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노동자

육체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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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천희란 소설가 추천!

“이 소설은 사회적 규범에 들어맞을 수 없는
존재에게 주어지는 절망적인 특권이다.”
-천희란(소설가)

“사랑은 예외 없이 육체에 새겨진다.
이름과 계절처럼. 몸의 깊은 곳에.”
클레르 갈루아의 『육체노동자』가 열림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육체노동자』는 “사랑이라는 거대한 착시 안에서 겨우 간신히 버티는 자들”을 위한 소설이다. “절망적인 특권”으로 주어진 관계 속에서 “파괴로 완성된 사랑”을 끝내 사랑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인물, 크리스틴. 그녀는 빅토르라는 단 한 사람을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조롱하며 다른 애인들의 목록을 계속해서 늘려나가지만, 그 모든 모순된 몸짓들은 모여 하나의 진실한 감정이 된다. 『육체노동자』가 실패한 방식으로만 사랑할 수 있는 어떤 여성의 절규라면, 자신의 몸을 기억과 고통의 형식으로 보존하는 그녀에게 육체는 사랑을 향한 노동이자 증언의 매체이다. 사랑과 증오, 예술과 노동, 숭배와 모욕의 은밀한 경계를 통과하여 “비로소 춥고 깊은 밤에 도달한 이야기”는 “아이러니로 가득한 인생의 기억과 헐벗은 듯 진실한 내면”을 파헤친다. 『육체노동자』는 아름다움과 파괴, 집착과 애도의 감정이 어떻게 한 사람의 몸과 언어를 변형시키는지에 대한 치열한 기록이자, 규범 바깥에서 말해지는 사랑, 그 해체의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놓을 수 없는 감정에 대한 비문법적인 고백이다.
저자

클레르갈루아

저자:클레르갈루아(ClaireGallois)
1937년에프랑스파리에서태어났다.1965년부터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1970년부터1990년까지20년간『마리클레르』『엘르』『마리프랑스』『르피가로』『파리마치』등여러잡지에서문학비평을집필했다.또한페미니상심사위원으로도활동했다.주요작품으로『나의유일한욕망』『양팔가득장미꽃을』『흰실로수놓는소녀』『예레미야의밤』『인생은소설이아니다』『네개로조각난가슴』『만약사랑에관해이야기하라면』『위험한시간들』등이있다.

역자:오명숙
1966년서울에서태어나성균관대학교불어불문학과와동대학원석사과정을졸업했다.옮긴책으로『시적모험』『폭력적인삶』등이있다.

목차


추천의글
육체노동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사랑이라는말로는충분하지않은관계에대해

“다만깨닫게될뿐이다.그녀를지켜보는불안과초조함마저
사랑이라부를수도있으리라는것을.크리스틴이빅토르에게그랬듯
나역시기꺼이그녀의‘명예스럽지못한증인’이될것임을.”

1965년에발표한『나의유일한욕망』이후꾸준히창작활동을해온클레르갈루아는1970년부터20년간〈마리클레르〉〈엘르〉〈르피가로〉등잡지에서활발한문학비평을했으며1986년부터는페미나상의심사위원으로활동했다.『육체노동자』에서클레르갈루아는병으로고통받는어느동성애자빅토르와그를사랑하는여자크리스틴,그리고이두사람을둘러싼복잡미묘한인물들의관계를간결하고도감각적인문체로그려낸다.『육체노동자』는예민하고독특한방식으로정상범주바깥에자리한욕망과여성의시선을포착하며,프랑스문단에서클레르갈루아를독보적인작가로자리매김하게했다.감정을해체하고재구성하는이고통스러운실험은,우리에게그럼에도불구하고사랑에대해다시생각하게만든다.빅토르는신경이서서히마비되는병에걸렸을뿐아니라고집스럽고신경질적인성격으로크리스틴에게헌신적이고온전한사랑을주지못하지만,크리스틴에게그는“감당하고싶은무게,살갗을벗겨내야만지울수있는아름다운문신”같은존재다.두사람을둘러싼세베로,라이오넬,아쉴,자크등의비규범적인관계는세간의시선으로는쉽게인정하기어렵지만,그들만이만들어나가는복잡한사랑을통해우리는상징과은유가씨실과날실로직조된프랑스소설의진수를만날수있다.

문턱이라는사이공간에자리한사랑의존재론적모순

“문은항상열려있거나닫혀있는게아니다.
대부분두가지경우가공존한다.그것이진실이다.”

빅토르의죽음을앞두고,그가머물던장소와함께시간을보냈던공간을따라가는크리스틴의짧은여정은“다시는만질수도,볼수도없는영원한이별을향한”움직임이된다.이여정은과거와현재,사랑과상실,욕망과체념이끊임없이겹쳐지는기억의궤적이다.『육체노동자』는크리스틴이이른아침집을나선것으로시작해,늦은밤목적지인코르뒤레에도착할때까지,하루동안의시간을따라가면서두사람사이의10년을병치시킨다.살아있음과죽음사이,관계의유효성과무력함사이,말해지는것과끝내말해지지못하는것들사이에서이이야기는열린문턱위에선다.“소설의등장인물들이빚어내는상처투성이감정들의파노라마는감동적이다.”“사랑과배려와안타까움과믿음은물론이고시기와원망과비웃음과분노까지도그렇다.심지어는죽음으로가는길마저아름답다.”『육체노동자』는사랑을말하지만,우리가알고있는그어떤사랑소설과도다르다.이작품은감정의심연에침잠한우리에게질문을던진다.무엇이사랑을사랑이게하는가?누군가를욕망하고동시에증오하며,이해할수없으면서도포기하지못하는감정은무엇으로설명될수있는가?크리스틴은그질문에답하지않는다.대신질문자체를온몸으로살아낸다.그녀의서사는균질적인언어로는번역되지않으며,그녀의고백은잔혹하리만치솔직하고,절망적일정도로아름답다.단지육체로겪어야만했던어떤사랑의방식,그리고그것이남긴흔적의무게를이야기하며,『육체노동자』는조용하지만분명하게말한다.우리는모두사랑이라는이름아래에서,여전히무언가를감당하고있는존재들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