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클래식 : 나는 클래식을 들으러 미술관에 간다

미술관에 간 클래식 : 나는 클래식을 들으러 미술관에 간다

$18.00
Description
“난 클래식을 들으러 미술관에 간다”
가장 사랑받은 화가와 음악가들의 흥미진진 비하인드 스토리
고단한 일상의 틈새에서 불쑥 질문이 튀어나오곤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느냐고, 사는 건 왜 이리 힘드냐고. 그때 무엇이 또는 누가 답을 줄 수 있을까. 현인이 답을 주지 않을까, 돈이 해결해 주지 않을까. 과연 영혼을 살찌우는 예술이라면 뭐라도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 『미술관에 간 클래식』은 예술에서 최상위 존재 가치를 가지는 두 분야 ‘미술’과 ‘클래식(음악)’의 만남을 다룬다. 현실에 두 발을 디딘 일상과 영혼을 치유하는 예술이 만나는 지점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일상과 예술의 지평선’ 시리즈 네 번째 책이다.

미술과 클래식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전통적인 장르지만 함께 위대한 작품을 이룩한 사례는 거의 없다. 각각 독보적인 세계에서 소수만 즐겼기에 서로 교류한 적이 없다시피 하다. 미술을 사랑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비올리스트 저자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클래식을 듣고자 미술관에 갔고, 미술과 클래식을 따로 또 같이 즐기고자 인류 역사상 가장 사랑받은 화가와 음악가 들의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들로 책을 가득 채웠다. 미술이든 클래식이든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다.

저자

박소현

바이올리니스트,비올리스트,클래식강연자겸칼럼니스트.부산예술고등학교재학중오스트리아로유학을갔다.빈국립음대,린츠주립음대,그라츠국립음대에서바이올린과비올라를수학하고교수법학사,전문연주자학사와석사를졸업했다.독주앨범‘AllAboutRomance’발매를비롯해다양한무대에서독주회를열고있다.특히해설이있는독주회시리즈‘알쓸신클’은클래식음악을어려워하는관객들에게진입문턱을낮추는공연으로호응을얻고있다.

문화체육관광부산하‘문화가있는날’공식블로그,롯데콘서트홀공식블로그,[음악저널]등에클래식칼럼을기고했고,현재클래식전문비평지[리뷰],‘다음브런치’등에글을연재중이다.한국성서대학교관현악대표교수로있으며,선화예고·인천예고·계원예중·계원예고에출강하고있다.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어울림합주단의바이올린·비올라교사,느루콰르텟대표,로타트리오단원등으로활동을이어가고있으며,한국교통안전공단·삼성전자·인하대학교등에서클래식특강을진행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_
음표가음악을만들어내듯색을입힌다

1부.자연으로빚은명작이눈앞에
미의본질,봄의향연
(보티첼리<봄>,베토벤<봄의소나타>)
눈과귀로보고듣는사계
(무하《사계》,비발디《사계》)
물위에서빛나는예술이란
(모네《수련》,헨델《수상음악》)
슬픈별을꿈꾸는밤에
(고흐<별이빛나는밤>,바그너<탄호이저>)
물방울을그리는남자들
(김창열<밤에일어난일>,쇼팽<빗방울>)

2부.시공간을넘어환상의세계로
시간을달리는명작의생각
(달리<기억의지속>,폰키엘리<라조콘다>)
오지로떠나존재를고민하다
(고갱<우리는어디서왔고,우리는무엇이며,우리는어디로가는가>,빌라로부스<칸틸레나>)
환상을투영하는빛과어둠
(마그리트<빛의제국>,드뷔시<환상>)
고구려벽화를재현하는음악
(<강서대묘사신도>,윤이상<영상>)

3부.이상을갈구하고고독과마주하다
고독한마음을어루만지다
(호퍼<밤을새는사람들>,차이코프스키<감성적인왈츠>)
천재가천재를기리는발자취
(고야《마하》,그라나도스《고예스카스》>
끝없는좌절에휩싸인자들
(뭉크<절규>,베르디<레퀴엠>)
예수가남긴최후의말은
(다빈치<최후의만찬>,하이든<십자가위의일곱말씀>)
자식의죽음을지켜보는마음
(미켈란젤로<피에타>,로시니《슬픔의성모》)

4부.내가족을위해노래하는마음
음악을연주하는가족들
(마티스<음악수업>,모차르트<작은별변주곡>)
천진난만한어린아이를위해
(미로<구성>,레오폴트모차르트<장난감교향곡>)
피콜로처럼작은아이의노래
(마네<피리부는소년>,리버만<피콜로협주곡>)

5부.전쟁속에서꽃피우는평화
바이올린으로펼치는히브리선율
(샤갈<녹색의바이올린연주자>,밀슈타인<파가니니아나>)
영웅의탄생과죽음을오롯이
(다비드<마라의죽음>,슈트라우스<영웅의생애>)
전쟁의아픔과평화를기리며
(피카소<게르니카>,프로코피예프<전쟁교향곡>)

6부.예술가의사랑과죽음이남긴것들
금빛찬란한사랑을노래할때
(클림트<키스>,슈만<헌정>)
천재들의희생으로완성하다
(로댕<생각하는사람>,브람스<왼손을위한샤콘느>)
죽은친구를기리는전시회
(하트만《유작》,무소르그스키<전람회의그림>)
죽음과아름다운여인을읊다
(실레<죽음과소녀>,슈베르트<죽음과소녀>)
부서져가는몸을힘겹게이끌고
(칼로<벌새와가시목걸이를한자화상>,오펜바흐<자클린의눈물>)

7부.그들은무엇을위해춤을추는가
마르가리타테레사를추억하며
(벨라스케스<시녀들>,라벨<죽은왕녀를위한파반느>)
영혼을사고파는이야기
(로트레크<물랑루즈에서>,리스트《메피스토왈츠》)
발레리나를사랑한예술가들
(드가<별,무대위의무희>,아당<지젤>)
왁자지껄한파티를즐기는한때
(르누아르<물랑드라갈레트의무도회>,베버<무도에의권유>)
옛사람의삶을담은그림과음악
(김홍도《단원풍속도첩》,바르톡《루마니아춤곡》)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무하를보면비발디가들리고
차이코프스키를들으면호퍼가보인다

저자는단어가시를만들고음표가음악을만들어내듯색을입혀보려했다.서로연결되어있고영향을주고받는예술,그중에서도미술과클래식이이책의핵심이다.화가와명화,음악가와명곡들을씨줄과날줄처럼엮었다.
이탈리아의바로크음악가안토니오비발디의4개의바이올린협주곡《사계》는체코의화가알폰스무하의3개의시리즈《사계》와맞닿아있다.이를테면,비발디의《사계》<여름>1악장은무하의첫번째《사계》<여름>과닮았고비발디의《사계》<겨울>마지막악장은무하의세번째《사계》<겨울>과겹친다.
고독에사로잡힌두예술가,미국의화가에드워드호퍼와러시아의음악가표트르차이코프스키의삶은결혼을전후로완전히다른방향으로전개되었다.호퍼는아내의희생으로무명에서세계적인화가의반열에오를수있었던반면,차이코프스키는아내의집착으로극심한신경쇠약에시달렸다.그들은작품을통해외롭고갈곳잃은우리를위로한다.

눈과귀를즐겁게하는
30편의명화와30편의클래식음악

이책은총7부로구성되어있다.1부에선자연으로빚은명작이눈앞에있는듯한착각을불러일으키는작품들을소개한다.보티첼리의<봄>과베토벤의<봄의소나타>,고흐의<별이빛나는밤>과바그너의<탄호이저>등이다.2부는우리를환상의세계로인도하는작품들이주를이룬다.달리의<기억의지속>과폰키엘리의<라조콘다>,마그리트의<빛의제국>과드뷔시의<환상>이대표적이다.3부는고독과마주한예술가들의이야기를전한다.호퍼와차이코프스키의결혼이야기,암울했던뭉크와깊은슬픔에서허우적거린베르디의이야기가심금을울린다.4부와5부에선마티스와모차르트,마네와리버만의작품들,그리고샤갈과밀스타인,피카소와프로코피예프의작품들이우리를끌어당긴다.6부의주제는예술가의사랑과죽음이다.클림트의<키스>와슈만의<헌정>,실레의<죽음과소녀>과슈베르트의<죽음과소녀>가따로또같이사랑과죽음을말한다.7부의주제는춤이다.드가와아당의작품들,김홍도와바르톡의작품들이짝을이뤄춤을말한다.

책속에서

안구의수정체가혼탁해져뿌옇게보이는질병인백내장은시기를놓치면실명할수있다.갈릴레이갈릴레오,빅토리아여왕등역사속인물들의노년을힘들게했다.그때문에다시는그림을그릴수없다는사형선고와다름없는말을들은화가가있다.수술을세번이나받았음에도왼쪽눈은아예보이지않게된그는,약하게나마보이는오른쪽눈으로만죽기직전까지연작《수련》을그렸다.백내장으로한쪽눈의시력이나빠지자돌팔이의사에게치료를받고다른한쪽눈까지실명한작곡가가있다.요한제바스티안바흐의백내장을치료한것으로알려졌지만사실그가후유증을앓아죽음에까지이르게한이사기꾼의사는,바흐의동갑내기작곡가게오르크프리드리히헨델도장님으로만들었다.헨델은실명했음에도9년간멈추지않고대작들을작곡했다.다른시대를살았지만같은질병을앓았고,그럼에도똑같이창작을멈추지않은두위대한예술가.물위에서더욱빛난그들의만년명작들을감상해보자.
---p.34~35

야만인이되고자남태평양한가운데의타히티로떠난화가가있다.원주민의전통음악을알고싶어아마존깊은오지로떠난작곡가가있다.서양문명의구속을거부하고작품속에서한없이자유롭고싶었던둘을홀린원시주의는그들이남긴말에서도느낄수있다.브라질작곡가에이토르빌라로부스는자신의음악을두고다음과같이말했다.“내음악은자연스러워요,폭포처럼요.하지만아카데미에발을들이는순간최악으로바뀝니다.”
---p.75

뉴욕예술학교를졸업하고어느모임에서동창이었던조세핀니비슨을만난호퍼는사교적인그녀와연인이되며성공가도에오른다.조세핀은41살나이에호퍼와결혼하고난후부터화가로서의커리어가중단되지만아내이자모델,매니저로희생한그녀덕분에호퍼는세계적인화가의반열에올랐다.차이코프스키는제자였던안토니나밀류코바의결혼하지않으면죽어버리겠다는협박에연민의마음으로결혼했는데,채2개월도되지않아파경을맞는다.여자가한을품으면오뉴월에도서리가내린다는말처럼안토니나는평생차이코프스키부인으로남겠다며이혼도장을찍지않았고그를끊임없이괴롭혔다.동성애자였던차이코프스키는자살기도를할정도로극심한신경쇠약에시달렸다.
---p.108

가족이한데모여음악을연주하는그림이세점있다.첫번째그림에서어린소년은하프시코드를연주하고있다.악보를보며노래를하는듯한그의누나와다리를꼰채바이올린을연주하는아버지가있지만,어머니는보이지않는다.두번째그림에서장성한소년과그의누나가하프시코드를연주하고아버지는바이올린을들고있다.어머니는액자속그림으로만존재한다.음악을연주하는가족에포함되지못한어머니는액자로나마가족에게영원히기억되고있다.세번째그림에서가장어린아이는누나의도움을받아피아노를연주하고있다.형은책을읽고있고,바이올린을취미로연주하는화가아버지는악기로형상화되었다.어머니는소외된채정원에홀로앉아뜨개질을하고있다.전혀다른두가족속헌신적인두어머니의이야기를해보고자한다.
---p.155~158

프랑스혁명을이끈자코뱅당의열성당원이었던자크루이다비드는친구이자혁명당원이었던친구장폴마라의죽음으로큰슬픔에잠겼다.마라의장례식을주관한다비드는그를순교자로생각하고〈마라의죽음〉을그린다.이명화는다비드의〈알프스산맥을넘는나폴레옹〉과더불어프랑스혁명과밀접한관계가있다.프랑스혁명의영웅마라의삶은리하르트슈트라우스의마지막교향시〈영웅의생애〉속주인공과닮았다.급진혁명당의우두머리로당당하게등장한그는반대파에게조롱을당해영국으로망명을떠났다.민중봉기를이끌고혁명을이뤘지만결국죽음의고독만남겨진마라의삶을주제로삼은듯한〈영웅의생애〉를만나보자.
---p.197~198

스승의아내를사랑한젊은음악가는스스로목숨을끊으려고시도한스승을보며죄책감에시달린다.존경하던스승은2년후정신병원에서쓸쓸하게생을마감했고,그는스승의미망인을평생후원하는친구로남는다.조강지처가있음에도뛰어난재능을보이던제자와사랑에빠진조각가는그녀를통해일생의역작을완성한다.이조각가는그녀의능력을십분활용했으나조강지처를선택하며그녀를지옥의구렁텅이로빠뜨린다.스승을사랑해모든걸바친천재조각가는스승을표절했다는비난을받았고,어쩌면스승보다더뛰어났을제자는정신병원에서쓸쓸하게생을마감한다.지옥문앞에서서고뇌에잠긴사람은『신곡』을쓴작가단테알리기에리지만,지독히도이기적이었던오귀스트로댕자신이기도하다.스승의아내였던클라라슈만의오랜벗이되어준요하네스브람스는,오른손을다쳐피아노연주가불가능할수도있다는불안에시달리던그녀를위해지상에서가장슬픈춤곡인바흐의〈샤콘느〉를편곡한다.천재들의희생으로완성된〈생각하는사람〉과〈왼손을위한샤콘느〉는예술가들의잔인한본성과그때문에평생을따라다닌죄책감의결과물이다.
---p.230~231

간절하게원하는게있을때“영혼을판다”라는말을하곤한다.“내영혼을팔아서라도너에게모든걸바치고싶다”라든지“악마에게라도영혼을팔아갖고싶은사랑”같이말이다.영혼을파는것으로가장유명한작품은독일의대문호괴테의희곡『파우스트』다.악마메피스토펠레스에게영혼을팔고젊음을얻어엽기적인행각을일삼다가지옥으로끌려가는파우스트의전설은괴테뿐만아니라오스카와일드,토마스만등의작가들에의해다양한작품으로탄생했다.헝가리출신의오스트리아서정시인니콜라우스레나우는1836년,파우스트의전설을토대로장편서사시『파우스트,하나의시』를완성했다.악마에게영혼을팔아젊음을되찾고이내욕망과쾌락을찾아가는파우스트가향하는곳은빈의프라터다.괴테가『파우스트』를썼을당시프랑스파리에물랑루즈가있다면오스트리아빈에는프라터가있다는말이있을정도로,유흥과퇴폐의양대산맥이었던곳이대관람차의프라터와붉은풍차의물랑루즈였다.
---p.281~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