완성된소설,문장과구성이안정적”(심완선SF평론가),“상실의불가피함과삶을향한긍정을섬세한시선으로포착한수작”(안윤소설가)이라는호평을받았다.

“이세계에그어진구획을담대하게넘나드는이야기들”

또한우수상에는이돌별의「포도알만큼의거짓」,가작에는고하나의「우주순례」,이서현의「얼얼한밤」,장진영의「날아갈수있습니다」을선정하였다.“문학상의취지를생각해보자면수상작선정못지않게좀더다양한세계를구상하는소설들이지면을얻거나독자와만날수있게하는일도중요하다.림문학상을제정한의도한편에는문학상제도자체에대한이러한성찰이놓여있다.림문학상이3편의가작을선정한것은이러한문제의식에서이다.”(소영현문학평론가,심사총평중에서)

2024제1회림문학상수상작품집은어디에도선보인적없는이이야기들을한권에묶어선보인다.하나의기준으로평가할수없는,다양한독법을요청하는개성적인작품들이이책에담겨있다.저마다의색과형태를가진다채로운이야기가지금여기에서움트기시작한다.

“백로들은떠났다.하지만아주사라진건아니었다.
이곳에서는떠났지만어딘가엔도착했을거란걸수현은알았다.”

대상수상작인성수진의「눈사람들,눈사람들」은먹고살기위해낯선곳에도착하고또낯선곳으로떠나야하는존재들에관한이야기이다.화재라는우연한사건과오해를계기로인연을맺게된두사람은함께대전의원도심을산책하며재건축을앞둔건물,오랫동안자리를지켜온구조물,백로등을본다.둘의발자취와대화를따라가다보면우리는떠난다는것은아주사라진다는것이아니라다른어딘가로도착하는것일수도있음을,겨우내내린눈이녹고봄이오듯이서서히알아차리게된다.“상실은내가어떻게할수없이닥쳐오지만좋은것들은만들어갈수있다고했다.그렇다면,내가결정할수있는게하나라도있다면소설을쓰고싶었다.잃어버린것들을곱씹어생각하며의미를찾고싶었다”(수상소감중에서)는작가의말처럼,소설은이미우리를떠난것과앞으로떠나게될것들을담담하게보듬는다.

“가끔어떤순간들에아이들이내가생각하는것보다어리다는느낌이들때가있다.”

우수상수상작인이돌별의「포도알만큼의거짓」은교권침해,학부모의민원,보호받지못하는교사등동시대학교풍경을사실적이고세밀하게그려낸이야기로여러화두를던져주며독자를흡입하는힘이느껴진다는호평을받았다.초등학교과학전담교사인‘나’는문제를일으키는아이들,그들의담임교사,학부모모두와멀찍이거리를두고관찰한다.삼국지속순욱의빈찬합에피소드와연결되는병든포도,과학비중계실험재료인포도알,교육적보상체제로이용되는포도알스티커로포도의이미지와의미가반복변주되며,지금한국의교육현장에서보답없는희생을강요받고있는존재가누구인지돌아보게한다.또한이상과현실의간극을,그간극을채우는거짓의필요성을역설적으로보여주는매력적인작품이다.

“이세계에그어진구획을담대하게넘나드는이야기들
하나의기준으로평가할수없는,다양한독법을요청하는개성적인작품들”

고하나의「우주순례」속‘나’는온라인으로구한동행과함께미국의사막을여행중이다.그러는틈틈이자서전클래스에서받은과제로유년기를떠올리며글을쓰고있다.어린시절친구들과놀이터에서놀다가마주친좀비이야기는인과가매끄럽고맥락이분명한삶의궤적에틈입하여과거를모호하고무질서하게만든다.유년기에만난좀비라는비현실적존재,광활한사막의풍경과존재하지않는것을존재하게하는CG에관한이야기가교차하며현실과진실의차이를,비현실이진실이될가능성을탐구한다.
이서현의「얼얼한밤」은오래전자신들을버리고떠난엄마의부고를듣고모인세남매의이야기이다.엄마가재혼해서키운피한방울안섞인자식들은,화장터사정으로오갈데없어진엄마의시체를세남매보고해결하라고한다.마음껏슬퍼하지도,그렇다고마음껏화를낼수도없는상황속에서세남매의서로다른성격과말투,관계의온도차가대화를통해실감나게펼쳐진다.끝끝내삶에대한긍정을포기하지않는인물들의대화와태도가용기를주며,얼얼한마음의고통을아이스크림의달콤함으로변화시키는작가의명랑한시선이느껴지는작품이다.
장진영의「날아갈수있습니다」는투신이후하반신이마비된무용수대영과그곁을지키는아영의이야기이다.대영은사고이후에도휠체어에앉은채로상반신을이용해춤을춘다.대영의사생팬이었던아영은,대영의매니저노릇을하며돈을받는다.어느날그들이사는동네에헬륨풍선자판기가설치되고대영과아영은이제껏드러나지않았던진실을직시하게된다.툭툭던지는듯한짧은문장과대사를따라가다보면,우리는각자가가진흉터의모양이비슷할지라도그것이완전하게겹쳐지지는않으며이별하기위해서는이별에앞서사랑의과정이필요함을이해하게된다.

심사평

성수진「눈사람들,눈사람들」
소멸이예정된인생에서‘사라짐’은곧또다른‘살아감’으로이어지는길목이라는진실을찬찬히일깨워준다.상실의불가피함과삶을향한긍정을섬세한시선으로포함한수작이었다.오랫동안자신의언어를다듬고보살펴온이의유려함이문체에묻어나이야기가끝난뒤에도뭉근한여운을남긴다.작가의단단한내공과조용한열정을느낄수있어미더웠다._안윤(소설가)

이돌별「포도알만큼의거짓」
일련의상황으로부터멀찍이떨어져있지만,학교안의그누구보다기민하고정확하게상황을꿰뚫고있는개성적인화자의목소리가무엇보다도매력적이었다.지금이곳의교육현장에서느끼는유감과불안,비애의정서를행간에숨김으로써오히려도드라지게하는서술방식도좋았다._김병운(소설가)

고하나「우주순례」
유년시절의희미한기억과좀비를섞고,비현실적인사막의풍경과CG에대한대화를병치하면서현실과비현실을모호하게뭉그러뜨리는지점이독특한효과를냈다.실재하지않는것을태연히배치하여현재의사막여행의현실성을떨어뜨릴뿐만아니라,현실과비현실을굳이구별할필요가없다는태도가반가웠다._심완선(SF평론가)

이서현「얼얼한밤」
캐릭터앙상블을보는재미가컸고,오고가는대사의경합과흐름도좋았다.할머니를구심점삼아작가가전하고자하는메시지를선명하게드러낸것또한내용과잘어울렸는데,현실적인이야기를할때도현실에서살짝발을떼고있는듯한특유의명랑한분위기가의구심보다는호기심을불러일으켰고,작가의시선과태도에서감지되는건강성도인상적이었다._김병운(소설가)

장진영「날아갈수있습니다」
무겁고힘겹고강한호소력을지닌덕분에핍진하다는말이어울리는작품이었다.작가가분명뚜렷하게성취를거두었는데,그것이진입장벽이기도했던탓에평이강하게갈렸다.하지만심사에서무난한합의를이끌어내지못하더라도선명한매력이있으므로작가가추구하는소설을계속쓸수있기를바라게되었다._심완선(SF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