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리움

테라리움

$13.65
SKU: 9791170610175
저자

이아람

서강대학교에서국어국문학석사학위를받았다.2019년단편소설「여자의얼굴을한방문자」로‘안전가옥스토리공모전’수상,앤솔러지『편의점』에수록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22년장편소설『테라리움』으로‘제10회교보문고스토리공모전’우수상,단편소설「캐시」로황금가지‘제2회종말문학공모전’우수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
2부
3부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종말이후의세계,살아남은소년
죽음의화신과특별한여행을시작한다

치명적인감염성바이러스로인해몰락하던인류는‘최후의날’을기점으로완전히멸망한다.‘최후의날’이후줄곧벙커에서살아온소년은좁은벙커에서어머니와단둘만의생활에답답함을느끼며벙커밖의세계를궁금해한다.어머니는그런소년에게자신이과거에만들었다는‘테라리움’을건넨다.

“이병은폐쇄생태계란다.이새우들은여기서나갈수없고,빛외의것은들어오지않아.그래도이것들은이안에서살아남는단다.새우는이끼를갉아먹고물을마시고,이끼는새우의배설물을먹고햇빛을받아수분과산소를만들어내면서,조화롭고아름답게내부의균형을지키며살아가.그게…….”
어머니는잠시말을멈췄다.하지만긴침묵은아니었다.
“그게우리가본받았어야할점이지.”(16~17쪽)

하지만어느날열병으로사경을헤매다소년이깨어났을때,어머니는벙커에없었다.소년은어머니를찾기위해난생처음벙커를나서고,그런소년의곁에자신을‘죽음의화신’이라칭하는‘검은개’가다가와말을건다.‘죽음의화신’이보인다는사실에혼란스러워하면서도외로웠던소년은개와동행하고,둘은어머니의흔적을쫓아멸망한세계를가로지르는여정을시작한다.벙커에있던것과같은종류의미니밴,어머니의카드와같은로고가박힌홀로그램카드등작은단서들을쫓으며소년은어머니가과거에일했던연구소에도착한다.그곳에서처음으로다른생존자를만나지만,그는충격적인말을꺼낸다.

“오이런,얘야.네어머니가세상을멸망시킨사람이야.”(108쪽)

필멸하는모든생명에대한
지극한격려의이야기

소설은주인공인소년의순수한시선에서황폐한포스트아포칼립스의세계를보여준다.‘최후의날’로인한죽음의흔적이만연한도시를걸으면서도,태어나처음세계를직시하는소년은그곳에서동식물의‘삶’이생동하고있다는것을느낀다.그러한삶과죽음의이질적인대비는작품전체를관통하며소년의여정을우화적상징이가득한신비롭고긴장감넘치는모험으로엮어낸다.

인간이사라진세계에서소년이접하게되는비인간적존재들은‘삶과죽음’에대해각기다른가치관을드러낸다.생물의궁극적인형태로서‘불멸’을추구하는‘인공지능컴퓨터’와자연의섭리에종속한‘죽음’을지향점으로두는‘죽음의화신’,두존재는자신의목표를이루기위해소년에게각기특별한제안을한다.소년은어머니가벙커를떠난이유를알기위해그들과협상하며어머니의연구소로향하고,그곳에서놀라운비밀을목격한다.불멸과필멸사이선택에놓인소년은,자신이바라는온전한목적지에도달할수있을까.

“세상엔지켜야할규칙과순리가있어.모든것은때가되면죽고또태어나.고요해보이는흙속에도수많은유기체의삶과죽음이있고,그것을양분으로식물이자라고는하지.그순환보다중요한건없어.”(178~179쪽)

멸종한인간과번성하는식물,불멸과죽음을추구하는초월적존재들이혼재하는세계를배경으로『테라리움』은하나의메시지를전하고있다.닫힌세상에서고착된삶의방식에집착하는것이아니라유연한태도로“새로운세계에는새로운방식”(9쪽)이있다는것을받아들일때만이내일로나아갈수있다는격려이다.“인간이사라진이후를가리키며우리의시야가인간바깥으로넓어지도록”선보이는소설은,우리에게작중에서살아남은‘인간바깥’의생명과삶의방식에대해고찰하게한다.어떤혹독한환경에서도고요하지만집요하게싹을틔우고살아남는식물들처럼,모든생명은삶이계속되는한살아남기위한변화를모색해야만한다.작품이보여주는그격려의메시지는,사회·환경적인위험이범람하는시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크나큰위로로다가올것이다.

작가의말
『테라리움』을쓰면서가장핵심주제로삼았던것은‘변화’였다.현재의‘지속가능한발전’담론이나기후위기,환경오염,여성혐오와인종차별,그밖에여기에다적지못할모든위기를생각하면,우리가변화하지않으면살아남기힘들것이란두려움이창작에영향을끼쳤다.

추천사
소설은축축할수록생동하는숲의냄새와코를간질거리게만드는재의냄새가난다.이아람은반대되어보이는향료들을엮어아름답게약동하는이미지를마련한다.주인공소년이걷는‘구세계’의거리에는녹슨가로등이고개숙인가운데식물의녹색이만발한다.인간에게는적막하고생명체에게는떠들썩한종말의풍경이다.이질적인것이서로침투하고현현하는순간은언제나마술적이다.소설은내내인간과비인간,도시와풀숲,죽어사라지는것과새로태어나는것이뒤엉킨시간을포착한다.잿더미가다음경작을풍요롭게하듯,작중의죽음엔양분과이야깃거리가풍부하다.그렇게『테라리움』의시계는인간이사라진이후를가리키며우리의시야가인간바깥으로넓어지도록이끈다.소년의여정이우리를위한기나긴장례이자따뜻한작별인사가되는이유다.
-심완선(SF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