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다녀오겠습니다 : EBC & 칼라파타르 5,545m 트레킹 에세이

산책 다녀오겠습니다 : EBC & 칼라파타르 5,545m 트레킹 에세이

$16.80
Description
낭만 필터 0%, 실전 에베레스트 등산기!
배고프고 춥다(?), 라면에 파전이 최고다(?) 극사실주의 히말라야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이뤄낸 인간 승리!’라고 하기에 조금 이상한 면이 많은 구연미 작가. 본인 키만 한 짐을 싸 들고 겨우 도착하지만, 중량 제한으로 15kg 초과한 짐은 모두 숙소에 놓고 떠나게 된다. 아쉬운 마음을 두고 경비행기에 몸을 맡긴 순간, ‘으어억’ 소리를 내며 수상한(?) 여행을 시작한다.
에베레스트로 출발하며 상추쌈과 삼겹살을 거룩하게 여기는 모습은 경건한 수도사를 떠오르게 한다. 한 입, 한 입, 한 걸음, 한 걸음 … 그렇게 험준한 설산을 오르지만, 그녀의 엉뚱한 생각은 멈추지 않는다. 고산병이 날 법한 고도에서 예쁜 털모자를 자랑하는 여유까지. 그렇게(?) 일반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 고도, EBC와 칼라파타르에 오른다. 정상에 오르고 감동적인 음악이 나와야 할 것 같은 장면에서도 할 말은 해야 한다.
“아이고, 추워라!”

저자

구연미

60년쥐띠로경남마산에서태어났다.사범대학국어교육과를거쳐대학원석·박사과정을마쳤으며37년간의교직생활을잘마무리했다.지금은길을사랑하는노마드로,글쓰기를좋아하는자유인으로살고있다.
시집『연분홍치마(2000)》』,『풍경으로걷다가(2009)』,『낙락한생(2021)』과걷기에세이집『돌았냐?-태양을굴리며지리산둘레길을(2019)』,『호모루덴스의하루(2021)』,『간세와백신(2022)』,『혹해서훅가다(2022)』를펴냈다.

목차


1.활시위를당기다
1)고고씽네팔카트만두10
제1일.인천-카트만두

2.화살을쏘아올리다
Part1상도도쥐뿔도없는게EBC등정?
트레킹Day1.카트만두-루클라-팍딩
하루만에고도를800m이상높이며걷다니
트레킹Day2.팍딩-몬조-남체
눈안개속이라에베레스트뷰는보이지않고
트레킹Day3.남체-에베레스트뷰호텔-캉중마
악,나말에깔려죽는건가!
트레킹Day4.캉중마-풍기텡가-텡보체-팡보체
Part2천국의계단을넘어서야딩보체가나오려나
트레킹Day5.팡보체-소마레-딩보체
히말라야여신의주제를무슨말로어떻게
트레킹Day6.딩보체-나카르상-딩보체
죽음이가득한투클라패스를한삶이지나간다
트레킹Day7.딩보체-투클라-로부제
버킷리스트,꿈에서나그리던EBC등정순간
트레킹Day8.로부제-EBC-고락셉
5,545m칼라파타르정상매서운추위속에서
트레킹Day9.고락셉-칼라파타르-페리체
Part3인간이얼마나기괴한단순함과미혹속에사는지!
트레킹Day10.페리체-풍기텡가-캉중마
지금까지이런맛은없었다.이것은스테이크인가타이어인가!
트레킹Day11.캉중마-남체-몬조
다시없을나만의멋진버킷리스트가완성되는순간
트레킹Day12.몬조-루클라

3.쏜살을찾아서오다
1)내가완전히다른세상으로건너왔음을
제14일루클라-라메찹-카트만두
2)빗속랄릿푸르파탄더르바르광장을거닐며
제15일카트만두-파탄관광-트리부반공항

출판사 서평

“아니,작가님!누가에베레스트여행기에그런걸써요?”
“아니,편집자님!밥먹고,자고,다사람사는이야기잖아요.난거짓말안해.”

누구든그런경험이한번쯤은있을것이다.멋진문구로포장된여행기나체험기를보고선뜻‘나도?’하며도전했다가현실을깨닫는경험말이다.뭐든직접해보면불편한건다있고,힘들기도하고귀찮기도하다.대부분의이야기는이런부분을지운다.왜?매력없으니까.우리에게감동을줘야하고,‘나도가볼까?’라는마음을안겨줘야하니까.이런콘텐츠는결국과하게포장되어극적인면만을강조하기때문에막상우리가즐기는것과는거리가있다.인스타의셀럽을쳐다보는느낌이랄까?

하지만구연미작가의글은솔직하다.그래서인간적이고매력적이다.콘텐츠의본질은결국‘인간의매력’에서온다는사실을잘아는사람인것같다.『산책다녀오겠습니다』는그런면에서봤을때큰감동을주는상업영화보다소극장에서하는코미디연극과도같다.소박하지만직관적으로재미있고공감대가있다.

직설적으로말해서,내가히말라야베이스캠프에가면저렇게행동할것같다.가다가집에가고싶을것같고,근데또왔으니까이악물고올라갈것같다.이책은EBC를등정·정복하는이야기이기전에인간적인우리의모습을그려놓은에세이일뿐이다.

그녀가밝히기로EBC에가는것이버킷리스트라고했다.하지만그녀의글을보면거대한에베레스트보다어딘가를걷고있는,어떤한사람이더크게보일것이다.

책속에서

“비행기마지막꼬리부분에두자리가비어있다.몸이고달프면체면도없다.이동해서웅크리고드러눕는다.몸집이작은게유리해지는순간이다.7시30분경간식을준다.바나나와피자중바나나를픽해서시간을줄이려고조금씩베어먹는다.스튜어디스가‘남는피자하나드릴까요?’했는데,남은담요로잘못알아듣고달라고하니피자한조각을건네준다.어,이게아닌데.”-14p중에서

“요란한엔진소리와함께장난감같은경비행기가우당탕쿵탕공중으로날아오른다.굉음이창을뚫고들어와머릿속고막을찢는다.앞좌석을꽉붙들고머리를숙인다.앞좌석의네팔여인,큰소리로경을외며기도하다가급기야머리를창에대고까무러친다.그광경이더무섭다.귀를틀어막고몸을웅크리며기도한다.제발무사히루클라공항에도착하게해달라고.조금지나니창밖에쿰부히말라야의비현실적인설산비경이파노라마로펼쳐진다.‘으으억’겁에질린신음소리가‘와아아’환희의감탄사로바뀌는순간이다.여기저기서카메라셔터를누른다.드디어내가히말라야여신을영접하게되는구나.미친년널뛰듯간사한마음이여!한이십분지났나?갑자기고도를낮추는요란한소리가난다.착륙하려나보다.”-25p중에서

“먼저샴푸를떡진머리에짜놓고물주머니를들고물을조금씩머리에붓는다.물빛이누리끼리하다.기름때가심해샴푸로는도저히거품이나지않는다.비누칠을더한다.빡빡빡빡빡빡두피를미친듯이긁어댄다.남은물주머니와보온병물을조금씩들이부으며겨우거품만제거하는헹굼질을한다.얼른타월로물기를닦아낸다.으으어어억,시원하다.”-129p중에서

“안경이없어더듬거리긴했지만,실내에서늘쓰던털모자를당당하게벗고는머리카락을찰랑거리며식당으로간다.기름때만간신히빼서별로찰랑대지않는다.흐흐흐.심신이상쾌한거로대만족이다.7시아침메뉴는황태해장국,계란프라이,햄,김,멸치다.오늘아침은없는입맛대신깡으로먹는다.”-130p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