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 : 러닝 앤솔러지

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 : 러닝 앤솔러지

$16.80
저자

김연수,노지양,박은지,윤이나,김연덕,김혜나,최유안

저자:김연수
1993년『작가세계』에시를발표하고,1994년장편소설『가면을가리키며걷기』로작가세계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너무나많은여름이』『이토록평범한미래』『사월의미,칠월의솔』,장편소설『일곱해의마지막』『파도가바다의일이라면』,산문집『시절일기』『소설가의일』등다수의책을썼다.동서문학상,동인문학상,대산문학상,황순원문학상,이상문학상등을수상했다.30년전부터달리기를해왔다.지금은매일30분달리기에만족한다.

저자:노지양
KBS와EBS에서라디오방송작가로활동했고,이후20년간문학,에세이,동화등다양한분야의영미권도서를우리말로옮겼다.『인생에가장가까운것』『나쁜페미니스트』『괴물들』『동의』『사나운애착』『헝거』등을번역했고,『이토록아름다운영어문장들』『먹고사는게전부가아닌날도있어서』『오늘의리듬』『우리는아름답게어긋나지』(공저)를썼다.홍제천과경의선숲길을주로주말아침에달린다.

저자:박은지
2018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여름상설공연』을썼다.많이마시고싶어적당히달리는사람.

저자:윤이나
예능작가로글을쓰기시작했고현재는거의모든장르의글을쓴다.드라마「알수도있는사람」(2017),장편소설『신이떠나도』,에세이『해피엔딩이후에도우리는산다』『라면:지금물올리러갑니다』『우리가서로에게미래가될테니까』등을썼다.새로운길을좋아해여기저기떠돌아다니며대체로혼자,때로는같이달린다.혼자달리는작가들을모아2024년2월큰달모임을출범했고,한달에한번씩함께달리고있다.

저자:김연덕
2018년대산대학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재와사랑의미래』『폭포열기』『오래된어둠과하우스의빛』,산문집『액체상태의사랑』등을썼다.사랑과사랑아닌것들로얼룩진마음을힘껏젖히며달린다.

저자:김혜나
2010년장편소설『제리』로오늘의작가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청귤』『깊은숨』,장편소설『차문디언덕에서우리는』『정크』『나의골드스타전화기』,중편소설『그랑주떼』,산문집『나를숨쉬게하는것들』,인터뷰집『우리가다른삶에서배울수있다면』등을썼다.요가를수련하며소설을쓰기위해여러도시에서체류해왔고,현재는강원도속초에서달리며글을쓴다.

저자:최유안
2018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보통맛』,연작소설『먼빛들』,장편소설『백오피스』『새벽의그림자』,산문집『카프카의프라하』등을썼다.노근리평화문학상을수상했다.잠시멈춰있다.다시달릴때까지.

목차


1부|한발은공중에띄우고
좋아하는일에매일시간을쓴다는것9
Middle33
천변을달리자!맥주를마시자!65

2부|한발은땅을딛고
달리는건도망이지만도움이된다101
특정사랑을향해133
킵고잉163
아직유효한핑계191

출판사 서평

우리는왜달릴까?
달리는작가들이들려주는‘내가달리는이유’

『좋아한다말하기엔조금숨이차지만』은달리기가작가들에게어떤의미인지폭넓게담아낸다.이를테면소설가김연수에게달리기란좋고나쁨과관계없이나의살아‘있음’을확인하는일이라면,번역가노지양에게는“불순물하나없이오직나라는사람의본질”을감각하는시간이다.작가윤이나는달리기를괴로운날들에서벗어나는“필사의도망”이라일컫고,시인김연덕은자신을진공상태에둠으로써비로소도약할용기를얻는일이라말한다.
이처럼달리기란저마다의고유한세계를지탱하는방식으로,이책에서는그세계들을1부‘한발은공중에띄우고’와2부‘한발은땅을딛고’두갈래로나누어펼쳐보인다.1부에서김연수는30년넘게달려온베테랑러너로서,자신을비난하지않고좋아하는일,즉달리기와글쓰기에매일시간을쓴다는것의의미를짚는다.노지양은주말아침홍제천을달리며듣는올드팝속에서자유롭고순수했던시절의자신과다시만나고,박은지는천변을달린뒤마시는맥주한잔의짜릿함을유쾌하게풀어내는한편,달린날들이쌓이며자기자신을제대로알아가는기쁨을발견한다.
2부에서윤이나는나쁜기억으로부터도망치기위해시작한달리기가끝내조금더괜찮은오늘을만들어주었다고고백하며,김연덕은한여름밤아오모리를달리며사랑의열망과상처를온몸으로감각한경험을시적으로옮긴다.김혜나는스승을떠나보낸뒤속초를달리는나날속에서앞으로나아갈용기를얻는다.마지막으로최유안은경쟁적인달리기를내려놓고멈춰서기를택하며,언젠가정말로신나게뛰고싶어질날을기다리겠다는핑계로이책을끝맺는다.
이책은더빨라지는법이나더멀리가는법을말해주진않지만,달리기로나의세계를넓혀가는일의기쁨을,기록이나속도와상관없이묵묵히하루를살아내는일의즐거움을보여준다.달리기든무엇이든,좋아하는마음을오래지켜내고싶은사람이라면이책을통해자기만의방식으로계속해나갈힘을얻게될것이다.

“그러니계속자기가좋아하는일을하기를.그렇게계속나아가기를.
좋은나날이라면감사하며그일을더많이하기를.나쁜시절을지나가고있대도멈추지말기를.
느려도좋으니계속그일을하기를.걷든달리든어쨌든앞으로나아가는매일의달리기처럼.”
-「좋아하는일에매일시간을쓴다는것」

책속에서

불쑥불쑥일어나는슬픈생각은내어깨를잡아끌지만나는계속하늘을올려다본다.그렇게가지들사이의작은하늘을바라보며계속걷는다.내가확인하는건내게도작은하늘이있다는것,그리고그길에도끝이있다는것.날마다그길의끝까지갔다가나는돌아온다.
-p.13

이동그라미들은내가하루중일정시간을좋아하는일에썼다는것을말해준다.(···)매일매일의날씨가다르듯이매일매일의동그라미는모두다르지만,그동그라미들은저마다하나의완결된달리기다.
-p.26

살아있는한,수많은것들이나를지나간다.호수공원을달릴때나는가만히있는데다른것들이지나가는느낌이드는것처럼.환하고가벼운봄꽃들,서로겹쳐지는여름나무들,산책로에나무그림자를짙게드리우는한낮의햇볕과바람에잔물결을일렁이는호수와우는새와웃는새,노랗고빨간단풍과바람에쓸려가는낙엽들이모두지나가는것처럼.
-p.30~31

왜연남동과홍제천을달리면서부터유독올드팝을찾아듣기시작했을까?
얇은커튼하나를열고신비로운세계로,다른차원의우주로입성하고싶어서다.불순물하나없이오직나라는사람의본질만으로이루어진세계.약간은독특하다고도할수있는나만의취향이가득한세계,내가좋아하는연필과메모지와열쇠고리를넣어둔,처음으로갖게된내책상서랍같은세계.
-p.60~61

나는뒤를도는척하면서한바퀴,두바퀴를돈다.갑자기전속력으로질주했다가,갑자기느릿느릿달린다.오늘달리기에서페이스라든가기록은이미중요하지않아졌다.나는여름의한가운데,인생의한가운데에있다.이7월의햇살안에서내마음에드는사람,내가되고싶은사람이될수있다.
-p.63

지면을박차는느낌,공중에떠오른발을다시내려놓는소리,이마를스치는바람,각자의시간을보내고있는천변의풍경.땀이흐르고얼굴이타오를것같았지만질질끌고다니던무거운마음이조금씩가벼워지고있었다.
-p.72

아,이래서달리기를인생이라하는건가.예상치못한고난과역경,이것을헤쳐가야하는
운명.어떡하겠어.달려야지.뛰면뛴다.
-p.85

사람들은완전히다른사람이되기위해뛰는게아닐것이다.인생을뒤집을만한계시를얻기위해서도아닐것이다.아주약하지만오래가는불빛하나를손에쥐기위해,내가한걸몸이모르는척하지않는다는사실을확인하기위해,오늘도내몸에게나쁜것만주고살지는않았다는감각을잠깐이라도얻기위해뛰는것일테다.
-p.96

달리기가좋아졌다.내가도망치기위해달려왔다는걸알게되고난뒤의일이다.도망쳐왔고,그래도괜찮으며,심지어이필사의도망이내게도움이됐다는사실을인정하고나니더잘달리고싶어졌다.오래,길게달리고싶다는말은더멀리도망치고싶다는말이니까.
-p.127

삶은대개불행에가까운모양으로너무쉽게깨지곤하지만,흩어진조각을모아행복의
모양으로만들어내는건인간의일이다.그리고내달리기에붙은눈물이빛을반사할수있도록이왕이면햇빛아래를달리는것은나의일이다.
-p.131

낮에걸으며보던많은건물들,건물의간판들,나무와불빛과신마치의지붕들이나를스쳐지나가며자기들만의속도로뭉개졌지만,더위와더위사이를지나던바람과사랑한가운데서있던나의몸,그것만은지워지지않은채남았다.
-p.148

러너스하이.혼란스러운풍경속에서나자신이지워지는순간,역설적이게도나는달리기안에,쓰기안에,삶의상처와위로안에존재할수있었다.무언가를딛고선느낌이었다.그리고그럴때시간역시나를역행해미래의나를붙잡아둔다.그날나는시간이지나도생생히살아있는한장면속에존재할수있었다.
-p.149~150

달리기도쓰기도모두순간의장르.잔뜩부어오른뜨거운발로사랑위에서서사랑너머를보게되는것역시아주찰나의일.
-p.153

그들이남겨둔궤적을읽으며나는사랑의체력과체력의한계에대해,이곳과저곳을오가는감각에대해,지표면과공중에한쪽씩걸쳐있는발에대해,낙담과희망에대해배웠다.
-p.161

나의두다리로땅을디디고공기를들이마시면설악의정기와동해의푸르름이온몸가득들이치는듯했다.자동차없이도10km넘는거리를내몸으로나아간다는건신비로운일이었고,양발로바닥을구르며한걸음씩내디딜때마다도시의숨결이고스란히느껴졌다.
-p.178

나또한소설속요시야처럼나도모르는사이이세계로떠밀려왔고,이루설명할수없는통증과함께길을헤매고있었다.하지만바다와태양을바라보며계속몸을움직이다보면어디로든나아갈수있다는확신이붉은빛감도는해수면의파도처럼일렁이며밀려왔다.
-p.189

트랙에는처음과끝이정해져있지않았다.갑자기진입해도,느리게달려도괜찮았고,바닥을구르거나굴렁쇠를굴려도뭐라고하는사람이없을것같았다.규칙도지시도강요도없었다.언젠가부터나는트랙위에서만해방감을느꼈다.그게밤마다내가트랙으로뛰어들어가는유일한이유였다.
-p.199~200

그럼에도나는당장밖으로나가달리지않기로마음먹는다.당장나가달리기를시작하면,해방감을맛보고자유를느껴야할것같은기분에떠밀려뛰는것같으니까.그건내게또
다른목표를부여하는일이니까.그건또다른형태의강요니까.
-p.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