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집 사람들

성안집 사람들

$20.00
Description
‘성안집’에서 시작된 가족 이야기
한 집안의 역사를 넘어 시대를 살아낸
여성의 목소리이자 우리 모두의 서사
강인숙의 자전적 에세이 『성안집 사람들』은 한 여성 지식인이 평생 써온 기록들을 갈무리해 엮은 에세이 전집의 첫 권이자, 그 뿌리를 보여주는 출발점이다. 작가는 구순을 넘긴 지금까지도 글을 통해 자신의 삶과 시대를 성찰해왔다. 『성안집 사람들』은 2004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여러 에세이집 가운데 『아버지와의 만남』, 『어느 고양이의 꿈』, 『셋째 딸 이야기』 세 권을 합하고 추려 새롭게 재구성하고 보완한 결정판이다. 고향과 가족이라는 근원을 다룬 이 책에서 작가는 “내 고향과 내 조국은 어려서 살았던 퇴락한 성안집 울타리 안이며, 거기서 함께 살았던 혈족들이다”라고 고백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세계관이 형성된 뿌리를 되짚는다.
책의 중심에는 북녘 변방에 있던 ‘성안집’이 있다. 옛 역참터에 남아 있던 마지막 집, 폐허 속에서도 매화와 은행나무가 서 있던 곳은 작가의 유년을 품은 장소이자, 곧바로 홍수와 피난, 전쟁과 상실의 기억으로 덮인 공간이었다. 성안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한 집안의 역사이자 곧 한 시대의 축소판이다. 귀양살이한 조상에서 시작해, 식민지 시기 개화기에 엇갈린 조부 형제, 독립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아버지, 전쟁으로 학업과 청춘을 잃은 오빠, 강제 결혼과 전쟁 미망인의 길을 걸은 언니, 정신대로 끌려간 여동생까지, 각 인물의 삶은 시대의 굴곡과 겹쳐져 있다.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강인함, 집안을 떠받친 딸들의 존재, 유배민의 후손으로 이어받은 강직한 기질과 현실적 곤궁, 교육에 대한 열망과 좌절이 모두 이 책 속에 촘촘히 담겨 있다.
『성안집 사람들』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작가가 자신의 기억과 가족의 역사를 정리하는 이 작업은 단순한 집안의 연대기가 아니다. 역사와 사회를 개인의 경험 속에서 되살려내는 과정이자, 집단의 역사를 증언하는 행위다. 오늘날 자전적 에세이나 가족사를 다룬 작품이 드문 가운데, 강인숙의 서사는 개인의 기록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또 다른 문학적 통로가 된다. 한 집안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기 가족사의 흔적과 맞닿게 되고, 역사가 결국 개인들의 총합임을 실감하게 된다. 『성안집 사람들』은 유년의 기억을 불러오는 서정성과 시대를 꿰뚫는 사유가 결합된 독특한 성취로, 상실과 비극을 넘어 삶을 지탱해온 인간성, 여성들의 저력, 교육에 대한 열망,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성안집은 사라졌지만, 그 울타리 안에서 함께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되살아나,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가족의 서사’를 회복하는 길을 제시한다.
저자

강인숙

문학평론가,국문학자.
1933년10월15일(음력윤5월16일)
사업가의1남5녀중3녀로함경북도갑산에서태어나이원군에서살다가1945년11월에월남했다.경기여자중·고등학교를나와서울대문리대국문과를졸업하고숙명여대에서석·박사학위를취득했다.1965년『현대문학』을통해평론가로데뷔했으며,1958년대학동기동창인이어령과결혼하여2남1녀를두었다.건국대국문과교수로재직하며평론가로활동하다가퇴임후영인문학관을설립했다.

목차

1.나놀던옛동산
성안집의추억
무더위속의강복降福

2.귀양다리의후손들
귀양다리의향학열
소년가장의아픔
자기이름을손수지은대학생
창씨개명이야기

3.아버지와의만남
아버지와의만남
게아의딸들
어느쾌락주의자의박애주의
아버지의뗏목
아버지의집
산과그림자
말년의아버지

4.삭풍과싸우는여인
어머니를위한비망기
삭풍朔風과싸우는여인
어머니와기독교
어머니의찬송가
차임벨과묘지
어머니가남긴말들

5.나의오빠오봉五峯선생
호랑나비를잡던소년
지카다비와북행열차
어둠속에찍힌판화-막내가본1945년의북한
어느카레이스키의자아비판
상처그리고6ㆍ25
전주와의만남

6.언니의혼일婚日
비상시의이력서
언니의혼일婚日
향수동
내집에가죽을래

7.잠자는공주의잠꼬대
잠자는공주의잠꼬대
가달거리기와걷어먹이기
이름값
작은언니와사르다나춤

8.셋째딸이야기
딸많은집셋째딸
어느고양이의꿈
조세트원피스와무명속옷

9.어느욥의이야기
어느욥의이야기
병복病福
우리들의병든기쁨조

10.남동생의숙제장
갈대마나님-죽은동생의숙제장

11.막내의‘은하수’
막내의‘은하수

출판사 서평

옛역참터에남아있던마지막건물
성안집,기억의창고
우리가누구였는지를증언하는목소리

“나는오래된집에대한이야기를쓰고싶었다.그집에머물던사람들,그집을지나쳐간사람들,그리고결국그집에남은나자신에대해서.”
『성안집사람들』은문학평론가이자국문학자강인숙작가가오랜세월곁에두고바라본한집과그곳에얽힌사람들의기록이다.저자가고백하듯,성안집은단순한건물이아니라“삶을부대끼며함께살아낸사람들의숨결이고스란히밴장소”다.저자는성안집을둘러싼이야기를통해사라져가는것들속에서남겨진삶의의미를묻는다.“집은기억의창고이자,우리가누구였는지를증언하는목소리”라는문장처럼,이책은집과사람이서로를비추는관계를정성스럽게담아낸다.
성안집은언제나조금씩기울어져있었지만,그안에서살아가는사람들의마음은오히려단단했다.삐걱대는마룻바닥과흔들리는벽조차삶의일부였으며,저자는그낡고불편한집을통해가족과이웃,스승과제자의내면을비추어낸다.결국집은단순한거주지가아니라,인간을길러내는토양이자삶의그릇이라는사실을보여준다.

“성안집은여전히우리안에남아있다”
폐허속에서도매화가피고
은행나무가우뚝서있던그곳
그리고잊지못할얼굴들

강인숙은오랫동안국문학자이자문학평론가로활동하며,한국문학속여성서사의맥락을밝혀왔다.그런그가집필한자전적에세이전집은단순한개인의회고록이아니라,한여성지식인이몸으로겪어낸시대와사회의초상을담은귀중한기록이다.『성안집사람들』은그전집의첫권으로,저자가자신을길러낸토양인성안집에서출발해해방과전쟁,산업화와민주화에이르기까지,개인과역사가어떻게얽혀있는지를탐색한다.
“우리는모두언젠가집을떠나야한다.그러나집을떠난다고해서집이우리를떠나는것은아니다.집은여전히우리안에남아,문득눈을감으면그시절의빛과냄새로되살아난다.”
이문장은이책이지닌메시지를가장잘보여준다.사라졌다고믿었던집은현재와미래속에서도여전히살아있으며,우리의삶을지탱하는힘으로남아있다.저자는작은풍경에서조차인생의깊이를포착한다.마당의감나무,계절마다달라지는빛과바람,그리고사람들의얼굴에스며든희로애락을통해,집이단순히‘장소’가아니라시간의증언자임을증명한다.

“당신의성안집은어디입니까?”
자전적서사에서보편의이야기로,
구순을넘긴한여성지식인이
촘촘히써내려간문학적역사적기록

무엇보다강인숙의시선은따뜻하다.그는사람들의모순과약점을외면하지않고,그것을삶의불가피한일부로받아들인다.“사랑이든집착이든,희생이든후회이든,그것모두가우리가살아있다는증거였다”라는고백은,인간존재에대한근원적존중을담고있다.
『성안집사람들』은궁극적으로우리에게질문을던진다.“당신의성안집은어디입니까?그곳에서당신은누구와함께있었나요?”성안집은특정한건물일수도,마음속깊이자리한추억의장소일수도있다.중요한것은그집에서함께한사람들이며,그속에서살아낸시간이다.“성안집은이제없다.그러나성안집사람들은여전히내안에살아있다”라는문장처럼,이책은사라진공간을애도하는글이아니라,사라진것속에서여전히남아있는삶의힘을발견하는작품이다.
강인숙의자전적에세이전집은자기삶의기록을넘어한세대와사회의초상을담아내려는시도이다.『성안집사람들』은그첫번째권으로,개인의체험이어떻게보편적서사로확장될수있는지를보여준다.오래된집의풍경속에서발견하는삶의빛과그림자는결국우리모두의이야기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