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텅 비어 침묵할지언정
남의 비명으로
자기의 무대를 채우지 않았던
그 올곧은 패배자를.”
남의 비명으로
자기의 무대를 채우지 않았던
그 올곧은 패배자를.”
혼자 싸우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옆자리를 지켜 주는 마음에 관하여
열림원의 문학웹진 림LIM 여섯 번째 소설집 『림: 드그다 읏따읏따』에는 김멜라, 김화진, 서장원, 차현지, 함윤이, 다섯 명의 소설가와 문학평론가 최다영이 함께한다. 각자의 세계와 결을 지닌 다섯 편의 소설은 “우정”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탐색한다. 최다영 평론가는 이 작품들을 우정이 성립하는 조건과 범위, 상속과 애도의 시선으로 읽으며, 인물들이 서로의 삶을 통과하며 만들어 내는 ‘함께 있음’의 의미를 짚어 낸다.
서장원의 「피루엣」과 차현지의 「선선한 사이」는 사회적 위계나 젠더, 경제적 조건 속에서 우정을 검열하고 의심해야 하는 인물들을 그린다. 「선선한 사이」의 인물들은 방 안에서 해변으로, 러닝에서 드라이브로 이동하며 여성의 활동 반경을 확장하고, 함윤이의 「미와와 우란 혹은 워스트 드라이버」는 그 이동이 가져온 자유와 불안, 해방과 공포의 병치를 섬세하게 그린다. 도로 위 젠더화된 위협의 감각 속에서 구축된 서사는 ‘움직임의 자유’가 ‘불안의 감각’과 함께 존재함을 드러낸다. 표제작인 김멜라의 「드그다 읏따읏따」는 히트곡 상속을 둘러싼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기억과 의미의 계승, 그리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우정의 지속을 그린다. 김화진의 「저주 참는 법」은 관계의 끝 이후에도 남아 있는 온기와 기억, 시간을 건너 되살아나는 마음의 힘을 포착한다. 이 작품에서 유사한 감정을 공유하는 기억들이 서로를 연결하며 과거로의 회귀와 시간의 겹침을 가능하게 한다면, 「피루엣」에서는 한 장의 사진에 담긴 특별한 기억이 현재를 긍정하도록 이끈다.
이 소설들에서 우정은 단일한 감정이 아니라, 상속과 기억, 거리와 조건, 환대와 불안을 오가며 끊임없이 변주되는 관계의 장이다. 어떤 관계는 적절한 거리 속에서만 가능하고, 또 어떤 관계는 실패와 오해 끝에야 비로소 새로운 신뢰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결국 우정이란, 함께 쌓은 기억을 되새기며 서로의 자리를 지켜 주는 일, 그리고 언제든 혼자 싸우지 않도록 곁을 내주는 마음일 것이다.
마지막까지 옆자리를 지켜 주는 마음에 관하여
열림원의 문학웹진 림LIM 여섯 번째 소설집 『림: 드그다 읏따읏따』에는 김멜라, 김화진, 서장원, 차현지, 함윤이, 다섯 명의 소설가와 문학평론가 최다영이 함께한다. 각자의 세계와 결을 지닌 다섯 편의 소설은 “우정”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탐색한다. 최다영 평론가는 이 작품들을 우정이 성립하는 조건과 범위, 상속과 애도의 시선으로 읽으며, 인물들이 서로의 삶을 통과하며 만들어 내는 ‘함께 있음’의 의미를 짚어 낸다.
서장원의 「피루엣」과 차현지의 「선선한 사이」는 사회적 위계나 젠더, 경제적 조건 속에서 우정을 검열하고 의심해야 하는 인물들을 그린다. 「선선한 사이」의 인물들은 방 안에서 해변으로, 러닝에서 드라이브로 이동하며 여성의 활동 반경을 확장하고, 함윤이의 「미와와 우란 혹은 워스트 드라이버」는 그 이동이 가져온 자유와 불안, 해방과 공포의 병치를 섬세하게 그린다. 도로 위 젠더화된 위협의 감각 속에서 구축된 서사는 ‘움직임의 자유’가 ‘불안의 감각’과 함께 존재함을 드러낸다. 표제작인 김멜라의 「드그다 읏따읏따」는 히트곡 상속을 둘러싼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기억과 의미의 계승, 그리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우정의 지속을 그린다. 김화진의 「저주 참는 법」은 관계의 끝 이후에도 남아 있는 온기와 기억, 시간을 건너 되살아나는 마음의 힘을 포착한다. 이 작품에서 유사한 감정을 공유하는 기억들이 서로를 연결하며 과거로의 회귀와 시간의 겹침을 가능하게 한다면, 「피루엣」에서는 한 장의 사진에 담긴 특별한 기억이 현재를 긍정하도록 이끈다.
이 소설들에서 우정은 단일한 감정이 아니라, 상속과 기억, 거리와 조건, 환대와 불안을 오가며 끊임없이 변주되는 관계의 장이다. 어떤 관계는 적절한 거리 속에서만 가능하고, 또 어떤 관계는 실패와 오해 끝에야 비로소 새로운 신뢰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결국 우정이란, 함께 쌓은 기억을 되새기며 서로의 자리를 지켜 주는 일, 그리고 언제든 혼자 싸우지 않도록 곁을 내주는 마음일 것이다.

림: 드그다 읏따읏따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