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지 않는 세계

녹슬지 않는 세계

$15.46
Description
“우리의 천국에 너 같은
기계를 위한 자리는 없다.”
천국을 꿈꾼 안드로이드
새 시대의 마녀가 되다

김아직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녹슬지 않는 세계』가 북다에서 출간되었다. 전작 『노비스 탐정 길은목』은 견습 수녀가 탐정으로 활약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탐정물로, 독특한 콘셉트와 치밀한 전개로 큰 호평을 받았다.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신작 『녹슬지 않는 세계』는 ‘천국을 꿈꾸며 병자성사를 받은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SF 스릴러 소설이다. 감히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영역인 천국을 넘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근본주의 교회는 그 안드로이드를 ‘새 시대의 마녀’로 규정하고 사냥꾼에게 파괴를 위한 추격 명령을 내린다.

로봇 시대에 벌어지는 마녀사냥을 그려내는 소설은, ‘인간과 안드로이드를 구분하는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SF의 정수가 담긴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마녀사냥’이라는 종교적 신념과 피아식별의 가치관이 혼란스럽게 얽힌 이야기를 대담한 방식으로 작품에 녹여내며 재조명한다. 작품을 읽는 동안 독자는 독보적인 주제의식과 흡인력을 가진 미스터리 스릴러의 충만한 장르적 재미를 느끼는 동시에 인간성의 본질을 성찰하는 SF적 사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아직

SF와미스터리를주로쓴다.환상문학웹진『거울』필진,장르문학플랫폼‘브릿G’등록작가로활동중이다.단편소설「라젠카가우리를구원한다했지」「바닥없는샘물을한홉만내어주시면」이제5·6회‘황금가지타임리프공모전’우수작으로선정되었다.연작소설『낙석동소시민탐구일지』,장편소설『노비스탐정길은목』을출간했다.근간으로SF중편소설「먼지가되어」가있다.

목차

빗속의부름
루치아
종의교란
추적
분실
추락한원숭이
비밀회동
낙하산
1인병실의레미지오
나무에서떨어져죽은원숭이
고양이가우는밤
밤의기록
기회의얼굴
별이따라온밤
쓸개즙과꿀
금지구역
나비들의꿈
세번의못질이면
장미가시를쥐어라
말레우스도미니
고장난망치
반납하고남은것들
닮은얼굴
마녀사냥
이사람을보라
무한히나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선택받은자들의도시,메가시티
그곳에서펼쳐지는안드로이드마녀사냥!

은퇴사제들의요양촌에서외롭게살아가는노신부‘레미지오’는치매로점차총기가흐려지는처지를한탄한다.한번이라도더사제로서쓰임을다하고싶다는욕망에시달리던그에게어느밤,한통의전화가걸려온다.
자신이죽음을앞두고있다며,지금당장병자성사를청하는신도‘루치아’의부탁에레미지오는소명감에고양된채빗속을내달린다.한치앞도잘분간되지않는폭우속에서루치아와접견한레미지오는그녀를위해병자성사를집전하지만,성사가끝난후루치아가인간이아닌안드로이드라는사실을깨닫는다.절망한레미지오는이성사가무효라외치지만루치아는‘성사의사효성(事效性)’을언급하며자신은이제천국에갈것이라말하고는종적을감춘다.

“병자성사를청하기전에다찾아보았습니다.엑스오페레오페라토(ExopereOperato).성사는,성사를집행하는자의태도나성사를받는자의상태에상관없이그자체로유효하다.”(21쪽)

레미지오는비탄에찬채요양촌의총책임자인‘유안석’묜시뇰에게사건을고백한다.반안드로이드기조의가톨릭보수단체소속인유안석은감히천국을논한불경한로봇의존재에분노하며자신의수하인‘제이’에게추적을명령한다.
3년전,기억을잃은채유안석에게거두어진제이는왜안드로이드가병자성사를받은게큰사건인지이해할수없으면서도가톨릭정보국의자료를기반으로한프로파일링과탐문조사를통해빠른속도로루치아의정체를파악해간다.
조사를진행할수록제이는루치아가흔한방식의오류가발생한로봇이아니며,로봇의존재의의인‘명령어규칙’을준수하고있을거라는가설을세우게된다.제이는그추론을바탕으로‘안드로이드의병자성사’사건을둘러싼미스터리를풀어내며루치아의뒤를쫓는데…….로봇에게성사를주었다는사실에괴로워하던레미지오가루치아를찾아나섰다실종되며,사건은예측할수없는방향으로치닫는다.


각자의구원을찾는사냥꾼과마녀는
녹슬지않는영원의세계에도달할수있을까

소설은‘안드로이드의병자성사’사건을둘러싼갈등을통해,어느시대든‘마녀사냥’이존재할수밖에없는이유와그본질에대해예리하게그려낸다.작중에서근본주의교회를대표하는인물인유안석은한결같이천국은오로지‘신의피조물’인인간을위한것이라고말한다.‘인간의피조물’로서감히천국을꿈꾼불경한로봇을없애야만성스러운천국의가치를지킬수있다는그는루치아를인간에게‘악’을불러오는‘새시대의마녀’로선언한다.

“악마는세상의흐름을타고시대마다새로운형태의마녀들을세상에들여보낸다.너와내가살고있는이시대의마녀는,인간의외형에인간의말을쓰고급기야인간이되길꿈꾸는안드로이드다.”(230~231쪽)

‘다른것’을배척함으로써‘옳음’을획득하려는방식은시대를초월해언제나유효하다.하지만이질적이라는이유로안드로이드가악한존재인‘마녀’가되고,그들을위한천국은존재할수없다는그단호한논리의세계를접하는동안우리는역으로의심하게된다.정말로안드로이드는천국에갈수없을까,절대적인구원이란존재하는것일까.

『녹슬지않는세계』는가슴뛰는치열한서스펜스스릴러인동시에인간성의본질을묻는SF이며,진정한구원에대해고찰하게하는종교적깊이를품은이야기이다.작품의제목은안드로이드인루치아가꿈꾸는천국의형태로도볼수있지만,등장인물들이‘녹슬지않게’지키고싶은저마다의가치를상징하기도한다.인물들은그가치를기반으로저마다의구원을향해온힘을다해내달린다.그끝이‘천국’이아닐지라도말이다.작품의마지막페이지를덮는순간,우리또한필연적으로녹슬지않게영원히간직하고싶은내면의가치에대해돌아보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