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 - 시-LIM 시인선 1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 - 시-LIM 시인선 1

$12.00
Description
“독자들이 먼저 알아본 한국시의 미래” “텍스트힙의 선두주자” 고선경 시인의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이 열림원 시인선 시리즈 ‘시-LIM 시인선’의 첫 번째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고선경 시인은 202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할 당시 이문재, 정끝별 시인으로부터 “넘치는 시적 패기로 써 나갈 시의 힘이 기대된다”는 평을 받았으며 첫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를 통해 “구겨진 뒤축 같은 오늘을 딛고 끝내 내일이라는 약속을 지켜내는” 씩씩함과 유쾌함으로 많은 독자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 “장난스럽기도 사랑스럽기도” “시집도 재미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MZ라는 말로 고선경 작가를 담기에는 너무 협소하다” 등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서 ‘스트릿 문학 파이터’로서 개그 본능을 펼치던 시인은 ‘도전! 판매왕’이 되어 돌아왔다.
“떨군 고개를 원래 스트레칭하려 했던 척 한 바퀴 돌리는 것까지가 제 시집의 장기입니다.”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유희 가득한 문학을 하고 싶다고 밝힌 적 있는 고선경 시인은 이번 신작 시집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에서도 유머와 재미, 솔직한 고백 속에서 빛나는 진심, 용기와 사랑을 여전히 간직한 채로 한층 더 깊어진 마음을 전한다.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 속에서 붉게 빛나고 있는 토마토 한 알로부터 “모르면서 안다고 말하는” 건 사실 “심장보다 단단한” “마음”이라는 걸 깨달은 시인은 함께 살아 있기에 나눌 수 있었던 기쁨과 슬픔 모두를 긍정한다.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는 삶의 과정에서 너무 큰 슬픔을 감당하지는 않도록, 눈물도 슬픔도 없는 깨끗한 자리에서 새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우리가 살아서 나눠 가진 아름다움”을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에 담는다.

저자

고선경

저자:고선경
1997년안양에서나고전주에서자랐다.2022년≪조선일보≫로등단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샤워젤과소다수』(2023,문학동네)가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나는행운을껍질째가져다줍니다
신년운세
럭키슈퍼
늪이라는말보다는높이라는말이좋아
맨발은춥고근데좀귀여워
진짜진짜축하해
산성비가내리는대관람차안에서
폭설도내리지않고새해
그때내가아름답다고말하지못한것
키치죠지에사는죠지
SF
오래된기억인지오래전꾼꿈인지알수없어요
한양아파트
안개가짙은겨울아침에는목욕탕에가야한다

2부죽어서도유망주가되고싶다
비상계단
망종
보랏빛안개흰사슴
홀로그래피
세계가도둑맞은기분을훔치려들때
스틸,스틸,스틸
디올전속디자이너가내옷을만들어줘야한다고생각한다
검은고양이와자객
이봄밤은왜나의봄밤이되지못하는가
축하를말하기전에
죽어버려

3부미래가태어나려면필요한일들이었다
한가지비눗방울
가벼운노크
남영
털실로뜬시계
핑크뮬리
믿을수없이가까운믿음
흩어지지않는마음
요정의파라솔
눈도내리지않는데고백
모든일이시작되기전
시네마와무비
물밖의일
그밖의일
미래에내리던비에는아무도잠기지않고

4부너의팬이야
알루미늄빗방울
체리의서약
진희와희진
도전!판매왕
딸기와판다곰
너는핸드크림이다떨어졌다는식으로이별을말했어
게임혹은게임
노을을좋아하고때때로레몬향을견디는사람에게
행복한파괴자들
카푸치노감정
뱅쇼러브
자몽과오로라
팬레터―12월31일

해설
크로셰메모리|소유정(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여전히기대되고
기다려지는새해그리고나는너의

팬이야”

‘끝낼인생’을‘끝내주는인생’으로바꾸는힘,
“우리가살아서나눠가진아름다움”

“독자들이먼저알아본한국시의미래”“텍스트힙의선두주자”고선경시인의『심장보다단단한토마토한알』이열림원시인선시리즈‘시-LIM시인선’의첫번째시집으로출간되었다.고선경시인은2022년≪조선일보≫신춘문예로등단할당시이문재,정끝별시인으로부터“넘치는시적패기로써나갈시의힘이기대된다”는평을받았으며첫시집『샤워젤과소다수』를통해“구겨진뒤축같은오늘을딛고끝내내일이라는약속을지켜내는”씩씩함과유쾌함으로많은독자의지지와사랑을받았다.“장난스럽기도사랑스럽기도”“시집도재미있다는걸처음알았다”“MZ라는말로고선경작가를담기에는너무협소하다”등독자들의뜨거운반응속에서‘스트릿문학파이터’로서개그본능을펼치던시인은‘도전!판매왕’이되어돌아왔다.

“떨군고개를원래스트레칭하려했던척한바퀴돌리는것까지가제시집의장기입니다.”소외되는사람없이모두가즐길수있도록,유희가득한문학을하고싶다고밝힌적있는고선경시인은이번신작시집『심장보다단단한토마토한알』에서도유머와재미,솔직한고백속에서빛나는진심,용기와사랑을여전히간직한채로한층더깊어진마음을전한다.‘우리’가함께보낸시간속에서붉게빛나고있는토마토한알로부터“모르면서안다고말하는”건사실“심장보다단단한”“마음”이라는걸깨달은시인은함께살아있기에나눌수있었던기쁨과슬픔모두를긍정한다.그렇게만나고헤어지는삶의과정에서너무큰슬픔을감당하지는않도록,눈물도슬픔도없는깨끗한자리에서새해를맞이할수있기를바라는마음으로‘나’는“우리가살아서나눠가진아름다움”을“심장보다단단한토마토한알”에담는다.

당신이이도시어딘가에살아있(었)다는믿음과기억,
먼곳의당신을내곁에두고우리의이야기를만들기

고선경의첫시집을떠올리며이시집을읽었다면어딘가달라진분위기를눈치챘을테다.물론월급도못주는회사,대기업에다니는중학교동창,애인에게보여주고싶지않던고시원방,지하철1호선의빌런,전세사기……이도시의청년들이맞닥뜨리는현실은여전하고,이에맞서는시적주체의씩씩함과유머또한여전하다.멸망에게“죽어버려강도같은너에게내어줄건아무것도없어”(「죽어버려」)일갈한다든지,“불행이앞뒤로덮쳐와도/어디서든휴대전화를꺼내누를번호가있다는거/새들처럼동시에울어줄사람이있다는거/투명한잔이더욱투명해지도록/따라부을마음이있다는”(「눈도내리지않는데고백」)걸되새긴다든지.다만『샤워젤과소다수』의대표이미지가무한한기포를가진소다수와같이청량하고시원한것이었다면,『심장보다단단한토마토한알』에서는“씁쓸한시나몬향”(「카푸치노감정」)이가미된커피나오래끓인“어두운술”(「뱅쇼러브」)처럼높은온도와입안에남는맛을가진종류의이미지가돋보인다.끈적이지않고휘발되는산뜻함이아니라오래남는맛과향은시적주체에게남은어떤것을환기시킨다.이를테면지금곁에없지만‘있었던’존재에대한기억.

무엇이라도될수있는미래의가능성

남은것이필연적으로환기시키는‘사라짐’은“우리가만나서왜헤어져야하는지”(「폭설도내리지않고새해」)라는질문을불러온다.상실이나불행앞에서무너진시적주체는이질문을곱씹지만,끝끝내자신을“무너지고또무너질때마다번번이일으켜세”(「도전!판매왕」)우며계속해서다짐한다.친구들의이름을계속호명하며,내가보고듣고느낀것들을혼자서간직하지않으리라고.우리가만나서나눈기쁨뿐만아니라이슬픔또한충분히슬퍼하기로.어떻게해도충분해지지않는슬픔이라면오히려미래의가능성을더많이기대하고더많이다짐하기로.

그러므로우리는“끝낼인생이남아있다”는말이“끝내주는인생이남아있다”(「신년운세」)로바뀌기까지‘나’의곁에는수많은‘너희’가,‘우리’가있었다는걸깨닫게된다.그시간들을견딜수있게한모든타자를향해건네는,‘나’도“너의팬”이라는말.이시집은시인이독자에게건네는한알의고백이자축하,행운의부적이다.

시인의말

아삭아삭할겁니다
겨울을견뎌본심장이라서요

2025년1월
고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