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은말한다“너는언제나다시시작할수있어.”
사서삼경보다귀한천지만물의지혜
저자는“자연이성경이나불경,사서삼경보다더욱귀한경전”이라고말한다.우주가처음이자끝이라는뜻에서본래경전이며,노자,석가모니,예수,공자,마호메트등이만든경전은이본래경전을베껴적은것에불과하기때문이다.이러한관점은인디언전통에서도발견되는데,“세상은거대한도서관이며돌,나뭇잎,풀,실개천,새,들짐승……등은책이다.”(테톤수족인디언‘서있는곰’)“우리는바람과비와별들의말을듣습니다.우리에게세상은펼쳐져있는성경입니다.우리는수백만년동안이나그것을읽으며공부하고있습니다.”(라코타족인디언‘위대한붉은사람’)와같은말들이그것이다.동양전통의‘무정설법’과같은맥락에있는가르침이다.
이처럼이책곳곳에는인간의경전에서는찾아볼수없는자연의말씀들이보물처럼담겨있다.손안의씨앗에게서“너는언제나다시시작할수있어.”라는희망의말씀을듣는가하면,한겨울에펑펑내리는함박눈을보며“괜찮다!괜찮다!”는위로의말씀을듣는다.‘다내주어도돌려주는’하늘의설법과‘받아들여살려내는’땅의설법을들으며우리가지금살고있는세계를새롭게발견하고,‘세상의장벽을쉬지않고지우는’풀의설법과‘바람이불면맞서지않다가도멈추면제길을가는’나무의설법을들으며우리자신의삶을되돌아본다.
“애벌레에서나비로!”
지구를갉아먹지않는인류의길
저자최성현은우리나라자연농의선구자다.자연농법을창시한후쿠오카마사노부의『짚한오라기의혁명』을비롯해많은자연농책들을번역해국내에소개했고,그스스로도30년이넘게자연농법으로자급자족규모의논밭농사를지으며살고있다.자연농법의원칙은땅을갈지않고(무경운),비료를쓰지않으며(무비료),농약을쓰지않고(무농약),제초를하지않는(무제초)것이다.땅의침식과황폐화를막고,미생물과벌레로이어지는자연의먹이사슬과생태계를파괴하지않기에인간에게도자연에도이로운농사법이다.
인간이자연과맺어온전통적인관계를반성하며새로운농법을실천하는자연농법처럼,이책에는새롭고대안적인통찰로가득하다.“애벌레에서나비로!”즉‘호모파필리오’개념이대표적이다.파필리오라는라틴어로‘나비’라는뜻인데,인류가나뭇잎을뜯어먹기만하는애벌레처럼살아서는안되며,꽃과나무를번성하게하는나비와같은존재로깨어나야한다는주장이다.(「비바파필리오」)또한꿀벌이사라지는현상을지적하며,쌀이아닌밤을주곡식으로삼았던개인경험을바탕으로,숲을늘리는동시에인간의먹거리문제도해결하는‘밥을주는숲’을제시하기도한다.(「꿀벌의질문」)환경오염과기후위기로혼란스러운이시대에,이책에서전하는자연의말씀을읽으며인류가앞으로나갈길을함께고민해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