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예술,책공간,라이프스타일까지
유럽에서마주한알알이빛나는순간들
저자는유럽의17개국36개도시를방문해39개의빛나는순간들을이야기로펼쳐냈다.이탈리아와독일,스페인의도시들이20개,그리고나머지14개국의16개도시를다룬다.그중저자의기억에남았거니와유럽의수많은도시중에서도가장중요한곳은이탈리아의‘로마’일것이다.로마는천년왕국이라불린고대로마제국의수도이자중세가톨릭의중심지이고르네상스의황금기를이끈예술의보고다.도시전체가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이기도하다.저자는배낭여행중만난이탈리아에마음을빼앗겨로마에터를잡고로마지식가이드로근무했다.이밖에도매혹적인예술을입은피렌체가빛난다.그곳에는미켈란젤로의매혹적인조각상〈다비드〉가인간의아름다움과르네상스적정신으로무장한채존재감을드러내고있다.한편아름다운책공간을지은베를린이눈에띈다.나치에의해자행된‘책의화형식’을기록하고자베를린의심장부베벨광장한복판에구덩이를파고책한권없는책장을만든뒤그위를유리창으로덮었다.일명매장도서관이다.책한권없는도서관의아이러니가아름답다.코펜하겐에선소박하고여유로운라이프스타일을읽을수있다.세계적인‘자전거의도시’로자리매김한바,자동차가불편한탄소중립도시로나아간다.미래세대에게행복을전할수있다.
4가지키워드로읽는
유럽의36개도시이야기
이책은총4부로구성되어있다.1부는유구한역사를담은도시를둘러본다.길가의돌덩어리에도이야기가담긴로마,자유와평화의봄을기다리는보헤미아의도시프라하같은유명한도시를비롯해전쟁이입힌상흔이남아있는지상낙원성곽도시두브로브니크,물의가치를꿰뚫어본로마제국의위대함이전해지는세고비아같은덜알려진도시를두루두루살폈다.2부는찬란한예술의도시를마주친순간을돌아본다.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미술관이자연을보관하고있는훔레벡,에펠탑과유리피라미드가형형하게빛나는파리,입센과뭉크를추억하는오슬로등이아름답게빛난다.3부는설렘가득한책공간을지은도시이야기를담았다.괴테가평생뿌리내린고전문학의보고가있는바이마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도서관이지식을보관하고있는아드몬트등이마음의근육을채워준다.4부는편안하고기분좋은라이프스타일을읽는도시의기억을모았다.세상에서가장살기좋은도시빈,구석기의동굴마을이유럽문화수도가된마테라등낭만과자유가살아숨쉬는도시들이이채롭다.
책속에서
동전크기만한작은구멍속로마가한폭의그림처럼담겨온다.고즈넉한시가지뒤로펼쳐진베드로대성당은더할나위없이성스럽고아름다웠다.시대가이루지못한공존을도시가해냈다.로마는유구한세월의벽을넘나들었다.고대로마제국시대부터중세르네상스바로크시대에이르기까지,유럽문화를창조하고이끌었다.다시찾고싶은여행지가있고한번으로도충분한여행지가있다.로마는전자다.수많은선택지가놓여있어도,결국다시찾아가는곳은로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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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아테네의‘데모크라티아(Demokratia)’에서유래한다.말그대로번역하면‘민중(Demos)에의한지배(Kratos)’다.투표를통해합의를이루는건시민의권리다.선택에는책임이뒤따른다.그러니결과에책임지는것역시시민의몫이다.소크라테스의죽음은아테네민주주의가감춰온검은그림자를여실히드러냈다.아테네가쌓아올린고귀한정신을무너뜨린건아테네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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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은손에잡힐듯작지만,작지않다.한해약14만톤이상의초콜릿을생산하는나라,스머프와땡땡이를탄생시킨만화강국,유럽연합과북대서양조약기구(NATO)등국제기구의본부가자리한유럽의중심.초현실주의거장르네마그리트의독창성과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그랑플라스의고전미까지.한단어로표현하기에브뤼셀의매력은차고넘친다.그러니유럽의작은수도브뤼셀은참야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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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크리스티아니아로불린오슬로에는입센과뭉크가살았다.그들은다른듯,묘하게닮았다.입센은민감한사회적이슈를서정적으로써내려갔고,뭉크는인간의약한감정을시각적으로그려냈다.그랑카페는여전히입센과뭉크를추억하고있었다.그것도벽을가득메운그림으로.그때그시절오슬로를우아하게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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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미켈란젤로언덕을올랐다.붉은피렌체가더없이붉게물들어갔다.미켈란젤로의〈다비드〉는서로다른공간에서존재감을드러냈다.아카데미아미술관의〈다비드〉,시뇨리아광장의〈다비드〉,그리고미켈란젤로광장의〈다비드〉까지.높은언덕에자리한〈다비드〉는용맹스러운전사가되어피렌체를내려다봤다.시민들이쟁취한아름다운피렌체를지키듯이.인간의다채로운감정을품은그시절르네상스를열망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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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자체가디자인박물관이된헬싱키에유독시선을끄는건축물이있다.푸른잔디위에세워진건물은마치도심을유영하는거대한선박처럼다가왔다.흰눈이소복이쌓인그공간에발을디딘순간,헬싱키가천국이되는마법이일어난다.자연친화적공간설계가돋보인그곳의이름은오디.책으로가득한헬싱키의중앙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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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합스부르크왕가의찬란한영광과화려한문화유산을간직한도시,빈.남부러울것없는영광의도시는우아했던과거속에마냥머물러있지않았다.예술과환경이아우러진친환경도시로변신을거듭했다.빈이살기좋은도시라는명성을얻은이면에는높은녹지비율이있었다.무엇보다설레는건,초록빛넘실대는공간에잠든예사롭지않은이들과의만남이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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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풀치아노농가들은느리지만우직하게전통을이어나갔다.오래도록변치않는가치를예술로빚어냈다.그한결같음은잊으면안되지만잊고사는것들,잃으면안되지만잃어가는것들을다시금생각해보게했다.누군가는빠르게미래를향해나아가고,또다른누군가는묵묵히전통을지켜나가고있다는걸토스카나의시골마을에서배웠다.마모되지않는단단한가치를빚는마을은근사했고또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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