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행복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

모두의 행복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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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러자 그녀가 바라보는 동안
빛이 움직이고 어둠이 움직였다.
그녀는 누운 채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행복했다. 완전히 행복했다.
시간이 멈췄다.”
행복에서 기인한 기억의 미학, 말하지 못한 감정의 잔향을 맡는 순간

버지니아 울프는 일평생 정원과 자연, 내면의 흐름을 따라가는 감각적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모두의 행복-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는 울프의 자전적 회고와 함께 그가 문학 속에서 풀어낸 정원, 풍경, 자연에 대한 섬세한 정서를 엮은 산문집이다. 삶과 정원이 교차하는 상상적 풍경 속에서 『모두의 행복』은 ‘행복’이라는 단어에 깃든 투명하고도 찬란한 순간들을 비춘다. 울프의 기억은 파도의 율동처럼 되살아난다. 콘월의 백사장, 켄싱턴 가든스의 벚꽃, 애쉬햄 하우스의 사과나무 아래서 들었던 까마귀의 울음. 그 밀려드는 이미지에서 울프는 자신이 경험한 감정과 공간을 비선형적으로 구현하며, “존재보다 비존재가 더 많은 하루하루” 속에서 살아 있는 감정의 빛나는 파편을 건져 올린다. “삶의 밑바탕이 되는 기억”과 “형용할 수 없는 황홀경”을 초현실적으로 응축한 언어를 통해, 우리는 일상의 잠잠한 위대함과 자연의 내면적 진실을 담담히 응시하는 울프의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모두의 행복』은 우리가 잊고 지낸 기억의 미학, 혹은 말하지 못한 감정의 잔향을 자연의 품속에서 되짚어보게 한다. 녹음이 만개한 정원과 존재의 고요 속에서 울프는 미미하게 존재하는 것들에 만화경을 투사하듯 아름답고도 기이한 무늬로 형상화한다. 그의 기억과 환상은 산책하고 사유하는 우리에게 『모두의 행복』을 하나의 정원으로 경험하게 만든다. 울프의 정원에서 우리는 저마다의, 또 모두의 행복을 한 줌의 풀처럼 손에 그러쥘 것이다.
저자

버지니아울프

저자:버지니아울프
본명은애들린버지니아스티븐AdelineVirginiaStephen으로1882년1월25일영국런던사우스켄싱턴의중상류층지식인가정에서태어났다.1897년부터1901년까지킹스칼리지런던에서역사학과그리스어를수학했고,이시기여성의교육기회부족에대한불만은훗날그녀의페미니즘사상에큰영향을미쳤다.1904년에는블룸즈버리로이사한뒤지식인들과교류를시작하면서블룸즈버리그룹을형성하였으며,예술·정신분석·철학과같은당대전위적사유의한복판에서작품세계를형성해나갔다.1919년서식스주로드멜에위치한몽크스하우스를구입해주거주지로삼은뒤이곳에서『등대로』(1927)『올랜도』(1928)『자기만의방』(1929)『파도』(1931)등그녀의후반기대표작대부분이탄생하였다.울프는내면의의식흐름을정교하게포착해낸20세기대표모더니즘작가로자리매김하였으며,1941년3월28일에우울증과정신병적증세에시달리다스스로우즈강에몸을던져생을마감하였다.유해는그녀가사랑하던몽크스하우스의정원에뿌려졌다.

역자:모명숙
성균관대학교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대학원에서독문학을공부했다.독일뮌스터대학교에서수학했으며서울대학교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에너지명령』『이성의섬』『운라트선생또는어느폭군의종말』『내안의사막,고비를건너다』『카사노바의귀향·꿈의노벨레』『한낮의여자』『요헨의선택』『인간의길을가다』『마르틴루터』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하얀시계풀이담을타고자랐다―유년기의정원과풍경
콘월―세인트아이브스
런던―켄싱턴가든스


모든것이고요하고마음을달래준다―자기만의정원
애쉬햄하우스(1913~1919)
몽크스하우스(1919~1941)


꽃이만개한아몬드나무―런던의공원과정원
하이드파크와켄싱턴가든스
큐가든(왕립식물원)
리젠트파크
리치먼드파크
햄프턴코트
햄스테드히스


상상속의풍경,무성하게만개하는유일한곳―문학작품에묘사된정원과풍경
『출항』(1915)
『밤과낮』(1919)
『제이콥의방』(1922)
「과수원에서」(1923)
『댈러웨이부인』(1925)
「질병에관하여」(1926)
『등대로』(1927)
『올랜도』(1928)
『파도』(1931)
『세월』(1937)
『막간』(1941)


풍경의아름다움―길위에서
영국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출판사 서평

“그러자그녀가바라보는동안
빛이움직이고어둠이움직였다.
그녀는누운채귀를기울였다.
그녀는행복했다.완전히행복했다.
시간이멈췄다.”

행복에서기인한기억의미학,말하지못한감정의잔향을맡는순간

버지니아울프는일평생정원과자연,내면의흐름을따라가는감각적글쓰기를멈추지않았다.『모두의행복-버지니아울프와함께정원을걷다』는울프의자전적회고와함께그가문학속에서풀어낸정원,풍경,자연에대한섬세한정서를엮은산문집이다.삶과정원이교차하는상상적풍경속에서『모두의행복』은‘행복’이라는단어에깃든투명하고도찬란한순간들을비춘다.울프의기억은파도의율동처럼되살아난다.콘월의백사장,켄싱턴가든스의벚꽃,애쉬햄하우스의사과나무아래서들었던까마귀의울음.그밀려드는이미지에서울프는자신이경험한감정과공간을비선형적으로구현하며,“존재보다비존재가더많은하루하루”속에서살아있는감정의빛나는파편을건져올린다.“삶의밑바탕이되는기억”과“형용할수없는황홀경”을초현실적으로응축한언어를통해,우리는일상의잠잠한위대함과자연의내면적진실을담담히응시하는울프의시선을마주하게된다.『모두의행복』은우리가잊고지낸기억의미학,혹은말하지못한감정의잔향을자연의품속에서되짚어보게한다.녹음이만개한정원과존재의고요속에서울프는미미하게존재하는것들에만화경을투사하듯아름답고도기이한무늬로형상화한다.그의기억과환상은산책하고사유하는우리에게『모두의행복』을하나의정원으로경험하게만든다.울프의정원에서우리는저마다의,또모두의행복을한줌의풀처럼손에그러쥘것이다.

“과거로부터남은모든것은
이남자들과여자들,
나무아래누워있는이유령들……
각자의행복,
각자의현실이아닐까요?”

과거의유령같은순간들을현재로불러오는기억의예술

『모두의행복』은단순히정원과자연에대한회고가아니다.그것은사라진시간의무늬를되살리는기억의예술이다.울프는잊힌감각들,이를테면바람이커튼을밀어올릴때의기척,벌이윙윙대는여름오후,사과나무아래어린자아가느꼈던이상한기쁨을저마다의색채로엮어낸조각보같은정서적장면으로구성해낸다.이정서는과거의유령같은순간들을현재로불러오기도하고,문학작품을통해‘존재하지않는시간’을실존의한장면으로정착시킨다.『모두의행복』에발췌된울프의일기와편지글에는제1,2차세계대전당시불안정한유럽의역사속에서울려퍼지던포탄소리와불에타버린건초더미등전쟁의기척과그로인한일상의불안이은근하게흘러들어있다.“공습경보해제.그리고다시사이렌이울린다.〔…〕마치바로우리위에서누군가가톱질을하는것같은소리가났다.우리는배를바닥에딱붙이고머리뒤에손을대고엎드렸다.〔…〕폭탄에오두막의유리창들이덜컹거렸다.오두막이무너질까?그렇다면우리는모두박살난다.나는무無에대해생각한것같다.”울프는절망의한복판에서도,정원의작은움직임에서삶의감각을붙잡고자했다.전쟁이라는불확실성과사회전체를짓누르는재난에도울프는포탄자국이패인산책로와흔들리는집안에스며드는햇빛에집중하며‘행복’이라는이름의가능성을좇는다.삶을감당하는방식으로글을쓰고감정을나누었던울프는사라진것을불러오고,묻혀있던감정을끌어올리며,흐릿해진기억에숨을불어넣는다.『모두의행복』은격양된감정의순간들이우리내면에하나의정원을빚어낸다는사실을일깨운다.그정원은완전하지않고어딘가불완전하게자라고있지만,그렇기에더욱그윽하고진실하다.이작품은잃어버렸던감정과시간을다시꺼내어곁에두게만드는가장아름다운문학적초대이다.

나의행복이화강암덩어리들사이에끼어있는것
(그런데난은유를너무많이사용해)같아.
(그리고이제,그것들이화강암덩어리라면지금나의행복은
어렸을때콘월에서꺾었던작은장밋빛식물인샘파이어에비유할수있어.)
-버지니아울프가비타색빌웨스트에게보낸편지中

울프의정원에서펼쳐지는한폭의신비로운시적지도

『모두의행복』은다섯장으로버지니아울프의삶과감각이어떻게공간과풍경속에스며들었는지를보여준다.1장은유년시절을다룬다.세인트아이브스의여름별장에서자연과접촉하며세계를인식한울프는첫기억을중심으로문학의정서적뿌리를형성한다.2장은평생가장애정을가졌던집,몽크스하우스를중심으로펼쳐진다.서식스에위치한이곳에서울프는후기대표작대다수를썼으며이곳의정원은존재의리듬을되찾게해준시적성소가된다.3장은울프가태어난도시런던에관한장면들이다.켄싱턴가든스의벚꽃,보도위로흐르는인파,도심의그림자와빛은울프에게삶의역설과사유의전환점을안겨준다.4장에서는문학속풍경들이등장한다.『댈러웨이부인』『등대로』『올랜도』『파도』등에서자연은정서적장면이되고풍경은인물의내면을비추는거울이자감정을담는그릇이된다.5장은유럽각지를여행한울프의여정으로구성된다.스위스의호숫가,이탈리아의도시들,프랑스시골의이른아침등울프는낯선공간에서자신을더욱또렷이인식하며,제언어의결로여행자의경험을채운다.이처럼『모두의행복』은시간과장소,기억과풍경의등고선을따라울프라는존재가어떻게세상을감각하고기억했는지를보여주는한폭의시적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