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신자와사세의경험과통찰,
익숙한일상을뒤집다
“뭔가를많이채워놓는다고해서꼭좋은것만은아니에요.우리는단하나의오브제를가지고도엄청나게많은것을이야기할수있어야하고,엄청나게커다란세계를보여줄수있어야하거든요.자기것이없는사람만이다른것을가져다가마치자기것인양많은것을보여주는법이죠.”[본문중에서_홍신자]
무용가이자명상가인홍신자는일상을깊이들여다본다.요가,식사,마사지,심지어슈퍼마켓에서의작은만남조차도영적성찰의기회로삼는다.그는‘비움’과‘내맡김’을통해진정한자유에다가가야한다고말하며,인간존재의진화에대해열린태도를가질것을제안한다.예술가로서세상을대하는태도를전하는동시에,죽음을두려움없이바라보는시선을통해우리가살아가는방식을새롭게성찰하도록이끈다.
“결혼이내삶에행복을보장해준다는확신같은것없이그냥자연스럽게결합하는거예요.자기도모르게자주먹게되는음식이곧좋아하는음식이고,그렇게좋아하는음식과내삶의많은시간을함께하게되는것처럼,사랑하는사람과도그저자연스럽게많은날을함께하는것뿐이에요.”[본문중에서_베르너사세]
홍신자가일상의깊이를들여다본다면,독일출신의한국학자베르너사세는익숙한것을낯설게바라본다.한국문화를외부자의시선으로탐구하며,우리가당연하게여겨온연애및결혼문화,의식주등의생활방식속에서새로운통찰을발견한다.그의시선은한국과오로빌공동체에서경험한국경을초월한인간적연결로확장되는데,이는독자들에게익숙한일상을새롭게바라볼기회를제공한다.
삶에는반드시부서졌으면하는것과절대로부서지지말았으면하는것이공존한다.나는사람들이이야기하는‘나’라는사람에대해서떠올려보았다.(…)자신과다른사람들에게진실하지못한‘나’를견딜수가없었다.이러한‘나’가제발부서지기를,모두부서져하나도남아있지않기를간절히바랐다.하지만그와동시에‘나’라는존재가부서지는것이,무너지는것이,망가지는것이너무나두려웠다.이제까지내가지켜온것,일으켜세워온것들이한꺼번에무너질까봐겁이났다.그래서나는늘어디론가떠나고싶어하면서어디로도떠나지못하는불안한삶의한가운데놓여있었다.[본문중에서_김혜나]
소설가김혜나는두사람의깊은경험과통찰을독자의눈높이에맞춰전한다.단순히대화를기록하는것이아니라,그들의이야기를자신의고민으로받아들이고곱씹으며,독자들이쉽게이해할수있도록풀어낸다.삶과죽음,자유와두려움,자아와명상,사랑과관계,노동과소비와같은주제를일상의언어로전달하여마치독자들이오로빌을함께걸으며사색하는듯한경험을선사한다.
인도오로빌,
경계를넘어선삶이펼쳐지는곳
세사람의대화가펼쳐지는오로빌은인도폰디체리북쪽에위치한공동체마을이다.국적,정치,종교의경계를넘어선삶을지향하는이곳에는50개국이상의사람들이모여130여개의커뮤니티를이루며살아간다.자본주의적경제시스템을최소화하고공동체적가치와자아실현을중시하는이곳에서주민들은거대한숲을중심으로자연과조화를이루며생활한다.일과여가,식생활이분리되지않고하나의유기적인흐름으로존재하며,다양한문화예술이공유되고명상이실천되는곳이다.
이러한환경속에서세사람은공동체적삶의가능성과한계를고민하며‘어떻게살아가야할것인가?’라는질문을멈추지않는다.그과정에서,삶의본질과변화,그리고조화로운공존에대한깊은성찰이이어진다.오로빌이라는특별한공간에서나눈세사람의다양한대화들은독자들이익숙한사고의틀에서벗어나,바쁜일상에서미처발견하지못했던삶의또다른가능성을마주하도록이끈다.
나는크게절망했기에,크게희망할수있었다.온전히무너져내렸기에,온전히일어날수있었다.그러니지나간시간을후회하지말고앞으로다가올시간들,그리고지금여기이순간을기꺼이받아들이며긍정적으로바라보면된다고,선생님의눈빛이나에게이야기하고있었다.[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