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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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학창 시절, 기숙사, 아름다운 후배와의
‘소년애’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숨겨진 문제작
“너의 손가락을, 뺨을, 눈꺼풀을, 혀를 애착했다.
나는 너를 사랑했다. 너도 나를 사랑했다고 해도 좋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그의 문학적 원점에 가닿는 화제의 문제작

《설국》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근대 서정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그의 문학적 원점에 가닿는 숨겨진 명작 《소년》이 ‘북다’에서 국내 초역으로 출간되었다. 작가는 1968년 노벨상 수상 당시 “일본인 심리의 본질을 그린, 매우 섬세한 표현에 의한 서술의 탁월함”이 수상평으로 언급될 만큼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작품 세계 전반에 걸쳐 서정적 비애와 감각적 미학을 추구했다.
대문호 가와바타의 대표작이자 초기작 중 하나가 〈이즈의 무희〉다. 흔들리는 청춘의 내밀한 고독함과 인간과의 만남을 통한 정서적 구원에 대해 슬프도록 미학적인 문장으로 표현한 자전적 소설로, 이론의 여지없이 가와바타표 신감각파 문학의 근간으로 평가받는다. 〈이즈의 무희〉와 마찬가지로 《소년》은 젊은 가와바타 특유의 애수와 서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작중에서 작가는 “〈유가시마에서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스물네 살 여름에 썼다. 이 이야기의 전반부를 스물여덟 살에 고쳐서 〈이즈의 무희〉라는 작품으로 완성했다. 후반부에는 중학 시절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썼던 소년을 향한 사랑의 추억이 적혀 있다.(19쪽)”라고 언급한다. 비슷한 시기에 “소년을 향한 사랑의 추억”으로 완성된 작품이 바로 《소년》인 것이다.

사실 《소년》은 집필 당시부터 출간에 이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거쳤다. 1948년, 가와바타가 창간한 문예지 《인간》에서 연재를 시작했지만 재정난으로 불안정한 연재가 이어졌다. 4년 뒤인 1952년이 되어서야 신초샤 출판사의 《가와바타 야스나리 전집 14권》에 후반부가 수록되며 완결을 맺었다. 이후 가와바타 문학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될 뿐 전집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면 볼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 완결 후 70년 만인 2022년 ‘가와바타 사후 50주년 기념작’으로 처음 단행본이 출간되어 온전한 책의 형태로 독자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뒤늦은 출간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대문호가 소년 시절 한 소년을 향한 감정을 ‘사랑’이라 명명하고 요동치는 청춘의 번뇌를 고백한다는 파격에 가까운 진솔함이 상당 부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2022년 단행본 출간 이후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과 관심 속에 입소문을 타고 증쇄를 거듭하며 ‘가와바타 문학의 원점’으로 재평가받게 되었다. 이 화제의 문제적 걸작을, 작가의 미려한 시적 언어를 섬세하게 옮겨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저자

가와바타야스나리

저자:가와바타야스나리
1899년오사카출생.어려서부모를잃고조부모의손에자랐으나할머니와누나,할아버지를연이어여의고중학생무렵고아가되었다.그로인해마음에드리워진짙은허무와고독은,이후그의작품세계에큰영향을끼쳤다.1920년도쿄제국대학에입학,기쿠치간의동의하에제6차《신사조》를창간하고이듬해《초혼제일경》으로등단하며신감각파작가로주목받았다.1924년졸업후《문예시대》를창간,〈이즈의무희〉,《설국》등서정적이고아름다운필체가돋보이는작품을발표하며일본근대서정문학을대표하는작가로자리매김했다.문예간담회상,기쿠치간상,노마문예상등여러문학상을수상했으며,일본문화훈장,프랑스예술문화훈장등을받았다.일본고유의미를살린독자적인문학세계를창조했다는평가를받으며,1968년일본최초로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

역자:정수윤
경희대학교에서수학과국문학을복수전공하고와세다대학교대학원에서일본근대문학석사학위를받았다.역서로다자이오사무전집《만년》,《신햄릿》,《판도라의상자》,《인간실격》,나쓰메소세키《도련님》,미야자와겐지《은하철도의밤》,《봄과아수라》,미시마유키오《금색》,《나쓰코의모험》,다와다요코《지구에아로새겨진》,《태양제도》등이있으며,저서로소설《파도의아이들》,동화《모기소녀》,산문집《날마다고독한날》,《한줄시읽는법》이있다.

목차

소년
해설|어느고독한소년의발자국

출판사 서평

“너의손가락을,뺨을,눈꺼풀을,혀를애착했다.
나는너를사랑했다.너도나를사랑했다고해도좋다.”

노벨문학상수상작가가와바타야스나리
그의문학적원점에가닿는화제의문제작

《설국》으로노벨문학상을수상한,일본근대서정문학을대표하는작가가와바타야스나리.그의문학적원점에가닿는숨겨진명작《소년》이‘북다’에서국내초역으로출간되었다.작가는1968년노벨상수상당시“일본인심리의본질을그린,매우섬세한표현에의한서술의탁월함”이수상평으로언급될만큼아름답고섬세한문장을쓰는것으로유명하다.또한작품세계전반에걸쳐서정적비애와감각적미학을추구했다.
대문호가와바타의대표작이자초기작중하나가〈이즈의무희〉다.흔들리는청춘의내밀한고독함과인간과의만남을통한정서적구원에대해슬프도록미학적인문장으로표현한자전적소설로,이론의여지없이가와바타표신감각파문학의근간으로평가받는다.〈이즈의무희〉와마찬가지로《소년》은젊은가와바타특유의애수와서정성이고스란히담긴작품이다.작중에서작가는“〈유가시마에서의추억〉이라는제목의글이있다.스물네살여름에썼다.이이야기의전반부를스물여덟살에고쳐서〈이즈의무희〉라는작품으로완성했다.후반부에는중학시절기숙사에서같은방을썼던소년을향한사랑의추억이적혀있다.(19쪽)”라고언급한다.비슷한시기에“소년을향한사랑의추억”으로완성된작품이바로《소년》인것이다.

사실《소년》은집필당시부터출간에이르기까지많은우여곡절을거쳤다.1948년,가와바타가창간한문예지《인간》에서연재를시작했지만재정난으로불안정한연재가이어졌다.4년뒤인1952년이되어서야신초샤출판사의《가와바타야스나리전집14권》에후반부가수록되며완결을맺었다.이후가와바타문학애호가들사이에서전설처럼회자될뿐전집을살펴보는것이아니라면볼방법이마땅치않았다.그러다완결후70년만인2022년‘가와바타사후50주년기념작’으로처음단행본이출간되어온전한책의형태로독자를만날수있게되었다.
뒤늦은출간에는여러이유가있겠지만일본을대표하는대문호가소년시절한소년을향한감정을‘사랑’이라명명하고요동치는청춘의번뇌를고백한다는파격에가까운진솔함이상당부분작용했을것이다.하지만2022년단행본출간이후독자들의열렬한호응과관심속에입소문을타고증쇄를거듭하며‘가와바타문학의원점’으로재평가받게되었다.이화제의문제적걸작을,작가의미려한시적언어를섬세하게옮겨국내최초로소개한다.

“세이노소년과살았던1년동안은하나의구원이었다.”

고독한소년의곁에머문
구원과도같았던순전한사랑

작품은쉰살을맞은작가가와바타가자신의작품전집을만들기위해지난생애를돌아보는데서시작한다.일평생써온글을정리하던그는학창시절에쓴편지와일기를발견한다.나이든지금의자신이보기에는놀라울만큼순수하고적나라한열정으로가득한그글들은,모두한소년에대한기록이었다.

열다섯살에천애고아가된가와바타는고독한소년이었다.마음둘곳이없는불우한환경으로인해깊은허무감과슬픔을품은소년은,기숙사같은방에후배로들어온한살아래인열여섯살의미소년세이노를만나특별한관계를맺게된다.외적인아름다움을선망하던사춘기의가와바타에게세이노는단순한친애이상의대상이었지만특이한종교적환경에서자라유달리순진한세이노는마치신앙과도같은오롯한사랑과믿음으로가와바타를대한다.가와바타는애욕에번민하면서도세이노소년의다정함에마음을기댄다.

침상으로들어가세이노의따뜻한팔을잡고,가슴을끌어안고,목덜미를껴안았다.세이노도잠결에내목을세게끌어안고자기얼굴위에내얼굴을포갰다.내뺨이세이노의뺨에겹치고,나의마른입술이세이노의이마와눈꺼풀로떨어졌다.내몸이너무차서안타까운모양이었다.세이노는가끔무심히눈을뜨고는나의머리를꼭끌어안았다.나는세이노의감긴눈꺼풀을빤히바라본다.달리무슨생각이있어보이지는않았다.30분내내이런상태가이어진다.내가원하는건그뿐이었다.세이노도내가더원하길바라지않는다._28쪽

가와바타가고등학교로진학한후로도편지를주고받았지만만나지못했던둘은,대학시절재회한다.신흥종교수련소인세이노의집을방문한가와바타는한때자신에게귀의했던소년이진짜종교인이된모습을마주하고서야비로소깨닫는다.소년시절,있는그대로의자신을받아들여준그의순전한애정이,자신안의어둠을정화해준단하나의구원이었음을.

내가하는말과행동과비밀스러운생각을,그걸한뒤스스로반성해볼틈도없이,스스로부끄러워할틈도없이,세이노가반발하며내게냉정하게대들틈도없이,세이노는그저전부받아들였다.그에게는나를우러러보는맑고깨끗한눈만이있을뿐이었다.그의마음의창에비친내그림자는흐려지는일이없었다.나는태어나서처음맛보는평온함을느꼈다.(132쪽)

“나는세이노소년과의사랑을,그일이있었던중학생때쓰고,고등학생때쓰고,대학생때쓴셈이다.”

철저한자기고백으로기록된
아름다운시절의‘진짜마음’

원숙한작가가된가와바타는자신이10대후반에서20대초반사이에쓴글을읽고는그생생한감정에놀라기도하고애수에잠기기도하며한편의소설로정리해나간다.그렇게탄생한작품《소년》은시간의순서나구성의흐름을따라서가아니라회고에잠긴작가의사고를따라가는실험적인형식을취한다.이야기의중심이되는것은세이노소년에대한추억이다.“나는세이노소년과의사랑을,그일이있었던중학생때쓰고,고등학생때쓰고,대학생때쓴셈이다.”(34쪽)에서알수있듯,작품은세이노와함께한중학시절의일기,진학하여멀어진고등학교시절에세이노에게미처보내지못해남아있는편지와세이노가보낸편지,대학시절세이노의집을찾아가만난일을기록한〈유가시마에서의추억〉의발췌로구성되어있다.

자전적이야기인만큼주인공소년은누가봐도작가‘가와바타’이지만작중에서그는‘미야모토’라는이름으로불린다.‘세이노’역시모델이된소년‘오가사와라’의작중이름이다.이는‘진실처럼꾸며낸이야기’인사소설의구성방식으로,‘진짜와가짜’를뒤섞어이것이소설임을알려주는장치이다.그럼에도《소년》은어른이된가와바타는도저히그릴수없는사춘기소년특유의자기자신도주체하지못하는씁쓸한애수와사랑의마음이가득담긴작품이다.‘소년’가와바타의처연하고예민한감수성이문장마다온전히녹아있는,한시절에겪은‘진짜마음’의기록인것이다.

고독한소년시절,마음에깃든단하나뿐인특별한상대.그를통한사랑과구원에대한이야기《소년》.오랜세월이흐른뒤에도잊히지않고다시금빛을발하며사랑받는이작품은,70년의시간을뛰어넘어읽는이의마음에깊은여운을남긴다.《설국》과〈이즈의무희〉를사랑하는가와바타의오랜팬들은물론,그를처음접하는독자에게도아주오래도록마음한편에남을특별한작품이될것이다.